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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2129 불교(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 7권 / 根本說一切有部毗奈耶)

by Kay/케이 2023.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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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根本說一切有部毗奈耶) 7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 제7권


의정 한역
주호찬 외 번역


3) 단인명학처 ②
그때 박가범(薄伽梵)께서 실라벌성 서다림의 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그 성안에 한 장자가 있었는데, 같은 종족의 여인을 아내로 맞아들였다. 즐거워하며 살다가 오래지 않아 한 자식을 낳았다. 자식의 나이가 점점 들어 장대해 갈 즈음에 어머니가 마침 돌아가시니, 그 아버지가 뒤에 다시 장가들어 집을 이어갔다. 이때 장자는 후처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친히 낳지 아니한 자식도 잘 기르면서 고락을 같이할 수 있겠소?”
“잘 해낼 수 있습니다.”
오래지 않아 부인이 드디어 임신을 하였다. 곧 나쁜 생각이 들어 ‘내가 만약 아들을 낳으면 마땅히 저 아이를 종으로 부려 쓰면서 그로 하여금 오만심을 일으키지 않게 해야겠다’고 하고, 곧 험한 옷과 좋지 아니한 음식을 주고 채찍과 막대기로 고초를 주었다.
아들이 아버지에게 말하였다.
“아버지는 지금 알고 계십니까? 계모는 나에게 험한 옷과 음식을 건네주며 자주 채찍과 막대기를 가하여 고초가 심합니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말하였다.
“내가 마땅히 너를 위하여 어머니를 경계하여 꾸짖어서 다시는 그렇게 하지 못하게 할 것이다.”
그리고는 곧 처에게 말하였다.
“어진이여, 그대는 내가 전에 ‘친히 낳지 아니한 아들도 잘 길러서 고락을 같이할 수 있겠느냐?’ 했을 때, ‘잘 해낼 수 있습니다’라고 답하더니, 무슨 까닭으로 지금에는 전에 했던 말은 따르지 아니하고 이 아들에게 험한 옷과 음식을 주며 자주자주 채찍과 막대기를 가하여 심한 고초를 하는 것이오?”
“나는 가르쳐 인도하여 훌륭하게 자라게 하고자 함이오. 아마 세상 사람들이 나를 이상하게 비웃을지 모르지만 실로 다른 마음은 없습니다.”
남편이 말하였다.
“그대는 아들이 가르침에 순종하지 아니하면 다시 험한 옷과 음식으로
모든 고초를 가하되 심한 원망이 생기지 않게 하여 주시오.”
대답하였다.
“다시 이와 같이 하지 않겠습니다.”
머지않아 다시 아들 하나를 낳으니 먼저 아들에게 더욱더 나쁜 뜻이 생기어 전과 같이 괴롭혔다. 아들이 곧 생각하기를 ‘나의 아버지는 어머니를 말리지 못하고 도리어 전과 같이 나를 엄히 다스리니, 나는 이제 집을 버리고 출가해야겠다’ 하고, 곧 아버지에게 가서 아뢰었다.
“계모는 나에게 불쌍한 생각을 하지 않고 아버지께서 비록 말리셨지만 여전히 사랑하고 가련하게 여기지 아니하니 지금 출가하고자 합니다. 제 소원을 들어주시어 출가를 허락하여 주세요. 어찌 능히 이런 고통을 받아 가면서 명을 마치리오.”
장자가 다시 생각하기를 ‘나의 이 후처는 성질이 어질지 아니하여 비록 종종 경계하여 권하여도 이에 고치지 아니하니, 그가 출가하도록 하여 목숨을 보전하길 바라야지’ 하고는 아들에게 말하였다.
“나는 지금 너의 뜻을 허락하리라. 뜻대로 출가하여라.”
아버지의 허락을 받고 나서 서다림에 가서 한 필추에게 의지하여 출가를 청하자, 때에 그 필추는 출가를 허락하고서 아울러 원구(圓具:구족계)를 주어 고하여 말하였다.
“구수여, 출가하는 사람에게는 두 가지 업이 있으니, 이를테면 선과 독송이다. 나는 요즈음 선정을 닦는다. 너는 어떤 업을 좋아하는가?”
“오파타야여, 저는 독송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훌륭하도다. 그대는 삼장(三藏)을 배워라.”
그는 곧 생각하기를 ‘삼장 교법의 글뜻은 깊고 넓다. 나의 스승은 마음으로 정려(靜慮)를 좋아하시니, 누가 나를 가르쳐 줄 것인가. 나는 지금 마땅히 이별하고 다른 곳에 가야 하리라’라고 하고는 스승에게 아뢰었다.
“다른 지방에 가서 삼장을 배워 익히고자 합니다.”
대답하였다.
“매우 훌륭하구나. 너의 뜻대로 가거라.”
이때 그 제자는 작별하고 다른 지방에 가서 두루 삼장을 배워서 널리 글뜻에 통달하여 말이 분명하고 연설이 걸림 없는 큰 법사가 되었다.
곧 스스로 생각하였다.
‘세존께서 설하시기를 ≺부모는 자식에게 큰 수고로움이 계셨다. 즉 자식을 보호하고 젖을 먹여 장성하게 키워 주셨으니, 섬부주(贍部洲) 가운데서 나를 가르쳐 주신 이로는
제일이시라. 가령 그 아들이 왼 어깨에 아버지를 지고 오른 어깨에 어머니를 지고 백 년을 지나더라도 피로하거나 게으름이 생기지 아니하리라. 혹은 대지(大地)에 가득 찬 마니[末尼:보석]ㆍ진주ㆍ유리ㆍ가패(珂貝)ㆍ벽옥(壁玉)ㆍ산호ㆍ금ㆍ은ㆍ마노(馬瑙)ㆍ모살라보(牟薩羅寶)ㆍ적주(赤珠)ㆍ우선(右旋) 등 이와 같은 모든 보배를 다 가지고 공양하여 안락을 받게 하는 이러한 일을 한다 할지라도 아직 부모의 은혜를 갚았다 할 수 없으니, 만약 부모가 믿는 마음이 없다면 바른 믿음에 머물게 하고, 만약 계(戒)가 없다면 금하는 계율을 지니게 하고, 만약 성품이 인색하다면 은혜를 베풀게 하고, 지혜가 없다면 지혜를 일으키게 하여 아들이 능히 이와 같이 부모에게 권유하고 힘써 장려하여 편안히 살게 하면 바야흐로 은혜를 갚았다 하리라≻라고 하셨다. 그러나 나의 아버지는 삼보에 대하여 아직 믿고 공경하는 마음이 생기지 아니하였으니, 나는 이제 가서 아버지를 위하여 법의 요체를 설해야 하리라.’
곧 옷과 발우를 가지고 실라벌성으로 향하여 점차 유행(遊行)하면서 본국에 도착하고 나서 서다림에 머물렀다. 명성을 두루 듣고 대중들이 우러러 찬양하였다.
“그 장자의 아들은 출가하고 나서 다른 나라에 노닐며 널리 삼장을 통달하였는데, 지금 서다림에 돌아왔도다.”
이때 그 장자는 이 말을 듣고 마음에 기쁘고 위로하는 마음이 생기어 ‘나의 아들이 출가하여 멀리 다른 나라에 돌면서 두루 삼장을 익히고 지금 순회하고 돌아와서 서다림에 머무니, 나는 이제 그에게 가서 기쁜 마음을 전해야 겠다’ 하고는 곧 서다림에 가서 드디어 그 아들을 보고 말하였다.
“잘 왔다, 필추여. 네가 나를 떠나고부터 두루 불교를 익히어 지금 옛날 살던 곳으로 돌아왔으니 나는 매우 기쁘다.”
이렇게 말을 하고 나서 한쪽에 앉았다. 이때 그 필추는 아버지를 위하여 가지가지 미묘한 구절의 뜻을 설하니, 그 아버지는 법을 듣고 깊이 신심을 일으켜 3귀의 및 5학처(學處:戒)를 받았다.
이때 그 장자는 곧 필추에게 청하였다.
“내일 마땅히
식사를 베풀리라.”
그가 묵묵히 수락하였다. 아버지가 예를 마치고 가다가 생각하기를 ‘내가 조금 전에 허둥지둥하여 잘 생각하지 아니하고 아들에게 내일 마땅히 식사를 베풀 것을 청하였으나 나의 부인은 사람의 품성이 일에 등한하니, 곧 나의 아들에 대하여 공경하고 중하게 여기는 마음이 없으면 지금 어떻게 할까?’라고 하고, 다시 또 생각하기를 ‘이미 그를 위하여 청하겠다고 했으니 다시 거둘 수는 없다. 내가 지금 마땅히 잘 말하여 달래어 성내지 말게 하여야 하겠다’고 하고는 집에 돌아가 말하였다.
“어진이여, 어떤 자식이 도망하거나 죽었거나 출가하였다면 이 세 가지 일이 같은가, 다른가?”
부인이 말하였다.
“세 가지 일은 다른 것이 없소.”
장자가 말하였다.
“어진이여, 예전의 그대 아들이 우리를 떠나 세속을 떠나 훌륭한 필추가 되어 다른 지방에 다니면서 삼장을 훌륭하게 익히고 지금 서다림으로 돌아왔소.”
그의 처가 대답하였다.
“만약 이와 같다면 어찌 집에 와서 식사를 하도록 청하지 아니하겠소?”
대답하였다.
“내가 이미 청하였으니 마땅히 좋은 반찬을 마련해야 할 것이오.”
이때 그 부인은 마음에 희열이 생기어 찬 것과 더운 것을 때에 따라서 모두 다 갖추고, 또한 심부름꾼을 서다림으로 보내어 아뢰었다.
“대덕이여, 음식이 이미 준비되었으니 마땅히 때를 아십시오.”
이때 그 필추는 그날 일찍[初分], 옷과 발우를 가지고 아버지 집에 나아가서 도착하고서 발을 씻고 마련된 자리에 앉았다. 손을 씻고 발우를 씻자 장자와 그의 아내는 손수 가장 맛있는 음식을 주었다. 식사를 이미 배불리 먹고 발우를 닦고 담았다.
이때 그의 부모는 발에 절하고 앉아서 법의 요체[法要]를 들었으며, 이때 그 계모는 설법을 듣고 나서 깊이 공경하여 믿음이 생기어 3귀의와 아울러 5학처(學處)를 청하여 받았다. 그때 그 집안이 이미 교화를 받고 나자 여러 필추ㆍ필추니가 다 그 집에 와서 법회를 하니, 마치 목마른 자가 샘과 못을 쫓아가는 것과 같았다. 다만 보시를 베풀고 닦는데 모두 2부 승처(僧處)에만 하였다.

장자는 다른 때 몸에 중병이 걸렸다. 아들이 아버지의 병환을 듣고 곧 생각하기를 ‘내가 아버지를 위하여 병이 없어지길 바라는 법을 설하여야 하리라’고 하고는 때때로 아버지 처소에 이르러 말하였다.
“아버지, 지금부터 다시는 걱정하지 마십시오. 왜냐하면 아버지는 지금 저를 선지식(善知識)으로 삼은 인연으로 불ㆍ법ㆍ승에 귀의하여 5학처를 받고, 보시ㆍ지계하여 널리 여러 가지 복을 닦으셨으니, 이 괴로운 몸을 버리면 마땅히 좋은 곳에 태어날 것이니, 천당과 해탈은 가벼운 장막으로 막혀 있는 것과 같습니다.”
아버지가 대답하였다.
“실로 그렇다. 나는 아들로 인하여 공경하여 믿는 마음을 내었다. 이 몸을 버리고 나면 뛰어난 곳에 태어나기를 바란다.”
이때 필추가 아버지를 위하여 법을 설하고 나서 떠나간 후 아버지는 이런 생각을 하였다.
‘나의 아들은 훌륭히 삼장을 익혀서 대법사가 되어 지혜가 총민하고 변재가 걸림이 없어 베풀어 나타내는 것은 다 진실하다. 나는 지금 중한 병으로 고뇌함이 보통이 아니니, 마땅히 방편으로 스스로 그 명을 끊어야겠다.’
다시 또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병이 중하니, 어떤 사람이 있어 명을 끊어 줄까?’
그 집에는 파리가(波利迦)라는 거칠고 힘세고 우둔한 계집종이 있었다. 아버지는 다시 이런 생각을 하였다.
‘이 파리가라면 나를 죽일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다른 사람은 능히 이 일을 할 수 없을 것이다.’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 아들의 혼사를 치르는 거사가 있었는데, 이때 장자의 부인은 초대받아 서로 만나보기로 하여 파리가가 동반하여 뒤를 따라갔다. 혼인이 끝나자 장자의 처는 파리가에게 말하였다.
“너는 집에 돌아가 장자를 깨워라. 낮잠을 자지 말게 하라. 나는 기다렸다가 작별인사를 하고 난 뒤에 곧 따라가리라.”
그 여자종은 명을 받들어 집에 돌아가 장자의 방에 이르렀다. 장자가 말하였다.
“너는 어디서 오는가?”
파리가가 자세히 사실을 말씀드리니, 물었다.
“혼인하는 것이 좋더냐?”
“대단히 좋았습니다.”
“내가 지금 너를 위하여 혼인을 맺어줄까 하는데 너의 뜻은 기쁘냐?”

“대단히 기쁩니다.”
다시 말하였다.
“내가 말하는 대로 네가 다해 주면 너의 마음에 기쁨이 일리라.”
대답하였다.
“말씀대로 다하겠습니다.”
장자가 말하였다.
“지금 어떤 비인(非人)이 나의 뱃속에 들어왔으니 너가 나를 위하여 내쫓아 주겠느냐?”
“어느 곳으로 귀신을 내쫓으시려 하십니까?”
“먼저 다리부터 만져서 점차 장딴지에서 무릎에 이르고, 나아가 가슴과 목에 이르러서는 마땅히 급히 눌러야 할 것이다. 비록 움직일지라도 놓지 말아라.”
그 어리석은 계집종은 말씀을 받들어 곧 행하였다. 장자는 계집종이 눌러댐이 이미 급박해지니 곧 후회하는 마음이 생겼다.
‘만약 파리가가 무겁게 짓누르는 것을 놓을 수만 있으면 매우 좋으련만.’
이때 파리가는 먼저의 교령을 기억하여 아무리 발버둥치는 것을 보았으나 놓지 아니하니, 이로 인하여 고통이 극심하여 드디어 곧 명이 끊어졌다. 이때 어떤 하늘 사람이 이 일을 보고 나서 허공에서 게송[伽他]으로 말하였다.

만약 어리석은 사람에게 눌리거나
어쩌다 자라를 만나 물리거나
파리가가 급히 누르면
어찌 삶에 온전함이 있으랴.

이미 운명하여 곧 이불로 몸 전체를 덮었다. 장자의 부인이 돌아와서 그 여종에게 물었다.
“너에게 먼저 와서 장자를 깨우라고 하였는데 무슨 까닭으로 보살피지 아니하고 그로 하여금 낮잠을 자게 하였느냐?”
이때 부인이 곧 손으로 병든 이를 흔들어 깨우고자 하는데 그 여종이 말하였다.
“깨우지 마십시오. 내가 주인을 위하여 장자의 뱃속의 악귀를 눌러 내쫓아서 이로 말미암아 잠시 편안히 잠이 들었습니다.”
이때 장자의 부인은 드디어 생각하기를 ‘어디 내가 이 악귀의 모습이 어떠한지 관찰해 보아야겠다’ 하고는, 이불을 걷고 장자를 보니 이미 명이 끊어졌는지라 곧 이런 생각을 하였다.
‘나의 남편은 스스로 명을 끊은 것이 아니요, 결정코 전처의 아들이 삼장을 알아 그로 말미암아 그를 위하여 다음과 같은 법을 설하였기 때문이리라.
≺아버지는 걱정하지 마십시오.
왜냐하면 아버지는 지금 저를 선지식을 삼은 인연으로 불ㆍ법ㆍ승에 귀의하여 5학처를 받으시고 보시하고 지계하고 널리 여러 가지 복을 닦으셔서 이 고통스러운 몸을 버리면 마땅히 좋은 곳[善道]에 태어나실 것이니, 천당과 해탈은 가벼운 장막으로 막아 놓은 것과 같습니다. 지금 이미 몸이 돌아가시고 나면 반드시 하늘에 태어날 것입니다.≻
만약 필추가 온다면 나는 마땅히 같이 살아야 할 것이요, 집안의 일은 그에게 검사하여 살피게 하여야 하겠다.’
이런 생각을 하고 나니 근심과 고통에 가슴이 메어졌다. 장례의식을 갖추어 임야에서 화장[焚燒]하는 일을 마치고 근심과 후회로 지냈다.
이때 삼장인 아들[三藏子]이 아버지가 돌아가셨음을 듣고 곧 이런 생각을 했다.
‘모든 법[諸行]은 모두 다 무상이라. 내가 지금 마땅히 가서 그 계모를 위하여 법의 요체를 설할 것이다.’
집에 이르니, 그 어머니가 멀리서 보고 곧 꾸짖어 말하였다.
“너는 전부인의 아이라 지금 온단 말인가. 삼장을 알아 하늘에 태어나는 법을 설함으로 말미암아 아버지로 하여금 명을 마치게 하였으니, 지금 집에 돌아와 나를 도와서 같이 살아야 할 것이다. 집안일은 네가 살필지니, 그것을 알라.”
이때 그 필추는 이 말을 듣고 나서 마음에 부끄러움을 품고 떠나가서는 곧 뉘우침이 생겨 생각하기를 ‘어찌 내가 이 죽음을 권한 것이 아니겠는가’ 하고는, 곧 이 일을 가지고 여러 필추들에게 알렸고, 여러 필추들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 모든 필추들에게 말씀하시었다.
“그 필추는 범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모든 필추들은 중한 병이 든 사람 앞에서 이와 같은 법을 설하여 능히 병자로 하여금 듣고서 죽음을 즐거워하게 하여서는 아니 되느니라. 만약 필추가 이와 같은 법을 설하여 그 병든 사람으로 하여금 죽음을 구하게 한다면 월법죄를 얻느니라.”
이것은 바로 연기이고, 아직 학처를 만들지는 아니하였다.
부처님께서 광엄성(廣嚴城)1) 승혜하(勝慧河, Valgumud) 옆 사라치림(娑羅雉林)에 계셨다. 모든 필추들을 위하여 부정관(不淨觀)을 설하여 부정관을 닦는 것을 찬탄하여 말씀하셨다.
“너희들 모든 필추들은 부정관을 닦아야 할 것이니, 이 관을 닦고 익히고,
많이 닦고 익힘으로 말미암아 그 까닭으로 큰 과(果)의 이득을 얻으리라.”
세존의 가르침과 같이 모든 필추들이 부정관을 닦아 큰 과의 이득을 얻었다. 이때 여러 필추들은 곧 부정관을 닦고 이미 닦아 익히고 나서 고름과 피가 있는 몸에 깊이 싫어하는 마음을 내어 혹은 칼로 자살하거나 혹은 독약을 먹거나 혹은 노끈으로 목매어 죽거나 혹은 높은 낭떠러지에서 떨어지거나 혹은 바꿔가며[展轉] 서로 해쳤다[相害]. 어떤 한 필추가 고름과 피가 있는 몸뚱이에 깊이 싫어하는 마음이 생겨 곧 그 녹장(鹿杖) 범지(梵志:범천의 법을 구하는 자) 사문의 처소에 나아가 이와 같이 말하였다.
“그대여, 오십시오. 어진이여, 그대에게 옷과 발우를 줄 터이니 마땅히 나의 목숨을 끊어 주시오.”
이때 범지가 곧 그의 목숨을 끊고 곧바로 피 묻은 칼을 가지고 승혜 강가에 가서 물로 닦았다.
이때 천마(天魔)가 물에서 솟아나와 범지에게 말하였다.
“훌륭하다, 어진이여, 그대가 지금 행하는 것은 많은 복덕을 얻는다. 너는 사문의 원구(圓具:구족계)와 구족한 덕에서 아직 제도되지 아니한 자를 제도되게 하고, 아직 벗어나지[脫] 아니한 자를 벗어나게 하고, 아직 편안하지 아니한 자를 편안하게 하고, 아직 열반하지 아니한 자를 열반을 얻게 하고, 다시 남은 이득이 있으니, 그의 옷과 발우를 얻었구나.”
이때 그 범지는 더욱더 죄악이라는 생각이 들어 곧 이런 생각을 하였다.
‘나는 지금 실로 그렇게 모든 공적을 얻었다. 능히 사문의 계행을 갖춘 자에게는 생사를 뛰어넘어 해탈하여[度脫] 안락하게 열반처에 이르게 하고, 다시 그의 옷과 발우를 얻는 나머지의 이득이 있구나.’
이때 그 범지는 곧 날카로운 칼을 가지고 스님이 머무는 곳 및 다른 방과 경행(經行)하는 곳에 가서 그들에게 말하였다.
“만약 필추가 계행을 구족하였으면 내가 마땅히 생사를 넘어 해탈하여 안락하게 열반에 이르게 할 것이다.”
이때 한 필추가 자신의 몸을 싫어하고 부끄럽게 여기어 곧 방 밖으로 나와 범지에게 고하여 말하였다.
“어진이여, 나는 아직 생사를 넘어 해탈하여 안락하게 열반하지 못하였으니, 그대가 마땅히 나로 하여금 열반처를 얻게 하여 주시오.”
이때 그 범지가 곧
그를 죽였다. 이와 같이 둘, 셋 나아가 예순 필추에 이르기까지 다 목숨을 끊었다.
그때 필추 대중이 점점 감소하여 가자 부처님께서는 15일 포쇄타(褒灑陀:布薩)를 할 때에 평상시와 같이 자리에 앉으시어 이미 편안히 앉으시고 나서 필추 대중들을 보시고 구수 아난다에게 말씀하셨다.
“무슨 까닭으로 필추의 수가 점점 감소하여 남아 있는 자가 몇 없느냐?”
이때 아난다는 세존께 말씀드렸다.
“부처님, 어느 때에 모든 필추들을 위하여 부정관을 닦는 것을 찬탄하시어서 ‘만약 관에서 닦고 익히고, 많이 닦고 익히면 큰 과의 이득을 얻으리라’라고 하셨습니다. 이때 모든 필추들은 곧 부정관을 닦고 나서 고름과 피로 가득 찬 몸에 깊이 염증을 내어 혹은 자살하거나 혹은 남에게 부탁하여 명을 끊었고, 마군이 와서 권유하여 이에 예순 필추를 죽여 없애어 이러한 연유로 말미암아 승가 대중이 감소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모든 필추들에게 고하시었다.
“서로 죽인다고 하니 이것이 사실이냐?”
부처님께 아뢰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실로 그러합니다.”
그때 세존께서는 모든 필추들에게 말씀하시었다.
“너희들이 하는 것은 바른 것이 아니요, 사문이 아니며, 수순하는 행도 아니요 바로 청정함도 아니요, 출가자가 마땅히 하여야 할 일도 아니다.”
가지가지로 꾸짖어 책망하시고 나서 모든 필추들에게 말씀하시었다.
“나는 열 가지 이로움을 관하였다. 스님을 섭수하는 것으로부터 나아가 정법이 오래 머물게 하는 사람과 하늘을 이익하게 함에 이르기까지. 나는 지금 모든 성문 제자를 위하여 비내야(毘柰耶:계율)에서 그 학처를 제정하고, 마땅히 이와 같이 설하노라. 만약 다시 필추가 사람이나 사람의 태를 일부러 자기 손으로 명을 끊거나 혹은 칼을 주거나 혹은 스스로 칼을 집거나 혹은 칼을 가진 자를 구하거나 혹은 죽음을 권하거나 죽음을 찬탄하여 말하기를 ‘쯧쯧, 남자야, 이 죄가 쌓인 깨끗하지 못한 나쁜 삶을 살아서 무엇하랴. 너는 지금 차라리 죽어라. 죽는 것이 사는 것보다 나으니라’라고 하거나, 자기의 마음의 생각대로 나머지 말을 가지고 권하고 찬탄하여 죽게 하거나 그것으로 인하여 죽으면 이 필추도
또한 바라시가(波羅市迦)를 얻으며, 마땅히 같이 머물 수 없느니라.”
‘필추’란 뜻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 ‘사람’이란 말하자면 어머니 뱃속에서 이미 6근(根), 이른바 눈ㆍ귀ㆍ코ㆍ혀ㆍ몸ㆍ뜻을 갖춘 것이다. ‘사람의 태’란 말하자면 처음 어머니 배에 들어가면 다만 3근, 이른바 몸과 생명과 뜻만 있다. ‘일부러’란 바로 고의의 마음이니, 착오 등이 아니라는 것이다. ‘자기 손’이란 자신의 손으로 죽이는 것을 행하는 것이다. ‘명을 끊는다’란 그 명의 뿌리를 상속하지 못하게 함이다. ‘혹은 칼을 준다’란, 만약 그 사람이 스스로 죽고자 하는 것을 알고 곧 큰 칼, 깎는 칼, 찌르는 칼 등을 그곳에 두어 스스로 해치게 하는 것이다. ‘혹은 스스로 칼을 집는다’란 스스로의 힘이 약하여 죽음을 능히 행하지 못하니, 다만 자기가 칼을 잡고 남으로 하여금 손을 잡고 사람의 목숨을 끊게 하는 것이다. ‘혹은 칼을 가진 자를 구한다’란 남자ㆍ여자ㆍ반택가(半擇迦:성불구자) 등을 찾아서 그로 하여금 죽음을 행하게 하는 것이다. ‘죽음을 권한다’란 세 종류의 사람에게 권하여 죽게 하는 것이니, 말하자면 계를 깨뜨린 사람과 계를 지닌 사람 및 병든 사람이다.
어떤 것이 계를 깨뜨린 사람에게 권하는 것인가 하면, 어떤 필추가 계를 깨뜨린 필추에게 옷이나 발우, 실주머니, 물병, 허리띠 및 사문의 생명과 인연이 되는 도구를 구하고 찾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이때 그 필추는 이와 같은 생각을 하였다.
‘만약 그 계를 깨뜨린 필추의 명이 살아 있다면 그의 옷과 발우 등을 얻을 수 없으니, 내가 마땅히 그에게 가서 그에게 권하여 죽게 하리라.’
곧 그에게 가서 이와 같은 말을 하였다.
“구수여, 아는가? 그대는 지금 계를 깨뜨려 모든 죄업을 지어 몸과 말과 뜻의 세 가지에 항상 여러 악을 짓는다. 구수여, 나아가 너의 명이 길어지면 짓는 업이 점점 다시 많아지고 악이 더해지므로 저 오랜 세월에 지옥의 고통을 받으리라.”
만약 계를 깨뜨린 자가 이 말을 듣고 나서 묻기를 “구수여, 나는
지금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라고 하여, 그가 대답하기를 “마땅히 몸을 버리어 스스로 그 명을 끊어야 할 것이다” 하여 만약 그 필추가, 혹은 몸을 버리거나 혹은 때에 자살했다면 그 필추는 바라시가죄를 얻는다. 만약 계를 깨뜨린 필추가 권함을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그 필추는 솔토라저야(率吐羅底也:大罪)를 얻는다.
이때 죽으라고 권하는 자는 비록 앞과 같이 설하였으나 죽음을 권하는 말을 하고 나서 마음에 후회가 생기어 곧 그 계를 깨뜨린 필추의 처소에 나아가서 이와 같이 “구수여, 마땅히 알라. 내가 앞에 말한 것은 오히려 어리석은 아이 같아서 잘 분별하지 못하고 자세히 생각하지 않고 허둥지둥 말한 것이다. 구수여, 만약 능히 착한 벗을 친구하여 먼저 죄를 없애는 것을 말한다면, 그대가 지은 3업은 착하지 않을지라도 그 힘을 말미암는 까닭으로 청정함을 얻으며, 청정함을 말미암는 까닭으로 이 몸을 버리고 나서 마땅히 천상에 태어날 것이오”라고 하거나, 만약 계를 깨뜨린 자가 그에게 묻기를 “구수여, 나는 지금 어떻게 행하여야 할까요?” 할 때, 대답하되 “그대는 몸을 버리지 말라. 그대는 자살하지 말라”라고 말하여 만약 자살하지 아니하였어도 그 필추는 솔토라저야를 얻는다. 만약 계를 깨뜨린 필추가 앞의 말을 들었다 할지라도 그 말을 듣지 않고 곧 자살한다면 그 죽음을 권한 자는 또한 솔토라저야를 얻는다. 이를 ‘필추가 계를 깨뜨린 사람을 죽게 권한다’고 하는 것이다.
어떤 것이 계를 지키는 사람을 권하여 죽게 하는 것인가 하면, 만약 어떤 필추가 계를 지키는 필추에게 구하고 찾는 것이 있어서 혹은 옷과 발우 등……(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곧 그에게 가서 이와 같이 “구수여, 아는가? 그대는 이미 계를 가지고 모든 훌륭한 법을 닦았고, 또 능히 손을 펼쳐서 보시하고, 항상 보시하고, 즐거이 보시하고, 광대하게 보시하고, 널리 나누어 보시하였다. 구수여, 그대는 이 복이 있어서 반드시 천상에 태어나리라” 말하여 만약 계를 지키는 사람이 이 말을 듣고 나서 이와 같이 묻되 “구수여, 나는 지금 어떻게 행하여야 할까요?”라고 하니, 그가 곧 대답하기를
“마땅히 몸을 버리고 스스로 그 명을 끊어야 할 것이오”라고 하며, 만약 그 필추가 이 말을 듣고 나서 곧 스스로 명을 끊는다면 그 필추는 바라시가를 얻는다. 만약 계를 지키는 필추가 권함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면 그 필추는 솔토라저야를 얻는다.
이때 죽음을 권하는 자가 비록 이와 같은 말을 하였다 할지라도 죽음을 권하고 나서 마음에 후회가 생겨 곧 그 계를 지키는 필추의 처소에 가서 이와 같이 “구수여, 마땅히 알라. 내가 전에 말한 것이 오히려 어리석은 아이와 같이 잘 분별하지 못하고 자세히 생각하지 않고 허둥지둥 말한 것이다. 구수여, 이미 계를 지키고 모든 착한 법을 닦았고……(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반드시 천상에 태어날 것이오”라고 하여 만약 계를 가진 자가 혹 그에게 묻기를 “나는 지금 어떻게 할까요?”라고 하여, 대답하기를 “구수여, 그대는 몸을 버리지 마시오. 그대는 자살하지 마시오”라고 하여서 만약 자살하지 않는다면 그 필추는 솔토라저야를 얻으며, 만약 비록 앞의 말을 듣고 그 말을 받아들이지 않고서 곧 자살한다면 그 필추는 또한 솔토라저야를 얻느니라. 이것을 ‘필추가 계를 지키는 사람을 죽게 권하였다’고 하는 것이다.
어떤 것이 병든 사람을 권하여 죽게 한 것인가 하면, 만약 어떤 필추가 병든 필추에게 희구하는 옷이나 발우 등 명을 인연하는 도구가 있어서 이때 그 필추는 이와 같이 생각하기를 ‘저 중병인이 명이 살아 있으면 그의 옷과 발우 등을 얻을 수 없으니, 내가 마땅히 그에게 가서 죽게 권해야겠다’고 하고는 곧 그에게 가서 이와 같이 말하기를 “구수여, 아는가? 그대는 이미 중한 병이 들어서 심한 고통을 받으니, 그대가 만약 오래 살면 병이 점점 더 극심하여 항상 모진 고통을 받을 것이다”라고 이와 같이 말을 하여 만약 병든 필추가 이 말을 듣고 나서 이와 같이 묻되 “나는 지금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고 하니, 그가 곧 대답하되 “마땅히 몸을 버리고 스스로 그 명을 끊어야 할 것이오”라고 하여, 만약 병든 필추가 이 말을 듣고 와서
다시 모진 고통을 받을까 두려워서 곧 스스로 명을 끊는다면 그 필추는 바라시가를 얻는다. 만약 병든 필추가 권함을 받아들이지 않았더라도 그 필추는 솔토라저야를 얻는다.
그때 그 필추가 비록 앞과 같이 말하였다 할지라도 죽는 방편을 권하고 나서 마음에 후회가 생겨 곧 그 병든 필추의 처소에 가서 이와 같이 말하였다.
“구수여, 마땅히 알라. 내가 앞에 말한 것은 오히려 어리석은 아이와 같아서 잘 분별하지 아니하고 자세히 생각하지도 않고 허둥지둥 말한 것이다. 구수여, 그대는 지금 마땅히 선지식을 찾아서 능히 그대를 위하여 마땅히 병에 대한 약을 구하며 음식을 공급하고 여법하게 잘 보살펴서 순히 따라 거슬리지 않게 하여야 할 것이오. 만약 능히 그렇게 한다면 오래지 아니하여 곧 마땅히 병이 나아서 안락하게 기력이 평시와 같이 회복되어 뜻에 따라 유행하게 될 것이오.”
만약 병든 필추가 혹 그에게 묻기를 “구수여, 그대는 지금 내가 어떻게 해야 하겠소?”라고 하여, 대답하기를 “그대는 몸을 버리지도 말고 자살하지도 마시오”라고 한다면 만약 자살하지 않더라도 그 필추는 솔토라저야를 얻는다. 만약 병든 필추가 비록 앞의 말을 들었다 할지라도 그 말을 받아들이지 아니하고, 곧 자살한다면 그 필추는 또한 솔토라저야를 얻는다. 이것을 ‘필추가 병자에게 죽음을 권한다’고 하는 것이다.
‘죽음을 찬탄한다’고 하는 것은, 필추가 죽음을 바라는 사람 앞에서 죽음을 찬탄하는 말을 하는 것이다. ‘쯧쯧, 남자야’란 바로 부르는 말이다. ‘그대는 지금 이 죄가 쌓인 깨끗하지 못한 나쁜 삶을 살아서 무엇하랴.……죽는 것이 사는 것보다 나으리라’는 것은 모두 가히 가벼이 헐뜯는 말에서 나온 것이다. ‘자기 마음의 생각대로’란 자기 마음대로 다른 생각을 내는 것이다. ‘나머지 말을 가지고’란 여러 가지 많은 방편을 가지고 그에게 죽게 권하는 것이다. ‘찬탄한다’는 것은 병든 사람 앞에서 찬미하는 말을 하면서 마음에 돌아볼 것이 없이 죽게 하는 것이다. ‘만약 그가 이 방편으로 말미암아 명을 마친다’란, 그 필추가 이렇게
말한 방편으로 말미암아 목숨을 끊어 다른 일에 인연[由]하지 못하는 것이니, 말하자면 이것과 다른 착한 마음 등의 일이다. ‘필추’란 필추의 성품이 있는 것이요, ‘필추의 성품’이란 원구(圓具:구족계)를 받은 것이니……(자세한 것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으므로 생략함)…….
‘바라시가(波羅市迦)’라는 뜻도 또한 앞에서와 같다. 이 가운데 범하는 모양[犯相]과 그 일이란 어떠한가. 게송으로 거두어 말씀하셨다.
때론 몸 안의 것으로 하고
혹은 밖의 사물을 사용하고
혹은 안과 밖 둘을 합해서 하니
이것을 이름하여 죽는 모양이라 한다.

어떤 것이 몸 안의 것으로 죽이는 것인가 하면, 만약 필추가 죽일 마음이 있어서 만약 한 손가락을 가지고 그 여자ㆍ남자ㆍ반택가(半擇迦) 등을 쳐서 이 방편으로 말미암아 명을 마친다면 이 필추는 바라시가를 얻는다. 혹은 당시에 죽지 않아도 이를 인연함으로 말미암아 뒤에 곧 죽으면 이 필추도 또한 바라시가를 얻는다. 만약 당시에 죽지 않고 뒤에도 또한 죽지 않아도 솔토라저야를 얻는다. 한 손가락을 가지고 하는 것과 같이 만약 다섯 손가락이나 주먹, 팔, 머리, 어깨 및 다른 몸의 부분 내지 발가락을 가지고서 그를 쳐서 명을 끊으려고 하여 만약 그가 죽는다면 이 필추는 바라시가를 얻는다. 만약 당시에 죽지 않고 바로 뒤에 이로 말미암아 죽으면 이 필추는 또한 바라시가를 얻는다. 만약 죽지 아니하여도 솔토라저야를 얻는다. 이것을 이름하여 몸 안의 것으로 죽이는 것을 행하는 것이라고 하느니라.
어떤 것이 밖의 사물로 죽이는 것인가 하면, 만약 필추가 죽일 마음이 있어서 대나무나 쇠 등의 화살을 가지고 그 여자ㆍ남자ㆍ반택가 등을 쏘아 이 방편으로 말미암아 명을 마치면 이 필추는 바라시가를 얻는다. 곧 명이 끝나지 아니하여도 뒤에 바야흐로 죽으면 또한 바라시가를 얻는다. 만약 당시에 죽지 않고 뒤에도 또한 죽지 아니하여도 솔토라저야를 얻는다.

만약 그를 죽이려 세모진 창류나 긴 창이나 수레바퀴나 작은 창 및 다른 병기와 칼 내지 대추씨[棗核]를 가지고 그 사람을 살해할 마음을 먹고 멀리 던져서 그를 죽게 하여 이 방편으로 말미암아 명이 끊어지면 이 필추는 바라시가를 얻는다. 곧 명이 끝나지 아니하여도 뒤에 바야흐로 죽으면 또한 바라시가를 얻는다. 만약 당시에 죽지 아니하고 뒤에도 죽지 아니하여도 솔토라저야를 얻는다. 이것을 이름하여 밖의 사물로 죽인다고 한다.
어떤 것이 안과 밖을 합하여 죽이는 것이냐 하면, 만약 필추가 죽일 마음이 있어서 손으로 큰 칼을 잡고 그 여자ㆍ남자ㆍ반택가 등을 죽이려 하매 이 방편으로 말미암아 명이 끊어지면 이 필추는 바라시가를 얻으며, 곧 명이 끊어지지 않아도 뒤에 바야흐로 죽으면 또한 바라시가를 얻느니라. 만약 당시에 죽지 아니하고 뒤에도 또한 죽지 아니하여도 솔토라저야를 얻는다. 큰 칼이 이미 그러하니, 죽일 마음으로 모든 다른 두날 칼[兩刀]ㆍ한날 칼[半刀]ㆍ세모창ㆍ막대기의 종류 내지 풀줄기[草莛]로 그를 치고 베어 그를 죽게 하고자 하여 이 방편으로 말미암아 명이 끊어지면 바라시가를 얻거나 혹 솔토라저야를 얻는다.……(자세한 것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으므로 생략함)……이것을 이름하여 안과 밖을 합하여 죽인다고 한다. 게송으로 거두어 말씀하셨다.

만약 독(毒) 가루를 가지고 하거나
및 두 가지 의지처에 있게 하거나
혹은 때로 모든 술을 가지고 하거나
기관(機關:기구) 등으로 사람을 해하려 하는 것이니라.

어떤 것이 독약을 가지고 죽이는 것인가 하면, 만약 필추가 죽이려는 마음이 있어서 독약이나 독을 밥에 섞거나, 말하자면 떡과 밥 등에 섞어서 여자나 남자나 반택가를 죽이는 것인데, 이 방편으로 말미암아 명을 마치면 바라시가를 얻거나 혹 솔토라저야를 얻나니……(자세한 것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으므로 생략함)……이것을 이름하여 독약으로 죽인다고 이름한다.

어떤 것이 독 가루로 죽이는 것인가 하면, 만약 필추가 죽일 마음이 있어서 모든 독 가루를 가지고 혹은 그것을 사용하여 몸에 문지르거나 혹은 가지고 씻거나 혹은 바르는 향에 섞거나 혹은 향만(香鬘)에 모아두거나 혹은 향에 섞어 태워 연기를 내거나 하여 그 여자나 남자나 반택가 등을 죽이려고 하여 이 방편으로 말미암아 명이 끝나면 이 필추는 바라시가를 얻거나 혹은 솔토라저야를 얻나니……(자세한 것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으므로 생략함)……이것을 이름하여 독 가루로 죽인다고 한다.
어떤 것이 장소에 의지하여 죽인다[依處殺]는 것인가 하면, 여기에 두 종류가 있으니, 첫째는 땅을 인연하여 머무르게[稽留] 하는 것이요, 둘째는 나무로 인연하여 머무르게 하는 것이다. 어떤 것이 땅에 인연하여 머물러서 하는 것인가 하면, 만약 필추가 죽일 마음이 있어서 땅을 파서 함정을 만들어 안에 기구를 장치하고 다리가 걸려서 남자나 여자나 반택가를 죽이고자 하는 것인데, 이를 인연하여 죽이는 것이나 혹은 사자나 호랑이, 표범, 독수리[鵰鳥], 수리[鷲鳥] 등을 놓아서 그것이 쪼아 먹게 하거나 혹은 부는 바람과 내리쬐는 햇빛으로 형질(形質)이 쇠하게 하여 없어지게 하거나 혹은 주리고 목마르고 파리하고 여위게 하거나 하여 이 방편으로 말미암아 명이 끊어지면 이 필추는 바라시가를 얻는다. 만약 죽지 아니하여도 솔토라저야를 얻는다. 나머지는 앞에서 설한 것과 같다.
다리도 이미 그와 같은데, 만약 정강이나 혹은 넓적다리나 혹은 허리나 혹은 가슴이나 나아가 목을 걸리게 하거나 혹은 때로 사자 등으로 잡아먹게 하거나 나아가 주리고 목마르고 파리하고 여위게 하여 이 방편으로 말미암아 명이 끝나면 바라시가나 혹은 솔토라저야를 얻는다.……(자세한 것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으므로 생략함)……이것을 이름하여 땅을 인하여 머무르게 해서 죽인다고 한다.
어떤 것을 나무를 인하여 머무르게 해서 죽인다고 하는가 하면, 만약 필추가 일부러 마음으로 여자나 남자나 반택가 등을 죽이고자 하여 혹은 큰 나무나 혹은 기둥이나 혹은 말뚝에 젖은 노끈을 가지고 그 발을 매어 그것을 인연으로 하여 죽거나 혹은 때에 사자 등에게 잡아먹히게 하거나 나아가 주리고 목마르고 파리하고 여위게 하여
이 방편으로 말미암아 명이 끝나면 바라시가 혹은 솔토라저야를 얻는다.……(자세한 것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으므로 생략함)……이것을 이름하여 나무를 인하여 머무르게 해서 죽인다고 한다.
어떤 것이 술에 취하게 하여 죽이는 것인가 하면, 만약 필추가 일부러 마음으로 여자나 남자나 반택가 등을 죽이고자 하여 쌀술[米酒]을 주어서 마시게 하여 이로 인하여 죽거나 혹은 사자로 하여금 먹게 하거나 나아가 주리고 목마르고 파리하고 여위게 하여 이 방편으로 말미암아 명이 끊어지면 바라시가와 솔토라저야를 얻는다.……(자세한 것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으므로 생략함)……쌀술이 이미 그러하고, 나아가 뿌리와 줄기, 꽃, 잎, 열매로 만든 술이나 혹은 그 술에 저주[呪]하거나 혹은 약술을 가지고 마시게 하여 마음이 알아보는 것이 없이 어지럽고 유치하게 하여 이 방편으로 말미암아 명이 끊어지게 하거나 혹은 취함으로 말미암아 왕의 도둑[王賊]이나 원수의 집으로 하여금 그 명을 끊게 하면 바라시가나 혹은 솔토라저야를 얻는다. ……(자세한 것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으므로 생략함)……이것을 이름하여 술을 가지고 죽인다고 한다.
어떤 것을 도구[機]와 활로 죽인다고 하는가 하면, 만약 필추가 일부러 마음으로 여자나 남자나 반택가 등을 죽이고자 하여 곧 도구와 활에 쇠화살을 설치하거나 혹은 여러 칼 등을 길옆에 설치하여 주고 만약 이곳을 지나는 여자나 남자나 반택가로 하여금 곧 수족이 끊어지게 하거나 혹은 다시 머리 및 다른 몸의 한 부분을 베게 하여 이 방편으로 말미암아 명이 끊어지게 하면 이 필추는 바라시가나 혹은 솔토라저야를 얻는다. 기구나 활이 이미 그러하니, 만약 밟거나 다른 기구[機關]를 만들어 사람의 생명을 끊고자 하면 그러한 경우에 있어서의 죄는 앞에서와 같다.
게송으로 거두어 말씀하셨다.

혹은 전체나 반의 시체를 일으켜서 죽이는 것과
태를 떨어뜨리는 것과 아울러 주문을 지어서 죽이는 것과
밀어서 떨어뜨리는 것과 물과 불로써 죽이는 것과
심부름꾼을 보내거나 추위와 더위로써 죽이는 것이라.


어떤 것을 시체를 일으켜 죽인다고 하는가 하면, 만약 필추가 일부러 마음으로 여자나 남자나 반택가 등을 죽이고자 하여 곧 흑월(黑月:下半月) 14일에 시체가 있는 곳[屍林所:묘소]에 나아가 새로 죽은 시체나 나아가 개미가 아직 손상시키지 아니한 시체를 찾아 곧 황토를 닦아내고 향수를 가지고 시체를 씻어 새 담요 한 쌍[一雙]으로 신체를 두루 덮고 소(酥)를 가지고 발에 바르고 주문을 외워서 그것에 주술을 가한다. 이때 죽은 시체가 급히 일어나려고 하면 두 수레바퀴의 수레 위에 안치하고 두 개의 구리방울을 목 아래 매달고 양날 칼을 가지고 손에 꿰어 준다. 그 시체가 곧 일어나서 주문을 외우는 사람[呪師]에게 묻기를 “너는 나로 하여금 누구를 살해하게 하려고 하느냐?”라고 하면, 주문을 외우는 사람이 대답하기를 “너는 그 아무 여자ㆍ남자ㆍ반택가를 아느냐?”라고 하여, 대답하되 “내가 안다”고 하면, 대답하되 “너가 거기에 가서 그의 명의 뿌리를 끊어야 한다”고 하여 만약 명을 끊는다면 필추는 바라시가를 얻는다. 만약 그 집에서 모든 약초를 가지고 만대(鬘帶)를 만들어 가로로 문 위에 매달고, 물병을 두거나 혹은 문에 암소와 아울러 같은 색의 송아지를 매거나 혹은 암양과 아울러 같은 색의 양[羊羔]을 매거나 혹은 집에 약을 가는 돌[磨藥石]이 있거나 아울러 석축(石軸:돌축)이 있거나 혹은 문에 우레 신을 새긴 돌기둥[因陀羅杙]이 있거나 혹은 불이 항상 켜져 있거나 혹은 집에 형상을 안치하였거나 혹은 부처님의 진신(眞身)이나 혹은 전륜왕(轉輪王)이나 혹은 전륜왕의 어머니나 혹은 전륜왕의 태(胎)를 품고 있거나 혹은 보살이 있거나 혹은 보살의 어머니가 있거나 혹은 보살의 태를 품은 형상이 있거나 혹은 장차 계(戒)를 외우려고 하거나 혹은 바로 계를 외우고 있을 때나 혹은 장차 4아급마경(阿笈摩經:아함경)을 외우고자 하거나 혹은 바로 외울 때, 만약 다시 대경(大經), 즉 소공대공경(小空大空經)ㆍ증오증삼경(增五增三經)ㆍ환망경(幻網經)ㆍ영승왕영불경(影勝王迎佛經)ㆍ승번경(勝幡經)을 외우려고 하거나 바로 외우거나 하여 만약 이와 같은 등의 일이 있어 그것을 수호할 때
그 일어난 시체가 능히 들어오지 못한다면 이 필추는 다 솔토라저야를 얻는다. 혹은 시체를 잘 일으키는 법을 알지 못하여 일으킨 시체가 도리어 와서 그 주문을 외우는 사람을 죽이면 이 필추는 솔토라저야를 얻는다. 만약 주문을 외우는 필추가 그 일어난 시체를 죽이면 솔토라저야를 얻는다.
어떤 것이 반(半)의 시체를 일으켜 죽이는 것인가 하면, 일은 앞에서와 같으나 그 가운데 다른 것은 수레가 다만 하나의 수레바퀴뿐이요 방울도 하나만 목에 매달고 칼도 오직 하나의 칼날이며, 나아가 죄가 되는 것도 자세한 것은 앞에서 설한 것과 같다.
어떤 것이 태를 떨어뜨려 죽이는 것인가 하면 필추가 태를 품은 어머니를 죽이고자 하고 자식을 죽이지 아니하려 하여 곧 그 배를 밟아서 만약 어머니가 죽고 태는 죽지 아니하였으면 필추는 바라시가를 얻고, 만약 태가 죽고 어머니는 죽지 아니하였으면 솔토라저야를 얻는다. 만약 둘이 다 죽었으면 어머니를 죽인 것에 있어서는 바라시가를 얻는다. 만약 둘이 다 죽지 아니하였으면 솔토라저야를 얻는다. 만약 필추가 태를 죽이고자 하고 어머니는 죽이지 아니하고자 하여 곧 그 배를 밟아서 만약 태가 죽고 어머니는 죽지 아니하였으면 필추는 바라시가를 얻고, 만약 어머니가 죽고 태만 죽지 아니하였으면 솔토라저야를 얻는다. 만약 둘이 다 죽었으면 바라시가를 얻는다. 만약 둘이 다 죽지 아니하였으면 솔토라저야를 얻는다.
어떤 것이 주문을 지어서 죽이는 것인가 하면, 만약 필추가 죽일 마음이 있어 방편을 일으켜 여자나 남자나 반택가를 죽이고자 하여 만다라(曼荼羅)를 만들어 화로(火爐)에 안치하여 두고 나무를 던져 불을 태우면서 비밀스러운 주문을 외우며 생각하기를 ‘만약 나무가 다 타면 그 여자ㆍ남자ㆍ반택가의 명의 뿌리를 곧 끊게 하여 주시오’라고 하여 만약 불 속에서 나무가 겨우 처음 반쯤 탔는데 그 명이 끊어지면 이 필추는 솔토라저야를 범한다. 만약 나무가 다 타고 나서 그 명이 끊어지면
바라시가를 얻는다.
만약 필추가 죽일 마음이 있어 방편을 일으켜 여자나 남자나 반택가를 죽이고자 하여 각각 한 되의 참깨[油麻:들깨], 개자(芥子)를 절구 속에 넣고 찧으면서 입으로 비밀스런 주문을 외우면서 생각하기를 ‘만약 절구 속의 곡식을 찧어서 가루가 되면 그의 명을 마치게 하여 주시오’라고 하여 아직 가루가 되지 않았는데, 그의 명이 끝나면 이 필추는 솔토라저야를 얻는다. 만약 찧어서 가루가 되어서 그의 명이 끝나면 필추는 바라시가를 얻는다.
만약 필추가 죽일 마음이 있어서 방편을 일으켜 누런 소[黃牛]의 우유 한 되[升]를 그릇 속에 넣고 손가락으로 우유를 섞으면서 입으로 비밀스런 주문을 외우면서 생각하기를 ‘만약 그릇 안의 우유가 다 변하여 피가 되면 곧 그 사람의 명의 뿌리를 끊게 하여 주시오’라고 하여 만약 우유가 아직 다 피가 되지 아니하였는데 그의 명이 끝나면 솔토라저야를 얻는다. 만약 피가 다 되어서 그의 명이 끊어지면 바라시가를 얻는다.
만약 필추가 사람을 죽이고자 하여 방편을 일으켜서 오색의 실을 가지고 승가지(僧伽胝:가사)를 꿰매면서 입으로 비밀스런 주문을 외우며 생각하기를 ‘이 옷을 마치면 그의 명이 끊어지게 하여 주소서’라고 하여 만약 옷이 완성되지 아니하였는데 그의 명이 끊어지면 솔토라저야를 얻는다. 옷이 완성되어서 죽으면 바라시가를 얻는다.
만약 필추가 사람을 죽이고자 하여 방편을 일으키어 손가락으로 땅에 그림을 그리면서 입으로 비밀스런 주문을 외우며 생각하기를 ‘그림이 일곱 개 그려지면 그의 명이 끊어지게 하소서’라고 하여 만약 아직 일곱이 차지 아니하였는데 그의 명이 끝나면 솔토라저야를 얻는다. 일곱이 차서 죽으면 바라시가를 얻는다. 이것을 이름하여 주문을 지어서 죽인다고 한다.
어떤 것이 밀어서 떨어뜨려 죽이는 것인가 하면, 만약 필추가 사람을 죽이고자 하여 위험한 낭떠러지 등의 장소에서 그를 밀어서 떨어지게 하여 이로 말미암아 죽으면 바라시가를 얻는다.
당시에 죽지 않았다 하더라도 뒤에 이로 인하여 죽어도 또한 바라시가를 얻는다. 당시에도 죽지 않고 이후에도 죽지 않으면 솔토라저야를 얻는다. 낭떠러지가 이미 그러하니, 혹 나무 담장이 있는 곳이나 혹은 코끼리나 말이나 수레[車], 천자가 타는 수레[輿]나 평상이나 앉는 자리[席]에서 머리ㆍ어깨ㆍ허리ㆍ등ㆍ다리ㆍ무릎ㆍ장딴지ㆍ발 및 여타의 몸의 부분을 밀어 떨어뜨릴 때 이로 말미암아 죽으면 바라시가를 얻고, 만약 당시에 죽지 않고 뒤에 그로 인하여 죽더라도 또한 바라시가를 얻는다. 만약 당시에 죽지 아니하고 뒤에도 죽지 아니하면 솔토라저야를 얻는다. 이것을 이름하여 밀어서 떨어뜨려 죽인다고 한다.
어떤 것이 물로 죽이는 것인가 하면, 만약 필추가 사람을 죽이고자 하여 물속으로 밀어서 이로 말미암아 죽으면 바라시가를 얻는다. 죽지 아니하면 솔토라저야를 얻는다.……(자세한 것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으므로 생략함)……물이란 강ㆍ바다ㆍ연못ㆍ우물ㆍ샘 내지 한 움큼의 물을 가지고 그의 입에 넣어서 죽게 하는 것이다. 이것을 이름하여 물로 죽이는 것이라고 한다.
어떤 것이 불로 죽이는 것인가 하면, 만약 필추가 사람을 죽이고자 하여 불 속에 밀어 넣어서 이로 인하여 죽으면 필추는 바라시가를 얻는다.……(자세한 것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으므로 생략함)……‘불’이란 말하자면 마을의 숲이나 성과 읍을 태우거나 나아가 숯불을 가지고 그의 입에 넣어서 죽게 하는 것이다. 이것을 이름하여 불로 죽인다고 한다.
어떤 것이 심부름꾼을 보내서 죽이는 것인가 하면, 만약 필추가 사람을 죽이고자 하여 곧 그 사람을 보내어 험난한 곳에 향하게 하여 죽음에 이르게 하면 바라시가나 혹은 솔토라저야를 얻는다.……(자세한 것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으므로 생략함)……‘험난한 곳’이란 말하자면 도둑이나 원수의 집, 범, 표범, 사자 등이 있는 곳에 사람을 시켜서 지나가게 하여 죽게 하는 것이다. 이것을 이름하여 심부름꾼을 보내서 죽이는 것이라고 한다.
어떤 것이 추위에 얼게 하여 죽이는 것인가 하면, 만약 필추가 사람을 죽이고자 하여 맹렬한 바람이 매섭게 몰아치는 심하게 추운 때에 만일 낮에 그늘 속에 있게 하거나 만약 밤에 길가의 젖은 풀에 앉게 하여 이로 인하여 죽으면 필추는
바라시가나 혹은 솔토라저야를 얻는다.……(자세한 것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으므로 생략함)……이것을 이름하여 추위에 얼게 하여 죽인다고 한다.
어떤 것이 뜨거운 더위로 죽이는 것인가 하면, 만약 필추가 사람을 죽이고자 하여 몸에 땀띠가 날 정도로 지극히 더운 때 만약 낮에 노지(露地)에 있게 하거나 만약 밤에 밀실 속에 두고 연기를 내거나 자리와 거적 및 담요 등을 가지고 덮어서 이것으로 인하여 죽으면 필추는 바라시가나 혹은 솔토라저야를 얻는다.……(자세한 것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으므로 생략함)……이것을 이름하여 뜨거운 더위로 죽인다고 한다.
게송으로 거두어 말씀하셨다.

욕실(浴室)과 더운 집에 관한 것이나
가류타이[迦留]가 자리[座]를 살펴보지 않은 것과
초(醋)를 베풂에 두 가지 차별이 있는 것과
열일곱 명이 괴롭혀 죽이는 것과
난야 노필추에 있어서
가볍고 중한 것은 일에 따라 알리라.

어떤 것을 욕실의 일이라고 하는가 하면, 그때 세존께서 광야림(曠野林:阿羅婆伽林)에 계시었다. 이때 한 걸식 필추가 있었는데, 거사의 집에서 뜻을 얻어서 이에 때때로 가서 그를 위하여 묘한 법을 설하여 그 거사로 하여금 공경하여 믿는 마음이 생기게 하여 3귀의와 5학처(學處:戒)를 받게 하였다. 뒷날에 다시 가서 일곱 가지 복되는 업의 일[七有事福業]을 설하매 거사가 아뢰어 말하였다.
“성자여, 나는 다른 고통이 있어서 스님을 위하여 보시를 행하여 복업을 이루고자 합니다.”
필추가 대답하였다.
“매우 훌륭한 일입니다. 그 일을 마땅히 지으십시오.”
“성자여, 무엇을 하여야 합니까?”
“스님은 지금 현재 욕실이 없으니 마땅히 위하여 지으시오.”
“성자여, 나는 재물은 있어도 감독하여 운영하는 사람[檢校人]은 없습니다.”
“내가 감독하여 운영하겠으니 복을 구하는 업을 닦으십시오.”
“매우 좋습니다.”
이때 그 거사는 많은 재물을 주어서 그 경영하여 짓는 것을 맡겼고, 필추는 곧 다스려 지었다. 이때 광야림에서는 대절회(大節會)이어서 모든 고용되어 일하는 사람들이 와서 모이지 않았다. 이때 그 필추는 그 고용인을 불러서 그들에게 물었다.

“어진이여, 그대들은 오늘 무슨 일로 오지 않았소?”
아뢰어 말하였다.
“성자여, 오늘 모든 사람들은 크게 즐기는 대회[大歡會]를 하였기 때문에 오지 못하였습니다.”
“어진이여, 모든 복 있는 사람들은 즐거운 모임을 할 수 있지만 그대들은 고용[客作]으로 생활해 가는데 무슨 즐거운 대회를 하오? 그대들이 와서 일을 하면 대가를 배로 더 주겠소.”
“성자여, 그 복 있는 사람들은 항상 즐거운 대회를 하는데 우리들 품팔이 하는 사람들은 때에 다시 한 번 만날 뿐인데 설령 두 배로 우리에게 보수를 준다 해도 또한 능히 하지 못하겠소.”
이와 같이 말을 마치고 곧 가버렸다.
이때 그 거사는 생각하기를 ‘내가 지금 가서 짓는 바의 복업이 얼마나 이루어져 가는가 보리라’ 하고, 새벽 일찍 가서 보니 아직 일이 이루어지지 아니한지라, 필추의 처소에 이르러 발에 예하고 나서 아뢰어 말하였다.
“성자여, 어찌하여 일하는 사람들이 오늘 일을 하지 아니하오?”
“거사여, 그들은 일을 하고자 하지 않습니다.”
“어찌하여 그러합니까?”
“그들 고용인은 말하기를 ‘오늘은 세상 사람들이 다 모여서 즐거워하는 날이므로 우리는 일을 하지 못하겠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거사가 아뢰어 말하였다.
“성자여, 그 고용인에게 어떤 즐거운 모임이 있습니까? 어찌 성자가 보수를 주지 아니하여 그들이 하려고 하지 않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거사여, 나는 한 배를 준다고 하였는데도 이에 일할 것을 승낙하지 않았고, 곧 나에게 대답하기를 ‘모든 복 있는 사람들은 항상 즐거운 모임을 가져도 우리들 고용인은 때에 다시 한 번 만날 뿐이니 설사 두 배를 준다 하여도 또한 능히 하지 못하겠소’라고 하였습니다.”
거사가 말하였다.
“성자여, 내가 이 복을 닦음은 자신을 위하는 것도 아니요, 친속을 위하는 것도 아니오. 훌륭하신 성자여, 나를 위하여 조성하는 것을 중지하지 마시오.”
이때 그 필추가 이 일을 가지고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일이 아직 마치지 아니하였으면 모든 필추들로 하여금 그를 도와서 짓도록 하게 하라.”
이때 모든 필추들이 세존의 가르침에 의하여 곧 조성하는 것을 도왔다. 계속하여 벽돌을 던졌는데 잡기를 단단하지 않게 잡아서 벽돌이 마침내 떨어져서 필추의 머리를 쳐서 이로 인하여 죽음에 이르렀다.
이때 여러
필추들은 마음속으로 후회하여 이와 같은 말을 하였다.
“모든 구수들이여, 이 걸식하는 자가 많은 일을 하여 억지로 스스로 괴롭게 하여 우리가 사랑하는 같은 범행자(梵行者)로 하여금 분수가 아닌 죽음을 이루게 하였도다.”
모두 의심을 내어 ‘어찌 이 인연으로 우리들이 같이 바라시가를 범한 것이 아니겠는가’라고 하였다.
이때 모든 필추들이 이 인연을 자세히 세존께 아뢰니,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 여러 필추들은 다 범한 것이 없다. 그러나 모든 필추들은 마땅히 계속하여 벽돌을 던지지 아니할 것이며, 마땅히 손을 가지고 서로 주어야 한다. 만약 벽돌에 깨어진 것이 있으면 알려 준 후에 바야흐로 받게 할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아니하면 월법죄(越法罪)를 얻는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작업을 도우라.”
이때 모든 필추들은 해가 다하도록 일을 하였다. 모든 바라문 거사들이 다 못마땅해 하며 의논하였다.
“어떻게 필추가 종일 작업을 하는가. 오히려 고용인과 같도다.”
이때 모든 필추들이 이 인연을 자세히 세존께 말씀드렸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종일토록 작업하지 말고, 마땅히 반나절 그 일을 운영해야 할 것이다.”
이때 모든 필추들이 뜨거운 여름철에는 오후에 일을 경영하고 추운 겨울철에는 오전에 일을 하자고 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게 하지 말고 추운 겨울철에는 오후에 일을 하고 더운 여름철에는 오전에 작업을 해라.”
그 모든 필추들은 식사 때가 이르러오자 바야흐로 작업[作務]을 쉬고 진흙이 몸에 묻은 채로 곧 걸식을 행하였다. 그러자 모든 불교를 믿지 아니하는 이들이 보고 헐뜯고 웃으며 말하였다.
“성자여, 그대들의 작업은 고용인들보다 더하는구려. 그 고용인들은 아직 식사 때가 이르지 아니하였어도 오히려 휴식할 줄을 아는데, 그대들이 경영하는 데는 식사 때가 이르러야 바야흐로 중지하다니.”
이때 모든 필추들이 이 인연을 가지고 세존께 자세히 아뢰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시었다.
“일시를 준하여 헤아려서 모름지기 일을 중지해야 할 것이다. 만약 걸식한다면 마땅히 얼굴과 위의를 단정히 하고 바야흐로 걸식을 행할 것이며, 만약 승려가 식사할 때에도 또한 마땅히 미리 갖추어서 항상
식사할 곳에 갈 것이다.”
세존께서 말씀하시기를 “위의를 정리하여 바야흐로 걸식을 행하여 식사하는 곳에 가야 한다”고 하시자, 모든 필추들은 어떤 것이 미리 위의를 단정히 하는 것인지를 알지 못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나아가 수족을 씻고 아울러 발우를 씻은 이후를 ‘미리 갖춘다’고 이름하느니라. 무릇 모든 필추들이 만약 경영하여 지을 때에 지녀야 할 행법을 내가 지금 필추들을 위하여 설하느니라. 만약 감독하고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그 모든 사람들이 새벽부터 일을 잡는 것을 알아서 마땅히 소식(小食)을 갖추어야 하고, 만약 오후라면 필추들을 위하여 때 아닌 때 얻는 장[非時漿] 및 손ㆍ발에 바르는 기름을 찾을 것이니라. 만약 감독하고 운영하는 사람이 가르침에 의하지 아니한다면 월법죄를 얻느니라.”
이것을 욕실의 일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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