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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2112 불교(근본설일체유부니다나 10권 / 根本說一切有部尼陀那)

by Kay/케이 2023.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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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근본설일체유부니다나(根本說一切有部尼陀那) 10

 

근본설일체유부목득가 제10권


대당 삼장법사 의정 한역
백명성 번역


1) 첫 번째 자섭송(子攝頌)②

그때 부처님께서는 실라벌성에 계셨다.
많은 상인들이 부처님과 스님들에게 원림(園林)에서 큰 재회[大齋會]1)를 열어 주십사 청하였다. 상인들이 음식을 대중들 앞에 늘어놓고 있었는데, 갑자기 상인들 속에서 불이 나자 그들은 음식을 그대로 둔 채 달아나 버렸다. 얼마 후 되돌아와 보니 아무도 음식을 나누어 주는 사람이 없는지라 필추들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하였다.
이에 여러 필추들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저 여러 시주들이 보시하려는 마음은 이미 이루어졌으니 필추들은 북구로주(北俱盧洲)를 마음속으로 생각하며 스스로 음식을 가져다 먹도록 하여라. 의심스러운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될 것이다.”
당시 까마귀가 주방 부근으로 날아와 음식을 쪼아 먹으니 여러 필추들이 의심스러운 생각이 들어 그 음식을 먹지 않았다. 그리곤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부리를 댔던 부분을 제외하고 먹는다면 잘못이 없느니라.”
필추들이 채 먹기도 전에 까마귀가 다시 날아와 쪼아 먹자 또 의심스러운 생각이 들어 먹지 않았다.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부리를 댔던 부분을 제외하고 먹는다면 그 역시 죄가 되지는 않느니라.”
당시 힐리발저(頡離跋底) 존자가 화장실에 들어가 보니 파리들이 더러운 것을 빨아 먹다가 주방 쪽으로 날아 들어가 음식을 더럽히고 있었다. 이에 필추들에게 말하였다.
“내 화장실에서 보니 그 곳의 파리들이 주방으로 날아가 음식을 더럽히고 있더이다.”
필추들이 이 말을 듣고는 모두 음식을 먹지 않았다.
이에 부처님께서 필추들에게 말씀하셨다.
“날아다니는 파리가 앉든 앉지 않든 음식을 더럽힐 수 있는 것은 아니니 마땅히 그 음식을 먹어야 할 것이니라.”
필추가 옷을 물들이다가 스님 공동의 소유병기(酥油甁器)를 보고는 염색용 항아리라 생각해서 손으로 들어 올려 살펴보고는 그대로 던져 버렸다.
이에 대해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위로 들어 보아 내용물이 반이 채 안 되거든
땅에다 거꾸로 엎어 놓을 것이나, 반이 넘는다면 들어서 평평한 곳에다 잘 두어야 할 것이다.”
항아리를 잘 살펴보지 않아 기울어져 기름이 흘러 나왔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물건으로 괴어서 기울어지지 않도록 하여라.”
때에 그 필추는 누군가가 먼저 손을 댔는지라 의심스러워 먹지 않았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깨끗한 것이니 먹어야 할 것이다. 모든 필추들에게는 건드려도 허물이 되지 않는 것이 두 가지가 있으니, 하나는 부끄러운 일을 하지 않은 사람[無慚愧人]이 접촉한 것이요, 둘째는 부끄러운 일을 하기는 하였으나 고의로 접촉한 것은 아닌 것이니, 이 경우는 부끄러운 일을 한 사람이 그런 생각이 없었으므로 모두 청정하고 죄가 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많은 필추들이 사방을 두루 돌아다니며 탑을 순례(巡禮)하고 있었는데, 그때 바라문과 거사가 많은 도향(塗香), 소향(燒香), 말향(末香), 화환, 무명 등을 그 필추에게 주어 탑에 바치게 하였다. 그런데 필추가 다른 일이 있어 그들의 부탁을 들어 주지 못하여 그들이 준 물건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이에 여러 필추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네 개의 큰 탑이 정해진 장소에 있는데, 첫째는 부처님이 태어난 곳이요, 둘째는 깨달음을 얻으신 곳이요, 셋째는 법륜(法輪)을 굴리신 곳이요, 넷째는 열반에 드신 곳이다. 만일 시주가 본래 이 외에 다른 곳에 있는 탑에 바치려고 하였는데 이 네 곳에 바쳤다면 상관이 없겠지만, 이 네 곳에 바치려고 하였던 것을 다른 곳에 바쳐서는 안 될 것이다. 이 네 곳은 서로 통하지만 다른 곳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바리 존자가 세존께 여쭈어 보았다.
“두 필추가 서로 틈이 벌어져 서로 말을 달리하면서 비방하였다면, 이 두 사람 가운데 누가 믿을 만하고 누가 믿지 못할 사람이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계율을 지키고 있는 자를 믿어야 할 것이요, 둘 다 계율을 지키고 있다면 아는 것이 많은 자를 믿어야 할 것이다. 둘 다 아는 것이 많을 경우에는 욕심이 적은 자를 믿을 것이요, 둘 다 욕심이 적을 경우에는 그 중 욕심이 아주 적은 자를 믿어야 할 것이다.”
“둘 다 욕심이 아주 적을 경우에는 누구를 믿어야 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일 둘 다 욕심이 아주 적다고 한다면,
둘 사이에 틈이 생겨 말을 달리하고 서로 비방하는 일이 있을 리가 없을 것이다.”

2) 두 번째 자섭송

적인(賊人)ㆍ주인(住人)과
황문(黃門)2)ㆍ수학인(授學人) 등은
모임에서 투표를 하더라도
스님 대중의 화합을 깨뜨리지 못한다.

우바리 존자가 세존께 여쭈어 보았다.
“만일 적인(賊人)ㆍ주인(住人)이 모임에서 투표를 하였다면[行籌], 스님들의 화합을 깨뜨릴 수가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럴 수 없다.”
“만일 다섯 종류의 황문인과 별주인(別住人)이 모임에서 투표를 하였다면, 스님들의 화합을 깨뜨릴 수가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럴 수 없다.”
“만일 네 가지 중한 죄를 지은 자가 모임에서 투표를 하였다면, 스님들의 화합을 깨뜨릴 수가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럴 수 없다.”
“만일 수학인이 모임에서 투표를 하였다면, 스님들의 화합을 깨뜨릴 수가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럴 수 없다.”

3) 세 번째 자섭송

스님 공동의 침구에 알몸으로 자서는 안 되며
공동 소유의 자리옷을 비에 젖게 하거나 입고 화장실에 가서는 안 되고
공동 소유의 요를 주방의 연기에 그을려 못 쓰게 해서는 안 되며
못 쓰게 된 것은 고치거나 달리 활용해서 시주의 복덕을 늘려 주어야 한다.
그때 여섯 명의 나쁜 필추가 스님 공동 소유의 침구[臥帔]3)에 알몸으로 자면서 손발을 뻗어 걸상을 쳐부수었다. 여러 필추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스님 공동의 침구에서 알몸으로 자서는 안 된다. 알몸으로 자는 필추는 악작죄를 짓는 것이니라. 스님 공동의 침구는 보시 받은 물건이나 5조의(條衣)로 하니 잘 살펴 조심스럽게 사용해야 할 것이다.”
당시 여섯 명의 나쁜 필추가 스님의 자리옷을 맨땅에 늘어놓고 산책을 하여 자리옷이 비에 젖어 못 쓰게 되었다.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스님 공동의 자리옷을 맨땅에 늘어놓아 비를 맞게 하고 산책을 하여서는 안 된다. 그리하는 자는 악작죄를 짓는 것이니라.”
또 여섯 명의 나쁜 필추가 스님 공동의 요를 주방으로 가지고 가서 연기를 쐬어 못 쓰게 만들었다.
이에 여러 필추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스님 공동의 요를 주방으로 가지고 가서 못 쓰게 해서는 안 된다. 그리하는 자가 있다면 악작죄를 짓는 것이니라.”
어떤 필추가 스님 공동의 자리옷을 걸치고 화장실에 갔다. 이에 필추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스님 공동의 자리옷을 걸치고 화장실에 가서는 안 된다. 그리하는 자가 있다면 악작죄를 짓는 것이니라.”
당시 여러 필추들이 스님 공동의 요와 이불이 못 쓰게 된 것을 보고 그냥 내버리고, 그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냥 버려서는 안 된다. 만일 옷이 터졌으면 여분의 실로 꿰매야 할 것이고 구멍이 났으면 천으로 기워야 할 것이다. 그리고 안이 해졌으면 베로 덧대어야 할 것이요, 전체가 낡아 사용할 수가 없을 경우에는 등잔의 심지를 만들거나 잘게 쪼개 쇠똥과 섞어 진흙을 만들어서 기둥의 구멍을 막는다든가 벽에 진흙 칠을 하여야 할 것이다. 이렇게 시주가 보시한 물건들을 가능한 한 오랫동안 여러 용도로 사용해야 할 것이니, 3의(衣)가 못 쓰게 되었을 때에도 이와 같이 해야 하느니라.”

4) 네 번째 자섭송

일정한 장소에 보시한 물건을
다른 곳에서 온 필추가 거저먹어서는 안 되며
그 보시한 물건 가운데 가져가는 것이 있다면
반드시 그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부처님께서 실라벌성에 계셨다.
당시 어떤 장자가 절을 짓고 절에 필요한 재물들을 모두 충분하게 마련하여 보시하였다. 그리곤 그 장자는 그 곳의 필추에게 절에 머물며 잘 관리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그런데 그 필추에게는 다른 절에 거주하고 있는 제자들이 많았다. 그들이 인사하러 그 절에 찾아왔을 때, 그 필추가 제자들에게 말하였다.
“절을 지은 장자가 나에게 부탁하기를 절에 머물며 잘 관리해 달라고 하였으니, 너희들은 식사를 마치고 곧 떠나도록 하여라.”
제자가 스승에게 말하였다.
“스승이시여, 여분의 음식을 저에게 주시면
가지고 가서 함께 있는 이들과 먹도록 하겠습니다.”
스승이 대답하기를 “뜻대로 하라”고 하였다. 그러자 그들은 음식을 가져가기도 하고 등 기름[燈油]을 가져가기도 하였으며 나무뿌리, 줄기, 꽃잎, 열매, 약 등을 모두 가져가 버렸다. 그리하여 오래지 않아 그 절에 있던 물건들이 빠져 나가 모두 바닥이 날 지경이었다.
이에 그 절에 있는 다른 필추들이 절을 지어 준 시주의 집에가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장자는 알고 있습니까? 당신이 지은 절 안의 물건이 지금은 부족한 상태입니다.”
이에 장자가 물었다.
“절에 많은 필추가 있지도 않은데 그 사이에 스님 대중의 물건이 모두 바닥이 났단 말입니까?”
그러자 여러 필추들이 그 동안의 일들을 모두 시주에게 말해 주었다. 그러자 장자가 “내 어찌 그것들을 다른 절의 필추들에게 주었겠습니까?”라고 하며 그 필추를 원망하였다.
이에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다른 곳에 있는 필추는 그 절의 음식을 다른 곳으로 가져가서도 안 되며, 그 절의 필추가 음식을 다른 곳에다 주어서도 안 된다. 음식과 등 기름, 그리고 꽃잎, 과일에 이르기까지 시주한 사람의 의도가 그 절에 머무는 사람들에게만 주려는 것이요, 다른 사람에게 주려고 한 것이 아니라면, 다른 곳에서 와서 식사를 한 자는 거기에 맞는 값을 지불하여야 할 것이다.”

5) 다섯 번째 자섭송

공동 소유의 옷에는 시주의 이름을 적어 두고
개인 소유의 것에는 개인적으로 표시한다.
담요는 공동 소유나 개인 소유로 할 수 있으며
필추니는 하안거할 때 머물렀던 곳을 정돈해 두어야 한다.

그때 부처님께서는 실라벌성에 계셨다.
당시 출가한 두 형제가 있었다. 절을 관리하는 필추가, 입고 있던 스님 공동의 옷을 형인 필추에게 맡기고 다른 곳으로 간 적이 있었다. 그때 동생 되는 필추가 자기의 옷을 가지고 형에게 와서 자기 옷을 그 절을 관리하는 필추의 옷 옆에 두었다가 떠날 때 잘못 알고 그 옷을 자기 옷이라고 생각해 입고 가버렸다.

그 뒤 절을 관리하는 필추가 돌아와 다른 옷이 있는 것을 보고는 “스님, 지금 스님 대중이 많은 보시를 받았군요”라고 말하였다. 그러자 형인 필추가 아니라고 대답하였다. 이에 “이것은 누구의 옷이냐?”라고 묻자, 형인 필추가 “당신의 옷입니다”라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절을 관리하는 필추가 말하였다.
“나의 옷은 넓고 큰데 이것은 좁고 작으니 분명 다른 사람이 이곳에 와서 나의 옷을 가져간 것이요, 다른 사람이 왔다면 내 지금 그에게 가서 물어 보리라.”
그가 동생인 필추가 있는 곳으로 가서 자신의 옷을 보고 그 까닭을 물으니,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제가 고의로 이 옷을 가져온 것은 아닙니다. 만일 이것이 스님 옷이라면 가지고 가시지요.”
이에 그 필추가 의심스러운 생각이 들어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중 소유의 옷에는 표시를 해 두도록 하여라.”
필추가 어떻게 표시해야 할지 모르자, 세존께서 일러 주셨다.
“대중 소유의 물건에는 ‘이것은 아무개 시주의 옷이다’라고 적고, 개인 소유의 옷에는 개인적으로 표시해 두도록 하여라.”
당시 비단으로 짠 담요와 작은 무늬를 넣은 요를 스님 대중에게 보시한 일이 있었다.
이에 대해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스님 대중의 소유로 하는 것도 허락하고, 개인 소유로 하는 것도 허락하노라.”
많은 사람들이 선반과 큰 평상을 스님 대중에게 보시하자, 이에 대해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스님 대중의 소유로 할 것이요, 개인 소유로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세존께서 말씀하시기를 여름 안거를 할 때에 필추니들이 일이 있으면 세상에 돌아다닐 수 있다고 하셨는데, 필추니들이 머물렀던 곳을 정리하지 않고 그냥 떠나 그 곳이 못쓰게 되었다.
이에 여러 필추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여러 필추니들은 안거할 때에는 자신이 머물렀던 곳을 정리해 두어야 할 것이다. 그리하지 않는 자는 악작죄를 짓는 것이니라.”

6) 여섯 번째 자섭송

장례에 사용한 옷과 물건을
보내오면 받아야 할 것이다.
스님 대중을 위해 남에게 재물을 빌렸다면

대중의 물건으로 그 값을 치러야 할 것이다.

당시 속인 가운데 친척이 죽자 그를 시림(屍林)에 장사지내고 휘장, 옷 등을 집으로 가져갔다가 나중에 스님 대중에게 보시한 사람이 있었다. 필추들이 이를 받지 않고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죽은 사람의 옷은 마땅히 받아야 할 것이다.”
그때 어떤 가난한 사람이 그것을 빌리러 왔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난한 사람이 빌리러 왔으면 빌려 주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그가 미심쩍은 생각이 들어 곧 가지고 와서 되돌려 주자 필추들이 받으려 하지 않았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곧 보내 왔다면 받아야 할 것이다.”
당시 절을 관리하는 필추가 스님 대중의 일을 보면서 속인에게 많은 재물을 빌려 썼는데 얼마 안 되어 그만 죽고 말았다. 그러자 속인이 필추가 죽었다는 소문을 듣고는 급히 와서 물어 보았다.
“아무개 필추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그러자 대답하기를 “이미 죽었습니다”라고 하였다. 속인이 “그는 나에게서 많은 재물을 빌려갔습니다”라고 하자, 필추들이 대답하였다.
“당신이 시림(屍林)에 가서 그에게서 찾아가십시오.”
그러자 속인이 말하였다.
“그는 대중의 일을 한 것이지 사사로운 일에 쓴 것이 아닙니다. 그러니 그대들이 나에게 값을 치르는 것이 당연하겠습니다.”
이에 필추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일 그 필추가 스님 대중의 일을 하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당연히 대중의 물건으로 그 값을 치러야 할 것이다. 내 지금 절을 관리하는 필추들을 위해 법도를 정하겠노라. 모든 절일을 보거나 관리하는 필추는 먼저 절의 상좌에게 말씀드리고 나서 남에게 빌려야 할 것이다. 때에 따라서는 문서로 기록해 분명한 증거를 남기기도 해야 할 것이다. 절일을 보는 필추들이 이 법도를 따르지 않는다면 모두 악작죄를 짓는 것이니라.”

7) 일곱 번째 자섭송

사탕수수는 필추와 사미의 몫을 똑같이 나눌 것이며
음식을 떼어 내어 다른 데 쓰지 말라.
나눌 수 없는 물건에는 네 가지가 있으며
침구를 밤에 분배하게 하지 말라.

부처님께서 실라벌성에 계셨다.
그때 여러 스님 대중들이 많은 사탕수수를 얻었는데,
사미들에게는 3분의 1을 주라는 세존의 말씀대로 필추들은 그들에게 사탕수수를 3분의 1씩 나누어 주었다. 이 때 쭉 줄지어 세존의 앞까지 앉아 있었는데, 라후라는 줄의 맨 끝에 있었다. 그가 사탕수수를 먹고 세존의 얼굴을 우러러보고 있노라니, 세존께서 그를 보고 물으셨다.
“라후라야, 사탕수수를 먹었느냐?”
라후라가 대답하였다.
“먹었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다른 바라는 마음이 있느냐?”
라후라가 대답하였다.
“있나이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얼마를 받았느냐?”
라후라가 대답하였다.
“단지 3분의 1만을 받았나이다.”
이에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옷에 대해 그렇게 말한 것이지 음식의 경우를 말한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내 이제 필추들에게 정해 주노니 만일 조금이라도 음식을 얻게 되거든 모두 똑같이 나누도록 하여라. 똑같이 나누지 않는 자가 있다면 악작죄를 짓게 되리라.”
그래서 라후라는 더 많은 사탕수수를 받게 되었다.
세존께서 음식을 나누지 말라고 말씀하신지라 필추들이 의심스러운 생각이 들어 현재 얻은 사탕수수의 뿌리와 과일을 모두 나누려 하지 않았다. 이에 부처님께서 “나누어야 한다”고 하시고 자세히 여러 가지를 말씀해 주셨다.
같은 곳에서 다음과 같은 일이 있었다.
어떤 속인이 절을 짓고 그 절에 있는 모든 필추들에게 음식 등을 제공하였다. 그때 여러 필추들이 서로 의논하기를 “여러 스님들이여, 우리가 음식 때문에 곤란을 받고 있지 않으나, 지금 법의[支伐羅]는 부족합니다. 그러니 이 음식을 함께 팔아 의복을 장만하고 각자 걸식하여 허기나 면하도록 합시다”라고 하였다. 그렇게 의논하고는 어떤 필추도 그 시주의 집에 가서 음식을 받지 않았다. 그런데 여러 필추들이 걸식할 적에 그 시주가 보고는 물어 보았다.
“스님이시여, 제가 당신들을 위해 매일 음식을 바치고 있는데, 어찌하여 힘들게 걸식을 하시는 것입니까?”
이에 필추들이 그간의 일을 자세히 시주에게 말해 주었다. 그러자 장자가 말하기를 “그대들은
어찌하여 먹는 음식을 대중들이 서로 나누어 쓰는 것입니까?”라고 하며,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하였다.
이에 여러 필추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눌 수 없는 네 종류의 물건이 있으니, 그 넷이 무엇인가? 첫째 전체 스님 공동의 물건이요, 둘째 탑에 딸린 물건이요, 셋째 대중 가운데 병든 이에게 주는 약이요, 넷째 먹는 음식이 그것이다. 만일 이것들을 나누는 자가 있다면 모두 악작죄를 짓는 것이니라.”
당시 여섯 명의 나쁜 필추가 세상을 두루 돌아다니다 해가 지고 별이 뜰 무렵 어느 절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때 여러 필추들이 자신의 친우들과 함께 휴식을 취하고 있었는데 여섯 명의 필추들이 사람들에게 말하기를 “존자들이여, 그대들은 어찌하여 세존의 가르침을 지키지 않으면서도 그렇게 편안히 지낼 수 있는가? 만일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있거든 나이 순서에 따라 침구를 나누어 주어야 할 것이요”라고 하였다.
이에 여러 필추들이 곧 나이 순서에 따라 침구를 나누어 주자 그것을 받아 각자 수면을 취하였다. 그런데 채 침구를 다 나누어 주기도 전에 새벽이 되자, 여섯 명의 나쁜 필추들이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이었다.
“존자들이여, 우리의 침구를 거두어 가시오. 우리는 길을 떠나야 하겠소.”
그러자 여러 사람들이 말하였다.
“어찌하여 그대들은 단지 하룻밤을 편히 지내기 위해 우리 대중들을 고생시키는 것입니까?”
이에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필추들이 해질 무렵에 절에 이르렀을 때에는 다른 필추들에게 밤에 침구를 나누어 달라고 하지 말라. 달라고 강요한다면 악작죄를 짓는 것이니라.”

8) 여덟 번째 자섭송

약차(藥叉)가 바친 과일을 불로 청정케 해서 먹고
남은 것으로는 음료수를 만들어 먹도록 하라.
땅 위에 벽돌에서는 불을 지피지 말고
등(燈)은 스님 공동 혹은 개인 소유로 하여라.

그때 세존께서는 적군국(賊軍國)에 계시면서 세상을 두루 돌아다니다 적색촌(赤色村)에 도착하셨다.
그 마을에는 대력약차신묘(大力藥叉神廟)가 있었는데, 그때 약차가 부처님 처소에 와서 두 발에 예배하고는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원컨대 세존과 필추들께서는 보잘것없는 저의 청을 받아 주시어 이 사당에서 하룻밤 머물러 주십시오.”
이때 세존께서는 아무 말 없이 그의 청을 허락하셨다. 약차가 세존께서 허락하셨음을 알고는 곧 5백 인이 머물 수 있게 침상과 요, 베개, 수놓은 이불들을 만들어 넉넉하게 준비하고 5백 개의 화로에 재를 가득 담아 모두 연기가 나지 않게 하였다. 그런 다음 약차신은 먼저 가장 좋은 방으로 세존을 모시고 나머지 방에는 따로따로 필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배당하였다. 그런 뒤에 약차신이 부처님의 처소에 와서 다음과 같이 말씀드렸다.
“다시 원하옵나니, 세존과 필추들께서는 내일 이 사당에서 보잘것없는 공양이나마 저의 공양을 받아 주십시오.”
이때 세존께서는 아무 말 없이 그의 청을 허락하셨다. 이에 약차신은 갈습미라국(羯濕彌羅國)에 있는 친구인 달저가(達底迦)라는 약차에게 사람을 보내어 다음과 같이 부탁하였다.
“내가 지금 부처님과 스님에게 청해 내일 집에서 공양을 드리려 하오. 북방의 과일이 매우 맛 좋으니 바라건대 그대는 기꺼운 마음으로 나의 공덕(功德)을 도와주시오.”
이때 그 약차는 연락을 받은 즉시 포도, 석류, 감귤, 사탕수수, 호도, 갈수라(渴樹羅) 등을 광주리에 가득 담아 다른 약차에게 명하여 그가 뜰 안에서 공양하라고 하였다. 여러 필추들이 그것을 보고는 부처님께 여쭈어 보았다.
“이 북방의 과일은 어떻게 먹어야 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불로 청정하게 한 후 먹어야 할 것이니라.”
그때 여러 필추들이 하나하나 따로 떼어 청정하게 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한데 모아 그 중에서 서너 군데만 불로 청정하게 한 다음 먹어도 잘못이 되지는 않느니라.”
스님 대중에게 나누어 주고 여분이 있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갈아서 수시로 먹는 음료수를 만들어 마시고 싶을 때 마시도록 하여라.”
그래도 남아돌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삶아 항아리에 담아 다른 날 마시도록 하여라.”

필추들이 겨울에 땅 위에 있는 벽돌에 불을 피워 벽돌을 손상시켰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땅 위에 있는 벽돌에서 불을 피워서는 안 되니, 기와를 대도록 하여라.”
그래도 여전히 연기가 나 그을리자, 부처님께서 “화로를 만들라”고 하셨다.
방 안에서 불을 피워 연기가 많이 나자 부처님께서 “【문】밖에서 하라”고 하셨다. 그러나 연기가 흩어지면서 방 안으로 들어와 눈에 쏘이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연기가 다 흩어지기를 기다려 물을 조금 뿌린 다음 방 안으로 들여오도록 하여라.”
이때 스님 대중이 단층으로 된 등(燈)을 얻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스님 대중의 소유로 하는 것도 허락하고 개인 소유로 하는 것도 허락하노라.”
또 2층, 3층으로 된 등을 얻게 되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모두 스님 대중의 소유로 하라. 그러나 개인 소유로 한다고 하더라도 죄가 되지는 않느니라.”

9) 아홉 번째 자섭송

나그네 필추와 주인 필추는 서로 잘 살펴 도둑맞지 않도록 하고
물건을 건네 줄 때는 분명하게 넘겨주어야 할 것이다.
절을 지키는 사람은 다섯 종류의 자물쇠를 꼭 잠글 것이고
옷의 치수가 작을 적에는 몸에 맞춰 옷을 만들 것이다.

당시 많은 나그네 필추들이 절에 찾아오면 절에 있던 필추들은 그들을 쉬게 해주었다. 그런데 그들이 도둑질해 가는 일이 있자, 필추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전부터 아는 자라면 쉬게 해 줄 것이나, 모르는 낯선 필추라면 쉬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세존께서 모르는 자를 쉬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셨는데, 당시 알고 있는 필추라 쉬게 하였더니 바로 뒤이어 알지 못하는 필추가 뒤따라온 일이 있었다. 마침 그 때는 알고 있는 필추가 잠시 외출하였을 때였는데, 뒤에 온 자가 옷과 발우를 훔쳐 가버렸다. 절에 있던 필추는 그가 동료라고 생각하여 그를 막지 않았기 때문에 도둑질을 해 갈 수 있었던 것이다. 아는 필추가 돌아와 옷과 발우가 없어진 것을 알고는 주인에게 물었다.
“내 옷과 의발을 누가 가지고 갔습니까?”
주인이 대답하였다.
“당신 동료가 가지고 갔습니다.”
아는 필추가 말했다.
“나는 동료가 없습니다.”

이에 주인이 말하였다.
“당신을 따라온 자가 동료가 아니었습니까?”
그러자 그 필추가 말하였다.
“당신이 내 옷을 잃어버렸으니, 어서 돌려주어야 할 것입니다.”
이에 그가 옷과 발우를 잃어버려 마침내 없게 되었다.
이에 여러 필추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주인은 나그네가 왔을 때 먼저 그에게 ‘당신의 동료입니까? 옷과 발우를 달라고 하면 줄까요?’라고 물어 보아야 했다. 만일 주지 말라고 하였는데도 주었다면 그의 옷과 발우의 값을 변상해야 하겠지만, 주라고 하였다면 갚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또, 어떤 나그네 필추가 왔을 때 주인이 그를 쉬게 해 주었는데 뒤이어 주인이 아는 필추가 온 적이 있었다. 그때 마침 주인은 양치질하느라 잠시 나가 있었다. 그런데 뒤에 온 자가 주인의 옷과 의발을 가져갔다. 먼저 온 나그네 필추는 그가 그 방의 주인인 줄 알고 막지 않았기 때문에 도둑질을 해 갈 수 있었던 것이다. 잠시 후 주인이 돌아와 옷과 발우가 없어진 것을 알고는 나그네에게 물었다.
“나의 옷과 발우를 누가 가지고 갔습니까?”
나그네가 대답하였다.
“이 방의 주인이 가지고 갔습니다.”
주인이 말하였다.
“나 이외에 어디에 이 방의 주인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당신이 나의 옷을 잃어 버렸으니, 어서 값을 변상하도록 하시오.”
이에 나그네는 옷과 발우를 잃어버려 없게 되었다. 여러 필추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나그네 필추가 다른 필추의 방에 있을 때에는 응당 주인에게 ‘누가 와서 옷과 의발을 달라고 하면 줄 것인가?’라고 물어 보아야 할 것이다. 그래서 만일 주지 말라고 하였는데 주었다면 그 값을 변상해야 하겠지만, 주라고 말하였다면 변상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당시 어떤 나그네 필추가 일이 있어 떠나려 할 때 주인 필추에게 옷을 맡기며 말하기를 “젊은 필추가 오거든 이 옷을 주도록 하십시오”라고 하였다. 얼마 후 젊은 필추가 오기에 맡긴 옷을 주니, 그가 가지고 달아나 버렸다. 이 일을 부처님께서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나그네 필추가 주라고 부탁하였다면 설령 가지고 도망갔더라도 배상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반드시 분명하게 확인한 다음 주어야 할 것이다.”
이에 드러내놓고 전해 주라고 부탁했다는 말을 하자, 곁에 있던 사람이 이를 듣고는 와서 물건을 달라고 하였다. 그 일로 인해 재물을 잃어버리게 되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의당 조용한 곳에서 확인하고 맡긴 물건의 모습을 분명하게 확인한 다음 옷을 주어야 할 것이다.”
당시 어떤 필추가 길을 따라 가다가 강나루에 이르러 배를 타고 가기 위해 동료에게 말하기를 “나에게 옷과 주머니를 건네 달라”고 하였다. 그런데 그 친구가 물건을 건네주면서 채 받기도 전에 놓아 버려 옷이 물에 빠졌다. 이에 필추가 말하였다.
“나에게 옷과 주머니 값을 변상하라.”
그러나 그가 돌려주지 않았다. 여러 필추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채 건네받기도 전에 놓아서는 안 될 것이다. 채 받기 전에 놓았다면 마땅히 값을 변상해야 할 것이다.”
발우와 주머니를 다른 사람에게 주려다 실수로 손에서 놓쳐 물에 빠뜨리는 일이 있었다. 그러자 발우와 주머니를 잃게 된 주인이 그에게 배상을 요구하였다.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채 받기도 전에 놓아서는 안 될 것이다. 만일 고의로 놓았다면 마땅히 배상하여야 할 것이다.”
절을 지키는 사람이 도적에게 물건을 도적질당하자 대중이 서로 의논하여 절을 지키는 사람에게 잃어버린 물건을 배상하게 하였다. 이에 필추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마땅히 알고 있으라. 절일을 보는 사람이 절문을 잠그는 것에는 다섯 가지가 있으니, 상하로 잠그는 열쇠와 보조 열쇠, 문, 빗장, 고리 등이 그것이다. 이것들을 잠그지 않았기 때문에 도적을 맞았다면 그 정도에 따라 배상해야 할 것이다. 가령 하나를 잠그지 않았다면 일부분을 배상해야 할 것이요, 모두를 잠그지 않았다면 전부를 보상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절을 지키는 사람이 조심스럽게 지켜 다섯 열쇠를 모두 잠갔다면 비록 잃어버렸다고 하더라도 배상하지 않아도 되느니라.”
다시 우바리가 부처님께 여쭈어 보았다.
“세존께서 말씀하시기를 모든 필추는 치수에 맞춰 옷을 지으라고 하셨는데, 옷의 치수보다 몸이 큰 사람의 경우에도
역시 치수에 따라 옷을 지어야 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당연히 몸의 크기에 맞추어야 할 것이지 치수에 맞추어서는 안 될 것이다.”

10) 열 번째 자섭송

군(裙)과 승각기(僧脚攲)가 더럽혀졌을 경우를 대비하고
향니(香泥)에 옷이 더럽혀졌으면 빨아야 한다.
땅에 떨어진 음식은 더러운 부분을 떼어 내고 먹으며
열 가지 먼지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그때 필추들의 내의[裙]에 기름이 묻어 냄새가 나자, 필추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조 내의[副裙]를 가지고 다녀라.”
또 승각기가 더럽혀졌는데 기름이 스며들어 대의(大衣)까지 더럽혔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조 승각기를 가지고 다니도록 하여라.”
당시 여러 필추들이 큰 공양을 베풀었을 때 향니(香泥), 말향(末香), 그리고 기름 등에 옷이 젖어 더럽혀졌다.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밀향에 의해 더럽혀졌다면 옷을 털어서 입도록 하고, 향니에 더럽혀졌으면 씻어 내고 입도록 하며, 기름에 더럽혀졌으면 비누나 재[灰]로 기름기를 닦아 낸 다음 입도록 하여라.
필추들이 음식을 받았을 때 채 받기 전에 땅에 떨어뜨렸다면 다시 받아야 하지만, 만일 음식을 주는 자가 없다면, 스스로 땅에 떨어진 것에서 더럽혀진 많은 부분을 덜어 내고 먹어야 할 것이다.”
국물 속에 다른 액체가 들어 있을 경우에 대해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당연히 대부분 쏟아 내고 섞이지 않은 남은 부분을 먹어야 할 것이다.”
당시 여러 필추들이 걸식을 하던 중 비바람이 사납게 불어 먼지가 발우에 들어가자 의심스러운 생각이 들어 먹지 않았다. 또 식사할 때에도 먼지가 발우에 들어가는 일이 있었다.
이에 대해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 여러 필추들이여, 먼지에는 다섯 종류가 있으니, 그 다섯 종류가 무엇인가 하면 첫째 촉진(觸塵)이요, 둘째 비촉진(非觸塵)이요, 셋째 정진(淨塵)이요, 넷째 부정진(不淨塵)이요, 다섯째 미진(微塵)이다. 이 중 촉진이 옷에 붙었을 경우에는 닦아 내고, 발우 속에 들어갔다면 빼내고 먹어야 할 것이다. 그 외에 다른 다섯 가지 먼지가 있으니, 첫째 식진(食塵)이요,
둘째 음진(飮塵)이요, 셋째 의진(衣塵)이요, 넷째 화진(花塵)이요, 다섯째 과진(果塵)이 그것이다. 이러한 먼지 가운데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은 그대로 받아서 먹을 것이요, 볼 수 없는 것은 뜻에 따라 먹어야 할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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