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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2113 불교(근본설일체유부백일갈마 1권 / 根本說一切有部百一羯磨)

by Kay/케이 2023.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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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근본설일체유부백일갈마(根本說一切有部百一羯磨) 1

 

 

근본설일체유부백일갈마(根本說一切有部百一羯磨) 제1권
대당용흥삼장성교서(大唐龍興三藏聖教序)1)


어제(御製)



“끝없이 펼쳐진 푸른 하늘은 별자리를 늘어놓아 형상을 드러내고, 아득히 이어진 넓은 땅은 강과 산을 펼쳐놓아 형상을 이룬다”고 들었다. 천문(天文)을 우러러 관찰해보면 이미 그와 같고, 지리(地理)를 굽어 살펴보면 또한 이와 같다. 무릇 오묘한 뜻[妙旨]은 그윽하고 미묘해 이름이나 말로 표현할 수 없고, 진여(眞如)는 맑고 고요해 성품이나 형상으로 이해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귀머거리와 같이 어리석은 마음을 일깨우려면 메아리가 요동치는 법의 천둥에 의지해야 하고, 길을 잃고 헤매는 중생을 이끌려면 방향을 알려주는 깨달음의 우두머리를 기다려야 한다. 따라서 임시로 이름을 붙였지만 영원한 이름을 파괴하지 않고 설법을 즐기셨지만 결국 말할 게 없음을 설명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형상 밖의 형상을 홀로 삼계의 존자라 칭하고 하늘 가운데 하늘을 이에 육신통을 갖춘 성인이라 표현한다면, 법왕께서는 날카로운 견해로 72명의 군왕을 낳아 기르시고2) 범천과 제석이 다스린 세월마저 1만 8천년으로 가두신 것이 된다.3) 주나라 시절에 별이 빛을 잃었다는 말씀은 성인이 태어날 징조와 부합하였고,4) 한나라 시절에 태양이 상서로운 빛을 흘렸다는 기록은 신과 소통한 꿈과 맞아떨어졌다.5) 따라서 부처님은 능히 모래알처럼 오랜 겁 동안 위의를 떨치시고, 티끌처럼 수많은 세상에서 교화를 행하시는 것이다.
옥호(玉毫)6)에서 빛을 놓아 어둠을 없애고, 금구(金口)7)로 널리 선포하여 막힌 곳을 뚫으셨으니, 번뇌의 적을 물리침에 어찌 창과 방패를 쓰겠는가, 생사의 군대를 파괴함에 오직 지혜의 힘만 의지하셨다. 원만하고 밝은 세계를 열어 가없는 중생을 널리 받아들이고, 영원한 행복의 문을 열어 심식(心識)이 있는 생명을 두루 포용하셨으니, 하늘을 뒤덮는 욕망의 물결일지라도 경계의 바람이 그침에 단박에 맑아졌고, 해를 가리는 망정의 먼지일지라도 법의 비가 적심에 곧바로 쓸려가 버렸다. 귀의하는 자는 재앙이 소멸되고 복을 받았으며, 회향하는 자들은 위험이 제거되고 안락을 얻었으니, 가히 높고도 우뚝한 것이 그가 이룩한 공이 있겠지만 드넓고 아득하여 이름을 붙일 수 없는 분이라 하겠다. 다만 꼬물꼬물 어리석은 사생(四生)8)
무상(無常)을 깨닫지 못하고, 아득한 육취(六趣)9)는 모두들 유결(有結)10)에 묶였으니, 허공의 꽃이 실재가 아니고 강에 비친 달이 견고하지 못하다는 것을 어찌 알리오. 오음(五陰) 속으로 치달리고 삼계의 영역에서 옮겨 다닐 뿐이니, 온갖 만물을 거둬들여 결국 법문을 기다려야만 했다.
백마가 서쪽에서 와11) 현묘한 말씀이 동토에 전해지고부터서야 세존께서 곧 근기의 부류에 따라 법을 연설하시고, 중생이 이에 성품을 쫓아 미혹을 깨쳤으며, 마명(馬鳴)은 고귀한 책에서 아름다움을 뽐내고, 용수(龍樹)는 보배로운 게송에서 향기를 드날렸다. 이에 아득한 진단(震旦)12)까지 통하고 염부제(閻浮提) 멀리까지 유통되어 반자교(半字敎)13)와 만자교(滿字敎)14)가 구역을 나누고, 대승과 소승이 나란히 질주하였으며, 맑고 편안한 준덕들이 수승한 도량에서 실력을 겨루고, 아름답고 원대한 고사들이 법의 집에서 줄지어 거닐게 되었다. 그리하여 마침내 미묘한 말씀이 규범으로 드러나 천고의 세월을 거치면서 아름다운 명성을 드날렸고, 지극한 도리가 법규로 흘러 시방에 두루 미치면서 무성한 과실을 맺었다.
그러나 후주(後周) 시절에 마군의 바람이 거세게 몰아치는 시운을 만나15) 결국 온 천하 초제(招提)16)가 모조리 허물어지고 피폐해졌으며, 온 세상 법려(法侶)가 평민들 속으로 자취를 숨겨야 했다. 아, 적막한 선정의 거처에는 좌선하던 자리만 휑하니 남았고, 황량한 지혜의 동산에는 경행하던 흔적이 다시는 없게 되었다. 개황(開皇)에 이르러 거듭 보수하고 건립하였지만17) 다시 대업(大業)을 맞아 또 일부가 붕괴되는 일을 겪었으니,18) 귀신이 통곡하고 신령이 앓았으며, 산이 울고 바다가 들끓었다. 이미 도탄(塗炭)에 빠졌는데 가람(伽藍)이 어찌 남아나랴. 정법은 침몰해 사라지고, 사견은 더욱 늘어만 갔다. 이에 사람들이 깨달음의 길을 미혹해 고(苦)와 집(集)의 구역으로 되돌아갔고, 세속이 참된 종지를 뒤덮어 번뇌와 장애 속의 굴레에 속박되었다.
우리 대 당나라가 천하를 차지하여 위로 유소씨(有巢氏)19)와 수인씨(燧人氏)20)를 능가하고 아래로 복희씨(伏羲氏)21)와 헌원씨(軒轅氏)22)를 굽어보자 삼성(三聖)23)이 거듭 빛을 발하고, 만방(萬邦)이 하나로 통일되었다. 위엄을 보여 일제히 정비하고 은택을 끝없이 베풀었으며, 대지의 맥락을 걷어잡아 순박함으로 돌이키고, 하늘의 강유를 널리 선포하며 정성을 바쳤다. 부처님의 태양을 다시 걸고 범천(梵天)24)을 거듭 보수하자 용궁(龍宮)의 여덟 기둥이 가지런히 안정되고
영취산[鷲嶺]의 다섯 봉우리가 높이를 다투었으니, 석존의 가르침을 크게 홍포한 것은 진실로 우리 황조라고 하겠다.
대복선사(大福先寺)에서 경전을 번역한 삼장법사 의정(義淨)은 범양(范陽) 사람이다. 속성은 장씨(張氏)이니, 한(韓)나라 이후로 5대에 걸쳐 제상을 지내고 진(晉)나라 이전에 삼태(三台)25)의 벼슬을 지내면서 붉은색과 자주색26)으로 빛깔을 나누고 초미(貂尾)와 선문(蟬文)27)으로 광채를 합한 가문이다. 고조(高祖)께서 동제군수(東齊郡守)를 지내던 시절에는 어진 교화의 바람[仁風]이 부채를 따라 일어났고 단비가 수레를 따라 내렸으며, 육조(六條)28)로 교화를 펼치고 십부(十部)29)로 정치를 행하셨다. 이 무렵 그의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러서는 모두 세속의 영화를 싫어하여 하나의 언덕30)에서 맘대로 살면서 세 갈래 오솔길31)을 소요하였다. 온화함을 품고서 몸을 소박하게 하고, 천성을 기르면서 정신을 편안하게 하였다. 그렇게 동쪽 산에서는 돋아난 영지를 따고 남쪽 개울에서는 맑은 물을 길었으니, 가히 저 멀리 붉은 산마루를 찾아갔다가 흰 구름에 깃들어 누웠다고 하겠다. 언덕의 학32)은 이에 울음을 삼켰고, 마당의 망아지33)는 이 때문에 그림자만 묶였다.34)
법사께서는 허깨비를 뽑아버린 밝은 총명함으로 일찌감치 총명함과 민첩함을 드러냈다. 자두를 변별할 나이35)를 넘기자마자 즐거운 마음으로 출가하였고, 사내가 낙양에서 노닐 나이36)를 넘기자마자 서쪽 나라로 찾아갈 뜻을 세웠다. 이후 경사(經史)37)를 두루 학업 하여 학문이 고금을 꿰뚫었고, 삼장(三藏)의 현묘한 중추를 손아귀에 쥐고서 일승(一乘)의 오묘한 뜻을 밝혔다. 그러고 나서는 한가롭게 지내며 고요함을 익히고 사려함을 쉬고서 선정에 안주하였으며, 저 산림에 의탁하여 이 티끌 같은 세상의 속박을 멀리하였다. 그러다 37세에 비로소 평소 품었던 뜻을 결행하여 함형(咸亨) 2년(671)에 발걸음이 광부(廣府)에 이르렀다. 출발할 때 의기투합한 숫자는 열 명이었지만 노 저어 떠날 때 뱃머리에 오른 사람은 오직 그 하나뿐이었다.
그렇게 남해를 돌아 아득히 흐르고 서역을 향해 길이 내달리면서 천 겹 바위산을 지나고 만 리 파도를 넘어 갔다. 조금씩 천축에 다다라 차례로 왕사성(王舍城)에 도착하니, 부처님께서 『법화경(法華經)』을 설하신 영취산(靈鷲山) 봉우리가 여전히 그대로였고, 여래께서 성도하신 성스러운 자취도 여전히 남아있었다. 폐사성(吠舍城)38)에는 일산을 바쳤던 흔적39)이 사라지지 않았고, 급고독원(給孤獨園)에는 황금을 깔았던 땅40)이 아직도 남아있었다. 세 갈래 보배 계단41)이 확연한 것을 눈으로 목격하였고, 여덟 개의 크고 신령한 탑42)이 아득한 것을 직접 관찰하였다.
그가 경유한 곳은 30여 국이고 편력한 세월이 20여년이었으니, 보리수 아래에서 수차례나 가지를 꺾으면서43) 오랫동안 체류하였고, 아뇩달지(阿耨達池)44) 가에서 몇 번이나 갓끈을 씻고45) 거울을 닦았다.46)
법사께서는 자비(慈悲)로 방을 짓고 인욕(忍辱)으로 옷을 삼아 하루에 한 끼만 먹으면서 항상 재계하였고, 여섯 때47)에 게으름이 없이 늘 좌선하였다. 또한 예전의 번역자들은 먼저 범문을 송출한 다음에 이를 바탕으로 한문으로 번역하면서 단어를 선택함에 있어서는 바야흐로 학자들에게 의지해야만 했고, 뜻을 설명함에 있어서는 별도로 승려들에게서 도움을 받아야만 했었다. 하지만 지금 이 법사께서는 그들과는 같지 않아 이미 오천축(五天竺)의 언어에 능통하였고, 또 이제(二諦)48)의 그윽한 종지를 상세히 밝혔다. 그래서 번역한 뜻과 엮어낸 문장이 모두 자기에게서 나왔고, 단어를 선택하고 이치를 확정할 때도 주변 사람의 도움을 빌리지 않았다. 이는 한나라 시절의 가섭마등(迦葉摩騰)49)을 능가하고, 진나라 때의 구마라집(鳩摩羅什)50)을 뛰어넘은 것이다.
법사께서는 거의 400부에 도합 50만 송의 범본 경전과 금강좌진용(金剛座眞容) 1포, 사리 300과를 가지고 증성(證聖) 원년(695) 여름 5월에 비로소 도읍에 도착하였다. 측천대성황제(則天大聖皇帝)께서는 동쪽에서 솟아51) 천명을 받고, 하늘로 날아올라 기강을 거머쥐고는 선왕들의 사업을 계승해 번창시키는 것으로 임무로 삼고, 사해의 백성을 널리 구제하는 것으로 마음을 삼는 분이셨다. 이에 모든 관료들에게 명령하고 아울러 사부대중을 정비하셨으니, 무지개 깃발이 해를 쓸어버리고, 봉황의 노래52)가 구름을 걷었으며, 육수의 향기가 퍼지고53), 오색의 꽃잎이 흩날렸다. 그렇게 쟁쟁하고 성대하며 휘황하고 찬란하게 상동문(上東門)에서 맞이하여 불수기사(佛授記寺)에 안치하셨다.
법사께서는 우전삼장(于闐三藏)54) 및 대복선사(大福先寺) 주지 사문 복례(復禮), 서숭복사(西崇福寺) 주지 법장(法藏) 등과 함께 『화엄경』을 번역하였고, 이후 대복선사에서 천축삼장 보사(寶思)55)와 말다(末多)56) 및 불수기사 주지 혜표(惠表), 사문 승장(勝莊)・자훈(慈訓) 등과 함께 근본부(根本部)의 율(律)을 번역하였다.57) 이 대덕들은 모두 사선(四禪)의 선정에 잠겨
육바라밀[六度]을 그윽이 품고는 마음의 받침대에다 법의 거울을 높이 걸고, 성품의 바다에서 계율의 구슬을 환희 밝히셨던 분들이다. 이들은 문장의 숲에서 빼어난 재능을 드러내 깨달음의 나무를 가져다가 줄줄이 꽃망울을 터트렸고, 지혜의 횃불을 환하게 드날려 달을 맑히고 그림자와 합하였다. 순금과 박옥이란 진실로 이런 분들에게 해당하니, 진실로 범천 궁궐의 기둥이요 대들보이며, 참으로 불법 문중의 용이요 코끼리이다. 이들이 이미 여러 경율 200여권을 번역하고는 교정과 필사를 마치고 곧바로 모두 황궁에 진상하였으며, 그 나머지 계율과 여러 논서들은 바야흐로 다음 작업을 기다리게 되었다.
그리하여 오편(五篇)58)의 가르침이 온전히 규명되고, 팔법(八法)59)의 원인이 빠짐없이 밝혀졌으니, 구슬을 삼킨 거위60)마저 보호하고, 벌레의 목숨마저 해치지 않게 하였으며, 부낭(浮囊)61)은 반드시 썩지 않은 것을 취하고 기름 그릇62)은 끝까지 엎어버리지 말게 하며, 성교(聖教)63)의 기강을 받들고 모든 생명체의 이목을 열어주게 되었다.
삼가 바라옵니다. 위로 밑거름이 되어주신 선대 성황들께서 칠묘(七廟)64)의 기반을 길이 융성하게 하시고, 아래로 황위를 계승한 미미한 제가 구천(九天)65)의 명령을 항상 보좌하게 하소서. 모든 생명을 인수의 영역66)으로 옮기고, 천박한 풍속이 순수한 근원에 이르게 하시며, 해마다 풍년들고 절기마다 온화하며, 먼 곳은 안정되고 가까운 곳은 정숙되도록 하소서.
돌아보건대, 온갖 업무를 총괄해야 하고 사해의 일들이 너무나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을야(乙夜)67)의 여가를 틈타 하늘을 뒤덮는 덕을 돕고자 허공을 살피고 적멸을 두드려 이렇게나마 서문을 지었다.


근본설일체유부백일갈마(根本說一切有部百一羯磨) 제1권


당(唐)나라 의정(義淨) 한역
이창섭 번역


어느 때 부처님[薄伽梵]1)께서는 실라벌성(室羅伐城) 서다림(逝多林)의 급고독원에 계시면서 필추(苾芻:比丘)들에게 말씀하셨다.
“지금부터 너희 모든 필추들은 법과 율을 훌륭하게 설법하는 마음으로 흔쾌히 출가하여 구족계를 받은 아차리야(阿遮利耶)와 오파타야(鄔波馱耶:和尙)를 구해서 마땅히 사람들이 출가와 구족계를 받도록 도와주어야 하느니라.”
그때 모든 필추들이 계를 내려 주는 아차리야가 몇 사람 있고, 오파타야가 몇 사람 있는지를 알지 못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다섯 종류의 계를 내려 주는 아차리야가 있고, 두 종류의 오파타야가 있다. 어떤 것이 다섯 종류의 계를 내려 주는 아차리야인가?
첫째는 10계(戒)를 내려 주는 아차리야이고, 둘째는 비밀한 가르침을 내려 주는 아차리야이며, 셋째는 갈마(羯磨:作法 儀式)를 맡아보는 아차리야이고, 넷째는 의지(依止)하는 아차리야이고, 다섯째는 독송(讀誦)을 가르치는 아차리야이다.
어떤 것이 10계를 내려 주는 아차리야인가? 3귀의(歸依)와 10계[學處]를 말해 주는 스님을 말한다. 어떤 것이 병교(屛敎) 아차리야인가? 비밀한 장소에서 장법(障法:법을 가로막는 행위)을 검문하는 스님이다. 어떤 것이 갈마를 맡아보는 아차리야인가? 백사갈마(白四羯磨)2)를 맡아보는 스님을 말한다. 어떤 것이 의지(依止)하는 아차리야인가? 아래로는 하룻밤 묵고 가는 경우에, 의지하여 머무는 스님을 말한다. 어떤 것이 교독(敎讀) 아차리야인가? 경의 독송을 가르치는 일에서 비롯하여 4구(句) 게송에 이르기까지를 가르치는 스님을 말한다.
어떤 것이 두 종류의 오파타야인가?
첫째는 그에게 머리를 깎아 주고 출가시켜 10계를 받게 해 준 스님을 말한다.
둘째는 구족계를 받게 해 준 스님을 말한다.”
부처님의 말씀에 따르면, 그에게 몸소 가르쳐 준 스승 등은 마땅히 출가를 시켜 계를 받게 해 주고, 또한 구족계를 받게 해 줄 사람인데, 모든 필추들이 어떻게 하여야 곧 출가하여 구족계를 주는 것인지를 알지 못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무릇 출가하고자 하는 사람이 그의 사정에 따라 한 스승이 있는 곳을 찾아가면, 스승은 곧 이에 호응하여 그가 갖고 있는 도를 가로막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물어본다. 그리고 만약 그가 모든 일에 두루 청정한 사람이라면, 생각에 따라 그를 거두어 받아들인다. 일단 그를 받아들이고 나면 그에게 3귀의(歸依)와 5학처(學處:5戒)의 계를 내려 주어 청신도(淸信徒)의 율의(律儀)를 이루어 주어 이를 지키게 한다.”여기서 ‘지킨다(護)’라는 말은 범어(梵語)로는 ‘삼발라(三跋羅)’라고 한다. 이를 번역하면 ‘옹호한다’는 뜻이다. 귀의계를 받음으로 말미암아 이를 옹호하여 3악도에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을 말한 것이다. 예전에 ‘율의(律義)’라 한 것은 곧 ‘당의(當義:즉 당연한 의리)’를 말한 것인데, 번역해서 이를 ‘율법의 의식(儀式)’이라 한 것이다. 만약 다만 ‘지킨다(護)’라고만 한다면, 이를 글자에만 고집하는 사람이 내용을 상세히 알지 못할까 두려워한 까닭에 율의(律義)와 ‘호(護)’ 두 표현을 함께 남겨 두어 명료하게 한 것이다. 번역하여 ‘호’라고 한 것은 이것이 곧 계율의 바탕이며, 옷의 색깔에 구별이 없는 근본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호응하여 계를 수여할 때는, 먼저 출가를 구하는 사람에게 절을 하고 공경을 나타내게 한 다음, 본사(本師:계를 내리는 스승) 앞에 꿇어앉아 합장하여 다음과 같은 말을 하도록 한다.
“아차리야시여, 저를 잊지 말고 생각하여 주십시오. 나3) 아무개는 오늘부터 목숨이 남아 있을 때까지 양족중존(兩足中尊)4)이신 부처님께 귀의하옵고, 이욕중존(離欲中尊)5)이신
법에 귀의하옵고, 모든 대중 가운데 가장 존귀하신 승단에 귀의하옵나이다.”
이렇게 세 번 말하면 스승은 “오비가(奧箄迦)”라고 말한다.‘오비가’란 말은 ‘좋다(好)’라는 말이다. 혹 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그렇다. 이 방편의 진리에서 이 성인의 가르침으로 말미암아 방편으로 인도하여 능히 열반의 안온한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느니라”라는 뜻이라고 하였다.
이에 “바도(婆度)”라고 대답한다.이 ‘바도’란 말은 ‘인도해 주십시오[爲導]’라는 뜻이다. 무릇 이 작법(作法:禮儀)을 온전히 알았을 때와 때에 따라 날마다 하는 일은 모두 이와 같은 예법(禮法)으로 한다. 만약 이렇게 말하지 않을 경우 ‘법을 뛰어넘는 죄[超法罪]’를 얻게 된다. 이에 대해서는 인도와 중국에서 여러 가지로 설명하고 있으며, 여기부터 아래에 나오는 글에는 다만 ‘좋다(好)’, ‘잘하겠습니다[善]’라고만 말한다고 하였으니, 모두 이에 준해서 하면 된다. 다만 어떤 사람은 뒷말도 앞말과 같이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다음은 5학처(學處:5戒)를 내려 준다. 처음 스승이 “너는 나의 말을 따라야 하느니라”라고 가르친다.성인의 가르침대로 거기에 준하고, 또한 이를 이어받아서 스승의 말씀을 따르며 계를 받는 말에는 스승은 말없이 곧바로 “할 수 있는가?”라고 물어본다. 계율을 내리고 받는 일은 가벼운 일이 아니니, 조금이라도 제멋대로 꾸며서 하는 일은 용납되지 않는다.
이에 계를 받는 사람이 말한다.
“아차리야이시여, 잊지 말아 주십시오. 저는 모든 성인 아라한과 같이 목숨이 남아 있는 날까지 살생을 하지 아니하며, 도둑질을 하지 아니하며, 음욕(婬欲)으로 잘못된 행위를 하지 아니하며, 거짓말을 하지 아니하며, 모든 술을 마시지 않겠습니다.
나 아무개는 오늘부터 목숨이 남아 있는 날까지 살생하지 아니할 것이며, 도둑질하지 아니할 것이며, 음욕의 사행(邪行)을 하지 아니할 것이며, 거짓말을 하지 아니할 것이며, 술을 마시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이와 같이 하는 것이 제가 배워야 할 다섯 조목이며, 이것은 모든 성인과 아라한의 계율이니, 저도 곧 따라 배우고, 따라 행하고, 따라 지키겠습니다.”
이와 같이 세 번을 말하면서, “원하옵건대 아차리야이시여, 제가 청신도(淸信徒)로서 삼보에 귀의하고 5계를 받은 일을 증명해 주시고 알아주십시오”라고 말한다.
이에 스승이 “좋다”라고 말하면, 계를 받는 사람은 “잘하겠습니다”라고 대답한다.
다음에는 오파타야(鄔波馱耶)에게 청한다.‘오파타야’라는 말은 번역하면 ‘친교사(親敎師)’라는 말에 해당한다. 이것을 ‘화상(和上)’이라 한 것은 곧 인도의 한 풍속을 따라 그렇게 말한 것이며, 이것이 경전에 있는 말은 아니다. 그러나 범어로 쓰여진 모든 경ㆍ율의 책에는 모두 ‘오파타야’로 되어 있다.
이때 계를 받는 사람에게 시켜서 다음과 같이 말하게 한다.
“아차리야번역하면 궤범사(軌範師)이다.시여, 잊지 마시고 기억해 주십시오. 나 아무개는 아차리야께 오파타야가 되어 주시기를 청하오니, 원컨대 아차리야이시여, 저를 위하여 저의 오파타야[和尙]가 되어 주십시오. 아차리야께서 오파타야가 되어 주심으로 말미암아 저는 곧 출가할 것입니다.”
이와 같이 세 번을 말하고, 그 다음에는 앞의 경우와 같이 말한다.
세 번째에 이르게 되면 마땅히 “오파타야(鄔波馱耶)오파타야에서의 타(馱)는 정(亭)과 야(夜)의 반절이다.께서 오파타야가 되어 주심으로 말미암는 까닭입니다”스승과 친근해지기 위해서 거듭 말하는 것이다.라고 말해야 한다.

다음에는 대중에게 알릴 한 분의 스님을 청한다.
그는 마땅히 본사(本師)에게 물어보아야 한다.
“법을 장애하는 것이 있는지 모두 이미 물어보았습니까?”
“이미 물어보았다.”
“이미 물어보았다면, 좋습니다. 그러나 만약 묻지 않았다면, 월법죄(越法罪)에 해당합니다.”
이렇게 말한다. 그런 다음 그는 대중들에게 알린다.
“승가의 모든 스님은 곧 모두 모이십시오”라 하고, 경우에 따라서 승방을 돌면서 알려 주어야 한다.
다음에는 대중 속에 이르러 절하고 공경을 표시한 후, 상좌(上座) 앞에서 꿇어앉아 합장하고 다음과 같이 말한다.
“승가의 대덕(大德) 스님들은 들으십시오. 여기 있는 아무개는 아무개 필추를 따라 출가하기를 희구(希求)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속가에서 재가자로 있을 때의 수염, 머리카락은 아직 깎지 않았으므로 훌륭하게 법과 율을 설법하시는 스님에게서 구족계를 받아 필추의 본바탕을 이루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이 아무개가 만약 수염과 머리를 깎고 법복을 걸치고 나서 바른 믿음의 마음이 일어나 집을 버리고 집이 아닌 데로 나아가면, 아무개 스님이 그의 화상(和尙) 스님이 될 것입니다. 승가에서는 이 아무개에게 출가를 허락하여 주시겠습니까?”이것은 다만 말로 알리는 일일 따름이며, 갈마(羯磨) 때의 단백(單白:한 번만 알리는 일)은 아니다.
이때 대중들이 모두 말한다.
“만약 모든 것이 두루 청정한 사람이라면 마땅히 출가를 허락해야 한다. 모든 것을 물어보았다면 좋지만 만약 물어보지 않았다면 월법죄에 해당한다.”
다음에는 머리를 깎는 일을 맡아 볼 필추를 초청한다.
그가 곧 머리를 모두 깎을 경우 그 사람이 후회한다면,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마땅히 정수리 위에 머리카락을 조금 남겨 두어야 한다”고 하셨다.
이때 그에게 “이 정수리 위의 머리카락도 제거하겠느냐?” 하고 물어본다. 만약 “안 됩니다”라고 말한다면, 마땅히 “너의 뜻에 따르겠다. 가라”고 말해 주고, “제거하십시오”라고 말한다면, 마땅히 깎아 제거해야 한다.
다음에는 그에게 몸을 씻고 목욕하는 일을 하도록 한다. 만약 날씨가 추울 때는 끓여서 더운물과 함께 찬물을 준다. 다음에는 아랫도리에 입을 옷을 준다. 이때에는 마땅히 몸을 조사해서 살펴보고 혹 남근(男根)이 없는 사람인지, 또는 두 가지 성기(性器)를 지닌 사람인지, 또는 성 불구자인지 등을 살펴본다. 때로 어떤 필추는 알몸을 드러내고 검사해서 살펴보는 일에 상대방이 부끄럽고 수치스럽다는 생각이 날 경우가 있다. 이에 관하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몸을 노출시키지 않고 검사하고 살펴야 한다. 그가 바지를 입을 때 마땅히 몰래 가만히 보아야 하며, 그가 깨닫지 못하게 해야 한다.”
다음은 만조(縵條) 가사(袈裟)를 준다. 이때에는 그에게 머리 위로 높이 손을 올려 받게 하고, 옷을 입고 나면
스승은 마땅히 필추를 청해서 사미(沙彌)가 받는 율의와 지킬 계율을 주게 한다.
그때에는 계를 받는 사람으로 하여금 절을 하고 공경을 표하게 한 다음 마땅히 두 스님 앞에서 꿇어앉아 합장하고 다음과 같이 말하게 한다.이때 두 스승은 서로 가까이 앉아 함께 제자로 하여금 친교사(親敎師)의 가사 끝을 잡게 한다. 몸소 인도의 행법을 보니 이와 같다.
“아차리야시여, 잊지 마시고 기억해 주십시오. 나 아무개는 오늘부터 목숨이 남아 있는 날까지 두 발 가진 사람 가운데 가장 존귀하신 부처님께 귀의하옵고, 욕망에서 벗어난 세계 가운데 가장 존귀한 법에 귀의하옵고, 모든 대중 가운데 가장 존귀하신 승단에 귀의하옵나이다.
저 박가범(薄伽梵:부처님)이신 석가모니, 석가 사자(師子), 석가 대왕, 여여하게 아시고 감응하시며 평등하고 바른 깨달음을 얻으신 그분이 이미 출가하셨으니, 나도 마땅히 그분 따라 출가하렵니다. 나는 속가의 의식(儀式)을 이미 버리고 출가한 모습이 되었습니다. 내가 지금 받아 간직한 계율로 나는 일이 이르렀음에 인연하여 친교사의 이름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친교사의 이름은 아무개입니다.”
이와 같이 세 번을 말하면, 스승은 “좋다”라고 말하고, 제자는 “잘하겠습니다”라고 대답한다.
다음에는 10학처(學處:10戒)를 내려 준다. 이때 가르치기를, “너는 나의 말을 따르라”라고 한다.
이때 제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아차리야시여, 기억해 주십시오. 모든 성인과 아라한은 목숨이 남아 있는 날까지 살생을 하지 않고, 도둑질을 하지 않으며, 음욕을 행하지 않습니다. 거짓말로 남을 속이지 않고 , 모든 술을 마시지 않으며, 노래하고 춤추고 음악을 연주하지 않고, 머리에 향수를 바르고 광채를 내지 않습니다. 높은 걸상과 큰 걸상에 앉지 않고, 때 아닌 때에 음식을 먹지 않으며, 금ㆍ은ㆍ보석을 받아 저축하지 아니할 것입니다.
나 아무개도 오늘부터 목숨이 남아 있는 때까지 살생하지 아니하고, 도둑질하지 아니하고, 음욕하지 아니하고, 거짓말로 속이지 아니하고, 모든 술을 마시지 아니하고, 노래하고 춤추고 음악을 연주하지 아니하고, 머리에 향수를 바르고 광채 내지 아니하고, 높은 걸상과 큰 걸상에 앉지 아니하고, 때 아닌 때에 음식을 먹지 아니하고, 금ㆍ은ㆍ보석을 받아 저축하지 아니하겠습니다.
이와 같은 일은 곧 내가 배울 열 가지의 계율입니다. 이것은 모든 성인과 아라한이 배운 것이니, 나도 마땅히 따라 배우고 따라 짓고 따라 간직하겠습니다.”
이와 같이 세 번 말하고 다시 말한다.
“아차리야시여, 증명하시고 알아주십시오. 저는 사미(沙彌)입니다.
저는 이로 인연하여 오파타야의 이름을 말씀드리기에 이르렀습니다. 저의 오파타야의 이름은 아무개 스님입니다.”
이에 스승이 “좋다”라고 말하면, 제자는 “잘하겠습니다”라고 대답한다.
이에 스님이 제자에게 말한다.
“너는 이제 훌륭하게 10계(戒)를 받았다. 마땅히 삼보에 공양드리고, 두 스승과 친근하여야 하고 송경(誦經)을 배우고 묻고 3업(業)을 부지런히 닦아야 하며 방탕하거나 안일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하여 나이가 스무 살이 될 때에 구족계(具足戒)를 내려 준다.
이때에는 마땅히 세 가지의 옷[三衣]과 발우ㆍ물병ㆍ깔고 잘 도구 등을 청구하기 위하여 갈마(羯磨)할 스님과 병교(屛敎:비밀 장소에서 물어보는 일)할 스님을 청해서 함께 계단(戒壇)이 마련된 장소에 들어간다.
그리하여 모든 대중이 화합하여 모이게 되면 경우에 따라 다섯 사람의 대중이 모일 경우도 있고, 열 사람의 대중이 모일 경우도 있다. 계를 받는 사람으로 하여금 오른쪽 어깨가 드러나게 하고 가죽 신발을 벗고 한 사람 한 사람씩 모두 돌아가며 세 번 절하며 공경을 표시하여야 한다.
그러나 공경을 표시하는 데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5륜(輪:5體)이마와 두 손, 두 발이 땅에 닿게 절하는 경우가 있고, 두 번째는 두 손으로 스승의 발을 잡고 절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두 가지 중 어느 하나를 마음대로 행하면 된다.
공경을 표시하고 나면 마땅히 오파타야를 청하여야 한다. 만약 이에 앞서 오파타야가 된 스님이 아차리야이면 때에 따라 호칭을 부르면 되지만, 만약 먼저의 이 두 스승이 아닐 경우에는 마땅히 ‘대덕(大德)’ 혹은 ‘존자(尊者)’라 말하여야 한다. 만약 규범을 보이는 스승을 청할 경우에도 이와 비슷하다.
이때에는 마땅히 위의를 갖추고 다음과 같이 말해야 한다.
“오파타야시여, 잊지 말고 기억해 주십시오. 나 아무개는 지금 오파타야를 청하여 오파타야로 삼고자 하오니, 오파타야여 원하옵건대 나를 위하여 오파타야가 되어 주십시오. 오파타야로 말미암아 곧 구족계를 받게 하여 주십시오.”이것은 먼저 10계를 베풀 때 가르친 스승의 경우와 같다.
이와 같이 세 번 말하고, 그 후의 스승과 제자의 말은 앞에서 말한 의식의 경우와 같다.
그렇게 하고 곧 친교사(親敎師) 앞 대중 가운데서 스승은 지키고 간직하여야 할 세 벌의 옷을 주어야 하며, 이때에는 마땅히 다음과 같이 말해야 한다.
“오파타야시여, 잊지 마시고 기억해 주십시오. 나 아무개는 이 승가지(僧伽胝:僧伽梨)번역하면 복의(複衣)이다.를 지키고 간직하며, 이것을 받아 사용하겠습니다.”

이와 같이 세 번 말하고 나머지 의식은 앞에서 말한 의식과 같다.
이때 다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오파타야시여, 기억해 주십시오. 나 아무개는 이 올달라승가(嗢怛羅僧伽)번역하면 상의(上衣)이다.를 지금부터 지키고 간직하며 이를 옷으로 삼아 이곳에서 받아 쓰겠습니다.”
이와 같이 세 번 말한다. 그 다음에 스승의 말과 제자의 답은 앞의 경우와 같다. 다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오파타야시여, 기억해 주십시오. 나 아무개는 이 안달바사(安怛婆娑)번역하면 내의(內衣)이다.를 지금부터 지키고 간직하여 이것을 옷으로 삼아 이곳에서 받아 쓰겠습니다.”
이와 같이 세 번 말한다. 다음 스승의 말과 제자의 답은 앞의 경우와 같다. 이때 만약 옷감이 아직 빨아서 물들이지 아니하고, 잘라서 마름하지 아니한 옷감일 경우에 그것이 명주 옷감이든 무명 옷감이든 임시로 옷의 수효에 충당된 옷감일 경우에는 마땅히 다음과 같이 지키고 간직하여야 한다.
“오파타야시여, 기억하여 주십시오. 나 아무개는 이 옷감을 지금부터 지키고 간직하면서 곧 9조(條)의 승가리(僧伽梨:大衣)를 만들되 양장일단(兩長一短)으로 하겠습니다. 만약 장애와 어려움이 없다면 나는 곧 빨아서 물들여 자르고 마름질하고 바느질하여 이곳에서 받아 사용하겠습니다.”
이와 같이 세 번 말하고, 그 다음에 스승의 말과 제자의 답은 앞의 경우와 같다. 나머지 다른 옷의 경우에도 이에 준한다.여기에 수반하는 옷을 입는 법식은 아래에 나오는 ‘오의(五衣)’에 관한 설명 가운데서 구체적으로 주석하고자 한다.
다음에는 발우를 받들고 전체의 모습을 대중들에게 보여 주어야 한다. 발우가 지나치게 크거나 너무 작거나 또는 하얀 빛깔일까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만약 그것이 좋은 발우일 경우에는 대중들이 모두 “좋은 발우이다”라고 말한다. 만약 그렇게 말하지 아니할 경우에는 월법죄(越法罪)에 해당한다.
그런 다음 이를 지켜 간직해야 하며, 마땅히 왼손을 펴서 그 위에 발우를 놓고 오른손으로 발우 위를 덮고 다음과 같이 말하도록 시킨다.
“오파타야시여, 기억해 주십시오. 나 아무개는 이 바달라(波怛羅:발우)가 부처님의 그릇이며 걸식(乞食)하는 그릇이므로 나는 지금부터 지키고 간직하겠습니다. 먹을 때 항상 사용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세 번 말한다. 그 다음에 스승의 말과 제자의 대답은 앞의 경우와 같다.
다음 그 발우를 잘 보이는 곳과 소리가 들리는 곳에서 떨어진 장소에 놓아 두게 하고, 그에게 한마음으로 합장하면서 대중을 향하여 경건하고 정성스런 마음으로 서 있게 한다.
이때 갈마(羯磨)를 맡은 스님은 마땅히 대중 가운데서 누가 먼저 청을 받아들여 비밀히 가려진 곳에서 “아무개를 교시(敎示)하겠느냐?”라고 물어보아야 한다.
그때 청을 받아들인 사람은 이에 대답하기를 “나 아무개가 그 일을 하겠습니다”라고 한다.
다음은 갈마를 맡은 스님이 묻는다.

“그대 아무개는 능히 비밀스런 장소에서 아무개를 교시(敎示)하며, 아무개의 오파타야가 될 수 있겠는가?”
그러면 그 스님이 “나는 할 수 있다”라고 대답한다.
다음에는 갈마를 하는 스님이 단백(單白:한 번 알림으로써 성립되는 의식)을 한다.
“승가의 대덕 스님들은 들으십시오. 이 필추 아무개는 능히 비밀스런 장소에서 아무개를 교시하였습니다. 아무개가 오파타야입니다. 만약 승가가 때에 이르렀음을 인정하시면 승가는 허락하십시오.
승가에서는 지금 필추 아무개를 병교사(屛敎師:비밀스런 장소에서 교시하는 스님)로 뽑아 마땅히 비밀한 장소에서 아무개를 교시하게 해 주십시오. 아무개가 오파타야입니다. 이와 같이 아룁니다.”
다음에 병교사는 곧 비밀한 장소에 이르려 할 때는 계를 받는 사람을 시켜서 절을 하고 공경을 표시한 후에 꿇어앉아 합장하게 하고 다음과 같이 말한다.
“구수(具壽)여, 그대는 들으라. 지금은 네가 진정으로 성심의 말을 할 때이며, 사실을 말할 때이다. 이제 나는 너에게 물어볼 일이 있다. 너는 마땅히 이에 두려운 마음이 없어야 한다. 만약 그런 일이 있었다면 있었다고 말하고, 없었다면 없었다고 말해야 하며, 헛된 거짓말로 속여서는 안 된다.”
“너는 장부(丈夫)인가? 너는 만 20세가 되었느냐?”라고 물으면 이에 모두 “그렇습니다, 만 20세가 되었습니다”라고 대답한다.
“너는 세 가지 옷과 발우를 갖추었느냐?”라고 물으면 이에 “갖추었습니다”라고 대답한다.
“너는 부모가 있느냐?”라고 묻고 이때 “살아 계십니다”라고 대답한다면, “너의 출가를 허락하셨느냐?”라고 묻고, 이에 “허락하셨습니다”라고 대답한다.
만약 부모가 “돌아가셨습니다”라고 대답한다면, 다시 더 물어볼 필요는 없다. 그리고 또 묻는다.
“너는 노비가 아닌가?”
“너는 왕의 신하가 아닌가?”
“너는 왕가(王家)에 해독을 끼친 사람이 아닌가?”
“너는 도적이 아닌가?”
“너는 성 불구자가 아닌가?”
“너는 필추니를 더럽히지 아니하였는가?”
“너는 아버지를 죽이지 아니하였는가?”
“너는 어머니를 죽이지 아니하였는가?”
“너는 아라한을 죽이지 아니하였는가?”
“너는 승단의 화합을 파괴한 사람이 아닌가?”
“너는 악한 마음으로 부처님의 몸에 피가 나오게 하지 아니하였는가?”
“너는 외도가 아닌가?”현재 외도일 경우
“너는 외도로 나아가려는 사람이 아닌가?”과거에 출가했다가 환속한 외도가 다시 올 경우
“너는 적주(賊住)6)를 하는 자가 아닌가?”
“너는 별주(別住)7)를 하는 자가 아닌가?”
“너는 함께 머물 수 없는 자8)가 아닌가?”전에 중죄를 범한 사람일 경우

“너는 변화한 사람[化人]이 아닌가?”
“너는 빚을 진 사람이 아닌가?”라고 물어 이때 만약 빚이 있다고 말한다면, 마땅히 다음과 같이 물어보아야 한다.
“너는 구족계를 받은 다음 그 빚을 갚을 수 있겠는가?”
이때 “갚을 수 있다”라고 말한다면 좋지만, 만약 갚을 수 없다고 말한다면 “너는 상대방에게 물어보고 그가 허락하면 그때 오라”고 말한다.
“너는 이전에 출가한 것이 아니냐?”고 물어 만약 그렇지 않다고 대답한다면 좋지만 “나는 이전에 출가하였다”고 말한다면 “너는 네 가지 타승법(他勝法) 가운데서 네가 범한 죄가 있기에 여기에 온 것이 아니냐? 너는 속가로 돌아갈 때 계율을 잘 버렸는가?”라고 물어보고 무거운 죄를 범하였다고 대답한다면 “네 갈 대로 떠나라”라고 말하고, 만약 “범하지 않았다”고 말한다면 좋다.
그리고 또 묻는다.
“너의 이름은 무엇이냐?”고 묻고 “나의 이름은 아무개입니다”라고 대답하면, “너의 오파타야의 이름은 무엇인가?”라고 물어본다.
“나는 이 일로 인하여 오파타야의 이름을 말씀드립니다. 저의 오파타야의 이름은 아무개 스님입니다”라고 대답한다. 또한 다시 마땅히 다음과 같이 물어보아야 한다.
“너는 마땅히 들어 두어야 한다. 너는 남자의 몸 가운데 다음과 같은 병이 있는 것이 아니냐? 즉, 문둥병ㆍ혹병ㆍ옴ㆍ천연두(天然痘)ㆍ피백병(皮白病)ㆍ담ㆍ가래ㆍ머리 위에 머리카락이 없는 병ㆍ나쁜 종기물이 아래로 스며 내려오는 병ㆍ수종(水腫:고름이 찬 종기)ㆍ해수(咳嗽)ㆍ천식ㆍ목 안이 마르는 병ㆍ암풍(暗風:눈에 보이지 않는 풍증)ㆍ간질병ㆍ몸에 혈색이 없는 병ㆍ목이 막히고 구역질이 나는 병ㆍ치질ㆍ마비증ㆍ다리의 종기ㆍ토혈(吐血)ㆍ옹좌(雍座)ㆍ설사병ㆍ열이 성하여 가슴이 아픈 병, 골절이 쑤시고 아픈 병 및 여러 가지 학질(瘧疾)ㆍ중풍ㆍ황담(黃痰)ㆍ심장병으로서, 모두 세 가지 병으로 모을 수 있으니, 항상 열이 나는 병, 귀신이 들린 병, 귀머거리ㆍ소경ㆍ벙어리ㆍ난쟁이ㆍ절름발이ㆍ사지 골절의 불구자이다. 너는 이와 같은 모든 병과 그 밖에 다른 병을 갖고 있지 아니한가?”
이에 “없다”라고 대답하면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때 아무개는 듣거라. 내가 지금 비밀한 장소에서 너에게 물어 본 것과 같이 그렇게 필추들에게 되풀이해서 대중 가운데서도 또한 곧 너에게 물어볼 것이니, 너는 그곳에서 두려움이 없는 마음으로 답하라. 만약 그런 일이 있으면 있다고 말하고, 없으면 없다고 말하여 마땅히 진실한 대답을 하여야 한다. 너는 잠깐 이곳에 머물고 있으라. 부르지 않거든 오지 말아라.”
그 스님은 앞서 온 길을 절반 가까이 와서는 대중을 향해 서서 마땅히 다음과 같이 말해야 한다.
“승가의 대덕 스님들은 들으십시오.
그 아무개를 제가 비밀스런 장소에서 이미 바르게 교시하고 그의 장법(障法)을 물어보았으며, 아무개가 오파타야입니다. 그를 이 자리에 불러오게 하는 일을 허락하시겠습니까?”
이때 대중들은 모두 말하기를, “두루 청정한 사람이라면 마땅히 불러오는 것이 옳다”라고 한다.
모두 이렇게 말할 경우에는 좋으나, 말하지 아니할 경우에는 월법죄(越法罪)를 범하게 된다.오천축국(五天竺國)의 절 안에 안치되어 있는 한정된 장소는 다만 오직 사방이 1장(丈)이고 네 가장자리는 벽돌을 쌓았다. 그런데 가장 높은 것은 두 자 정도 된다. 내부 가장자리의 바닥 높이는 다섯 치의 벽돌을 쌓고 그 위에 앉는다. 중간에 작게 바닥을 깎은 곳이 있는데, 높이는 사람 키와 같도록 하였다. 옆으로 작은 문이 열려 있고 그곳으로 출입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그곳에서 계를 받는 사람은 단(壇) 밖에 서 있고, 그때 병교사(屛敎師)는 가려진 곳에서 물어보며 여러 대중이 이곳에 동참하지 못하게 하고, 모두가 계장(戒場) 안에 있게 하여 대중들이 함께 이 모습을 눈으로 보게 하였다. 이것은 완전히 숨기고 비밀로 한다는 내용과 어긋나는 일이다. 승법을 묻고 나면 그 사람에게 따로 단(壇) 밖에 서 있게 하고, 스승은 곧 앞으로 걸어가서 계장과 절반 가까운 길에서 멀리 대중에게 알린다. 이것은 알리는 말을 하는 것이며 갈마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 서방(西方)에서 새로 마련된 의식에는 그런 일이 없으니, 듣는 사람은 의아하게 생각하지 말아라.
다음에는 마땅히 멀리서 계를 받는 사람을 불러오게 하여 대중 가운데 이르게 되면 상좌(上座) 앞에 꿇어앉아 합장하고 절하여 공경을 표시하게 한 다음 구족계를 받게 하여 주기를 빌며 다음과 같이 말하도록 시킨다.
“승가의 대덕 스님들은 들으십시오. 아무개는 지금 이 일로 인연하여 오파타야의 이름을 말씀드리기에 이르렀습니다. 저의 오파타야이신 아무개 스님을 따라 구족계를 받고자 합니다. 나 아무개는 지금 승가로부터 구족계 받기를 빕니다. 저는 이 일로 인하여 오파타야의 이름을 말씀드리니, 오파타야는 아무개 스님이십니다.
승가의 대덕 스님들이시여, 저에게 구족계를 내려 주시고, 저를 거두어 승가에 받아 주셔서 저를 속세에서 건져 구제하여 주시고 교시하여 주시고, 저를 애처롭고 가엾게 여겨 주십시오. 이 사람은 능히 가엾게 여길 만한 사람이니, 원컨대 애처롭고 가엾게 여겨 주십시오.”
이와 같이 세 번 말하게 한다.
다음에는 갈마를 맡은 스님 앞에 이르게 한다. 이때는 혹 기와나 어떤 물건을 풀이나 짚단으로 덮고 두 발의 발꿈치와 열 개의 발가락을 땅에 꿇고 합장한다. 그때 갈마를 맡은 스님은 단백(單白:즉 한 번만 가볍게 알리는 방법)으로 그의 장법(障法:障道法)을 물어본 다음에 다음과 같이 말한다.
“승가의 대덕 스님들은 들으십시오. 여기 아무개는 그의 오파타야 아무개 스님을 따라 구족계 받기를 구하였으며, 이 아무개는 지금 승가로부터 구족계를 받기를 빌고 있습니다. 아무개가 그의 오파타야입니다. 만약 승가가 때에 이르렀음을 인정하시면, 승가는 허락하십시오. 저는 대중 가운데서 아무개가 갖고 있는 장법을 검문하겠습니다.
아무개 스님이 그의 오파타야입니다. 이와 같이 아룁니다.”
다음 장법을 묻는 일은 위에서 말한 내용와 같으므로 알 수 있을 것이다.
다음에는 백사갈마(白四羯磨)의 의식을 행한다.
“승가의 대덕 스님들은 들으십시오. 이 아무개는 오파타야인 아무개 스님으로부터 구족계를 받기를 구하였고, 이 남자의 나이는 만 20세가 되었습니다. 또한 3의(衣)와 발우를 갖추었고, 아무개는 스스로 말하기를 ‘두루 청정하며 장법(障法)은 없다’고 하였습니다. 지금 승가로부터 구족계를 받기를 빌고 있으며, 아무개 스님이 그의 오파타야입니다. 만약 승가가 때에 이르렀음을 인정하시면, 승가는 허락하십시오. 승가는 지금 아무개에게 구족계를 받게 하려 합니다. 그의 오파타야는 아무개 스님입니다. 이와 같이 아룁니다.”
다음에는 갈마(羯磨) 의식을 한다.
“승가의 대덕 스님들은 들으십시오. 여기 이 아무개는 그의 오파타야인 아무개 스님을 따라 구족계를 받기를 구하였습니다. 이 남자는 나이가 만 20세이며 3의와 발우를 갖추었습니다. 아무개는 스스로 말하기를 ‘두루 청정하여 장법은 없다’라고 하였습니다.
이 아무개가 지금 승가로부터 구족계를 빌고 있으며, 아무개 스님이 그의 화상입니다. 승가에서는 지금 아무개에게 구족계를 받게 하겠습니다. 아무개 스님이 오파타야입니다. 만약 모든 구수(具壽)들께서 아무개가 구족계를 받는 일과 아무개 스님이 오파타야가 되는 일을 인정하시면 말없이 가만히 계시고, 만약 허락하지 않으시면 곧 말씀하십시오.”
이것이 첫 번째 갈마이다. 이와 같이 세 번 말한 다음에, 다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승가시여, 이미 아무개가 구족계를 받는 것과 아무개 스님이 오파타야가 되게 하는 일을 마쳤습니다. 승가가 모두 인정하고 허락하시어 말없이 가만히 계신 까닭이니, 이와 같이 지니겠습니다.”
작법(作法)을 마치고는 곧 마땅히 그림자를 헤아려 필추는 발로 그 그림자를 건너 넘어간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마땅히 상구(商矩), 즉 그 규모를 평량해서 이를 건너가야 한다”라고 하셨는데, 그 말씀을 아무도 알지 못하였다. 무엇을 ‘상구’라고 하는가?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가느다란 산대(算大)를 취해서 길이가 두 자 남짓한 것을 한쪽 머리를 꺾어 손가락 네 개의 길이로 한다. 그것을 햇볕 속에 세워 두고 그 그림자의 길고 짧은 것을 헤아려 본다. 이것을 ‘상구’라 말한다”라고 하셨다.

이 하나하나의 ‘상구’마다 그 헤아린 그림자를 모두 ‘한 사람’이라고 표현한다. 이 그림자가 길어져 손가락 네 개의 길이와 가지런해졌을 때 자기 몸의 그림자를 보면 자기 몸의 크기와 비슷하다. 만약 거기에 증감(增減)이 있을 경우에는 이에 준하여 생각하면 된다.그런 까닭에 『승기율(僧衹律)』에 이르기를 ‘한 사람’ ‘두 사람’이라 한 것은 그림자이니, 찾아오는 사람을 비유해서 한 말인데 이것을 모두 모르고 있다.
그림자 헤아리기를 마쳤을 때는 마땅히 그에게 알려 주어야 한다.
“너는 식사하기 전에 구족계를 받아라”라고 하거나, 혹은 “너는 식사 후에 받아라”라고 알려 준다.
그림자의 길이가 그렇게 가령 1지(指)나 2지 혹은 1인(人:4指), 반인(半人), 2인, 3인 등을 헤아려, 그림자의 길이와 같이 시각을 헤아려야 하며 밤에 구족계를 받게 하든지, 혹은 낮에 햇볕이 없어 그늘이 졌을 때는 곧 평소의 기준에 준해 짐작해서 시각을 알려 주어야 한다. 즉 너는 초경(初更)에, 너는 한밤중에, 너는 새벽에 등등으로 시간을 알려 준다.
다음에는 마땅히 시절(時節)의 차별을 알려 주어야 하는데, 시절에 몇 가지 구분이 있는지를 그들이 모두 모르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다섯 가지 시절의 차별이 있다. 첫째는 겨울이며, 두 번째는 봄이며, 세 번째는 우기(雨期)이며, 네 번째는 마지막 시절[終時]이며, 다섯 번째는 긴 시절[長時]이다.
겨울이라 하는 것은 여기에 해당하는 달이 넉 달이 있다. 즉 9월 16일에서 1월 15일까지가 여기에 해당한다.
다음 봄이라 하는 것도 역시 넉 달이 여기에 해당한다. 즉 1월 16일에서 5월 15일까지가 여기에 해당한다.
다음 우기라 하는 것은 한 달이 있다. 즉 5월 16일에서 6월 15일까지가 여기에 해당한다.
다음 마지막 시절이라 하는 것은 6월 16일의 하루 낮과 하룻밤을 말한다.
다음 긴 시절이라 하는 것은 석 달에 하루가 모자라는 기간이 있다. 즉 6월17일부터 9월 15일까지가 여기에 해당한다.”이는 인도의 대중 승가의 요법(要法)이다. 만약 이것을 알지 못하면, 그는 곧 필추가 아니다. 다만 근래에 와서 이것을 번역해 놓지 못하였을 따름이다. 이를 듣고도 깨닫지 못하는 사람은 이것이 불가(佛家)의 밀교이기에 세속과는 다른 점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만약 인도(印度) 땅에 가서 이를 물어도 알지 못한다면, 사람들이 모두 웃을 것이다. 다만 중국에서 기록하는 달과 기후가 다를 따름이다.
다음에는 마땅히 4의법(依法)9)을 설명해 주어야 한다.
“너 아무개는 듣거라. 이 4의법은 모든 부처님이 여여하게 알고 감응하며 등정각(等正覺)을 이루어 알고 밝힌 법이며, 모든 필추와 구족계를 받은 사람들을 위하여
이 4의법을 말씀하셨다. 이른바 이것에 근거하여 법과 계율을 훌륭히 설법하고 출가하여 구족계를 받아 필추의 본바탕을 이루게 되는 것이다.
무엇이 네 가지인가?
너 아무개는 듣거라. 첫째는 분소의(糞掃衣)이다. 이것은 청정한 물건이니, 쉽게 얻을 수 있다. 필추는 이 옷에 의지하여 거룩한 법과 계율 속에서 출가하여 구족계를 받고 필추의 본바탕을 이루게 되는 것이다.
너 아무개는 오늘부터 시작하여 목숨이 남아 있는 날까지 분소의를 사용하면서 스스로를 지탱하고 중생을 제도하는 일을 흐뭇하고 즐겁게 여기겠느냐?”
이와 같이 묻고, 이에 “흐뭇하고 즐겁게 생각합니다”라고 대답한다.
“만약 불필요한 이익을 얻었을 경우, 즉 비단, 명주, 줄무늬 있는 천, 작은 배자, 큰 배자, 얇은 비단, 모시, 무명이나 혹 여러 천이 섞인 물건이나 또 다른 청정한 옷을 대중으로부터 얻게 되거나 또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얻게 되었을 때, 너는 이들 물건을 사정에 따라 받되, 그 한량을 알고 받아 쓰겠느냐?”라고 묻고, 이에 “그렇게 받아 쓰겠습니다”라고 대답한다.
“너 아무개는 듣거라. 둘째는 항상 걸식을 하는 것이다. 이것은 청정한 음식이니, 쉽게 얻을 수 있다. 필추는 이것에 의지하여 거룩한 법과 계율 속에서 출가하고, 구족계를 받아
필추의 본바탕을 이루어야 한다.
너 아무개는 오늘부터 시작하여 목숨이 남아 있을 때까지 항상 걸식하면서 스스로를 지탱하고 중생들을 제도하는 일을 흐뭇하고 즐겁게 생각하겠느냐?”라고 묻고, 이에 “흐뭇하고 즐겁게 생각하겠습니다”라고 대답한다.
“만약 불필요한 이익을 얻었을 경우, 즉 밥이나 죽이나 마실 것 등을 승가에서 차례로 초청해서 먹게 되거나, 또는 별도로 초청을 받아 먹게 되거나, 또는 승가에서 늘 먹게 되거나, 늘 따로 보시로 인해 먹게 되거나,범어(梵語)로 ‘니득(泥得)’이라 하는 말을 번역하면 ‘상시(常施)’란 말이 된다. 특별한 시주가 있어서 승단에 돈이나 물건을 시주하여 짝을 지어 모두 매일 차례로 먹게 하는 경우가 있다. 지금 승가(僧家)에서는 좋은 음식을 만들어 한 사람에게만 공양하면서 몇 날 몇 달이 가도록 단절하는 것을 허락하지 아니하는 곳도 있다. 서방(西方:印度)의 절에는 이 땅의 사람도 많이 있지만, 이것을 알지도 듣지도 못하여 마치 음식의 예법을 할 수 없는 사람과 같다. 우유를 공급하는 경우도 역시 그렇다. 8일 14일과 15일에 먹는 음식이나, 또는 그 밖의 청정한 음식을 얻게 될 때, 그것을 대중으로부터 얻거나 또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얻거나 간에 너는 이러한 음식을 사정에 따라 받되, 그 한량을 알고 받아 쓰겠느냐?”라고 묻고, 이에 “그렇게 받아 쓰겠습니다”라고 대답한다.
“너 아무개는 듣거라, 셋째는 나무 밑에 자리를 깔아야 한다. 이것은 청정한 물건이니, 쉽게 얻을 수 있다. 필추는 이것에 의지하여 거룩한 법과 계율 속에서 출가하고, 구족계를 받아 필추의 본바탕을 이루어야 한다.
너 아무개는 오늘부터 시작하여 목숨이 남아 있는 날까지 나무 밑에 자리를 깔고 스스로를 지탱하며 중생들을 제도하는 일을 흐뭇하고 즐겁게 생각하겠느냐?”라고 묻고, 이에 “흐뭇하고 즐겁게 생각합니다”라고 대답한다.
“만약 불필요한 이익을 얻었을 경우, 즉 방이나 집, 누각이나 또는 움푹 들어간 굴(窟)에 멍석이나 판자로 위를 덮은 집을 얻어 경행(經行)10)을 감당할 수 있게 되거나, 혹은 다시 다른 청정한 처소를 대중으로부터 얻게 되거나 또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얻게 될 경우, 너는 이들 거처를 사정에 따라 받되, 그 한량을 알고 받아 쓰겠느냐?”라고 묻는다. 이에 “그렇게 받아 쓰겠습니다”라고 대답한다.
“너 아무개는 듣거라. 넷째는 진기약(陳棄藥)11)을 지녀야 한다. 이것은 청정한 물건이니, 쉽게 얻을 수 있다. 필추는 이것에 의지하여 거룩한 법과 계율 속에서 출가하여 구족계를 받고, 필추의 본바탕을 이루어야 한다.
너 아무개는 오늘부터 시작하여 목숨이 남아 있는 날까지 진기약을 쓰면서 스스로를 지탱하고 중생들을 제도하는 일을 흐뭇하고 즐겁게 생각하겠느냐?”라고 묻고, 이에 “흐뭇하고 즐겁게 생각하겠습니다”라고 대답한다.
“만약 불필요한 이익을 얻게 될 경우, 즉 소(酥)ㆍ낙(酪)ㆍ기름ㆍ사탕ㆍ꿀ㆍ약 뿌리ㆍ줄기ㆍ잎ㆍ꽃ㆍ열매 등의 약을 얻었을 때나 또는 다시 칠일약이나 수명이 다하도록 먹는 약이나 또는 다른 청정한 약을 대중으로부터 얻게 되거나 혹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얻게 되었을 때, 너는 이러한 약을 사정에 따라 이를 받되, 그 한량을 알고 받아쓰겠느냐?”라고 묻고, 이에 “그렇게 받아 쓰겠습니다”라고 대답한다.
다음에는 네 가지 타락법(墮落法)을 말해 주어야 한다.
“너 아무개는 듣거라. 여기에 네 가지 법이 있다. 이것은 모든 부처님이 여여하게 알고 감응하며 등정각을 이루어 알고 밝힌 법이며, 모든 필추와 구족계를 받은 사람들을 위하여 타락법을 말씀하셨다.
필추가 이 네 가지 가운데서 그 하나하나의 일에 따라 만약 범한 일이 있거나 또는 범하였을 때에는 곧 그는 필추도 아니며 사문(沙門)도 아니며 석가모니부처님의 아들도 아니니, 필추의 본바탕을 잃은 사람이다. 이는 지옥에 떨어져 몸이 잘리고 끓는 물에 빠지는 윤회를 하며 다른 죄보다 더 중하니, 다시 거두어들일 수 없는 사람이다. 비유하면 다라수(多羅樹)나무의 돋아나는 머리를 자르면 다시 돋아나거나 자라나서
높고 커질 수 없는 것과 같다. 필추의 경우도 또한 그렇다.
무엇이 네 가지의 타락법인가?
너 아무개는 듣거라. 이 법은 여여하게 알고 등정각을 이룬 모든 부처님들이 아시고 밝힌 법이며, 헤아릴 수 없는 법문으로 모든 욕망을 허물어 버린 법이다.
부처님은 설법하시기를, ‘욕망은 오염[染]이며, 욕망은 윤택(潤澤)이며, 욕망은 애착이며, 욕망은 집에 거처하는 일이며, 욕망은 기반(羈絆)12)이며, 욕망은 탐락(耽樂:오락에 빠지는 일)이니, 이는 끊고 제거해야 할 일이며, 모두 토해내야 할 일이며, 싫어하고 고쳐야 하며 소멸해야 할 일이니, 어둠의 일이다’라고 하셨다.
너 아무개는 오늘부터 문득 오염된 마음으로 여인(女人)들을 보아서는 안 된다. 하물며 어찌 함께 부정한 행동과 일을 행해서야 되겠느냐?
구수여, 부처님의 말씀에 따르면, ‘만약 필추로서 여러 필추들과 더불어 함께 계를 얻고, 계율을 버리지 아니하였으나 지계(持戒)의 힘이 약함을 스스로 말하지 않고 부정한 행위를 하거나, 교회(交會)를 하거나 축생과 함께 함에 이르기까지 이와 같은 일을 필추로서 범한 사람은 그 죄를 지을 때, 곧 필추가 아니며 사문도 아니며 석가모니부처님의 아들도 아니니, 필추의 본바탕을 잃은 사람이다. 이는 지옥에 떨어져 끊기고 빠지는 윤회를 하며 다른 죄보다 더 중하니, 다시 거두어들일 수 없는 사람이다’라고 하셨다.
너는 오늘부터 욕망의 법에서 고의로 죄를 범하여서는 안 되며 마땅히 그것을 싫어하고 여의어 알뜰하고 정중하게 계율을 지키고 수호하여 무섭고 두려워하는 마음을 밝게 살피고 부지런히 닦아 방탕하고 안일한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너는 이 일에 있어서 능히 그런 죄를 짓지 아니할 수 있겠느냐?”
이와 같이 묻고, 이에 “짓지 아니하겠습니다”라고 대답한다.
“너 아무개는 듣거라. 이것은 여여하게 알고 등정각을 이룬 모든 부처님이 아시고 밝힌 법이며 헤아릴 수 없는 법문으로 불여취(不與取:주지 않은 물건을 취하는 일)를 비방하셨고, 불여취에서 벗어나는 사람을 칭찬하고 찬탄하셨으며, 이것은 뛰어나게 묘한 일이라 하셨다.
너 아무개는 오늘부터 시작하여 마강(麻糠:삼과 등겨)에 이르기까지도 다른 사람이 주지 않은 물건을, 도둑질할 마음이 아니더라도 짐짓 몰래 훔쳐서는 안 된다. 하물며 5마쇄(磨灑)13)에 이르름에랴.
만약 5마쇄의 돈을 초과하여 절취한다면,인도의 여러 부(部)의 율을 검색해 보니 모두 이 이름과 같으니, 중죄(重罪)로 단정 짓는다. 5전(錢)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이것은 패치(貝齒)이니, 80패치가 1마쇄(磨灑)이다. 대략 숫자로 하면
4백 패치가 된다. 일시에 있던 장소에서 옮기면 비로소 도둑질을 범한 것이다. 원래는 돈[錢]에 의거하지 않는다. 만약 5전이라고 번역하면 본문에 어긋난다. 그러므로 범본대로 놔두어야 한다. 통하고 막힘은 다른 곳에서 자세히 설한 것과 같다.
 구수여, 부처님의 말씀에 따르면 만약 또한 필추로서 마을 안에 있거나 비어 있고 한적한 곳에서 다른 사람이 주지 아니한 물건을 도둑질할 마음으로 취하였다면, 이와 같은 도둑질을 하였을 때에는 임금이나 대신으로부터 잡히거나 죽임을 당하거나 묶이거나 쫓겨나거나 꾸중과 책망을 듣게 되면 ‘쯧쯧, 이 사내야, 너는 도둑이며 바보이며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는 놈이구나’라는 말을 듣게 된다.
이와 같은 도둑질을 하고 이와 같은 일에 있어서 필추로서 이 죄를 범한 사람은 그 죄를 지었을 때 곧 필추도 아니며 사문도 아니며 석가의 아들도 아니니, 필추의 본바탕을 잃은 사람이다. 이는 지옥에 떨어져 끊기고 빠지는 윤회를 하며 다른 죄보다 더 중하니, 다시 거두어들일 수 없는 사람이라고 하셨다. 너는 오늘부터 이 도둑질하는 법에서 고의로 이를 범해서는 안 되며 마땅히 그것을 싫어하고 여의어 알뜰하고 정중하게 계율을 지키고 수호하여 무섭고 두려워하는 마음을 일으켜 밝게 살피고 부지런히 닦아 방탕하거나 안일하지 않아야 한다.
너는 이 일에서 능히 그런 죄를 짓지 아니할 수 있겠느냐?”
이와 같이 묻고 이에 “짓지 아니하겠습니다”라고 대답한다.
“너 아무개는 듣거라. 이것은 여여하게 알고 등정각을 이룬 모든 부처님들이 알고 밝힌 법이며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법문으로, 목숨을 해치는 행위를 비방하고, 목숨을 해치는 행위를 벗어난 사람을 부처님은 칭찬하고 찬탄하며, 이는 뛰어나게 묘한 일이라 하셨다.
너 아무개는 오늘부터 모기나 개미에 이르기까지 일부러 그 목숨을 끊어서는 안 된다. 하물며 사람이나 사람의 태아[人胎]임에랴.
구수여(具壽), 부처님의 말씀에 따르면 ‘만약 또 필추로서 사람이나 사람의 태아(胎兒)를 짐짓 자기 손으로 그 목숨을 끊거나, 혹 칼을 지니고 있다가 다른 사람에게 주거나, 혹 자신이 칼을 지니고 있거나, 혹 칼을 지닌 사람을 구하거나, 혹은 죽음을 권유하고 죽음을 찬양하는 말을 하면서 ≺쯧쯧, 이 남자야, 무엇 때문에 이 죄에 얽혀 깨끗지 못한 삶을 사는가. 너는 지금 차라리 죽어라. 죽는 것이 사는 것보다 낫다≻라고 말하면서, 자기 마음의 생각에 따라 다른 말로 권유하고 찬탄하여 상대방을 죽게 하여, 상대방이 이로 인하여 죽었을 경우, 필추로서 만약 이런 죄를 범하였다면, 당장 범한 시각부터 그는
곧 필추도 아니며 사문도 아니며 석가의 아들도 아니다. 이는 지옥에 떨어져 끊기고 빠지는 윤회를 하며 다른 죄보다 더 중하니, 다시 거두어들일 수 없는 사람이다’라고 하셨다. 너는 오늘부터 살생법에 대해서 고의로 이를 범해서는 안 된다. 마땅히 싫어하고 여의어 알뜰하고 정중하게 계율을 지키고 수호하여 밝게 살피고 부지런히 닦아 방탕하고 안일한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너는 이 일에 있어서 능히 이런 죄를 짓지 아니할 수 있겠느냐?”
이와 같이 묻고, 이에 “짓지 아니하겠습니다”라고 대답한다.
“너 아무개는 듣거라. 이것은 여여하게 알고 등정각을 이룬 모든 부처님들이 아시고 밝힌 법이며, 헤아릴 수 없는 법문으로, 거짓말의 죄를 비방하고 거짓말에서 떠난 사람을 칭찬하고 찬탄하셨으며, 이는 뛰어나게 묘한 일이라 하셨다. 너 아무개는 오늘부터 우스갯소리로 장난삼아 하는 말에 이르기까지도 고의로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 하물며 진실로 상인법(上人法)14)이 없으면서 어찌 있다고 하겠는가?
구수여, 부처님의 말씀에 따르면 ‘만약 필추로서 사실은 아는 것이 없고, 두루 넓은 지식이 없으면서 스스로 상인법, 즉 적정(寂靜)한 성자의 수승한 깨달음과 지견(知見)으로 안락하게 머무르는 것을 얻지 못하였음을 알면서도 ≺나는 안다≻, ≺나는 보았다≻라고 말하다가, 그가 훗날 누가 묻거나 묻지 않거나 간에 스스로 청정(淸淨)하게 되고자 하여 말하기를 ≺나는 사실은 알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하였다≻라고 말하면, 이는 증상만(增上慢)을 제외하고는 헛된 거짓말로 사람을 속인 것이다. 혹은 ≺나는 4제(諦)를 증득하였다≻느니, 혹은 ≺나에게는 천룡(天龍) 귀신들이 찾아와서 나와 더불어 이야기를 한다≻느니, 또는 ≺무상(無常) 등의 생각을 얻었다≻느니, 혹은 ≺4선(禪)ㆍ4공(空)ㆍ6신통(神通)ㆍ8해탈(解脫)을 얻고 4성과(聖果)를 얻었다≻느니 하는 등의 이러한 일에 대해서 필추가 이런 죄를 범한다면, 당장 그 죄를 짓는 시간부터 곧 그는 필추가 아니며 사문(沙門)이 아니며 석가의 아들도 아니며 필추의 본바탕을 잃은 사람이다. 이는 지옥에 떨어져 끊기고 빠지는 윤회를 하며, 다른 죄보다 더 중하니, 다시 거두어들일 수 없는 사람이다’라고 하셨다.
너는 오늘부터 이 거짓말하는 법에서 고의로 이 계율을 범해서는 안 되며, 마땅히 그것을 싫어하고 여의어 은근하고 정중하게 계율을 지키고 수호하여 밝게 살피고 부지런히 닦아 방탕하고 안일한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너는 이 일에 있어서 능히 이런 죄를 짓지 아니할 수 있겠느냐?”
이와 같이 묻고, 이에 대하여 “짓지 아니하겠습니다”라고 대답한다.

다음은 사문(沙門)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네 종류의 예법(禮法)을 말해 준다.
“너 아무개는 듣거라. 이것은 여여하게 알고 등정각을 이룬 모든 부처님들이 아시고 밝힌 법이며, 모든 필추로서 구족계를 받은 사람을 위하여 설법한 사문(沙門)의 마땅히 해야 할 네 종류의 예법이다. 무엇이 네 가지인가?
너 아무개는 듣거라. 너는 오늘부터 만약 다른 사람이 욕하더라도 되돌려 욕을 해서는 안 되며 다른 사람이 노여워하더라도 되돌려 노여워해서는 안 되며, 다른 사람이 조롱하더라도 되돌려 조롱해서는 안 되며, 다른 사람이 때린다고 되돌려 때려서는 안 된다. 이와 같은 일이 있어서 마음에 괴롭고 어지러운 생각이 일어날 때에는 너는 능히 마음을 거두어들여 되받아 보복하지 않겠느냐?”
이에 대하여 “보복하지 않겠습니다”라고 대답한다.
“너 아무개는 듣거라. 너는 먼저 마음으로 표시하여 희망한 일이 있어 생각하기를 ‘나는 언제나 부처님의 법과 율에 관한 거룩한 법을 얻어 출가하여 구족계를 받고 필추의 본바탕을 이룰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너는 지금 이미 출가하여 구족계를 받고 법대로 행동하는 좋은 친교사(親敎師)와 궤범사(軌範師) 등을 얻었으며, 화합한 승가에서는 백사갈마(白四羯磨)를 주재하여 그 글에 차이가 나고 틀리는 곳이 없었으며, 극히 훌륭하게 안주(安住)하게 되었다. 다른 필추처럼 비록 백 년이 지나도록 배워야 할 것을 너는 또한 수학(修學)하였고, 네가 배운 것은 상대방도 역시 같이 그렇게 배웠으니, 다 같이 계율을 얻고 다 같이 계경(戒經)을 말하게 되었다.
너는 오늘부터 마땅히 이곳에서 공경하는 마음을 일으켜 마음으로 받들고 싫어서 떠나려는 마음이 생겨서는 안 된다. 또한 친교사에게는 마땅히 아버지와 같다는 생각을 내야 하니, 스승도 너에게 자식과 같다는 생각이 생기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목숨이 남아 있을 때까지 스승을 모시고 봉양하며 병을 돌보고 함께 서로 간호하고 묻고 자애하고 가련한 마음을 일으키되, 늙어 죽을 때까지 이르러야 한다.
또한 함께 청정한 수행을 하는 사람에게는 상ㆍ중ㆍ하, 그 어느 자리에 있는 스님에게나 항상 공경하고 정중하고 그의 뜻을 따르는 마음을 내야 하며, 부지런히 함께 머물고 송경(誦經)과 좌선(坐禪), 사유(思惟)와 수행(修行) 등 모든 선업(善業)으로 5온(蘊)ㆍ12처(處)ㆍ18계(界)와 12인연(因緣)에서 부처님의 10력(力) 등의 법이 생기는 이치를 마땅히 환하게 해득하기를 구하여야 한다.

거룩한 수레의 멍에를 버리지 말고 모든 게으른 습관에서 벗어나서 아직 얻지 못한 것은 얻기를 구하고, 아직 해득하지 못한 것은 해득하기를 구하고, 아직 증험하지 못한 것은 증험하기를 구하여 마침내 아라한(阿羅漢)의 과보를 얻어 구경열반(究竟涅槃)에 이르게 해야 한다.
나는 지금 너를 위하여 요점만을 간추려 그 대강(大綱)을 들어 말하였을 뿐이다. 나머지 아직 알지 못하는 일은 마땅히 두 스승과 함께 배우는 친한 벗들에게서 잘 물어보아야 한다. 또한 매달 보름날 계경(戒經)을 설법할 때 스스로 마땅히 들어서 받아들여 가르침에 따라 부지런히 닦아야 한다.
너를 위하여 게송을 읊겠다.

너는 가장 뛰어난 가르침에서
구족하게 계를 받았으니
마땅히 지심으로 받들고 지켜라.
장애 없는 몸 얻기 어려운데

단정한 사람만이 출가하고
청정한 사람만이 원만히 갖춘다고
진실한 말을 하는 분이 말씀하셨으니,
바른 깨달음 얻은 분이 아는 일이다.

너 아무개는 이미 구족계를 받는 일을 마쳤다. 방탕하고 안일하지 말아야 하며 마땅히 삼가 받들고 행하여 항상 눈앞에 있도록 지속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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