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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2107 불교(근본설일체유부니다나 5권 / 根本說一切有部尼陀那)

by Kay/케이 2023. 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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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근본설일체유부니다나(根本說一切有部尼陀那) 5

 

 

근본설일체유부니타나 제5권


대당 삼장법사 의정 한역
백명성 번역


7) 일곱 번째 자섭송

외도가 필추의 옷을 가지고 갈 수 있으니
표시를 해 두고 죽을 때 보시하는 것은 받아들이라.
친구에는 다섯 가지 종류가 있으며
법식(法式)을 받은 필추니는 혼자 다닐 수가 있다.

그때 부처님께서는 왕사성 죽림원에 계셨다.
그때 마갈타국(摩竭陀國)의 군주인 영승대왕(影勝大王)이 부처님의 오묘한 설법을 들어 그 핵심을 깨닫고서는 마침내 8만 명의 천자족[天子衆]과 백천(百千)명이 넘는 마갈타국의 장자, 거사, 바라문 등과 함께 대중 가운데에서 엄한 법령[敎]을 만들었다. 그리고 북을 쳐서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도록 하였다. 그 법인즉 어느 누구도 도둑질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으로, 만일 이를 어기는 자가 있다면 나라 밖으로 쫓아내고 그가 가지고 있던 집안의 재산과 창고의 재물은 모두 도둑맞은 사람에게 준다는 것이었다.
이때 세존께서는 교살라국(憍薩羅國)의 승광대왕(勝光大王)을 위하여 소년경(少年經)을 설명해 주어 왕을 설복시키셨다. 이에 승광대왕 역시 나라 안에 엄한 법령을 만들었으니, 그 나라에서는 도둑질을 해서는 안 되고 만일 이를 어기는 자가 있다면 그 목숨을 끊고 가지고 있던 집안의 재산과 창고의 재물을 모두 도둑맞은 사람에게 준다는 것이었다.
그때 도둑 떼들이 모두 달아나 그 두 나라 사이에 주둔해 머물러 있었다. 마갈타국의 여러 상인들이 서로 줄지어 교살라국으로 가다가 그 도둑 떼들이 주둔해 있는 곳에 다다르게 되었다.
그때 여러 상인들이 하인에게 말하기를 “우리들이 지금 평안하니 너희들은 돌아가도 되겠다”라고 하였다. 종자(從者)들이 돌아가자 도적들이 멀리서 보고 호위하는 자가 없음을 알고는 곧 그들에게 달려들어 물건을 빼앗아 버렸다.

이에 여러 상인들이 모두 교살라국 쪽으로 달아나 승광왕에게 의탁하게 되었는데, 왕의 처소에 도착해서는 앞으로 나아가 다음과 같이 아뢰었다.
“대왕께서는 아셔야 될 것입니다. 이 나라에서 전부터 교역(交易)이 많았었는데 지금은 도적 떼로 인해 상인들이 왕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승광왕은 비로택가(毘盧宅迦)라는 대장군(大將軍)에게 명령하였다.
“경은 급히 가서 도적 떼들을 잡도록 하라. 그리고 도둑질한 물건을 가지고 와서 나에게 보이도록 하라”라고 하였다. 그러자 대장군은 용감한 네 부대, 즉 상군(象軍)ㆍ마군(馬軍)ㆍ거군(車軍)ㆍ보군(步軍)의 병사들을 이끌고 도적 떼들의 병영이 있는 광야의 숲속으로 달려갔다.
그 도적들은 으슥한 숲 속에 모여서 창과 병기들을 풀어 놓고는 획득한 물건들을 나누고 있었다. 그때 장군이 멀리서 도적들을 발견하고는 곧 군사를 풀어 사방을 포위한 후 진격의 북소리를 울리니, 도적들은 놀라고 두려워하여 달아나기도 하고 상처를 입기도 하며 살해되기도 하고 생포되기도 하였었다.
장군은 도적질한 물건과 도적 떼들을 잡아 왕의 처소로 돌아와 대왕에게 아뢰기를 “이것들이 그 도적들과 훔친 재물들입니다”라고 하였다. 이에 승광왕이 여러 사람들에게 “원래 너희들 것이었던 물건을 찾아가도록 하라”고 하니 상인, 장사꾼들이 자신의 물건을 알아보고 찾아갔으며, 여러 외도들도 자신의 재물과 적석염복(赤石染服), 그리고 필추들 소유의 의발도 함께 가지고 갔다.
그때 여러 필추들이 뒤늦게 왕의 처소에 도착하니 왕이 말하였다.
“그대들도 역시 의발을 가지고 가도록 하오.”
필추들이 대답하기를 “이 물건들 속에는 저희들의 의발이 없습니다”라고 하였다. 왕이 “그대들은 이전에 도적들에게 빼앗기지 않았습니까?”라고 묻자 “저희들도 도적들에게 빼앗긴 일이 있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왕이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만약 이 물건들 가운데 여러분의 물건이 없다면, 응당 저 외도들을 불러 그들이 가져간 옷과 물건들을 가지고 오도록 하여야 하겠습니다.”
그때 외도들이 왕이 부른다는 말을 듣고는 옷을 가지고 왔다. 필추들이 가지고 온 옷을 보고는, “이것은 우리의 승가지(僧伽胝)이고, 이것은 우리의 승각기(僧脚攲)이다”라고 말하였다.
이에 왕이 외도들에게 말하기를
“저들은 작은 도적이요, 너희들은 큰 도둑이로다. 다른 사람의 옷을 자기 것이라고 하다니”라고 하였다. 외도들은 묵묵히 아무 말도 하지 못하였다.
왕이 필추들에게 “성자시여, 그대들은 옷과 물건에다 표시를 하지 않는지요? 그리하면 우리들이 어느 것이 외도의 것이고 어느 것이 필추의 것인지 알 수 있을 텐데요”라고 하였다. 그러자 필추들이 대답하기를 “우리들의 옷에는 아무런 표시가 없습니다”라고 하였다.
그래서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응당 매듭을 하거나 검은 점을 찍든가, 아니면 다른 방법으로 표시하여 지니도록 하여라.”
부처님께서 실라벌성에 계셨다.
어떤 한 장자가 장가든 지 얼마 안 되어 한 아들을 낳았는데, 그 아내가 죽자 다시 후처를 맞이하였더니 역시 얼마 안 돼 다시 한 아들을 낳았다. 그 두 번째 아들은 어머니 때문에 고통을 받다가, 좋은 가르침을 좋아하여 진정으로 출가하기를 희망하였다.
그는 출가한 뒤에 인간 세상을 두루 떠돌아다니게 되었다. 그 후 그 아버지가 중병에 걸려 장차 죽게 되었다. 그때 아버지가 큰아들에게 “나의 재산을 3등분하라”고 분부하니, 큰아들은 아버지의 분부를 받들어 곧 3등분 하였다. 그러자 아버지가 자식에게 말하기를 “이 3분의 1은 너의 몫이니 가업을 잇는 데 쓰도록 하고, 3분의 1은 나의 장례를 치르는데 사용할 것이며, 나머지 3분의 1은 출가한 아들에게 주도록 하여라” 하고는 곧 스스로 탄식하며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쌓아 모은 것은 모두 흩어지게 마련이며
높고 높은 것은 반드시 떨어지는 법이로다.
만났다가는 마침내 헤어지게 되니
생명이 있는 것들은 모두 죽게 되는 것이로다.

이러한 말을 하고 그 아버지는 곧 숨을 거두었다.
출가했던 아들이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말을 듣고는 즉시 형의 처소에 도착하였다. 서로 그리워하던 두 사람은 서로 만나 슬퍼하며 안부 묻기를 마치자 이윽고 형이 말하기를 “아버님이 돌아가시던 날 유언을 남기셨으니, 너는 3분의 1의 재산을 가져가도록 하여라”라고 하였다.
이에 필추가 “세존의 말씀대로라면 죽은 후에 주는 재물은 법도에 맞는 재물이 아닙니다”라고 말하였다.
그때 여러 필추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무릇 재가자(在家者)가
목숨이 끊어지려 할 때에는 반연심(攀緣心)이 있게 마련이니, 그러한 반연심에서 보시하는 재물은 받아들이는 것이 마땅하다. 또 아버지가 나누어 준 재물이라면 의심하는 마음을 두지 말고 그것을 받아 삼보에 대해 공양하여야 할 것이다. 출가자라면 임종하는 날에 연연해하는 마음이 없을 것인데, 만일 내가 죽은 후 재물을 주라고 말하였다면 그러한 재물은 받아서는 안 될 것이다.”
같은 곳에서 다음과 같은 일이 있었다.
어떤 두 필추가 친구가 되어 얘기를 나누어 보곤 뜻이 맞아 함께 거처하였다. 언젠가 한 필추가 인간 세상을 두루 돌아다니며 인연을 따라 교화를 베풀었는데, 전에 있던 방과 지나온 곳에다 옷과 치목(齒木), 토설(土屑) 등을 깜박 잊고 두고 갔었다. 그때 그 친구가 그를 위해 그 물건들을 거두어 두었는데, 그러한 행위가 법도에 맞는지 의심스러워 곧 부처님께 나아가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거두어 두어도 죄가 되지 않는다. 친구에는 다섯 가지 종류가 있으니, 무엇이 다섯인가? 첫째는 서로 사랑하는 친구요, 둘째는 마음으로 기뻐해 하는 친구요, 셋째는 스승이나 어른 같은 친구요, 넷째는 뜻이 맞는 친구요, 다섯째는 그가 쓰던 물건이나 말을 듣고 진정으로 즐거워하는 마음이 일어나는 친구이니, 이러한 다섯 종류의 친구라면 물건을 거두어 쓰는 것이 허락되느니라.”
같은 곳에서 다음과 같은 일이 있었다.
그때 어느 장자가 장가든 지 얼마 안 되어 딸을 한 명 낳았는데, 그 딸이 장성하자 세속의 번뇌를 버리고 불법을 좋아하여 출가하였다. 어느 핸가 흉년이 들어 걸식하기가 매우 힘들었는데 집집이 돌며 걸식하다 보니 점점 아버지의 집에 다가가게 되었다.
아버지가 딸이 오는 것을 보고는 그녀에게 나아가 말하기를 “얘[聖女]야, 너는 요즘 어떻게 연명해 가고 있느냐?”라고 하였다. 그녀가 아버지에게 대답하기를 “걸식하느라 집집이 돌더라도 음식을 얻기가 매우 힘듭니다. 고생 고생하더라도 빈 배를 채우기조차 힘드니 불같은 굶주림을 참아 내기가 매우 힘들답니다”라고 하였다.
아버지가 이 말을 듣고는 마음 아파하면서 그녀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네가 집에 있으면서 만일 출가하지 않았더라면, 설사 많은 사랑을 받진 못했을지라도 평생 음식을 얻을 수는 있었을 것이다. 그러니 지금부터는 매일 집으로 와서 음식을 받아 가도록 하여라.”

그녀가 그 말을 받아들여 곧 다음 날 다시 동료 한명과 함께 아버지의 집으로 가서 그 약속한 음식을 받으려 하였다. 아버지가 그녀에게 이르기를, “나는 지금 힘이 없어 두 사람을 구제할 순 없으니, 너 혼자 와서 음식을 먹는 것이 좋겠구나”라고 하였다.
그러자 그녀가 아버지에게 “세존께서는 필추니가 혼자 다니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셨습니다. 만일 부처님께서 허락하셨다면 이러한 어려움을 당하진 않았을 것입니다”라고 말하였다.
그때 필추니들이 이 일을 여러 필추들에게 자세히 말씀드리니, 필추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게 되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흉년이어서 걸식하여 허기를 채우기가 어렵거든, 필추니들이 대중들에게 부모님 집에 갔다가 돌아와도 좋다는 법식(法式)을 청할 수 있도록 허락하노라.
그럴 경우 다음과 같이 청하도록 하여라. 자리를 깔고 건추(楗椎)를 치며 고지하도록 하여라. 그리고 필추니 대중들이 다 모였을 때 법식을 청하는 필추니는 먼저 상좌로부터 차례로 스님들에게 예배한 후 대중의 우두머리 앞에 합장하고 공경히 무릎 꿇고 앉아 있도록 하여라. 그런 다음에 다음과 같이 청하도록 하여라.
‘큰 덕이 있으신 필추니 스님 대중들께서는 들으시오. 필추니인 저 아무개는 지금 흉년을 만나 음식을 얻기가 어려우니, 만약 음식이 없다면 연명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저 아무개는 지금 필추니 스님 대중들에게 친족에게 갔다가 돌아오는 것을 허락하는 갈마를 청하는 바입니다.
원컨대 필추니 스님 대중이시여, 아무개인 저에게 친족에게 갔다가 돌아오는 것을 허락하는 갈마를 해 주십시오. 이는 가엾게 여길 수 있는 분에게 가엾게 여겨 달라고 원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 세 번째에도 역시 이와 같이 말하여라. 백이갈마[羯磨白二]는 이것을 기준으로 해서 하여야 할 것이니, 백일갈마(百一羯磨)에서 말한 것과 같으니라.
만일 필추니 대중이 속가의 부모님 집에 갔다가 돌아와도 좋다는 갈마를 해 주었다면, 갈마를 받은 필추니는 혼자 가더라도 아무런 죄가 없다. 그러나 친족의 집에 가서 마음대로 음식을 먹되 다시 풍년이 들면 가서는 안 될 것이다. 만일 혼자 간다면 월법죄를 짓는 것이니라.”

8) 여덟 번째 자섭송

외상으로 옷을 산 필추니가 죽었을 때라도 옷값을 갚아야 하며
속인들을 위해 물건 값을 결정하는 일을 하지 말라.
필추들이 옷을 살 때는 가격을 흥정하지 말고
두 배 세 배 값을 쳐서 주도록 하라.

같은 곳에서 다음과 같은 일이 있었다.
언젠가 어떤 필추가 속인에게 외상으로 옷을 사고는 절 안으로 들어와 그만 죽고 말았다. 그때 그 옷의 주인이 그 소식을 듣고는 급히 절로 와서 여러 사람들에게 말하기를 “아무개 필추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라고 하였다. 필추들이 “그는 이미 죽었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옷 주인이 말하기를 “그는 나에게서 외상으로 옷을 가져갔는데, 지금 그 값을 치러 주어야겠습니다”라고 하였다.
필추들이 “당신은 저 시타림[屍林]으로 가서 옷값을 찾아가도록 하십시오”라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옷 주인이 말하기를 “그가 지니고 있던 의발을 그대들이 함께 나누어 가지고서는 저 숲 속의 시체에게서 옷값을 찾아가라고 하니, 부처님의 제자들이 어찌 이렇게 사람을 속이시는 것입니까?”라고 하였다.
이에 여러 필추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외상을 갚지 아니한 필추가 죽었을 경우, 그가 지니고 있던 의발로써 옷값을 치러 주어야 할 것이다.”
또 어떤 필추가 속인에게 비싼 옷[貴衣]을 외상으로 사고 죽은 일이 있었다. 후에 옷 주인이 절로 와서 묻기를 “아무개 필추는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라고 하자, 필추들이 “그는 이미 죽었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옷 주인이 말하기를 “그 사람이 나에게 외상으로 옷을 가져갔습니다”라고 하였다. 그래서 여러 필추들이 그 필추의 옷을 돌려주었다.
그러자 옷 주인이 “그가 가져간 것은 값이 비싼 옷이었는데, 지금 돌려준 이 옷은 전혀 값나가는 것이 아닙니다”라고 말하였다.
이에 여러 필추들이 어찌할 바를 몰라 하다가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응당 현재 지니고 있는 물건으로 옷값을 채워 주어야 할 것이다. 그에게 ‘외상으로 옷을 사간 사람이 이미 죽어, 현재 있는 물건으로 값을 돌려주겠다’고 말한다면 그도 만족하게 여길 것이다.”
언젠가 어떤 두 거사(居士)가 서로 물건을 흥정하고 있었다. 한 사람이 “이 옷은 가격이 얼마입니까?”라고 묻자, 옷 주인이 대답하기를
“20가리사파나(迦利沙波拏:인도의 화폐단위)입니다”라고 하였다. 그러자 옷을 사려는 사람이 말하기를 “나는 지금 당신에게 10가리사파나에 샀으면 합니다”라고 하였다.
그때 오바난타가 그 곳에 가게 되었는데, 그 두 사람이 생각하기를 “여러 큰 필추들은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니, 우리들이 그에게 가격을 결정해 달라고 부탁드려야겠구나” 하였다.
두 사람 모두 오바난타에게 “대덕이시여, 이 옷은 가격이 얼마나 하는 것입니까?”라고 물어 보았다.
그때 오바난타가 가만히 한 사람에게 “당신은 옷을 사려는 것이요? 팔려는 것이요?”라고 물어보니, 대답하기를 “저는 사려는 것입니다”라고 대답하였다. 이에 오바난타가 알려 주기를 “이 옷의 가격은 20가리사파나입니다”라고 대답하였다.
또 두 번째 사람에게 “당신은 옷을 팔려고 하는가?” 하니, “나는 팔려고 합니다”라고 대답하였다. 오바난타가 알려 주기를 “이 옷의 가격은 40가리사파나입니다”라고 하였다.
그러자 두 사람이 흥정할 때 파는 사람은 40가리사파나를 요구하고, 사는 사람은 20가리사파나만 주려고 하여 마침내 서로 다투게 되었다.
옷을 사려는 사람은 말하기를 “나는 화시인(和市人)1)으로부터 20가리사파나라고 들었다”고 하자, 옷 주인은 “나는 화시인에게서 40가리사파나라고 들었다”고 말하였다. 그리곤 서로 말하기를 “우리 두 사람은 같은 곳에서 결정해 준 가격을 들었는데 두 사람에게 말해 준 가격이 같지 않으니, 그렇다면 저 사람이 고의로 싸움을 붙인 것이로구나”라고 하였다.
이에 여러 필추들이 이 말을 듣고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모든 필추들은 속인들을 위해 가격을 결정해 주는 일을 해서는 안 될 것이며, 또한 흥정하는 곳에서 귀천(貴賤)을 따져 가격을 조절해서도 안 될 것이다. 만일 이를 어기는 자가 있다면 악작죄를 짓는 것이 되느니라.”
언젠가 여러 필추들이 옷을 사고자 하여 가격을 흥정하였다. 속인들이 말하기를 “저희들은 작은 복을 지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이요, 그대들은 커다란 복을 지으며 살아가는 분들이십니다”라고 하였다.
이에 여러 필추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필추들은 가격을 흥정해서는 안 된다. 필추들이 옷을 사고자 할 경우에는 속인들로 하여금 가격을 지불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요, 속인이 없을 경우에는
두 배, 세 배의 가격으로 지불해 주어야 할 것이다. 이를 어기는 자는 악작죄를 짓는 것이 되느니라.”

9) 아홉 번째 자섭송

과일 나무는 사람을 뽑아 관리(管理)하게 할 것이며
네 종류의 물건은 나누어 주어서는 안 된다.
과일이 익어 나눌 때에 벌레 먹은 것을 가려내기 위해
씻을 적에는 떠들거나 장난쳐서는 안 될 것이다.

한때 부처님께서 왕사성에 계셨다.
그때 빈비사라왕(頻毘婆羅王)이 천 그루의 암몰라(菴沒羅) 나무가 있는 숲을 스님 대중들에게 보시하였다. 그런데 당시 여러 필추들이 나무의 과일을 따 먹으면서도 나무를 돌보지 아니하여, 마침내 나무들이 꺾이고 부러져 황폐하게 되었다.
빈비사라왕이 나무들이 꺾이고 부러진 모습을 보고 좌우의 신하들에게 물어 보았다.
“이 암몰라 나무들은 누구의 정원에 있는 것이냐?”
대신들이 대답하기를 “이것들은 대왕(大王)의 것이옵니다. 이전에 대왕께서 천 그루의 암몰라 나무를 필추 대중에게 보시하신 것인데, 스님 대중들이 과일을 따먹기만 하고 간수하지 않아 꺾이고 손상되어 이렇게 황폐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여러 필추들이 관리를 하고 있지 않습니다”라고 하였다.
이에 여러 필추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절의 재산을 버려두어서는 안 될 것이다. 대중들은 마땅히 정원을 돌볼 사람을 뽑아 관리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에 정원을 돌보는 사람이 울타리를 정돈하고 과일 나무를 계산하여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러자 필추들이 나무뿌리 아래에서 이빨을 닦고 입을 헹구기도 하고, 세수나 발을 씻기도 하고, 옷을 빨기도 하여 나무에 물이 충분히 공급되어 가지와 잎이 무성하고 열매가 크고도 잘 익게 되었다. 이에 많은 나그네 필추들이 와서 말하기를 “과일이 탐스럽게 잘 익었으니 그대들은 우리에게 주도록 하시오”라며 요구하였다.
그 곳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대답하기를 “우리들이 이미 나누어 가졌으니 그대들이 어찌 먹을 수 있으리오?”라고 하며 “이것은 궤범사의 몫이며 저것은 친교사의 몫이고, 이것도 친교사의 몫이고 저것도 궤범사의 몫입니다”라고 알려 주었다.

이에 여러 필추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다음의 네 가지 종류에 해당되는 물건은 나눌 수가 없다. 그 네 가지는 무엇인가? 첫째는 사방에 있는 스님 공동의 물건이요, 둘째는 솔도파(窣覩波)에 속해 있는 물건이요, 셋째는 스님 대중의 병에 약으로 쓰는 것이요, 넷째는 절의 재산이 되는 물건이다. 만약 이것을 어기는 자가 있다면 악작죄를 짓는 것이니라. 그러니 이 과일들은 필추들에게 나누어 주어야 할 것이다.”
언젠가 도적이 들어 과일을 훔쳐 가자 세존께서 이르시기를 “대중들은 응당 정원을 지키고 보호하는 사람을 뽑아야 할 것이다”라고 하셨다. 그래서 그러한 사람을 뽑아 지키고 보호하는 일을 전담케 하였더니, 그가 일을 하느라 식사를 거르게 되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따로 사람을 더 뽑아 그가 먼저 식사한 후 저 사람과 교대시켜서 저 사람도 식사할 수 있도록 하여라.”
세존의 말씀대로 암모라 나무의 과일을 스님 대중들에게 나눌 때 정원을 지키는 사람이 공평하게 나누어 주었는데, 간혹 과일 가운데 벌레 먹은 것이 있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과일을 살펴보아 벌레 먹은 것을 가려내야 할 것이니 과일을 깨끗이 씻은 다음 나누어 주도록 하여라.”
이에 여러 필추들이 과일을 씻게 되었는데, 그때 큰소리로 떠들다 입에서 침이 튀어 과일을 더럽히는 일이 있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시끄럽게 떠들어서는 안 된다. 필추답게 조용히 씻으며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만약 시끄럽게 떠들어 댄다면 악작죄를 짓는 것이 되리라.”

10) 열 번째 자섭송

정인(淨人)이 없으면 필추 스스로 과일을 나누어 줄 수 있으나
스스로 좋은 것만을 취하여 먹어서는 안 되는 것이니
좋은 것만을 골라 먹는 잘못을 저지르지 말라.
나그네 필추는 칠팔 일이 지나서야 경계를 맺을 것이며, 필추로서 속인 들 싸움의 증인이 되지 말 것이다.

세존의 말씀대로 암몰라 과일을 스님들에게 나누어 주는데, 누가 그 일을 하기에 합당한 자인지 알지 못하였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정인(淨人)2)으로 하여금 하도록 하라. 만일 정인이 없거든 사미에게 하도록 할 것이다. 사미가 없을 경우에는 필추가 먼저 자신을 청정하게 한 다음 나누어 주도록 하여야 될 것이다.”
세존의 말씀대로 정원사를 뽑아서 그들로 하여금 지키고 보호하도록 하였는데, 정인과 사미가 떠나가자마자 곧 뭇 새들이 모여들어 과실을 쪼아 훼손시켰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뭇잎으로 덮어 주어야 할 것이니,
정인이나 사미가 일을 마치고 돌아갈 적에는 마땅히 지시한 대로 하여야 될 것이니라.”
그때 여섯 명의 나쁜 필추가 정원사로 뽑히자 탐스럽고 좋은 암몰라 과일을 골라 따서는 자신들의 거처로 가지고 가서 먹었다. 그러자 여러 필추들이 서로 말하기를 “탐스럽고 좋은 과일을 본 지가 오래 되었네”라고 하기도 하고 “앞으로도 보기 어려울걸. 여섯 명의 나쁜 필추들이 골라서 좋은 것은 모두 자신의 거처에서 먹어 버리니 말이야”라고 하기도 하였다.
이에 여러 필추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스스로 좋은 것만 따 먹어서는 안 될 것이다. 만일 그리하는 자가 있다면 악작죄를 짓는 것이니라.”
그러나 여섯 명의 나쁜 필추들이 스스로가 좋은 과일만을 따 먹자, 마침내 여기저기서 소란이 일어나게 되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스스로 좋은 것만 골라서 먹어서는 안 된다. 만일 그러한 자가 있다면 악작죄를 짓는 것이니라. 죄를 짓지 않으려는 자라도 만일 몸에 화기[火力]가 미약한 자는 응당 익은 것을 먹어야 할 것이니, 화기가 강성하여야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곳에서 다음과 같은 일이 있었다.
그때 여러 필추들이 인간 세상을 두루 돌아다니다 우연히 한 고을에 이르게 되었다. 그 고을에 절이 있는지라 들어가 보니 한 사람도 볼 수가 없었다. 그 곳에 사는 필추가 낮에 외출하여 절이 텅 비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에 나그네 필추들이 서로 말하기를 “이 빈 절에는 필추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어찌 경계가 아닌 곳에 머물 수가 있겠습니까? 함께 경계를 맺도록 하십시다”라고 하고는 먼저 작은 경계[小界]를 맺었다.
그때 전부터 거주하였던 필추가 오자 나그네 필추가 말하기를 “잘 오셨습니다. 잘 오셨습니다. 존자여, 그대가 이곳에 오셨으니 저는 휴식을 취하도록 해 드리겠습니다”라고 하였다.
이에 주인인 필추가 말하기를 “존자여, 어찌하여 저에게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해 준다고 하십니까? 제가 주인입니다. 잠시 낮에 한가롭고 조용한 곳에 가서 있었을 뿐입니다”라고 하였다.
그러자 나그네가 바로 말하기를 “우리는 경계를 맺고자 하여 이미 이곳에서 먼저 작은 경계를 맺었습니다”라고 하였다.
주인이 “내가 이곳에서
먼저 경계를 맺었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그들은 서로 누가 먼저 경계를 맺은 것이고 누가 뒤에 경계를 맺은 것인지 의아스럽게 여기어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응당 주인이 먼저 경계를 맺은 것이니, 뒤에 맺은 것은 성립될 수 없다. 일반적으로 나그네 필추들이 거처할 만한 곳에 도착해서는 응당 칠팔일이 지나도록 머물러야 할 것이니, 그런 다음에도 아무도 찾아오는 자가 없으면 그제야 함께 경계를 맺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이 하지 않는다면 악작죄를 짓는 것이 되느니라.”
같은 곳에서 다음과 같은 일이 있었다.
어떤 필추가 아란야(阿蘭若)에 있었는데, 그 곳에서 두 농부가 서로 다투다가 마침내는 손으로 서로 치고 받고 하였다. 그 두 사람은 필추를 증인으로 삼아 멱살을 잡고 왕의 처소에 나아가 각자 자기가 옳다고 말하며, 증인인 필추가 있으니 부르라고 하였다.
필추가 오자 왕이 친히 묻기를 “이 일은 어떻게 된 것인가?”라고 물었다. 필추가 말씀드리기를 “대왕이시여, 만일 전륜왕처럼 하시겠다고 약속하신다면 제가 말씀드리겠나이다”라고 하였다.
왕이 약속하겠다고 하자, 필추가 대답하기를 “다투고 있는 이 두 사람은 서로 노려보고 주먹질을 하였나이다”라고 하였다.
왕이 다 듣고는 두 사람 모두에게 죄를 주자, 필추가 말하기를 “대왕이시여, 어찌하여 벌을 주시나이까? 조금 전에 약속하시기를 전륜왕이 세상을 교화한 것처럼 하시겠다고 하였나이다”라고 하였다.
왕이 묻기를 “전륜왕이 어떻게 교화하였는가?”라고 하였다. 필추가 대답하기를 “전륜왕께서는 무익한 것은 금지시키시고, 유익한 것은 행하게 하셨습니다”라고 하였다. 그러자 왕이 말하기를 “이 경우에는 둘에게 모두 잘못이 있으니, 각기 가벼운 벌을 내리고 모두 석방하노라”라고 하였다.
이에 두 사람 모두 분하게 여기는 마음이 있자, 여러 필추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속인들이 싸울 경우 필추는 곁에서 구경하지 말아야 할 것이니, 만일 싸움을 보았을 때는 급히 그 곳을 떠나가야 할 것이다. 만일 떠나지 않는다면 악작죄를 짓는 것이 되느니라.”

5. 별문(別門) 다섯 번째 총섭송


보살상을 만들어 공양할 적에는
길상사(吉祥事)로 여겨 대중들에게 음식을 대접하며
대회에서는 풀을 엮어 방석을 만들어 얹고
스님을 모을 적에는 큰 북을 울려 알린다.

1) 첫 번째 자섭송

보살의 영상(影像) 만드는 것을 허락하고
다시 다섯 종류의 깃발도 허락하셨네.
자리를 만들어 존귀하게 장식하고
쇠깃대는 마음대로 만들게 하셨네.

같은 곳에서 다음과 같은 일이 있었다.
부처님이 대중들 속에 머물며 상좌로 계시면 위엄이 엄숙하시어 대중들이 모두 엄정(嚴整)하였다가, 세존께서 아니 계시면 곧 그렇지 아니하였다.
그때 급고독 장자가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가서 두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 쪽에 앉아 부처님께 여쭙기를 “제가 지금 섬부영상(贍部影像)3)을 만들고자 하오니 허락하여 주시옵소서”라고 하였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들도록 하시오.”
“깃발과 일산도 만들었으면 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음대로 하시오.”
그때 그 장자가 어떻게 깃발을 만들어야 할지 몰랐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다섯 종류의 깃발이 있으니, 사자 깃발[獅子幡], 막갈라 깃발[莫羯羅幡], 용 깃발[龍幡], 게로다 깃발[揭路茶幡], 우왕 깃발[牛王幡]이 그것이다.”
장자가 다시 섬부영상에 자리를 만들겠다고 청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들도록 하시오.”
또 쇠로 된 깃대를 만들어 깃발을 매달겠다고 청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들도록 하시오.”
또 쇠로 된 깃대를 만들어 깃발을 매달겠다고 청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들도록 하시오.”

2) 두 번째 자섭송

보살의 영상(影像)에 공양하기 위해
여러 가지 영락(瓔珞)4)을 만들고
향을 바르고 수레를 마련하였으며
일산과 깃발도 만들었다네.

같은 곳에서 다음과 같은 일이 있었다.
급고독 장자가 부처님께 말씀드리기를 “어찌 부처님께서 보살이셨을 때라고 하여 공양하지 않겠습니까?”라고 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하다.”
“저는 지금 섬부영상에 마음껏 공양하고자 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리하도록 하시오.”
“세존께서 보살이셨을 적에 여러 가지 영락을 걸치게 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게 하시오.”
“저는 지금 섬부영상을 위하여 영락을 만들고자 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뜻대로 하시오. 단지 다리 팔찌[脚]와 귀고리[耳璫]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마음대로 만들도록 하시오.”
“저는 지금 마향(磨香)과 도향(塗香)을 만들어 부처님의 손과 발에 바르고자 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들도록 하시오.”
“부처님께서 보살이셨을 적에 수레를 타고 출입하시거나 어거(御車)를 타셨습니다. 저는 지금 손수레와 수레를 만들고자 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들도록 하시오.”
다시 말씀드렸다.
“보살이셨을 적에 항상 일산과 따르는 깃발이 있으셨습니다. 저는 지금 영상을 위하여 일산과 여러 가지 깃발을 만들고자 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들도록 하시오.”
“보살이 집에 있을 적에는 항상 꽃 모양의 영락으로 장식합니다. 저도 지금 그것으로 영상을 장식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하다. 여러 가지 장식하는 기구들을 만들어도 좋다고 허락하노라.”

3) 세 번째 자섭송

길상사(吉祥事)로 여겨 공양함에
꽃 장식과 향합으로 하였네.
여러 사람이 많이 모였을 때에는
절문을 낮에는 열러 놓고 밤에나 닫아야 할 것이네.

그때 급고독 장자가 세존에게 청하기를 “부처님께서 보살이셨을 적에 모든 대중들이 길상사(吉祥事)로 여겨 공경하며 부처님께 공양하였습니다. 만약 허락하신다면 저는 섬부영상에 대해 길상사로 생각하여 공양을 바치고자 합니다”라고 하였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뜻대로 하도록 하시오.”
“저는 지금 다시 정수리 위의 꽃 장식과 향합(香合)을 만들어 섬부영상에 공양하고자 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들도록 하시오.”
이에 장자가 말하였다.
“저는 섬부영상을 모신 절을 장식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때 여러 필추들이 향을 바르거나 태우고 꽃 장식으로 절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여러 가지 북과 악기를 연주하며 널리 공양하였다. 그러자 여러 사람들이 이러한 광경을 보고는 일찍이 없었던 희기(希奇)한 일이라고 생각하며 서로 말하기를 “이 절이 매우 장엄하게 되었습니다”라고 하였다.
그때 여러 필추들이 사람들이 소란스럽게 하는 것을 보고는 대낮에 절문을 닫아 버렸다. 속인들이 그것을 보고 곧 불평스럽게 말하기를 “좋은 일을 막아 버리는구나”라고 하며,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북과 악기를 연주하며 공양할 때에는, 대낮에는 문을 열어 놓고 밤이 되어서야 문을 닫아야 할 것이다.”

4) 네 번째 자섭송

급고독 장자는 대중들을 모아 공양하였고
부처님께서 태어나신 벽사거(薜舍佉) 월일에 대회를 열었고
향대(香臺)를 세우고 5년 6년마다
정계(頂髻)를 기념해 대회를 열었네.

그때 급고독 장자가 공양을 베풀 적에 많은 필추 등 7중(衆)5)이 모두 모였다. 장자가 이를 보고는 크게 기뻐하는 마음이 일어나 다음과 같이 생각하였다.
‘세존의 말씀대로 필추에게는 다섯 종류의 보시가 있다. 다섯은 어떤 것인가? 첫째 나그네로 온 자와 떠나려는 자에게 하는 보시요, 둘째 병자와 간병인에게 하는 보시요, 셋째 흉년과 험한 길에 처해 있는 이에게 하는 보시요, 넷째 햇곡식과 햇과일을 얻거나 새로운 절기를 맞았을 때 먼저 계율을 지키고 덕이 있는 분에게 드리고 나서 자신이 먹는 것이요, 다섯째 바람, 비, 추위, 눈 등을 만났을 때 떡과 죽, 음료수 등을 가지고 가서 스님들에게 보시하여 그들이 어려운 고생을 겪지 않고 우리들의 음식을 받아 안락하게 거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내가 지금 이곳의 필추, 필추니, 오바색가(鄔波索迦), 오바사가(鄔波斯迦)들을 보니 먼 곳에서 오느라 노독(路毒)에 지쳐 있구나. 만약 부처님께서 허락하신다면 내 이들을 위하여 대회를 열리라.’
그리고는 곧 부처님의 처소로 가서 두 발에 예배하고 한 쪽에 앉아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는 위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다섯 종류의 보시가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지금 보살 대회의 공양하는 것을 보니 사방에서 온 사람들이 모두 구름처럼 모여들어 길에서 고생하고 있습니다. 만약 부처님께서 허락하신다면 저는 그들을 위해 공양하고자 합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뜻대로 하시오.”

그러자 장자는 무차대회(無遮大會)6)를 개최하였다. 그때 장자가 부처님께 말씀 드렸다.
“저는 지금 곧 대회를 열도록 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열도록 하시오.”
장자가 부처님께 여쭈어 보았다.
“보살께서 태어나신 때가 몇 월 며칠입니까?”
부처님께서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나의 생일은 벽사거(薜舍佉) 월일에 달이 둥근 때이다.”
“저는 지금 생일을 기념하는 대회를 열고자 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열도록 하시오.”
“세존께서는 보살이셨을 때는 몇 살 때에 정계(頂髻)7)를 깎으셨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다섯 살이오.”
“저는 지금 그 날을 기념해 5년마다 대회를 열고자 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열도록 하시오.”
“세존께서 보살이셨을 때, 몇 살에 다시 정계가 자라났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여섯 살이오.”
“세존이시여, 저는 섬부영상을 위하여 불타대회(佛陀大會)를 열고자 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열도록 하시오.”

5) 다섯 번째 자섭송

대회에서는 풀로 방석을 만들어 쓰고
노소가 뒤섞여 앉지 말아야 하며
목탁과 북을 쳐서
식사 시간을 널리 알려야 할 것이다.

급고독 장자가 대회를 열었을 때, 여섯 개의 큰 도성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구름처럼 모여들었다. 또한 여러 필추들도 다시 오게 되어 방석이 부족하였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장자여, 풀을 엮어 만든 방석을 깔고 식사하게 하시오.”
필추들이 식사를 마치고는 풀 방석을 거두지 않고 그냥 가버렸다.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필추들은 식사를 마친 다음 풀 방석을 들어 한쪽에다 놓고 떠나가야 할 것이다. 만일 불타대회가 끝났을 경우에는 버리고 가야 할 것이다.”
그때 여러 필추들이 노소의 구별이 없이 무질서하게 서로 섞여 앉아 식사를 하였다. 그런 까닭에 오랫동안 지체하거나 혹은 식사가 끝난 후에 오기도 하여 식사 시간을 놓치기도 하였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올 시간을 알려 주도록 하여라.”

그러나 올 시간을 알려 주어도, 대중들이 소란스러워 듣지를 못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목탁을 쳐서 알리라.”
그래도 듣지 못하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큰 종과 북을 치도록 하라.”
부처님이 북을 치게 하니 세 번을 치고는 곧 길게 쳐서 끝났음을 알렸다. 그래도 여러 병자와 수사인(授事人)들이 제대로 식사를 하지 못하였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병자가 식사를 마치고 수사인이 식사가 끝나기를 기다린 다음 길게 쳐야 할 것이다. 그리하지 않는다면 월법죄를 짓게 되리라.”

6) 여섯 번째 자섭송

스님들을 모을 적에는 큰 북을 울리고
공양이 끝나면 깃발로써 알리도록 한다.
많은 진귀한 보물을 얻었을 경우에는
응당 모두에게 공평하게 나누어 준다.

세존께서 말씀하시기를 목탁을 치고 쌍소라를 불라고 하셨는데, 그렇게 하여도 여전히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큰 북을 쳐서 소리를 두루 들을 수 있도록 하여라.”
대회를 열 때에, 원근에서 모두 모여서는 대회가 끝났는데도 사람들이 흩어지지 아니하였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공양할 적에 설치해 놓았던 깃발을 거두도록 하여라.”
그러자 사람들이 그것을 보고는 자발적으로 흩어져 갔다.
이번 대회를 통해 필추들이 많은 진귀한 재물을 얻게 되었는데 어찌해야 할지 몰라 하였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얻은 물건을 모두 모아 상좌로부터 말단에 이르기까지 노소에 따라 법에 의해 공평하게 나누도록 하여라.”
그때 여러 필추니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소요가 있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일 많은 무리일 경우에는 각기 천분의 일을 자기 몫으로 하라. 백 사람이거나 스무 사람, 열 사람일 경우에도 100분의 1, 20분의 1, 10분의 1을 자기 몫으로 가지라.”
우바리가 부처님께 여쭈어 보았다.
“열 사람 가운데 만일 한 사람이 죽는다면 죽은 사람의 몫은 누가 갖는 것이 합당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열 사람이
이미 몫을 나누었다면 죽은 사람의 몫은 스님 대중 전체의 것으로 귀속될 것이나, 미처 나누지 아니하였다면 아홉 사람이 같이 나누어 가지도록 한다. 인원이 많을 경우에도 이에 준하도록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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