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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2105 불교(근본설일체유부니다나 3권 / 根本說一切有部尼陀那)

by Kay/케이 2023.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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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근본설일체유부니다나(根本說一切有部尼陀那) 3

 

 

근본설일체유부니타나 제3권


대당 삼장법사 의정 한역
백명성 번역


3) 세 번째 자섭송

갈치나의를 받았다 할 수 있는 경우와 그렇지 못한 경우가 있으며
반납했다 할 수 있는 경우와 그렇지 못한 경우가 있다.
만일 경계 밖에 있으면서 반납했다는 소리를 듣고
기뻐하였다면 반납했다 할 수 있으리라.

그때 부처님께서는 실라벌성에 계셨다.
우바리 존자가 부처님께 여쭈어 보았다.
“혹 필추들로 된 스님 대중이 함께 갈치나의(羯恥那衣)를 받을 때에 대중 중에 있으면서도 그 옷을 받았다고 할 수 없는 경우가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있다. 만약 필추가 함께 옷을 받을 때에 다른 사람에게 받아 달라고 부탁하지 않고 혼수상태에 빠지거나 선정에 들었을 경우, 그 사람은 비록 대중 속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함께 옷을 받았다고 할 수가 없다. 그러나 다른 대중들은 옷을 잘 받았다고 할 수 있느니라.”
“혹 필추들로 된 스님 대중이 함께 갈치나의를 받을 때 대중 중에 있으면서 그 옷을 직접 받지 않았는데도 받았다고 할 수가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있다. 만약 필추들로 된 스님 대중이 함께 갈치나의를 받을 때 다른 이에게 받아달라고 부탁하고 선정에 들거나 수면 상태에 빠졌다면, 비록 그 옷을 직접 받지 않았더라도 받았다고 할 수 있느니라.”
“혹 필추들로 된 스님 대중이 함께 갈치나의를 반납할 때에 대중 속에 있다고 할지라도 옷을 반납했다고 할 수 없는 경우가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있다. 만약 필추들로 된 스님 대중이 함께 옷을 반납할 때에 다른 사람에게 반납해 달라고 부탁하지 않고 선정에 들거나 수면 상태에 빠졌을 경우, 그 사람은 옷을 반납했다고 할 수가 없다. 그러나 다른 대중들은 옷을 반납했다고 할 수 있느니라.”
“혹 필추들로 된 스님 대중이 함께 옷을 반납할 때에 대중 중에 있으면서 자신은 의식하지 못했다 할지라도 옷이 반납되었다고 할 수가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있다. 만약 필추들로 된 스님 대중이 옷을 반납할 때에, 다른 이에게 반납해 달라고 부탁하고 선정에 들거나 수면 상태에 빠졌을 경우가 그러하다.
그리고 다른 스님 대중은 옷을 반납한 것이 된다. 만일 어떤 필추가 경계 밖으로 나가 있다가 대중들이 이미 갈치나의를 반납했다는 소리를 듣고 기뻐하는 마음을 내었다면 그 역시 옷을 반납했다 할 수 있느니라.”

4) 네 번째 자섭송

수학인(授學人)1)은 갈마를 행할 수 없고
법도에 맞게 갈마(羯磨)를 할 경우 말로 취급되지 못한다.
열두 종류의 사람의 말이라도 말로 성립되는 경우가 있으며
청정치 못한 사람은 근본적인 사항을 어긴 사람이다.

같은 곳에서 다음과 같은 일이 있었다.
우바리 존자가 세존께 여쭈어 보았다.
“수학인(授學人)이 일체의 갈마를 행할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할 수 없다.”
“반택가(半宅迦) 등 곤란한 사항이 있는 사람들은 할 수가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할 수 없다.”
“수학인이 모임에서 투표를 할 수는 있습니까?”
“할 수 없다.”
“네 가지 무거운 죄를 지은 사람이 투표를 할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할 수 없다.”
“세존께서 말씀하시기를 그런 사람에게 법도에 맞는 갈마를 하였을 경우 그 사람의 말은 말로서 성립되지 않는다고 하셨는데, 만일 그 사람에게 법도에 맞지 않는 갈마를 하였다면 그 사람의 말은 말로서 성립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런 경우에는 말로서 성립한다.”
“열두 종류의 사람을 모임에서 제외시켰을 때 그들이 ‘저희들을 제외시키지 마십시오’라고 하였다면 이들의 말은 말로서 성립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런 경우에는 성립된다. 그러나 이러한 사람들은 두 가지 일에 의거해 내가 은밀하게 말이 말로서 성립되지 않는다고 하였으니, 다른 하나는 청정치 못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대덕이시여, 세존께서 말씀하시기를 청정치 못한 사람의 말은 말로 성립되지 않는다고 하셨는데, 무엇을 일러 청정치 못한다고 하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타승(四他僧)2)중 하나라도 범하면 그런 사람을 일러 청정치 못한 사람이라고 하느니라.”두 가지 일이란 첫째 법도에 맞게 갈마를 하는 것이요, 둘째 청정치 못한 사람을 말한다.

5) 다섯 번째 자섭송

수학인(授學人) 등이 갈마를 했을 경우 다시 하여야 하며
사미로 하여금 경계 밖으로 나다니지 못하게 하라.
구족계를 받을 사미는 지키고 보호하는 데 마음을 쓰며

보이기는 하되 들리지 않는 곳에 있으라.

같은 곳에서 다음과 같은 일이 있었다.
우바리 존자가 세존께 여쭈어 보았다.
“수학인이 다른 사람에게 의식[法]을 행하여 갈마를 집행하였다면, 그 의식이 성립되었다 할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성립되지 않은 것이니, 응당 다시 행하여야 할 것이다. 네 가지 무거운 죄를 범한 사람도 역시 이와 같다.”
그때 구족계를 받으려고 하는 사미가 있었다. 그의 친교사(親敎師)가 옷과 발우를 준비하고 두 선생과 일곱 명의 증인이 되실 스님이 초빙되었는데, 그가 다른 사정이 있어 경계 밖으로 나가게 되었다. 그의 친족이 구족계를 받는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와서 사미를 찾아 데리고 감으로써 승업(勝業)을 방해하고 구족계를 받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었다.
이에 여러 필추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전륜왕의 맏아들이 관정(灌頂)3)의 의식을 하고 왕위에 등극하려 할 때에는 밤낮으로 사람들로 하여금 보호하고 잘 지키게 하는 것이니, 이 사미도 구족계를 받으려 할 때에는 그처럼 엄하게 방비, 보호하여야 할 것이다.
구족계를 받고자 하는 모든 사미들이여, 너희들은 경계 밖으로 나가 있어서는 아니 되며 보이기는 하되 들리지 않는 곳에서 대중들을 향해 경건하게 합장하고 머물러 있어야 하느니라.”

6) 여섯 번째 자섭송

경계 안에서 죄를 용서해 주며
죄인은 대중에게 진정으로 승복할 것이다.
필추니 등을 모두 몰아내야 할 경우에는
기둥과 문의 테를 자르기까지 해야 할 것이다.

같은 곳에서 다음과 같은 일이 있었다.
우바리 존자가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남에게 영포갈마(令怖羯磨)를 행한 후 대중들에게 용서를 받아[收攝] 해갈마(解羯磨)해 주기를 바라려면, 몇 가지 예법을 갖추어야 용서를 받을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다섯 가지 예법을 갖추어야 용서를 받을 수 있다. 첫째는 마음으로 뛸 듯이 기뻐함이 있는 것이요, 둘째는 대중들에게 순종하고 승복함이요, 셋째는 죄가 제거되기를 바라는 것이요, 넷째는 겉으로 공경스런 예의를 표시하는 것이요,
다섯째는 싸웠던 일을 모두 잊는 것이다.”
“대덕이시여, 어느 곳에서 푸는 의식[解法]을 행하여야 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경계 안에서 하여야 하느니라.”
“세존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싸우거나 다툰 필추들에게는 응당 영포갈마를 해 주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바로 의식을 집행할 때에 승복하지 않는 경우에는 어떻게 하여야 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옷과 발우를 들어 경계 밖으로 몰아내야 한다. 나가지 않으려고 문의 기둥을 잡을 때는 잡은 기둥을 모두 잘라 버려야 할 것이며, 문의 테를 잡았다면 그 역시 잘라 버려야 할 것이다.”
“파손된 기둥과 문은 어떻게 처리하여야 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중들이 속인들을 시켜 수리하여야 할 것이다.”
“만약 필추니들이 싸움에 합세하였다면,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하여야 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의식을 행하여 몰아내되, 한결같이 필추의 경우에 준해서 할 것이다. 만일 구빈갈마(駈擯羯磨)를 행하였는데도 이중(二衆)과 사미 그리고 정학녀가 나가지 않으려고 할 경우에는 모두 앞에서와 같이 하여야 할 것이다.”
“대덕이시여, 만일 필추나 필추니가 재가인을 더럽혔다면 역시 몰아내는 의식을 행하여야 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행하여야 한다. 이중(二衆)과 사미 그리고 정학녀의 경우도 모두 같다.”

7) 일곱 번째 자섭송

파계한 필추는 몰아내야 하니
승복하더라도 모두 쫓아내야 한다.
남을 헐뜯었던 속인들의 사죄를 받아들이고
다른 대중들도 모두 그와 같이 한다.

같은 곳에서 다음과 같은 일이 있었다.
우바리가 세존께 여쭈어 보았다.
“세존께서 말씀하신 대로 파계한 필추는 응당 몰아내야 할 것입니다만, 누가 그 일을 해야 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스님 대중들이 하여야 한다. 만약 불복할 때에는 옷과 발우를 들려 몰아내어 나가게 하여야 한다. 나가지 않으려고 기둥이나 문의 테를 잡을 경우에는 모두 앞에서와 같이 하여야 할 것이다.”
“대덕이시여, 세존께서 말씀하신대로 만약 어떤 필추가 여러 거사들을 깔보고 헐뜯는다면 구사갈마(求謝羯磨)를 시행하여야 하겠습니까? 그리고 필추들이 서로 깔보고
헐뜯는 경우에도 구사갈마를 시행하여야 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시행하여야 할 것이다.”
“대덕이시여, 만약 필추니와 사미, 사미니, 정학녀의 삼중(三衆)이 깔보고 헐뜯는 경우에도 사죄를 구하는 작법(作法)을 시행하여야 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역시 시행하여야 할 것이다. 필추니와 그 아래 삼중이 서로 괴롭힐 경우에도 역시 그와 같이 갈마와 몰아내는 의식을 행하여야 할 것이다.”

8) 여덟 번째 자섭송

사미에게 두려움을 갖게 하는 의식을 행하고
구족계를 주었더라도 사미는 받은 것이 된다.
5법(法)을 성취하고
5년이 되었으면 의지사(依止師)를 떠나 돌아다닌다.

우바리 존자가 세존께 여쭈어 보았다.
“만약 대중이 사미에게 두려움을 갖게 하는 의식을 행하고, 뒤이어 대중이 사미에게 구족계를 주었다면 구족계를 받은 것이 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구족계를 받은 것이 되나, 준 자들은 죄를 지은 것이니, 의당 먼저 그 사미를 위해 해갈마(解羯磨)를 했어야 했느니라.”
“세존께서 말씀하신 대로 5법(法)을 성취하고 5년을 채웠으면 의지사를 떠나 곳곳을 돌아다닐 수 있다고 하더라도, 10년이 될 때까지는 의지사가 필요한 것입니다. 만일 4년이 되었고 5법을 성취하였다면 의지사를 떠나 곳곳을 돌아다닐 수가 없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할 수 없다. 5년은 채워야만 하기 때문이다.”
“이미 5년을 채웠으나 5법이 완전치 못하다면 의지사를 떠날 수가 없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할 수 없다. 5법이 완전치 못하게 때문이다.”
“햇수로는 3년이 되었으나 삼장(三藏)에 대해 잘 알며 3명(明)4)을 모두 증득하여 3구(垢)5)를 다 없앴다면, 이러한 사람에게도 의지사가 필요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러한 사람도 필요하니, 계율에 의지하여 선정(禪定)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5년을 채우고 5법을 성취하여 세상에 나아가 마음대로 돌아다니는 것이 허락되었다고 하더라도 그가 이르른 곳에서 며칠 동안이나 의지사가 없이 지낼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5일까지 지낼 수 있으니, 이것은 구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을 경우에 근거한 것이다. 만일 구하고자 하는 마음이 없다면 하루도 지낼 수 없고,
스님들이 받아쓰는 음식들을 모두 받을 수도 없는 것이다.”

9) 아홉 번째 자섭송

동분죄(同分罪)와 비동분죄는 다르고
유제한죄(有齊限罪)와 무제한죄는 다르고
유부장죄(有覆藏罪)와 무부장죄는 다르다.
하나의 이름에 해당되는 종류는 여럿이 있다.
우바리 존자가 세존께 여쭈어 보았다.
“대덕께서는 동분죄(同分罪)와 비동분죄가 있다고 하셨는데, 이것들은 어떤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동분죄라고 하는 것은 바라시가죄(波羅市迦罪)6)를 지은 자가 바라시가벌을 바라는 것을 동분이라고 하고, 기타 다른 부류(部類)7)를 바라는 것을 비동분이라고 한다. 기타 네 부류에서의 동분도 역시 그러하다.”
“세존께서 말씀하시기를 유제한죄(有齊限罪)와 무제한죄가 있다고 하셨는데, 이것들은 어떤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떤 필추가 자신의 죄와 지나간 날수를 기억하지 못할 경우, 그것을 무제한이라고 하고, 만약 필추가 자신의 죄와 지나간 날수를 기억한다면 그것을 유제한이라고 한다.”
“세존께서 말씀하시기를 유부장죄(有覆藏罪)와 무부장죄가 있다고 하셨는데, 이것들은 어떤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숨기는 것[覆]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으니, 첫째는 날짜를 숨기는 것이요, 둘째는 마음을 숨기는 것이다. 어떤 필추가 날짜를 숨겼다면 그것은 숨겼다고 말하지 않으나, 만약 마음을 숨겼다면 곧 숨겼다고 말한다.”
“세존께서 여러 가지 죄에 대해 말씀하실 적에 이름[名]과 종류[種]가 있다고 하셨는데, 무엇이 이름이며 무엇이 종류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바라시가를 이름이라고 하고, 거기에 해당되는 사항을 종류라고 한다. 기타 네 가지 부류의 이름과 종류도 역시 그러하다.”

10) 열 번째 자섭송

담장 위에서 의식을 행하지 못하며
한 사람이나 두 사람 세 사람에게 하는 것이 아니고
파계(破戒)한 사람에게도 해서는 안 되며
수학인(授學人)은 욕(欲)을 위임할 수가 없다.

같은 곳에서 다음과 같은 일이 있었다.
세존께서는 “만약 어떤 필추가
바리바사(波利婆娑)와 마나타(摩那埵)를 행하고자 할 경우에는 응당 그 의식을 해 주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그때 여섯 명의 나쁜 필추들이 자신들이 머물던 경계를 버려두고 담장 위에서 그 의식을 행하였다. 여러 필추들이 여섯 명의 나쁜 필추들에게 묻기를 “그대들은 무엇을 하는 것인가?”라고 하니, 그들이 “우리는 바리바사를 하고 있다” 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여러 필추들이 “그것은 죄를 숨기는 것이니, 어찌 의식을 행했다고 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하였다.
그때 여러 필추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담장에서 의식을 행하여서는 안 되며, 또한 한 명이나 두 명, 세 명의 필추가 있는 곳에서 의식을 행하여서는 안 된다. 의당 네 명의 필추가 있는 곳에서(혹 이보다 많을 수도 있다) 죄를 다스리는 의식을 시행하여야 할 것이다.”
그때 여섯 명의 나쁜 필추들이 다시 바리바사를 행하였는데, 네 명의 수학인(授學人)에게 의식을 행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저 수학인에게 의식을 행하여서는 안 되며, 또한 네 명의 바리바사인에게 의식을 행하여서도 안 되며, 네 명의 바라시가인에게 의식을 행하여서도 안 된다. 네 명의 구성원이 세 명의 무거운 죄를 지은 자에 한 명의 청정한 사람이 더해진 형태이여서는 안 되며, 두 명 혹은 세 명의 청정한 사람이 더해진 형태라도 안 된다. 만일 한 사람을 위해 부장(覆藏)의 의식을 행할 때라면 여러 필추들이 모두 청정해야 할 것이며, 또 6일이 지나 죄를 풀어 줄 때에도 모두 청정하여야 할 것이다.”
우바리가 부처님께 여쭈어 보았다.
“수학인이 찬성의 뜻을 위임할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할 수 없다.”
“그 사람의 찬성한다는 뜻을 받아들일 수는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할 수 있다. 그가 필추이기 때문이다.”

3. 별문(別門) 세 번째 총섭송

단(壇)과 천묘(天廟)에 대한 처신을 말하였고
발우를 깨뜨린 사미에게 발우를 씻게 하지 말라고 하였다.
필추는 치마만 입고 서로 때를 밀어 주어서는 안 되며
보물로 만든 연통(煙筒)과 약그릇 등을 가져서는 안 된다.

가마솥은 보물로 만들지 말고
부처님의 머리털을 모신 탑의 문과 기둥은 장식하여도 좋다.
말뚝이나 못을 가지고 탑 위에 올라가서는 안 되며
탑은 쇠나 금ㆍ은 등으로 만들 수 있다.

1) 첫 번째 자섭송


둥근 단(壇)과 천묘(天廟)에 대한 처신
75리의 거리에 스승의 처소가 있을 때
발우를 줌이 없이 남을 제도하지 못하며
발우 등에 이름을 쓰지 말 것이다.

그때 부처님께서는 실라벌성에 계셨다.
당시 여러 필추들이 가는 곳마다 발우를 씻고 발을 닦아 그 지역에 파리와 개미가 들끓게 하였다. 그러자 바라문과 여러 거사들이 필추들에게 물었다.
“이곳은 스님들이 대소변을 보았던 곳입니까?”
필추들이 대답하였다.
“대소변을 보았던 곳이 아니라 발우를 씻고 발을 닦았던 곳입니다.”
거사가 이 말을 듣고는 더럽게 여기면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여러 필추들이 모두 깨끗하지 못하구나. 발우를 씻고 발을 닦는데 장소를 가리지 않으니 말이다.”
이에 여러 필추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는 곳마다 발우를 씻고 발을 닦아서는 안 된다. 너희들은 마땅히 알라. 만약 발우를 씻으려고 하거든 응당 청소하여 조그마한 수단(水壇)8)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때 여러 필추들이 둥근 만다라(曼茶羅)를 만들자 거사들이 보고는 모두 말하기를 “여러 석가의 제자들이 해에게 공양하는구나”라고 하니, 부처님께서 이르시기를 “둥그렇게 만들지 말라”고 하셨다.
그때 여러 필추들이 반달형(半月形)의 만다라를 만들자 거사들이 다시 말하기를 “필추들이 달을 섬기는구나”라고 하였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단에는 두 종류가 있으니, 첫째는 창날 모양이요, 둘째는 항아리 모양이다. 혹 저 물의 흐르는 형세에 따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나, 해, 달 모양의 만다라를 만든다면 악작죄(惡作罪)9)를 짓는 것이다. 만약 삼보(三寶)를 위해서라면 위에서 말한 것 가운데 어떤 형세를 따르더라도 모두 잘못이 없다.”
그때 세존께서 마갈타국(摩竭陀國)의 대신인 행우(行雨)라는 이름의 바라문을 위해 법의 요체를 간략히 말씀하시고, 게송을 읊으시니 다음과 같다.

만일 바른 믿음을 지닌 장부라면
여러 천중(天衆:天神)들에게 공양하고
대사(大師)의 가르침을 잘 따라
여러 부처님에게 칭찬 받으리.


이에 여섯 명의 나쁜 필추들이 곧 갈타포달나(羯吒布呾那)10)ㆍ마등가(摩登伽)11)ㆍ구리가(瞿利迦)12) 등의 천신(天神)들에게 공양을 하였다. 이에 바라문과 여러 거사들이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성자여, 이미 법도와 계율을 잘 말하여 출가하였거늘, 어찌하여 다시 천신들을 공경하고 섬기는 것입니까?”
이에 여러 필추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게송은 내가 속인들을 위해 은밀한 뜻으로 말한 것이니, 너희 필추들이 할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너희들은 여러 천신들에게 공경하고 섬기는 일을 하지 말라.”
그때 어떤 필추가 천신들을 깔보고 업신여기는 마음을 갖자, 그 천신이 말하기를 “우리들이 너에게 무슨 잘못을 하였기에 깔보고 업신여기는 것이냐?”라고 하였다.
이에 여러 필추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지금부터 천신들에게 공양하지도 말고, 깔보거나 업신여기지도 말라.”
그 후 어떤 필추가 다른 곳에서 갈타포달나, 마등가, 구리가 등의 조상(彫像)을 보고는 곧 쳐부수어 버렸다. 이에 여러 거사들이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이 천신의 조상들은 마음이나 의식[心識]이 없는 것이거늘, 성자는 어찌하여 허물고 부수는 것입니까?”
이에 여러 필추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 필추들은 천신들의 조상(彫像)을 허물어서는 안 될 것이다.”
어떤 필추가 곳곳을 돌아다니다 마침 천묘(天廟:천신들의 사당)로 가는 길에 들어섰는데 오른쪽으로 돌아서 갔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필추여, 천묘를 오른쪽으로 돌아서 가지 말아라”라고 하자, 곧 길을 피해 가다가 가시에 찔려 상처를 입게 되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전에 다니던 길로 가라. 만약 길이 편해서 오른쪽으로 돌아가려는 것이라면, 성(聖)스러운 게송을 외우거나 기침 소리나 손가락 튀기는 소리를 내어 천신들이 알게 하여라.”

우바리 존자가 부처님께 여쭈어 보았다.
“세존께서 말씀하시기를 큰 경계는 75리를 한계로 하고, 제자들은 친교사(親敎師)ㆍ궤범사(軌範師)의 처소에 매일 세 때[三時]에 가서 가르침을 청하고 일을 여쭈라고 하셨습니다.
이것은 부처님께서 직접 정하신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만일 제자가 친교사ㆍ궤범사와 떨어져 있는 거리가 75리의 먼 거리라 시간이 촉박할 때에는 어찌하여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름마다 가서 예를 차려야 할 것이다. 만약 스승과 5구로사(俱盧舍:1킬로 남짓의 길이를 나타내는 단위) 떨어져 있다면 응당 7~8일에 한 번 가서 예배해야 할 것이고, 1구로사를 떨어져 있다면 매일 한 번 가야 할 것이며, 만약 서로 가까이 있거나 함께 거처한다면 응당 매일 세 때에 가서 예의와 공경을 차려야 할 것이다. 만약 이와 달리 한다면 월법죄(越法罪)를 짓는 것이니라.
그때 오바난타(鄔波難陀)가 발우를 줌이 없이 사람들을 제도하였는데, 그때 여러 필추들이 각각 발우를 씻어 감실(龕室) 속에 두고 두 스승에게 불탑을 돌겠다고 말씀드렸다. 오바난타가 제도한 제자 중에 연수발(緣須鉢)이라는 자가 교진여(憍陳如) 존자의 발우로 가서 발우를 가지려고 하자, 존자가 이르기를 “이것은 나의 발우이니 너는 손대지 말라”고 하였다. 그러자 그는 다시 다른 사람의 발우로 가서 전처럼 가지려고 하다가 또다시 제지당하였다. 그때 여러 필추들이 묻기를 “너의 스승이 누구냐?”라고 하자 그는 곧 오바난타라고 대답하였다.
그때 여러 필추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발우를 줌이 없이 다른 사람을 제도하여 출가시키거나 구족계를 주어서는 안 되니, 그리하면 악작죄(惡作罪)를 짓는 것이다. 너희 필추들 가운데 남을 제도하고 출가시켜 사미를 삼으려는 자는, 응당 발우와 조그만 발우 그리고 동(銅)으로 만든 주발을 주고 깨뜨리지 않도록 하여야 할 것이니라.”
그때 아니로타(阿尼盧馱)의 한 제자가 스승을 위해 발우를 맡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스승과 제자의 발우 모습이 서로 비슷해 그가 잘 식별하지 못하더니, 마침내는 ‘어느 것이 스승의 발우이고 어느 것이 나의 발우이냐?’ 하고 혼동하게 되어 곧 발우 밑에 각각 이름을 써 두었다.
어떤 한 장로가 세존과 필추들에게 자신의 집에서 식사하실 것을 청하였다. 그 장로는 이전에 음녀(淫女)와 사통한 일이 있었다. 그 장로는 심부름꾼을 음녀에게 보내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내가 오늘 부처님과 스님들에게 청하여 내일 우리 집에 오셔서 공양을 드시라고 하였으니, 너는 와서 손수 식사 시중을 들도록 하여라.’
그때 음녀에게는 마침 다른 일이 있어 직접 가지 못하였다. 부처님과 스님 대중은 시간에 맞춰 와서 공양을 받고 먹기를 마친 다음 장자에게 게송을 일러 주시고는 자리를 뜨셨다. 당시 그 장자는 아니로타의 제자가 아는 사람이었다. 그런 까닭에 부처님과 스님들이 떠난 후에도 그 제자는 장자의 집을 떠나지 않고 있었다. 그때 장자가 말하기를 “대덕이시여, 원컨대 그 발우를 잠시 빌려 주십시오. 남은 음식을 담아 다른 이에게 주고자 합니다”라고 하였다. 필추는 곧 스승의 발우를 그에게 주었다. 그러자 장자가 발우에 향기로운 음식들을 가득 담아 음녀에게 보내며 덧붙여 말하기를 “여인[賢首]이여, 내가 삼보(三寶)께 이 음식을 바칠 것을 청하여 부처님과 스님 대중이 모두 드셨으니, 그대도 따라 기뻐해 주시오”라고 하였다.
그때 음녀는 발우 속의 음식을 받아 다른 그릇에 담아 두다가 발우 밑에 쓰인 존자의 이름을 발견하고는 그것이 아니로타가 사용하던 발우임을 알게 되었다. 이에 곧 다음과 같이 생각하였다.
‘아차리야(阿遮利耶)13)는 바로 사람과 천중(天衆)이 공양하시는 분이신데 내가 지금 다행스럽게도 그분의 발우를 보게 되었구나. 만약 내가 이 발우를 그냥 돌려보낸다면 커다란 복리(福利)를 잃어버리게 될 것이니, 그래서는 안 되겠구나.’
이에 곧 그 발우를 가져다 두루 닦고 다시 향탕(香湯)14)으로 두 번, 세 번 깨끗이 씻은 다음 향니(香泥)를 발라 묘좌(妙座) 위에 놓고는, 오른쪽 무릎을 땅에 붙이고 묘화만(妙花鬘)을 쥔 채 경건하게 공양하고 향을 태워 두루 쪼이면서 발원(發願)하였다.
그때 음녀와 알고 지내던 어떤 바라문이 왔다가 그녀가 공양하는 것을 보고는 “여인이여, 그대는 무엇을 하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그녀가 대답하기를 “이 발우는 바로 아니로타 존자가 사용하시던 그릇인데, 그 분은 바로 사람과 천중이 존중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래서 제가 이 발우에다 소략하나마 공양을 드리는 중입니다”라고 하였다.
이에 그 바라문이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그대는 음탕한 짓으로 여러 사람을 물들이더니, 이제는 사문 석자(沙門釋子)도 마다하지 않는 것인가?”
그때 여러 필추들이 이 일을 듣고는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여러 필추들이여, 자기의 물건에 이름을 써 놓지 말아라. 이름을 써 놓으면 그러한 잘못이 있게 되니, 자기의 이름을 써 놓아서는 안 될 것이다.”
그때 여러 필추들이 어떤 물건에 이름을 써 놓지 말아야 할지 몰라서 궁금하게 여겼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다섯 가지 종류의 물건에는 써 놓지 말아야 할 것이니, 별해탈계경(別解脫戒經)ㆍ별해탈광석(別解脫廣釋) 그리고 계율의 가르침에 상응하는 여러 가지 일들로 사적인 물건들을 모을 적에는 자기의 물건에 이름을 써 놓지 말고 개인적으로 기억해 두도록 하여라.”
우바리 존자가 부처님께 여쭈어 보았다.
“세존이시여, 계율의 가르침에 상응하는 여러 가지 일들의 경우 이름을 써 놓지 말아야 할 것인데, 후세의 여러 필추들은 마음속으로 지니는 힘이 없고 모두 잊는 일이 많을 것입니다. 그럴 경우에는 어떻게 하여야 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럴 경우에는 응당 종이에다 써서 지니고 있어야 할 것이다.”

2) 두 번째 자섭송

사미가 스승의 발우를 떨어뜨려 깨뜨리는 일이 있었으나
잘 간수하는 다른 사미에게는 발우 관리를 맡게 하셨네.
두 종류의 시루[籠]를 만들 것과
그에 필요한 물품 휴대를 허락하셨네.

그때 부처님께서는 실라벌성에 계셨다.
어떤 필추가 한 사미를 거느리고 있었는데, 항상 그로 하여금 발우를 가지고 있게 하였다. 그런데 어느 땐가 그 사미가 발우를 손에서 놓쳐 깨뜨려서 스승으로 하여금 결함이 있게 하였다.
그때 여러 필추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응당 그 사미로 하여금 발우를 씻게 하여서는 안 될 것이다.”
그때 사리자(舍利子)15)에게는 준타(准陀)라는 사미가 있었는데, 항상 그로 하여금 발우를 가지고 있게 하였었다. 그 사미가 스승에게 청하기를 “오파타야(鄔波馱耶)16)시여, 원컨대 발우를 건네주소서. 제가 닦아 드리겠습니다”라고 하였다.
사리자가 말하기를 “부처님께서 발우를 깨뜨리는 일이 있어 계율[學處]을 정하셨느니라”라고 하였다. 그러자 그가 말하기를 “제가 어찌 그런 실수를 저지르겠습니까?”라고 하였다.
그때 여러 필추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사미가 잘 보존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되거든, 그에게 발우를 씻게 하여라.”
그때 어떤 필추가 쇠발우[鐵鉢]를 가지고 있었는데, 녹이 나 손상되었고 많은 구멍이 뚫려 있었다.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지니고 있는 쇠발우는 충분히 달구어야 할 것이다.”
그때 여러 필추들이 많은 땔나무를 쌓아 놓고 발우를 달구다가 발우를 깨뜨리는 일이 있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와 같이 해서는 안 된다. 불로 발우를 달굴 적엔 시루[籠]안에 놓고 달구어야 하는 것이다.”
필추들이 어떻게 시루를 만들어야 할지 몰라 궁금하게 여겼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시루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첫째는 장인(匠人)이 만든 것이요, 둘째는 스스로가 만든 것이다. 장인이 만들었다는 것은 옹기장이가 만든 것을 말하며, 스스로 만들었다는 것은 독이나 항아리를 잘라서 쓰는 것이다.”
필추들이 곧 독이나 항아리를 땅에다 놓고 치다 깨뜨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재를 가득 담아 사람들이 들고 있게 하고서 못으로 구멍을 살살 긁어 두 조각을 내야 할 것이다.”
그때 필추들이 밖에다 진흙 칠을 하지 않았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응당 풀보릿겨[草]로 진흙을 만들어 두루 발라야 할 것이다.”
필추들이 안쪽에서 바르지 않았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응당 삼찌꺼기[麻滓]로 진흙을 만들어 바른 후 마르기를 기다려야 할 것이다.”
그러나 달군 발우가 여전히 색깔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안에는 벼보릿겨를 깔고 시루의 접합 부근에는 진흙을 바르도록 하여라.”
필추들이 곧 발우를 땅에다 놓고 쪼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응당 버팀목을 아래에 놓아야 할 것이니, 깔 때에도 그와 같이 하여라.”
버팀목이 얇아 작은 발우와 서로 붙어 버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응당 자주자주 씻은 다음에 다시 달구어야 할 것이다.”
시루 안에서 연기가 나오는 일이 있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재로 입구를 에워싸라.”

필추들이 쇠똥[牛糞]17)을 쌓아 크게 모아 달구다가 그만 발우를 깨뜨려 버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응당 중첩된 쇠똥은 위로부터 불을 놓아야 할 것이다.”
필추들은 누구를 보내 불을 보게 하여야 할지를 몰랐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응당 필추 자신이 지켜봐야 할 것이다. 만약 다른 일이 있을 적에는 다른 필추에게 보아 달라고 부탁한 다음에 떠나야 할 것이다.”
땅 위에서 발우를 달구다 보니 여러 벌레들을 해치게 되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땅에 물을 뿌리고 깨끗이 쓸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 나는 여러 필추들이 발우와 시루를 달구고, 시루에 부차적으로 쓰이는 물건을 가져도 된다고 허락하노니, 이 모든 것들을 사용하여도 잘못은 없는 것이다.”

3) 세 번째 자섭송

치마만을 입고 서로 때를 밀어 주면 안 되며
몸을 씻는 곳에는 외부인의 출입을 막을 수 있다.
요 위에서는 머리를 깎지 말 것이며
병자는 처방에 따라 음식을 먹을 수 있다.

그때 부처님께서는 실라벌성에 계셨다.
어떤 시주가 욕실(浴室)을 만들어 스님 대중들에게 보시하였다. 여섯 명의 나쁜 필추가 각각 치마만을 걸치고 서로 때를 밀어 주었는데, 속인이 들어와 보고는 “이 사람들은 어떤 외도(外道)들인가?”라고 말하였다. 그때 믿음이 공경스러운 자가 석가의 제자들이라고 대답하였다. 거사가 그 말을 듣고는 곧 꾸짖고 혐의롭게 여겨, “그들의 대사(大師)는 항상 부끄럽게 여기거늘, 어찌하여 저들은 부끄러움이 없는 것일까?”라고 하였다.
그때 여러 필추들이 이 일을 듣고는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치마만을 입고 서로 때를 밀어 주어서는 안 될 것이니,
만약 그리한다면 악작죄(惡作罪)를 짓게 되리라.”
당시 여러 필추들이 욕실에 있을 때 속인이 들어오도록 하였는데, 필추들이 손으로 발을 닦고는 다시 머리를 문지르는 것을 보고는 속인이 꾸짖어 말하였다.
“사문 석자(沙門釋子)들이 이렇게 더러운 짓을 하다니! 이미 발을 닦은 다음에 다시 그 손으로 머리를 문지르는 일은 정결치 못한 짓이다.”
이에 여러 필추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욕실에 들어갈 때 믿음이 공경스럽지 못한 자가 들어가거나 들어가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니, 만약 그리한다면 악작죄를 짓게 되리라.”
당시 여러 필추들이 욕실 안에 있을 때 밖에서 지키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여러 거사들이 욕실 안으로 들어와 필추들이 손으로 발을 닦고 다시 그 손으로 얼굴을 닦는 것을 보게 되었다. 거사들이 곧 꾸짖어 말하기를 “사문 석자들이 진실로 더럽구나. 손으로 발을 닦고는, 다시 그 손으로 얼굴을 닦는구나”라고 하였다.
이에 대해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몸을 닦을 때에는 속인들로 하여금 욕실 안으로 들어오게 해서는 안 될 것이며, 필추 중의 한 사람을 뽑아 지키게 하여야 할 것이다.”
그때 급고독 장자가 공경스러운 믿음이 없는 한 사람의 바라문과 함께 서다림에 갔었다. 필추가 그들이 오는 것을 보고 장자에게 말하기를 “이 사람으로 하여금 욕실 안으로 들어가게 하지 마십시오”라고 하였다. 이에 그 바라문이 말하기를 “제가 무슨 잘못이 있기에 제지당하는 것입니까?”라고 하였다.
이에 여러 필추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그 사람이 청정한 믿음이 있는 사람이라면 입실을 허락하여야 할 것이다.”
그때 어떤 바라문이 들어가다가 제지당하였는데, 다른 사람들은 제지당하지 않는 것을 보게 되었다. 이에 바라문이 말하기를 “저 속인들은 모두 입실이 허락되거늘, 어찌하여 나만 유독 제지당하는 것입니까?”라고 하였다. 필추가 대답하기를 “그 사람들은 이미 귀의하여 계율을 받은 자들입니다”라고 하였다. 이에 그가 말하기를 “나도 귀의하여 계율을 받을 것이니, 입실을 허락하여 주십시오”라고 하여 필추가 “좋다” 고 대답하고는 곧 그에게 계율을 주어 그의 입실을 허락하였다.
그가 입실하여 여러 필추들이 몸의 아랫도리를 닦고 그 손으로 다시 이마를 문지르는 것을 보고는 마침내 꾸짖어 말하기를 “사문 석자들이 진실로 더럽구나”라고 하였다.
필추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였다.
“만일 그 사람이 오랫동안 믿어온 사람이라면 입실을 허락할 것이나, 초신자(初信者)라면 허락해서는 안 될 것이다.”
같은 곳에서 다음과 같은 일이 있었다.
당시 어떤 장자가 부처님과 스님들에게 욕실에 들어가 씻으시기를 청하였다. 그때 세존께서는 여러 필추들을 거느리고 그 장자의 욕실이 있는 곳에 나아가셨다. 그곳에서 어떤 필추가 다른 한 필추의 몸을 닦아 주는 것을 보시고는
세존께서 이르시기를 “너희들은 이 필추가 저 필추의 몸을 닦아 주는 것을 보았느냐?”라고 하자, 필추들이 보았다고 대답하였다.
이에 부처님께서 필추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닦아 주는 자는 아라한으로서 모든 번뇌가 이미 다하였거니와, 저 닦이는 자는 파계한 사람으로서 죄악을 행하고 있는 것이다. 너희들은 마땅히 알라. 사자(獅子)가 저 야간(野干)의 급사(給事)가 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니라.”
같은 곳에서 다음과 같은 일이 있었다.
어떤 한 장자가 결혼한 지 오래 되지 않아 한 자식을 낳았다. 그 자식이 성장하여서는 법률(法律)에 대해 잘 알아 출가하였다. 그는 항상 자기보다 나은 이를 구하여 다른 지방의 박학다식한 사람[博學多聞]에게 도리를 찾아다니다 다시 실라벌성으로 되돌아왔다. 아버지가 자식이 왔다는 소식을 듣고는 곧 그의 처소에 나아가 서로 합장하며 안부를 물어 보았다. 그때 아들인 필추는 아버지를 위해 법의 요점을 간략하게 설명하여 주고 아버지를 권하여 삼보에 귀의하고 오계[五學處]를 받게 하였다. 그 후 그 필추는 아버지를 위하여 공덕이 되는 일곱 가지의 복된 일에 대해 얘기해 주었다.
아버지가 아들의 설법을 듣고 깊이 공경스러운 믿음이 생겨나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존자여, 마땅히 아십시오. 저는 지금 공덕이 되는 일곱 가지의 복된 일을 하고자 합니다.”
그러자 그 필추가 곧 대답하기를 “마음대로 하도록 하십시오”라고 하였다. 아버지가 묻기를 “어떤 일을 먼저 해야 하겠습니까?”라고 하자, 대답하기를 “응당 스님 대중들을 위하여 욕실을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아버지가 이 말을 듣고 곧 집으로 돌아가 욕실 만들기를 마치고는 돌아와 아들에게 말하기를 “존자여, 나의 이름을 말하고 부처님과 스님들이 욕실에 가서 씻어 달라 청해 주시오”라고 하였다. 그 아들이 이 말을 듣고는 곧 부처님의 처소에 나아가 아버지의 이름을 말하고 그리해 주실 것을 부처님께 청하였다.
그때 그 장자는 깊이 믿는 마음을 내어 스스로 필추들을 위해 향유(香油)를 몸에 바르고 미설(米屑)로 욕실 청소를 마치고서는 그 아들에게 말하기를 “내가 몹시 피로하니 나를 위해 등을 밀어다오”라고 하였다.
그 아들이 “세존께서 그러한 일에 대해서는 이미 계율로 정해 놓으셨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이에 아버지가 묻기를 “정해 놓으신 계율에 그 일을 어찌하라 하셨는가?”라고 하였다.
그 아들이 “사자로서 야간(野干)의 시중을 들지 말라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그러한 일을 할 수가 없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묻기를 “누가 사자(師子)이고 누가 야간이란 말이냐?”라고 하자, 자식이 아버지에게 대답하기를 “제가 사자이고, 아버지가 야간입니다”라고 하였다. 그러자 아버지가 말하기를 “그것참 묘한 일이로구나. 내가 야간이면서도 사자를 낳을 수 있었으니 말이다”라고 하였다.
그때 여러 필추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부모는 자식을 위해 어려운 일과 많은 고통을 짊어지신 분들이다. 그러므로 설사 부모가 극도로 계율을 깨뜨렸다고 하더라도, 그 자식은 응당 부모님을 받들어 모셔야 하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나는 다섯 가지의 경우, 즉 아버지, 어머니, 친교사, 궤범사 그리고 여러 병자(病者)의 경우에는 설사 극도로 계율을 깨뜨렸다고 하더라도 받들어 모실 것을 허락하노라.”
그때 부처님께서는 실라벌성에 계셨다.
어떤 한 장자가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조용한 곳[阿蘭若]에다 집을 지어 놓고, 여러 필추들이 인연 따라 걸식하다가 그 곳에서 머물 수 있게끔 하였다. 그때 걸식자들이 수염과 머리털이 긴 채로 장자의 집에 갔는데, 장자가 그들을 보고 묻기를 “성자들께서는 어찌하여 수염과 머리털이 그렇게 길게 자랐습니까?”라고 하였다. 그들이 대답하기를 “장자[賢首]시여, 이발사가 없기 때문입니다”라고 하였다. 이에 장자가 말하기를 “제가 이발사를 보내어 수염과 머리털을 깎아드리도록 하겠습니다”라고 하였다.
이발사가 필추의 처소에 가니, 필추들이 요 위에서 그에게 머리를 깎게 하였다. 그때 그 장자가 ‘존자들이 머리를 깎았는지 가봐야겠다’고 생각하고는 곧 조용한 곳[蘭若]의 필추들 처소로 가보았다. 도착하여 필추들의 요 위에 앉아 있었더니 머리털이 옷에 붙게 되었다. 장자가 집으로 돌아오니 그의 처가 옷 위에 머리털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말하기를 “무슨 일로 저 이발사의 집에 가서 옷에 머리털을 묻혀 더럽히셨습니까?”라고 하였다. 이에 장자는 ‘혹 성자들이 그 요 위에서 머리를 깎은 것이 아닐까?’ 생각하고는 곧 다시 가서 살펴보니 그 요위에 깎은 머리털이 있는 것이었다.
이에 말하기를 “대덕이시여, 다른 곳에서 머리를 깎도록 하십시오. 요를 더럽혀서는 안 될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그때 여러 필추들이 이 말을 듣고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요 위에서 머리를 깎아서는 안 되느니라.”
이에 필추들이 깨끗한 곳에서 머리를 깎았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스님 대중들은 물 뿌리고 청소한 깨끗한 곳에서 머리를 깎아서는 안 되느니라. 만약 이를 어긴다면 악작죄를 짓는 것이니라.”
당시 어떤 늙고 병든 필추가 밖에 나가 머리를 깎을 수 없었는데, 그리하다가 비바람을 맞았다.
이에 대해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기력이 없는 자는 어디에서든지 머리를 깎도록 하라. 그러나 반드시 청소하고 닦아 깨끗하게 해야 할 것이니, 만일 그리하지 않는다면 악작죄를 짓는 것이니라.”
여러 필추들이 손톱 발톱을 잘라 아무 곳에나 버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스님 대중들이 만일 깨끗한 곳에다 손톱 발톱을 버린다면 악작죄를 짓는 것이니라.”
같은 곳에서 다음과 같은 일이 있었다.
당시 어떤 필추가 중병에 걸려 고통에 시달리다가 의사에게 가서 말하기를 “의원[賢首]이시여, 저를 위해 알맞은 약을 처방해 주십시오”라고 하였다. 그 의사가 “물에다 보릿가루[麨]를 풀어 수시로 드시도록 하십시오”라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필추가 말하기를 “의원이시여, 세존께서 정하신 계율에 의하면 저희들은 식사 때가 아니면 음식을 먹을 수가 없습니다”라고 하였다. 의사가 대답하기를 “성자시여, 세존[大師]께서는 자비로우시니 틀림없이 이 일로 인해 병자들에게는 허락하실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빨이 없는 소[牛]가 당맥(糖麥)을 먹었다면 뒤에는 대변으로 그 낱알이 그대로 나온다. 그러니 당맥으로 보릿가루를 만들어 수시로 복용하도록 하여라.”
그때 병든 필추가 그렇게 복용하였는데도 별 차도가 없었다. 의사가 묻기를 “성자여, 전에 괴로워하시던 병이 좀 나았습니까?”라고 하였다. 필추가 대답하기를 “의원이시여, 아직까지 병이 낫지 않았습니다”라고 하였다. 의사가 말하기를 “어찌하여 성자께서는 물에다 푼 보릿가루를 복용하지 않으시어 병이 차도가 없게 하셨습니까?”라고 하였다. 필추는 “저는 이미 복용하였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의사가 “어떻게 복용하였습니까?”라고 물으니, 병든 필추는 앞의 일을 갖춰 일러 주었다. 그러자 의사가 말하기를 “성자여,
그것은 약이 아니니, 마땅히 생보릿가루를 사용하여야 합니다”라고 하였다.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물로 뒤섞고 채[物]로 거른 후에 복용하여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였는데도 병에 차도가 없자 다시 이 일을 그 의사에게 알리니, 의사가 거르지 말고 복용하라고 대답하였다.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의사의 처방대로 보릿가루를 마시되 걸게 하든 환으로 하든 마음대로 복용하여라.”
같은 곳에서 다음과 같은 일이 있었다.
당시 어떤 필추가 중병에 걸려 의사에게 가서 말하기를 “의원이시여, 저를 위해 알맞은 약을 처방해 주십시오”라고 하였다. 그 의사가 “큰 고깃덩어리를 삶아 수시로 그 즙을 드시도록 하십시오”라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필추가 말하기를, “의원이시여, 세존께서는 식사 때가 아니면 음식을 먹을 수 없도록 계율을 정하셨습니다”라고 하였다. 의사가 대답하기를 “성자시여, 세존[大師]께서는 자비로우시니 틀림없이 이 일로 인해 병자들에게는 허락하실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승냥이라는 이름의 짐승은 뱃속 창자로 곧바로 고기를 먹었다가 대변으로 내보내는데 몸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 그러니 저 삶은 고기즙을 마시도록 하여라.”
그렇게 복용하였는데도 별 차도가 없었다. 의사가 묻기를 “성자여, 괴로워하시던 것이 좀 덜해졌습니까?”라고 하자, 필추가 대답하기를 “덜해지지 않았습니다”라고 하였다. 의사가 말하기를 “어찌하여 성자께서는 고기즙을 복용하지 않으시어 이 질병이 덜해지도록 하지 않았습니까?”라고 하자, 필추가 그 일을 갖추어 대답하였다. 그러자 의사가 말하기를 “성자여, 이것은 오래 된 것이라 약으로 쓸 수 없으니 새 고기를 가져다 삶아 즙을 마시도록 하십시오”라고 하였다.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먼저 채[物]로 거른 후에 마셔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였는데도 병에 차도가 없자, 그 필추가 이 일을 그 의사에게 알리니 의사가 거르지 말고 복용하라고 대답하였다.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의사의 처방에 따라 마음대로 복용하되 마르게 하든 물기가 있게 하든 냄새와 맛이 있게 하여 먹을 것이고, 의심스런 마음은 갖지 말라.”
그리고 부처님께서 여러 필추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병자에게 수시로 먹도록 허락한 여러 가지 일들은 병이 나은 후에는 모두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니, 만일 이를 어길 경우에는
월법죄를 짓는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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