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2104 불교(근본설일체유부니다나 2권 / 根本說一切有部尼陀那)

by Kay/케이 2023. 3. 22.
728x90
반응형

 

통합대장경 근본설일체유부니다나(根本說一切有部尼陀那) 2

 

근본설일체유부니타나 제2권


대당 삼장법사 의정 한역
백명성 번역


8) 여덟 번째 자섭송

쪼개지 않은 옷일지라도
부득이한 경우에는 입을 수 있다.
옷은 몸의 크기에 맞춰 입되
짧은 경우에는 치마를 만든다.

우바리 존자가 세존에게 여쭈어 보았다.
“쪼개지 않은 옷[不割截衣]을 지니고 있을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지니고 있을 수 없다.”
“만일 부득이한 일이 있을 경우에는 쪼개지 않은 옷을 입고 마을에 들어가거나, 속인의 집에 머무르거나, 외도가 거처하는 곳에 들어갈 수가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모두 그렇게 할 수 없다. 반드시 부득이한 경우라면 입는 것은 죄가 되지 않느니라.”
“쪼개지 않은 옷을 입고 외도의 집에 앉아 있을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게 할 수 없다. 외도가 집에 있지 않을 때라면 앉아 있더라도 죄가 되지는 않느니라.”
“세존의 말씀대로라면 주량(肘量)
[숨은설명:시작]

[숨은설명:끝]
1)에 맞는 옷이라야 가질 수 있을 것인데, 만일 사람의 몸이 크고 주량이 짧은 경우라면 그래도 주량에 맞추어 옷을 만들어야 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한 사람은 응당 몸의 크기에 맞춰 옷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몸의 크기에 맞추었는데 몸을 두루 덮지 못할 경우에는 어떻게 하여야 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몸을 두루 덮지 못할 경우라면 꿰매어 궐소락가의(厥蘇洛迦衣)2)를 만들어 가지고 다녀야 할 것이다.”이것은 치마라고 번역되는데, 길이 4주, 폭 2주의 천을 꿰매어 중간을 위롤 올려 끈으로 묶는 것으로 다른 곳에서 기술한 것과 같다. 옛날에는 기수라(祇修羅)라고 하였는데 사람들이 모두 그것이 무엇인지를 몰랐었다. 그것은 모양이 작은 치마와 비슷하며 필추니의 5의(衣) 중의 하나로 치마에 해당된다.

9) 아홉 번째 자섭송

5종(種)의 짐승 가죽으로는 신발을 만들 수 없으니
그리하면 허물이 되게 때문이다.
그 밖에 가죽을 사용할 수 있는 경우에도
크기는 앉거나 누울 수 있는 정도에 한한다.
우바리 존자가 부처님께 여쭈어 보았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말씀하시길
우두머리격인 코끼리의 가죽으로는 신을 만들어 쓸 수 없다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그밖에 다른 코끼리의 가죽으로는 신을 만들 수가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것 역시 만들 수 없다. 왜냐 하면 다른 코끼리 역시 비아력(鼻牙力)이 있기 때문이다.”
“세존께서 말씀하시길 영리한 말의 가죽으로는 신을 만들어 쓸 수 없다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그밖에 다른 말의 가죽으로는 신을 만들 수가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들 수 없다. 이것 역시 달릴 수 있고 센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존께서 말씀하시기를 사자ㆍ호랑이ㆍ표범의 가죽으로는 신발을 만드는 데 쓸 수 없다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비록 그 짐승들은 아니라고 할지라도 그 비슷한 동물의 가죽들로도 신발을 만들 수가 없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들 수 없다. 그것들 역시 조아력(爪牙力)이 있기 때문이다.”
“만일 이러한 여러 짐승들의 가죽들을 모두 깔고 앉을 수는 없으나, 그밖에 앉기에 적당한 것으로는 어느 정도 크기까지 가지고 다닐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앉을 만한 크기 정도는 가지고 다닐 수 있다.”
“세존께서 눕는 데 사용할 수 있다고 말씀하신 가죽인 경우 그 크기는 어느 정도 되어야 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저 몸을 눕힐 수 있는 정도라면 가지고 다녀도 죄가 되지 않는다.”

10) 열 번째 자섭송

날고기와 맛이 신 음료들 가운데
쓸 수 없는 다섯 가지가 있다.
치질에는 손톱으로 손상시키지 말 것이며
회수하여 주는 것과 희망심(希望心)의 유무를 알 것이다.
그때 박가범께서 실라벌성에 계셨다.
우바리 존자가 부처님께 여쭈어 보았다.
“대덕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서갈다(西羯多) 필추가 병이 들어 그로 인해 날고기를 먹는 것이 허락되었을 경우, 어느 곳에서 먹어야 될지 모르겠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다섯 종류의 백정[屠人]의 집에서 먹어야 한다. 그 다섯 종류의 사람이 누구누구인가 하면 양, 닭, 돼지를 잡거나 길짐승, 날짐승을 사냥하는 자들을 말한다.”
“대덕이시여, 어떠한 자라야 먹을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믿음이 공경스러운 자라야 먹을 수 있다.”
“누구라야 줄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역시 신자(信者)라야 줄 수가 있다.”
그때 성중(城中)에 어떤 필추가 몸에 병이 생겨 의사에게 가서 말하기를 “제가 소갈병(痟渴病)에 걸렸으니
의사 선생님께서는 처방을 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하자, 의사가 대답하기를 “낙(酪)3)을 복용하면 반드시 평상시로 회복될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필추가 다시 말하기를 “부처님께서 병 때문에 낙을 복용해도 좋다는 허락을 아직 하지 않으셨습니다”라고 하니, 의사가 대답하기를 “세존께서는 크게 자비로우시니 병을 고치는 데 필요하다면 낙의 복용을 허락하실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그때 여러 필추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필추가 병이 들어 의사가 낙의 복용을 처방하였을 경우에는, 그것을 복용하여도 좋을 것이다.”
그때에 병든 필추가 낙을 복용하였는데도 여전히 갈등은 심해지기만 했다. 의사가 묻기를 “존자여, 낙을 복용하니 기력이 어떠하십니까?”라고 하자, 필추가 대답하기를 “오히려 갈증이 심해졌습니다”라고 하였다. 의사가 말하기를 “낙을 복용하였는데도 차도가 없다면, 어찌하여 식초같이 신 음료수를 마시지 않으십니까?”라고 하니, 필추가 대답하기를 “세존께서 마실 때가 아닌 때에 마시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셨으니, 어찌 마실 수가 있겠습니까?”라고 하였다. 그러자 의사가 말하기를 “세존께서는 자비로우시니 병을 고치는 데 필요하다면 마시는 것 역시 허락하실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그때 여러 필추들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 이제 신 음료수[醋漿] 마실 것을 허락하노라.”
그때 여러 필추들이 어떤 것이 신 음료수이며 어떻게 마시는 것인지를 몰라 다시 부처님께 가서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신 음료수에는 여섯 가지가 있는데, 모두 복용할 수가 있다. 첫째가 대초(大醋)요, 둘째가 맥초(麥醋)요, 셋째가 약초(藥醋)요, 넷째가 소초(小醋)요, 다섯째가 낙장(酪漿)이요, 여섯째가 찬락장(鑽酪漿)이니, 이러한 신 음료수를 마시려 할 때에는 소량의 물방울로 맑게 하고, 명주를 겹으로 해서 짠 비단으로 걸러 대나 억새풀의 빛깔[竹荻色]처럼 맑고 푸르게 되거든, 먹을 때거나 먹을 때가 아니거나 병이 있거나 없거나 마시더라도 잘못이 아니니 의심하지 말라. 대초라고 하는 것은 설탕과 물을 섞어 포도나 탱자, 여감자(餘甘子) 같은 여러 가지 과일에 부어 오랫동안 빚은 신 음료수이고, 맥초라고 하는 것은 마굉맥(磨䵃麥) 등 여러 가지 식물들을 잘게 쪼개서 빚은 신 음료수이고, 약초라고 하는 것은 뿌리나 줄기로 된 약초와 멧대추[酸芻] 등의 과일로 빚은 신 음료수이고,
소초라고 하는 것은 밤에 뜨겁게 삶은 즙이나 밥물[飯漿]을 계속 첨가하여 오랫동안 써도 상하지 않는 것이고, 낙장이라고 하는 것은 낙에 함유된 음료수이고, 찬락장이라고 하는 것은 낙을 정제하여 소(酥)를 뽑아 낸 것으로 낙장과는 다른 음료수이니라.”
그때 성중(城中)의 어떤 필추가 치질에 걸렸는데 꼬리가 밑으로 삐져나오자 곧 손톱으로 끊어 버렸다가 극심한 고통으로 심신이 견뎌 내지 못할 상태가 되었다.
그 필추는 문득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가 이렇게 극심한 고통 속에서 참기 어려워하고 있으니, 자비로우신 세존께서 어찌 가엾게 여기지 않으시겠는가?’
그때 세존께서 큰 자비의 힘[大悲力]에 이끌려 그 필추의 처소에 이르러 물어 보셨다.
“필추야, 너는 어찌하여 괴로워하는 것이냐?”
그때 병든 필추가 곧 합장하여 세존을 우러러보며 마음속 깊이 감동되어 눈물을 흘리면서 병으로 고통을 받는 사정을 세존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필추야, 내가 이전에 너희들이 치질에 걸렸을 경우에 그 꽁지를 끊어 버리지 말라고 하지 않았더냐?”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는 끊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너는 어찌하여 그런 일을 하였단 말이냐?”
“세존이시여, 고통스러워 그리하였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고통스러워 그리하였다니 네가 죄를 범하지는 아니하였도다. 이제 너희들에게 이르노라. 아무리 고통스럽다 하더라도 손톱 등으로 치질을 끊지 말아라. 치질을 고치는 데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으니 때로는 약으로 고치기도 하고 때로는 거기다 주문(呪文)을 더하여 고치기도 하느니라. 그러니 어떤 필추든지 아무리 고통스럽다 할지라도 그 치질을 스스로 끊어 버리지 말고 다른 사람을 시켜 끊게도 하지 말아라. 만일 이 가르침을 어긴다면 월법죄(越法罪)를 지은 것이니라.”
그때 세존께서 여러 필추들에게 말씀하셨다.
“치질을 다스리는 것에 대해서는 내가 이미 다른 곳에서 널리 설명하였었다. 이제 너희들을 위하여 다시 얘기하노니, 외우려는 자는 틀림이 없도록 하여라. 만약 외우는 자가 있다면
육신이 다할 때까지 치질로 고통을 받는 일이 없게 될 것이며, 또 한 숙명지(宿命智)4)를 얻어 과거 칠대에 걸쳐 일어났던 일들을 기억할 수가 있을 것이다. 이제 주문을 말하겠노라.
달질타 아노니 말로니비니거 구려파 비세사파비 삼파비 사하
怛姪他 阿魯泥 末魯泥鼻泥去 俱麗婆 鞞世沙婆鞞 三婆鞞 莎訶

너희 필추들이 주문을 외울 때에는 또한 이렇게 말하도록 하여라.
‘이곳 북방에는 대설산(大雪山)이 있는데, 거기에는 벽지다(薜地多)라는 이름의 나무와 상속(相續)ㆍ유연(柔軟)ㆍ건고(乾枯)라는 이름의 세 꽃이 있나이다. 건고라는 꽃은 건조한 때가 되면 곧 떨어져 버리고 마나니, 풍치(風痔)ㆍ열치(熱痔)ㆍ음치(廕痔)ㆍ혈치(血痔)ㆍ분치(糞痔) 등 우리가 걸리게 되는 여러 가지 치질들도 모두 건조하면 떨어져 나가 다시는 피가 나거나 농액이 흐르는 고통을 받지 않게 되나이다. 그러니 건조케 하소서.’
그리고 다시 다음과 같이 주문을 말하여라.

달질타 점미 점말니거 사하.”
怛姪他 苦謎 苦末泥去 沙訶

그때 여러 필추들이 부처님의 말씀을 다 듣고는 기쁘게 받들어 행하였다.
그때 세존께서 석가족의 나치 상인(那稚商人)이 사는 마을에 계셨다.
그때 그 마을에 있는 어떤 한 장자는 평소에도 신심(信心)이 있어 보시하기를 진심으로 기꺼워하여서 거처를 하나 만들어 라후라(羅睺羅)5) 존자에게 보시하였었다. 그때 존자는 머물러 있을 때가 많지 않고, 의발을 가지고 세상을 두루 돌아다니곤 하였었다. 장자는 존자가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는 ‘존자께서 세상을 두루 돌아다니시어 언제 돌아오실지 알 수가 없겠구나’라 생각하고, 곧 그 절을 스님 대중들[僧伽]에게 다시 보시하였다.
라후라가 돌아다니기를 마음껏 하고 의발을 가지고 다시 나치 상인이 있는 곳으로 돌아와 물어 보고선 장자가 스님들에게 다시 보시하였음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곧 부처님의 처소에 나아가 두 발에 머리 숙여 예배하고
부처님께 다음과 같이 말씀드렸다.
“어떤 한 장자가 평소에 신심(信心)이 있어 두터운 공경심으로 한 거처를 만들어 저 한 사람에게 보시하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그 곳에 머물러 있을 때가 적었고 한동안은 그 곳을 떠나 있게도 되었습니다. 그러자 그 장자는 제가 떠난 후 얼마 되지 않아 다른 스님들에게 그 거처를 다시 보시하였습니다. 제가 어찌해야 좋을지 부처님께서는 결정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그 장자의 처소에 가서 ‘그대는 나에 대해 행동이나 말이나 뜻에 있어서 조금이라도 미워하는 마음이 없었느냐?’고 물어 보고 오너라.”
라후라가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어 장자의 처소에 나아가 말하기를 “그대는 나에 대해 행동이나 말이나 뜻에 있어서 조금이라도 미워하는 마음이 없었습니까?”라고 하였다. 라후라가 다시 부처님의 처소로 되돌아와 장자가 미워하는 마음은 없었다고 말씀드렸다.
그때 부처님께서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저 나치 마을로 가서 그 곳에 있는 필추들을 모두 공시당(供侍堂)에 모이라고 하여라.”
이에 아난타가 부처님의 명령을 받들어 곧 나치 마을의 필추들이 거처하고 있는 곳에 나아가 말하기를 “공시당으로 모두 모이시오”라고 하였다. 아난타가 그렇게 이르고서는 다시 부처님의 처소로 돌아와 두 발에 머리 숙여 예배하고 부처님께 다음과 같이 말씀드렸다.
“제가 저 나치 마을에 가서 삼가 부처님의 뜻을 전하였더니, 그 곳에 있는 필추들이 모두 모였습니다.”
그때 세존께서 여러 필추들과 라후라를 거느리시고 그 절에 나아가 자리에 앉으시어 필추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마땅히 알라. 만약 어떤 시주가 보시하려는 물건, 즉 보시물(布施物)을 한 사람에게 주었다가 뒤에 다시 그 물건을 회수하여 다른 한 사람에게 주었다면, 이런 경우는 주는 사람도 법(法)답지 않고 받는 사람도 법답지 않은 것으로, 청정치 못하게 받아 쓴 것[不淨受用]이라고 말한다. 또 한사람에게 주었다가 뒤에 다시 회수하여 혹 두 사람에게 주거나 혹 세 사람에게 주거나 혹 스님 대중들에게 주었다면,
그러한 경우는 모두 주는 사람도 법(法)답지 않고 받는 사람도 법답지 않으며 청정치 못하게 받아 쓴 것[不淨受用]이라고 말한다.
너희 필추들이여, 만약 어떤 시주가 보시물을 두 사람에게 주었다가 뒤에 다시 그 물건을 회수하여 다른 한 사람에게 주었다면, 이런 경우는 주는 사람 받는 사람이 모두 법답지 않다 하고 받아 가져 쓰는 것이 모두 청정치 못한 것이다.
또 두 사람에게 주었다가 다시 회수하여 두 사람에게 주거나 세 사람에게 주거나 혹 스님 대중들에게 주었다면, 주는 사람, 받는 사람이 모두 법답지 않다 하고 받아 사용하는 것이 모두 청정치 못한 것이다.
너희 필추들이여, 만약 어떤 시주가 보시물을 세 사람에게 주었다가 뒤에 다시 그 물건을 회수하여 한 사람, 두 사람, 세 사람에게 보시하거나 혹 스님 대중들에게 주었다면, 이런 경우는 주는 사람, 받는 사람이 모두 법답지 않다 하고 받아 가져 쓰는 것이 모두 청정치 못한 것이다. 만약 먼저 필추 승가에게 주었다가 뒤에 다시 회수하여 필추니 승가에게 주었다면, 혹 그 반대의 경우라고 할지라도, 모두 청정치 못한다고 한다.
너희 필추들이여, 스님 대중이 두 부류로 쪼개져 있을 경우, 만약 먼저 이쪽 부류에 보시하였다가 다시 그 물건을 회수하여 저쪽 부류에 주었다면, 모두가 청정치 못하게 받아 쓴 것이 된다.
너희 필추들이여, 만약 한 사람에게 보시하였다가 회수하여 다른 한 사람에게 주지 않았다면,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 모두 법답게 하였다고 하고 받아 가져 쓰는 것도 모두 청정하다고 하느니라. 마찬가지로 두 사람이나, 세 사람, 혹은 스님대중들, 필추니 스님 대중의 어느 한 쪽 부류에 보시한 경우에 있어서도 만약 회수하여 다른 사람이나 다른 쪽에 주지 않았다면,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 모두 법답게 하였다고 하고 받아 가져 쓰는 것도 모두 청정하다고 하느니라.
너희 필추들이여, 위에서 널리 말한 것처럼 앞의 것은 보시가 되나 나중 것은 보시가 아니니라. 너희 필추들이여, 땅은 임금에게 속한 것이고 물건은 주인에게 속하는 것이니, 방과 이부자리는 시주한 사람이 주인이 되고
의발(衣鉢)과 생활필수품은 필추가 주인이 되는 것이다. 만약 시주하였던 절이나 물건들이 손상되었다면, 시주한 사람이 응당 스스로 보수(補修)하여야 할 것이지 그것을 회수하여 다른 사람에게 주어서는 안 될 것이다. 먼저 준 것은 보시가 되나 나중 것은 보시가 아니니라. 그러니 너희 필추들은 라후라에게 그가 먼저 받은 거처를 돌려주어야 할 것이니라. 만약 필추로서 장자가 준 그것을 보시라고 생각한다면,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월법죄를 짓는 것이니라.”
여러 필추들이 곧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어 그 즉시 라후라에게 그가 먼저 받은 거처를 돌려주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신 대로 5년과 6년마다 정발대회(頂髮大會)를 하여야 할 것이었다.
그때 믿음이 공경스러운 바라문과 여러 장자들이 가지가지 떡, 과일, 음식 등을 스님 대중들에게 보시하였다.
그때 여러 필추들이 음식을 모두 먹지 못하여 나머지를 사미[求寂]에게 갖다 주었다. 그런데 여러 사미들이 새벽이 되자 다시 떡과 과일 등을 필추에게 되돌려 주었다.
필추들이 “너희들은 어느 곳에서 이 떡을 가져오는 것이냐?”라고 물으니, 사미들이 대답하기를 “당신들께서 주신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필추들이 ‘이 떡과 과일은 우리들이 먹고 남은 것들인데, 지금 다시 먹는다면 법에 의거해 볼 때 죄가 되지 않을까?’ 하고 의심하였다.
필추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일 바라는 마음이 있는 음식이라면 줄 때 잘못한 것이고, 먹으면 곧 죄를 짓는 것이다. 바라는 마음 없이 주고 바라는 마음을 갖고 먹는다면 줄 때는 잘못이 없고, 먹으면 곧 죄를 짓는 것이다. 바라는 마음을 갖고 주고 바라는 마음 없이 먹는다면 줄 때는 잘못이 있고, 먹을 때는 잘못이 없는 것이다. 그러나 만일 바라는 마음 없이 주고 바른 마음 없이 그 음식을 되돌려 받았다면, 줄 때도 먹을 때도 아무런 잘못이 없는 것이다.”

2. 별문(別門) 두 번째 총섭송

죽은 자의 옷과 물건은 나누어 갖고
설법[唱導]할 때에는 수레나 가마를 타고 한다.
갈치나의(羯恥那衣)를 받고 반납하는 것에 대해서와
수학인(授學人)은 갈마를 행할 수 없다고 규정하였다.

수학인 등이 갈마를 했을 경우 다시 해야 하고
경계 안에서 죄를 용서해 주며 파계한 필추는 몰아내야 한다.
사미에게 구족계를 주는 방법과 동분죄(同分罪)

그리고 담장 위에서 의식을 행할 수 없음을 설명하였다.

1) 첫 번째 자섭송

죽은 자의 옷과 물건은 나누되
필추나 필추니가 갖거나 가질 수 없을 때가 있다.
싸움을 보았을 때는 말려야 하며
머리가 향하는 곳에 따라 나눠야 한다.

그때 부처님께서는 실라벌성에 계셨다.
한 장자(長子)가 있었는데, 그에게는 외아들이 있었다. 그 아들이 장성하여서는 출가하기를 간절히 원하였다. 그는 출가하여 부처님의 바른 법이 성하였을 때 구족계를 받았는데, 갑자기 병이 들어 그로 인해 곧 수명을 마치고 말았다.
그때 여러 필추들이 의발(衣鉢)과 시체를 모두 함께 버렸는데, 여러 속인들이 이것을 보고는 필추들에게 와서 말하기를, “저희 세속의 사람들에게는 자식들이 있고 필요한 것을 쉽게 얻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저희들은 죽은 사람의 물건을 가벼이 버리지는 않습니다. 스님[尊者]들께서는 이미 출가하시어 자식들이 없고 지니시고 있는 물건[資財]들은 애써 노력하여서 얻은 것들입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죽은 사람의 물건을 거두지 않는 것입니까?”라고 하였다.
여러 필추들이 대답하기를 “세존께서 아직 죽은 사람의 옷 거두기를 허락하지 않으셨습니다”라고 하였다.
필추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필추가 죽었을 경우, 그가 가지고 있던 의발을 버려서는 안 된다.”

또 어떤 필추가 병이 들어 죽었는데, 그의 의발을 거두고 알몸으로 장사 지내자 속인들이 혐의쩍게 생각하였다.
이에 대해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알몸으로 버려서는 안 될 것이며, 마땅히 옷이나 수건으로 몸을 덮어 장사지내야 할 것이다.”
그때 필추들이 좋은 옷으로 덮으니, 부처님께서 “좋은 옷으로 덮지 말라”고 말씀하셨다. 그때 필추들이 다 떨어진 옷으로 덮으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좋은 옷으로도, 나쁜 옷으로도 하지 말고 중간치 정도의 옷으로 덮으라.”
그때 여러 필추들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남은 의발은 어떻게 처분할까요?”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난한 필추가 있거든 그에게 주도록 하여라.”
그때 여섯 명의 나쁜 필추들[六衆]6)이 항상 가난하고 궁핍하였는데, 부처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여섯 명의 나쁜 필추들에게는 주지 말라. 마땅히 상좌로부터 차례대로 주어야 할 것이다.”
그러자 나이가 적은 필추들이 결국 한 번도 받지 못하는 일이 생겼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중들이 함께 모여서 먼저 말로 고지(告知)하고 대중들이 승인하거든 팔아서 함께 나눠 가지도록 하여라.”
같은 곳에서 다음과 같은 일이 있었다.
어떤 한 필추가 갑자기 죽었는데 가지고 있던 의발을 모두 필추니의 처소에 남긴 채, 염[殯]을 하고 장사를 치렀다. 그때 여러 필추들이 그가 죽었음을 알고는 필추니의 처소에서 의발을 찾아다녔다. 필추들이 찾아다닌다는 소문을 듣고는 필추니가 “그가 어느 곳에서 죽었습니까?”라고 물으니, 대답하기를 “필추니가 사는 절에서입니다”라고 하였다. 그러자 필추니들이 “필추가 사는 절에서 죽은 이의 물건은 당신들의 것입니다. 그러나 필추니가 사는 절에서 죽은 자의 것이라면 그는 우리와 법을 함께 하는 형제님이시니 그가 가지고 있던 의발은 우리가 갖는 것이 합당합니다”라고 하며 돌려주지 아니하였다.
필추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필추니들이 갖는 것은 합당치 않다. 필추들이 나눠 가져야 할 것이다.”
같은 곳에서 다음과 같은 일이 있었다.
어떤 한 필추니가 병이 들어 죽었는데 가지고 있던 의발이 필추의 처소에 있었다. 여러 필추니들이 필추에게 나아가 말하였다.
“스님[尊者] 여러분, 이름이 아무개인 필추니가 지금 죽었으니, 그녀가 남겨 놓은 옷을 돌려주기 바랍니다.”
필추들이 그녀가 죽었다는 소문을 듣고는 곧 “그 죽은 필추니는 바로 우리와 법을 함께 하는 자매님이시니 그녀가 가지고 있던 의발은 우리가 갖는 것이 합당합니다”라고 말하였다.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필추니에게 돌려주어야 한다.”
같은 곳에서 다음과 같은 일이 있었다.
어떤 한 필추가 세상을 돌아다니다 한 마을에 이르러 속인의 집에 머물러 있다가, 갑자기 병이 들어 그로 인해 수명을 마치게 되었다. 그때 장자가 염을 하고 장사를 치르고 난 뒤에 그의 의발을 보관하고 있었다. 그때 여러 필추니들이 돌아다니다 그 곳에 도착하였다.
장자가 필추니들을 보고 말하기를 “성자여 이전에 어떤 필추가 저의 집에서 죽었는데, 그의 의발이 모두 저에게 있으니 가지고 가도록 하십시오”라고 하였다. 그때 여러 필추니들이 장자에게 “죽은 필추의 의발은 필추니가 가질 수가 없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그리곤 여러 필추니들이 필추들에게 알리니, 필추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필추가 없을 경우에는, 응당 필추니가 받아야 할 것이니라.”
같은 곳에서 다음과 같은 일이 있었다.
어떤 한 필추니가 의발을 가지고 세상을 돌아다니다 한 고을에 이르러 속인의 집에 머물러 있다가, 병이 들어 죽었다. 그때 집주인이 그를 시타림(尸陀林)7)에다 장사지내고는 그의 의발을 보관하고 있었다. 여러 필추들이 돌아다니다 그 곳에 도착하였다.
장자가 그들을 보고 말하기를, “성자여, 이전에 어떤 한 필추니가 저의 집에서 죽었는데, 그의 의발이 모두 저에게 있으니 가지고 가도록 하십시오”라고 하였다. 그러자 필추들이 장자에게 대답하기를, “죽은 필추니의 의발은 저희가 가질 수가 없습니다”라고 하였다.
그때 여러 필추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그 곳에 필추니들이 없다면 필추가 가져가야 할 것이니, 그리하더라도 잘못한 것이 되지는 않는다.”
우바리 존자가 부처님께 여쭈어 보았다.
“대덕이시여, 만약 여러 필추들 가운데 속인의 집에서 수명이 다한 자가 있을 경우, 그의 의발을 누가 갖는 것이 합당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장 먼저 그 곳에 도착한 자가 가져야 할 것이다.”
“만약 두 사람이 함께 도착하였다면 누가 갖는 것이 합당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먼저 찾은 자가 가져야 할 것이다.”
“만약 두 사람이 함께 찾았다면 누가 갖는 것이 합당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두 사람이 함께 가져야 할 것이다. 혹 속인이 기꺼운 마음으로 주고자 하는 자가 있다면 그 사람이 가져야 할 것이다.”
같은 곳에서 다음과 같은 일이 있었다.
어떤 두 필추가 서로 싸우며 다투고 있는데, 다른 여러 필추들은 싸우는 것을 구경만 하고 있었다. 속인들이 이러한 광경을 보고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성자들이시여, 저희들이 속세의 무리이기는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싸우는 것을 보면 그래도 팔을 휘두르며 말린답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그대들께서는 싸우는 것을 구경만 하고 있습니까?”
그러자 필추들이 대답하기를 “그 사람들이 모두 못나서 싸우고 다투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니, 누가 말릴 수가 있겠습니까?”라고 하였다.
여러 필추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응당 말려서 그만두게 하여야지 보고만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때 여러 필추들이 말로 말렸지마는 싸움이 그치지는 아니하였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말렸는데도 싸움이 그치지 아니하였을 경우에는, 마땅히 사치갈마(捨置羯磨)8)를 하여야 할 것이다.”
어떤 두 필추가 함께 옳고 그름[是非]을 논의하고 따지다가 성내며 다투려는 마음이 있게 되었다. 그때 여러 필추들이 사치갈마를 하려고 하였다. 그러자 그 두필추가 말하기를 “우리는 도리를 논의하고 연구한 것인데, 당신들은 어찌하여 갈마를 행하시려는 것입니까?”라고 하였다. 이에 필추들이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싸우거나 다투는 사람은 부처님께서 그만두게 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런 까닭에 그대들과 갈마를 행하려는 것입니다.”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런 경우에 바로 갈마를 하여서는 안 된다. 만약 현재 한 사람의 스승이라도 있다면 가르치고 타일러야 할 것이며, 만약 열 번의 하안거를 채워 의지사(依止師)가 없는 경우라면 여러 필추들이 말렸어야 할 것이다. 그래도 그만두지 않을 때 그때에 대중들이 함께 사치갈마를 행하는 것이다.”
우바리 존자가 부처님께 여쭈어 보았다.
“만약 어떤 필추가 두 경계 가운데에서 수명이 다하였다면 그의 의발은 누가 갖는 것이 합당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머리가 향하고 있는 쪽에서 가져야 할 것이다.”
“만약 머리가 두 경계에 걸쳐 있다면 그럴 경우는 어떻게 하여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두 쪽에서 함께 가져야 할 것이다.”

2) 두 번째 자섭송

설법[唱導]하는 자는 수레나 가마를 타고하며
옷을 얻으면 보관하여 둔다.
대중 스님들이 얻는 옷과 재물은
범부와 성자가 똑같이 나눈다.

그때 부처님께서는 실라벌성에 계셨다.
그때 성중에는 전부터 많은 외도들이 머물고 있었는데, 부처님이 오심으로 인해 여러 외도들의 위엄과 이득이 줄어들자, 세속의 무리 가운데 외도를 믿는 자들이 모두 공양(供養)9)을 구하게 되었다.
급고독(給孤獨) 장자가 이른 새벽 부처님의 처소로 나아가는데, 길에서 만난 외도가 장자를 따라오면서 외도들에게 공양을 하라고 하였다. 그러한 모습을 보고
장자가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하였다.
‘외도는 삿된 무리들로서 악법을 배우고 익히는 자들이다. 그런데도 오히려 자기의 스승을 공양하라고 말하는구나. 하물며 우리 부처님 세존 같으신 분이겠는가? 여러 경전 속에서도 ‘만약 믿지 않는 자가 있거든 권해서 믿음이 생기게 하고 잘못을 뉘우쳐 바른 법에 머물게 하라’고 하였으니, 만일 부처님께 청해 허락을 받는다면 내 여러 사람들에게 알려 이 복전(福田)10)께 공양을 올리라고 하리라.’
이러한 생각을 하며 서다림(逝多林)에 들어가 세존께 머리 숙여 예배하고 한 쪽에 서 있다가 곧 이러한 생각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원컨대 제 마음껏 부처님과 스님들께 공양하라고 말할 수 있도록 허락하여 주십시오.”
그러자 세존께서 이르시기를 “당신 뜻대로 하시오”라고 하셨다. 이에 장자가 곧 두루 돌아다니며 공양을 하라고 권하였다.
그때 여러 거사와 바라문이 장자에게 말하기를 “만약 여러 스님들이 함께 오셔서 공양을 원하신다면 저희들의 복과 이익이 두 배나 그 이상으로 늘어날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이에 장자가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필추들에게 장자와 함께 서로 도우라고 이르셨다. 그러자 여러 필추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어 곧 장자와 함께 다니면서 공양하라고 하였다.
여러 사람들이 이르기를 “보시하였을 때 저희들의 이름을 말하여 널리 알게 하여주시면 매우 좋겠습니다”라고 하니, 세존께서 이르시기를 “만약 어떤 시주가 물건을 바쳤을 때에는, 그 시주의 이름을 말하며 축원을 한 후에 받도록 하여라” 하시고는 곧 속인들로 하여금 시주의 이름을 말하게 하셨다. 또 여러 사람들이 아뢰기를 “만약 스님들로 하여금 저희들의 이름을 말하게 하여 주신다면 그 복이 더욱 늘어나겠습니다”라고 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필추들로 하여금 시주의 이름을 말하게 하라.”
그때 어떤 시주가 재물을 갖고 절에 와서 보시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재물을 갖고 절에 와서 보시하는 사람일 경우도, 그 사람의 이름을 말하며 축원을 한 후에 받도록 하여라.”
그때 필추들이 설법이 있음을 두루 돌아다니며 알리니, 설법할 때가 되자 사람들이 구름같이 모여들어 서로 밀치며 앞으로 나아가려고 하나 나아갈 수가 없을 정도였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설법하는 사람은 수레나 높은 가마를 타도록 하여라.”
“무더울 때나 바람, 비 등을 만났을 때는 어찌하리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응당 수레 포장이나 덮개로 그 몸을 두루 덮어야 하리라.”
“한쪽 문만 열어 놓아 사람들이 많이 메우게 되면 어찌하리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응당 네 문을 열어 놓고 네 사람으로 하여금 설법하게 하여야 할 것이다.”
그때 급고독 장자가 두루 돌아다니며 공양하라고 하여 수백 수천만의 금액과 수억의 재물을 얻게 되자 곧 다음과 같이 생각하였다.
‘지금 내가 모금하여 많은 보물과 재물을 얻게 되었으니, 응당 큰 보시 모임(大施會)을 열어 부처님과 스님들을 모두 공양하여야 할 것이다. 이 재물들을 가지고 어떻게 해야 대중들 앞에서 한꺼번에 보시할 수 있을까?’
이러한 생각을 하면서 서다림(逝多林)의 부처님 처소를 여러 가지 채색 비단으로 장엄하게 둘러 장식하고, 세 가지 옷[三衣]과 생활필수품 등을 시렁 위에 가득 담은 후 여러 사람들로 하여금 지키게 하고는 곧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제가 내일 큰 보시 모임을 열어 부처님과 스님들을 받들고자 합니다.”
이때에 부처님께서는 묵묵히 받아들이셨다.
급고독 장자는 곧 그 날 저녁으로 여러 가지 상품의 음식들을 준비하고 새벽녘에 절 가운데에 자리를 널리 깔고는 부처님에게 가서 때가 되었음을 아뢰니, 부처님께서 대중들과 함께 모두 자리에 나아가셨다. 식사가 끝나자 발우를 거두어들이고 양치질과 세수를 하고 나서 장자가 옷과 물건들을 자리 앞에 놓고는 곧 나아가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이곳의 사람들은 어떠한 복전(福田)들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두 종류가 있으니, 유학인(有學人)과 무학인(無學人)이 그것이다. 유학인에는 열여덟 종류의 차별이 있으며 무학인에는 아홉 종류가 있는데, 이들을 복전이라고 하니 모두 물리(物利:물건이 주는 이로움)를 받을 만한 자들인 것이다.
열여덟 종류의 유학인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예류향(預流向)ㆍ예류과(預流果)ㆍ일래향(日來向)ㆍ일래과(一來果)ㆍ불환향(不還向)ㆍ불환과(不還果)ㆍ아라한향(阿羅漢向)ㆍ수신행(隨信行)ㆍ수법행(隨法行)ㆍ신해(信解)ㆍ견지(見至)
ㆍ가가(家家)ㆍ일간(一間)ㆍ중반(中般)ㆍ생반(生般)ㆍ유행반(有行般)ㆍ무행반(無行般)ㆍ상류반(上流般)의 열여덟 종류를 말한다.
무엇을 아홉 종류의 무학인이라고 하는가? 퇴법(退法)ㆍ사법(思法)ㆍ호법(護法)ㆍ안주법(安住法)ㆍ감달법(堪達法)ㆍ부동법(不動法)ㆍ불퇴법(不退法)ㆍ혜해탈(慧解脫)ㆍ구해탈(俱解脫)의 아홉 종류를 말하는 것이니라.”
그때 세존께서는 이러한 말씀을 하시고는, 다시 다음과 같은 게송을 읊으셨다.
이 세상의 유학인과 무학인들을
공경하고 공양하여야 할 것이니라.
바탕이 곧고 몸과 말과 마음이 청정하니
이들에게 보시하면 좋은 결과를 맺으리.
그때 급고독 장자가 상좌의 앞에 서서 선창인(宣唱人)에게 부탁하기를 “원컨대 성자께서는 이와 같이 사뢰어 주십시오. ‘만약 세존의 성【문】제자(聲聞弟子)라고 한다면 의당 공경하고 예배해야 할 무상 복전(無上福田)으로서 세간의 물리(物利)를 받을 만한 분이시니, 이곳의 옷과 물건들을 마음껏 받아 가지십시오’라고 말입니다”라고 하였다.
선창자가 상좌 앞에 서서 다음과 같이 말씀드렸다.
“대덕 스님 대중들께서는 들어 주십시오. 만약 세존의 성【문】제자(聲聞弟子)라고 한다면 의당 공경하고 예배해야 할 무상 복전(無上福田)으로서 세간의 물건이 주는 이로움을 받을만한 분이시니, 이곳의 옷과 물건들을 마음껏 받아 가지십시오.”
이때 대중들이 이 말을 들었는데, 탐욕ㆍ성냄ㆍ어리석음을 멀리 여읜 자들은 다음과 같이 생각하였다.
“급고독 장자가 ‘만약 세존의 성【문】제자(聲聞弟子)라고 한다면 의당 공경하고 예배해야 할 무상 복전(無上福田)으로서 세간의 물건이 주는 이로움을 받을 만한 분이시니, 이곳의 옷과 물건들을 마음껏 받아 가지십시오’라고 널리 말하는구나.”
그리고 아라한들은 다음과 같이 생각하였다.
‘나는 스님들 가운데 무상과(無上果)를 얻은 자이니, 응당 이러한 물리(物利)들을 받아 쓸 수 있으리라. 그런데 세존께서 말씀하기를 ‘너희 필추들은 훌륭한 선(善)을 지니고 있으니, 마땅히 마음속에 거칠고 나쁜 모습이 나타나지 않으리라’고 하셨다.
그런데 내가 지금 어찌 이 옷과 물건들 때문에 나의 덕을 드러내어 스스로 내가 무상이욕지인(無上離欲之人:더할 나위 없이 욕심을 여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으랴?’
아라한들이 이러한 생각을 하면서 모두 가만히 있었다. 그러자 미혹이 다 없어지지 않고 남아 있는 자들도 ‘이 물건들은 무상(無上)한 복전들에게 보시한 것인데 나는 미혹을 다 없애지 못했으니 받을 수 없다’라고 생각하고는 가만히 있었다.
그리고 번뇌에 얽매여 있는 범부들[具縛異生]도 역시 ‘이것들은 무상(無上)한 복전들에게 보시한 것인데, 나는 지금 번뇌에 얽매여 있으니 분명 몫이 없으리라’고 생각하였다.
그리하여 결국 대중들 가운데 어느 한 사람도 그 물건들을 갖는 자가 없게 되었다.
그때 장자는 ‘내가 지금 여러 스님들과 범부들에게 발우를 덮는 죄[覆鉢]를 지었단 말인가?’라고 생각하고, 이내 얼굴이 초췌해지고 누렇게 질려서는 세존의 처소에 나아가 부처님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 이상의 일을 세존께 말씀드렸다.
그때 세존께서는 아시면서도 짐짓 아난타 존자에게 물으셨다.
“급고독 장자가 많은 옷과 물건을 대중들에게 보시하였는데, 어찌하여 대중들 가운데 한 사람도 받지 않았던 것이냐?”
아난타가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급고독 장자가 말하기를 ‘이 대중들 가운데 만약 세존의 성【문】제자(聲聞弟子)라고 한다면 의당 공경하고 예배해야 할 무상복전(無上福田)으로서 세간의 물리를 받을 만한 분이시니, 이곳의 옷과 물건들을 마음껏 받아 가지십시오’라고 하였는데, 그때 모든 대중들이 이 말을 들었으나 스님들과 범부들이 모두 가만히 있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어느 한 사람도 받지 않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때 세존께서 아난타에게 이르시기를, “너는 지금 필추들에게 가서 실라벌성과 다른 곳에 있는 필추들은 모두 공시당(供侍堂)에 모이라고 알리거라”라고 하니, 아난타 존자가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어 곧 가서 대중들에게 공시당에 모이라고 알리고는 다시 부처님의 처소로 돌아와 발에 예배하고 “대중들이 모두 모이었으니
부처님께서는 납시소서”라고 말씀드렸다. 이에 부처님[善逝]께서 곧 공시당에 가시어 자리에 앉으시고는 여러 필추들에게 물으셨다.
“급고독 장자가 의복을 많이 보시하였는데, 어찌하여 너희들은 받지 않은 것이냐?”
여러 필추들이 묵묵히 대답이 없었다.
이에 부처님께서는 아시면서도 짐짓 아난타 존자에게 물으시기를 “어찌하여 필추들이 내가 물었을 때 묵묵히 대답이 없는 것이냐?”라고 하니, 아난타가 곧 앞에 있었던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여러 필추들에게 물으시기를 “너희들이 이 전에 믿는 마음으로 나에게 와서 출가한 것이 세속을 떠나 열반을 구하려는 것이 아니었더냐?”라고 하니, 여러 필추들이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라고 대답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너희들이 믿는 마음으로 나에게 와서 출가한 것이 진심으로 세속을 떠나 열반을 구하고 청정한 행실을 닦기 위한 것이라면, 여러 필추들이 입고 있는 옷이 1억 냥의 가치가 있고 거주하는 집과 방이 5백 냥의 가치가 있으며 먹는 음식에 모든 산해진미를 갖춘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것들은 모두 내가 받으라고 허락하노니 너희들은 받아쓰도록 하여라. 그러나 만일 필추 중에 중대한 계율을 어긴 자가 있으면 스님들의 처소는 물론이고 한 입의 음식도 받아먹을 수 없으며, 절에 한쪽 발도 들여 놓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어째서인가? 너희들은 마땅히 알아야 할 것이니, 계율을 어긴 자에게는 열 가지의 과실이 있기 때문이니라.
스스로도 자신이 파계한 나쁜 사람임을 알고 남들도 파계한 자라는 것을 알고 있는 자는 천신(天神)도 그를 친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며, 같이 청정한 행실을 닦았던 자 가운데 법을 아는 선인(善人)들도 그를 멸시하고, 사방에 나쁜 소문이 돌아 모두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가 깨닫지 못한 자였다면 이후로도 다시는 깨닫지 못할 것이고, 이미 알고 있었던 것들도 모두 미약해져 이전에 들었던 것들을 모두 잊어버리게 될 것이며, 죽을 때까지 번뇌 속에 살다가 죽어서는 지옥에 태어나게 될 것이다.
또 여러 필추들은 마땅히 알고 있어야 할 것이다. 받아쓰는 데에는 다섯 가지 종류가 있으니, 첫째는 주수용(主受用)이요, 둘째는
부재수용(父財受用)이요, 셋째는 청허수용(聽許受用)이요, 넷째는 부채수용(負債受用)이요, 다섯째는 도적수용(盜賊受用)이다.
무엇을 주수용(主受用)이라고 하는가? 삼독(三毒)11)을 영원히 제거한 아라한이 받아쓰는 것을 말한다.
무엇을 부재수용(父財受用)이라고 하는가? 아직 미혹함이 남아 있는 여러 유학인이 받아쓰는 것을 말한다.
무엇을 청허수용(聽許受用)이라고 하는가? 계율을 청정히 지키고 선(禪)과 교(敎)를 부지런히 닦으며 게으른 마음이 없는, 순박하고 착한 범부들이 받아쓰는 것을 말한다.
무엇을 부채수용(負債受用)이라고 하는가? 비록 계율을 지키기는 하나 깨달아 들어가는 단계의 좋은 법도를 부지런히 닦지 않는 범부들이 받아쓰는 것을 말한다.
무엇을 도적수용(盜賊受用)이라고 하는가? 사중금(四重禁)12)의 하나를 범한 자가 받아쓰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너희들은 이러한 것들을 알아 닦고 배워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 장자가 보시한 옷과 물건 그리고 여러 가지 유익한 것들은 대중들이 평등하게 함께 나누어야 할 것이니라.”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