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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1981 불교(고승전 13권 16편/ 高僧傳)

by Kay/케이 2023. 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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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고승전(高僧傳) 1316

 

그 후 백법교(帛法橋)ㆍ지담약(支曇籥)도 이 진사왕을 그대로 이어받았다고 한다. 음률을 애호해서 신령에 통하고 따로 신비한 지음에 감응하여 옛 소리를 마름질하여 변화시켰으나, 남겨진 것은 오직 열 가운데 한 가지에서 그칠 뿐이다.

석륵(石勒)이 집권한 건평(建平) 연간(330333)에 천신(天神)이 안읍(安邑)의 청사(廳事)에 내려와, 불경을 크게 소리 내어 읊으면서 7일이 되어서야 끝냈다고 한다. 때로 이 일을 전하는 사람이 있으나, 모두가 와전되고 버려진 소리다.

전송(前宋)ㆍ북제(北齊)시대 사이에 이르러, 담천(曇遷)ㆍ승변(僧辯)ㆍ태부(太傅) 문선왕(文宣王) 등도 모두 은근히 감탄하여 읊조렸다. 음률에 대한 뜻이 곡진하여 같고 다른 점을 모아, 엮고 분류하는 예를 짐작하여 예전 법을 본따서 보존한 것이, 바로 3백여 소리 가량 되었다.

이때 이 후로는 소리가 많이 흩어지고 떨어져서 사람마다 뜻을 이루었다. 그러나 보충하고 엮은 것이 같지 않다.

 

그런 까닭에 스승마다 법이 다르고 문중마다 지음이 각각이다. 모두가 소리의 취지에 어두웠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아무도 이를 마름질하여 바로잡지 못하였다.

무릇 음악에 의한 감동은 예전부터 그러하다. 그런 까닭에 그윽한 승려의 범패 소리에 붉은 기러기가 사랑해서 자리를 옮기지 않았고, 비구에게서 흐르는 소리에 푸른 새가 기뻐서 날아 치솟는 일을 잊었다. 담빙(曇憑)의 운율이 움직이자 새와 말이 몸을 움츠렸고, 승변(僧辯)이 가락을 꺾으니 기러기와 학조차도 날기를 멈추었다.

사람을 헤아리면 비록 얕고 깊은 차이가 있지만, 그 감응을 헤아리면 또한 버금가는 바가 있다. 그런 까닭에 기()라는 짐승이 돌을 치면, 돌을 치는 대로 모든 짐승들이 따라 춤을 추었다. 소소(簫韶文王 南巡 때의 음악)의 구성곡(九成曲)에는 봉황이 찾아와 춤추었다. 새와 짐승조차도 또한 감응을 이루거늘, 하물며 사람과 신()에 있어서랴

다만 경을 돌려가며 읽는 것이 아름답다고 하는 것은 그 귀함이 소리와 글 두 가지를 모두 터득한 데 있다. 만약 오직 소리가 아름답고 글이 아름답지 않으면, 도의 마음이 생겨날 길이 없다. 만약 글만 오로지 아름답고 소리는 아름답지 않으면, 세속적 감정이 들어갈 길이 없어진다. 그런 까닭에 경에서 말한다.

미묘한 음성으로 부처님의 공덕을 노래하고 찬탄한다.”

그런데도 요즘 세상의 배우는 자들은 겨우 시작과 끝의 나머지 소리라도 얻기만 할라치면 말한다.

당세에 이름을 날리노라.”

경문의 일어나서 다하는 것에 대해서는 한 번도 생각해보는 일이 없다. 혹 구절을 허물어 소리에 합치시키기도 하고, 혹 글을 나누어 운율을 충족시키기도 하니, 이것이 어찌 오직 소리만 부족한 것이겠는가또한 곧 글이 표현을 이루지 못하는 것이다. 듣는 사람에게는 오직 황홀한 기분만 불어날 뿐이어서, 듣노라면 다만 졸음만 더해진다.

무릇 이는 8진명주(珍明珠)로 하여금 가리지 않았는데도 빛남을 감추게 하고, 백 가지 맛을 갖춘 순유(淳乳)로 하여금 엷게 희석하지 않았는데도 스스로 맛을 엷게 하는 것이다. 슬프다.

만약 경의 본뜻에 정밀하게 뛰어나고 음률도 훤하게 밝다면, 세 자리[三位]의 일곱 가지 소리가 차례로 순서가 있어 어지러운 일이 없고, 오언사구(五言四句)의 게송이 일치하여 어긋남이 없을 것이다. 그 사이에서 일으키고 던지며 휩쓸고 들어올리며, 평탄하고 꺾으며 내치고 줄이며, 노닐고 날며 물러서고 회전하며, 되돌리고 포개며 교태롭고 희롱한다. 운율이 움직이면 흐르고 쓸리는 것이 다함이 없고, 목구멍을 벌리면 변하는 흐름이 끝이 없다. 그런 까닭에 찬란히 8음을 펴고 빛나게 7선을 드날린다.

웅장하면서도 사납지 않으며, 엉키면서도

 

막히지 않고, 약하면서도 거칠지 않고, 굳세면서도 날카롭지 않으며, 맑으면서도 어지럽지 않고, 흐리면서도 가려지지 않는다. 참으로 미묘한 말씀을 자못 유창하게 일으키고, 정신과 본성을 느긋하게 길러낼 만하다. 그런 까닭에 소리를 들으면 귀가 즐거워질 수 있고, 말을 들으면 흉금을 열 수 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범패 소리의 깊고도 미묘한 소리가 듣는 이들로 하여금 즐겁게 할 수 있다고 말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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