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경률이상(經律異相) 14권 15편
양 사문 승민ㆍ보창 등 편집
그 광명왕불은 대목련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비록 멀리서 와서 이 불국토에 이르렀다손 치더라도…….”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심히 머나이다. 천중천(天中天)이시여, 몸이 고달파서 다시는 본토로 돌아갈 수 없나이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것이 어떻게 너의 신력으로써 이 세계에 온 것이겠느냐. 이것은 세존 석가문부처님의 위덕으로 짐짓 세우신 바이니라. 마땅히 멀리서 석가문불에게 귀의하면서 머리 조아려 예배한다면, 저절로 닿게 될 수 있을 것이다. 가령 네 몸의 자기 신족으로써 본국에 돌아가고자 하면 1겁을 지나더라도 이르지 못하리라.”
목련이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동방의 석가문부처님 계시는 곳을 향하여 합장하고 귀의하자, 잠깐 만에 이내 그곳에 닿게 되었다.『밀적금강역사경(蜜迹金剛力士經)』 제3권에 나온다.
(15) 목련은 신력으로써 범지를 항복 받아 교화하다
부처님께서 목련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큰 나라가 하나 있는데, 여기에서 8천의 처소를 떨어진 변경(邊境)에 있다. 3존(尊)을 보지 않고 뒤바뀐 습을 익히어 왕과 대신들과 백성들은 범지를 받들어 섬기고 있다. 5백의 사람들이 5통(通)을 얻어서 산을 옮기고 물을 끌어대며 몸을 나누어서 변화도 할 수 있다. 나라 안에는 커다란 산이 하나 있는데, 백성들의 지름길을 막고 있었으므로 온 나라 사람들의 근심거리가 되어 왔다. 왕이 범지(梵志)에게 이 말을 하였더니 범지들은 이내 산을 에워싸고 앉아서는 저마다 그 마음을 한데 쏟아 도의 정(定)의 힘으로써 산을 들어 옮기려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목련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제 그 나라에 가서 신통 변화를 나타내어 범지 및 나라의 임금과 백성을 제도하여라. 3도(塗)를 멀리하고 영원히 복당(福堂)에서 살 수 있도록 하여 주어라.”
목련은 광명을 놓아 해와 달을 막아 버리고 허공에 매달려서 그 산꼭대기에 있었다. 산이 꿈쩍도 하지 않으므로 범지들은 놀라며 말하였다.
“이 산이 좀 전에 벌써 들려 일어났었는데, 누가 억누르고 있는 것일까? 해도 밝은 빛을 잃은 것을 보니, 이는 반드시 까닭이 있는 것이다.”
그 중에 총명한 이가 여러 제자들을 살펴보면서 말했다.
“어느 더러운 자가 산을 움직이지 않게 막고 있는 것이냐?”
머리를 들어 올려다보며 살피니, 사문 하나가 산 위에 있는 것이 보였다. 범지들이 다 같이 말하였다.
“바로 구담(瞿曇) 제자의 짓이었구나.”
범지들이 외쳤다.
“왕이 우리들에게 백성들을 위하여 근심거리를 제거하라고 명령하였는데, 그대는 어쩌자고 그 산을 억누르고 있는 거요?”
목련이 대답하였다.
“나는 그저 혼자서 허공에 매달려 있을 뿐인데, 누가 그대의 산을 누른다는 것이오?”
범지는 도력을 다하여 산을 옮기려고 세 번이나 시도하였다. 그러자 산도 세 번을 계속 내려앉더니, 마침내 편편히 땅으로 되어 버리고 말았다. 범지들은 돌아보며 서로 말하였다.
“대저 밝고 통달하신 분으로서 도덕이 깊은 분이라면, 그 분이 바로 우리의 스승이로다.”
범지들이 모두 일어나 옷을 바로잡고 머리 조아리며 공경하면서 아뢰었다.
“원하옵건대 저희를 제자로 삼아 주시옵소서. 우리에게 극히 신령함을 보여 주시오소서.”
목련은 말하였다.
“그대들이 어둠을 버리고 광명에 나아가고자 하니 좋습니다. 나에게는 높으신 스승이 계시온데, 명호는 위없는 바르고 참되신 하늘 중의 하늘[無上正眞天中之天]이십니다. 바로 일체지(一切智)이신 분이시니, 그대들은 모두가 부처님께로 가십시다.”
범지들은 말하였다.
“부처님의 도화(道化)가
어찌 스승보다 더 뛰어나시겠습니까?”
목련이 대답하였다.
“부처님의 덕이 수미산 같다고 할 것 같으면, 우리들은 겨우 겨자씨만이나 합니다. 그대들은 나의 뒤를 따르시오.”
곧 부처님 앞에 닿아서는 그 사정을 자세히 아뢰었다.
“안팎으로 두루 청정하옵니다. 원하옵나니 세존이시여, 그 작은 때를 마저 없애고 참된 청정을 이루게 하소서.”
범지들은 부처님을 뵙자 마음이 열리고 뜻이 풀리어 모두 사문이 되었다.『불설지심경(佛說志心經)』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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