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경률이상(經律異相) 14권 12편
양 사문 승민ㆍ보창 등 편집
“제가 신족을 잃은 것이 아닙니까? 왜 이런 말을 하느냐 하면, 저는 기원에서 먼저 떠났으나 뒤에야 이 못에 이르렀고, 사리불은 뒤에 떠났는데도 먼저 와서 앉아 있기 때문이옵니다. 세존께서는 언제나 저에게 말씀하시기를 제일이라 하셨는데, 제가 어떻게 뒤에야 닿았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물러난 것이 아니니라.”
사리불 비구는 큰 지혜가 있었지만, 사위성으로 돌아오니 대중 또한 의심을 내었다.
부처님께서 목련에게 말씀하셨다.
“여러 많은 비구들이 공경하는 마음이 없이 너에 대해 말을 하는구나. 사리불의 신족이 너보다 휼륭하다고 말하니, 이 대중 안에서 그 위력을 나타낼지니라.”
목련이 대답하였다.
“명을 받들겠사옵니다.”
목련은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수미산 꼭대기에 가서 한 발로써 수미산 꼭대기를 밟고 한 발을 들어 범천(梵天) 위에다 놓으면서 수미산을 차며 땅을 여섯 가지로 진동하게 하였다.
그리고 범음(梵音)으로써 이런 게송을 말하였다.
마땅히 이 불법 대중에서
속히 방편을 구하여야 하네.
마치 코끼리가 댓잎을 먹듯이
생사의 우환을 제거해야 하네.
만약 이 부처님 법에서
모든 욕심 없는 업을 닦으면
모든 티끌 수고로움 없어지고
또한 괴로움의 근원도 다하리라.
그 때에 모든 비구들은 전에 없던 일이라 찬탄하였다. 대목건련(大目揵連)이 이 게송을 말할 때에 60의 비구는 이로 인하여 몰랐던 것을 다 알았고 뜻이 풀렸다.『증일아함경(增壹阿含經)』 제27권에 나온다.
(10) 목련이 아기하수(阿耆河水)를 범람하게 하고 변화로 된 보배 다리로
부처님을 건너시게 하다
사위성 사람들이 권화(勸化)의 대회(大會)에서 아흔여섯 가지의 출가한 사람에게 밥을 대접하면서 다시 바사닉왕(波斯匿王)과 태자, 그리고 여러 신하와 모든 마을의 우두머리며 어른 되는 장자와 살박(薩薄) 등을 청하였다.
먼저 어느 날 아기하(阿耆河) 언덕 위에 모이는데, 먼저 도착해 윗자리에 앉은 목련이 강물을 사납게 불려 물거품이 언덕에 가득 차게 하였다. 여러 외도들은 다투어 떼를 엮어 그저 먼저 건너서 첫째의 앞자리를 잡으려고 하였다. 그러나 물이 세차고 급하게 돌려 엎어지는지라 떠돌아다니면서 밤새도록 시달리다가 떼가 파산되어 물에 빠지고 추위에 얼고 말았다. 다들 언덕 가에 올라와서는 해를 향하여 쭈그리고 앉아 있었다.
그 때에 기원정사에서도 어떤 사람이 스님들을 청하였다. 부처님께서 서서 시간이 되기를 기다리고 계시는데, 어떤 연소한 비구가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늦게 나가시면 외도들이 윗자리를 잡을까 두렵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때가 되었음을 아시고, 여러 대중들과 함께 위의도 의젓하게 함께 강 위로 나아가자, 여러 외도들이 말하였다.
“이 강은 도저히 건널 수가 없소. 여러 사문들께서도 무슨 계교를 쓰셔야만 할 것입니다.”
목련이 변화로 보배 다리를 만들어서 갖가지로 장식하고 꽃과 향이며 풍악을 잡히자, 여러 외도들은 저마다 말하였다.
“사문들은 늦게 오셨으니 우리들이 먼저 건너겠소.”
외도들이 다리를 밟자 물에 떨어져서 몸과 의복은 젖고 진을 쳐서 엎드리듯 하여 따라 흐르므로, 부처님께서는 신력으로써 죽는 사람이 없도록 하시었다. 부처님과 비구들은 엄숙하게 나아가되 차례대로 질서가 있었는데, 걸음이 나아가는 데에 따라 보배 다리는 없어져 갔다. 목련은 그 신력을 거두고 땅을 예대로 환원시켜서 모든 외도로 하여금 모두 다 나아갈 수 있게 하였다.
부처님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먼저 이 언덕에 이르게 되면
이미 생사의 바다를 건넌 것이라.
세찬 흐름도 떠다니게 할 수 없나니
이를 정지자(正智者)라 이름하느니라.『승기율(僧祇律)』 제6권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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