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경률이상(經律異相) 15권 1편
양 사문 승민ㆍ보창 등 편집
6. 성문들 ③
1) 성문의 무학승 ③
(1) 우바리(優波離)가 부처님의 머리를 깎아 드리면서 제4선(禪)에 들게
되다
부처님께서 왕사성에 계실 때였다. 감히 머리를 깎아 드리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는데 이름이 우바리인 한 동자만이 부처님의 머리를 깎아 드렸다.
아이의 부모가 부처님 앞에서 합장하고 서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주 잘 깎는다마는 몸을 너무 굽히는구나.”
부모는 아이에게 몸을 조금 세우라고 시켰다. 그렇다고 또 너무 꼿꼿하게 몸을 세워서 들숨과 날숨이 거칠어지거나 커지지 않도록 주의를 주었다. 부처님께서 또 말씀하셨다.
“잘 깎는다마는 몸을 너무 세우는구나.”
그래서 또 부모는 말하였다.
“몸을 너무 세우지 말아라.”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잘 깎는다마는 들이쉬는 숨이 너무 거칠구나.”
부모는 말하였다.
“들이쉬는 숨이 거칠어서 부처님을 불안하게 하지 말아라.”
또 말씀하셨다.
“잘 깎는다마는 내쉬는 숨이 너무 거칠구나.”
부모는 말하였다.
“내쉬는 숨을 거칠게 하여 부처님을 불안하게 하지 말아라.”
이때 우바리는 들숨과 날숨이 다하여서 제4선(禪)에 들었으므로,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우바리가 벌써 제4선에 들었다. 네가 그 칼을 받아 잡아라.”
아난은 명을 받들고서 원래 머리카락을 담았던 그릇을 가져다 세존의 머리카락을 거두어 담았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전에 쓰던 본래의 그릇에는 담지 않아야 한다.”
그 때 구바리(瞿波離) 왕자가 군사를 거느리고 정벌 가던 길에 그곳에 들렀다. 왕자가 부처님의 수염과 머리카락을 구하였으므로 부처님께서 내주셨다. 왕자는 머리카락을 얻었으나 둘 곳을 몰라 하였으므로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금탑이나 은탑이나 보배 탑, 혹은 보배가 섞인 탑에 넣어두어라. 그리고 회채발사(繪綵鉢肆)와 탐람바의(耽嵐婆衣)와 두라의(頭羅依)로 싸도록 하여라.”
왕자가 또 말하였다.
“어떻게 가져야 할 줄을 모르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코끼리와 말이 끄는 수레에 지고 메고 가도록 하라.”
왕자는 세존의 머리카락을 가지고 떠나갔고, 정벌하러 간 곳에서는 승리하였다. 왕자는 나라로 돌아가서 부처님의 머리카락 탑[佛髮塔]을 일으켰다. 이것이 바로 세존께서 세간에 계실 적에 세운 탑이다.
뒷날 여러 비구들이 행할 적에도, 전에 쓰던 그릇에 물건을 담아 지니곤 하였으므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머리에 이지 않아야 하며, 또한 탑을 지니고서 대소변 보는 곳에 가서도 안 되느니라.”
비구들이 공경하는 마음 때문에 감히 탑과 함께 자지도 않고 딴 방에다 놓아두는지라,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높은 말뚝 위에다 놓거나 혹은 머리 곁에다 두도록 하여라.”『사분율(四分律)』 「제4분(第四分)」 제3권에 나온다.
(2) 가전연(迦旃延)이 늙은 노파에게 가난을 팔도록 시켜서 마침내 하늘에
날 수 있게 하다
아반제국(阿槃提國)에 한 장자가 있었다. 재산이 많고 부유하였으나 인색하고 포악하며 인자한 마음이라곤 없었다. 그 집에 여종이 한 사람 있었는데, 주인이 밤낮 몹시 힘들게 부리는지라 편안할 적이 없었다. 조금이라도 잘못이 있으면 매를 맞았고, 옷은 몸조차 가리지 못할 정도였으며,
밥은 늘 배를 채우지 못했다. 나이가 많아 늙은 데다가 피곤하고 여위어서 죽고 싶어도 죽지도 못하는 형편이었다.
어느 날 물을 뜨려고 물병을 가지고 강물에 나갔다. 갑자기 자신의 이런 처지와 고생을 생각하면서 소리 높여 크게 통곡하고 있었다. 그 때에 가전연이 그곳으로 와서 물었다.
“할머니는 왜 울고 있습니까?”
대답하였다.
“존자(尊者)여, 나는 나이가 이렇게 늙었는데 아직까지도 그저 힘들게 일만 하고 삽니다. 그런데도 가난해서 먹고 입는 것조차도 넉넉하지 못하니, 이제 그만 죽어 버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죽지도 못합니다.”
가전연이 말하였다.
“당신이 그렇게 가난하다면, 왜 가난을 팔아 버리지 않습니까?”
노파가 말하였다.
“가난을 어떻게 팔 수가 있습니까? 누가 가난을 사 준다는 말입니까?”
가전연이 말하였다.
“가난은 정말로 팔 수 있습니다.”
이렇게 세 번까지 말하므로, 여인은 말하였다.
“그럼 팔겠습니다.”
가전연이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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