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경률이상(經律異相) 14권 4편
양 사문 승민ㆍ보창 등 편집
(5) 사리불이 사람 모양을 한 이무기[人蟒]를 교화하여 천상에 나게 하다
옛날 사위국(舍衛國)에서 하루아침에 갑자기 피의 비가 내렸는데, 세로와 가로 폭이 40리가 되었다. 왕과 신하들은 모두가 크게 놀라고 괴이히 여기어, 곧 모든 도술 있는 이와 점치는 사람을 불러서 길흉(吉凶)을 알아보게 하였다. 점쟁이가 대답하였다.
“옛날 기록에 어떤 사람이 이르기를, 피 비를 내리는 재난이 있으면 사람 모습을 한 이무기가 태어나게 된다고 하였습니다. 그 이무기는 큰 해독이 있는 물건입니다. 국내에 알아보아서 그
재앙을 가려내야 하오리다.”
왕은 말하였다.
“어떻게 알고 가려낸단 말인가?”
점쟁이가 말하였다.
“이 사람 모양을 한 이무기는 구별해 알아내기가 참으로 어렵습니다. 나라 안에 칙명을 내리시어 새로 태어난 어린아이가 있으면 모두 다 보내 오게 하십시오. 그리고 빈 동이 하나를 가져다 두고 모든 아이들에게 그 안에다 침을 뱉게 하시는 겁니다. 그러면 그 중의 한 아이의 침에서 곧 불꽃이 일어나게 될 것입니다. 이 아이가 바로 사람 형상을 한 이무기이니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한 뒤에 다시 또 의논하였다.
“이것을 인간 세상에 둘 수는 없습니다. 사람이 없는 으슥한 데에 옮겨 두었다가 나라 안에서 마땅히 죽어야 할 사람이 나오면 바로 그곳으로 보내어 이무기에게 주도록 합시다.”
사람 이무기는 독을 토하며 이렇게 사람을 죽였는데, 독으로 죽인 사람이 모두 7만 2천 사람에 이르렀다. 뒷날 어떤 사자 한 마리가 나타나서 으르렁거리며 진동하는 소리를 내니, 4천 리 안의 사람들이 모두 두려워서 움츠렸다. 사자가 돌아다니며 사납게 해를 입히는데도 아무도 제어할 수 없었다.
이에 국왕은 곧 나라 안에서 사람을 모집하였다.
“사자를 물리칠 수 있는 자에게는 금(金) 천 근(斤)을 주고 큰 고을 하나도 봉해 주겠다.”
그러나 아무도 응하는 이가 없었으므로 여러 신하들이 왕에게 아뢰었다.
“오직 사람 이무기만이 이 사자를 물리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왕은 칙명을 내려 사람 이무기를 불러오게 하였다. 사람 이무기는 사자가 다가오는 것을 보고는 그의 앞에 가 서서 독기를 뿜었다. 사자는 즉사하였고 나라는 다시 편안하게 되었다.
뒷날 사람 이무기가 나이 늙고 병을 얻어 죽으려 할 때에 부처님께서는 그의 죄가 너무 무거워 한 번 나쁜 길에 떨어지면 벗어날 기약이 없음을 가엾이 여기시어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가서 교화하여 중한 재앙을 벗어나게 하여 주어라.”
사리불이 홀연히 그의 앞에 가 서자 이무기는 크게 성을 내며 생각하였다.
“내가 아직 죽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사람의 업신여김을 당하면서 깨우칠 까닭이 없다. 어서 내 앞으로 다가오너라.”
이무기는 독기를 뿜어대며 해치려고 하였지만, 사리불은 자비와 지혜로써 물리쳤다. 빛나는 얼굴에 기쁜 표정을 띠고 터럭 하나도 움직이지 않았으므로, 이무기로서는 세 번이나 독기를 뿜었지만 해칠 수가 없었다. 이무기는 이내 그가 존귀한 분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마음이 풀리면서 착한 생각이 났으므로 다시 인자한 마음으로써 위아래를 일곱 번 훑어보았다. 사리불은 곧 정사로 돌아갔다.
사리불의 기(氣)를 들이마신 이무기는 그날에 바로 명이 다하였데, 천지가 크게 진동하는데 유난히 사납게도 진동하였다.
그 때에 마갈왕은 곧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땅에 조아리고 세존께 물었다.
“사람 이무기는 죽어서 장차 어느 길에 나아가게 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지금 제1 천상(天上)에 났느니라.”
왕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괴이하게 여기면서 다시 물었다.
“큰 죄를 지은 사람인데 어떻게 하늘에 날 수 있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리불을 인자한 마음으로 일곱 번이나 위아래를 훑어보았으므로 이런 복으로 인하여 제1 하늘에 태어난 것이다. 이 복이 다하면 장차 제2 천상에 가서 날 것인데, 이렇게 일곱 번까지 반복한 이후에는 장차 벽지불이 되어서 열반할 것이니라.”
왕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7만 2천 인에 대한 죄는 다시 받지 않게 되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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