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경률이상(經律異相) 16권 1편
양 사문 승민ㆍ보창 등 편집
6. 성문들 ④
1) 성문의 무학승 ④
(1) 말전지(末田地)는 용이 일으킨 거센 바람에도 옷깃조차 까딱하지 않고
불 산을 변화시켜 하늘꽃[天花]으로 만들다
말전지 나한(羅漢)은 아난이 부촉(付囑)한 법장(法藏)을 받고 계빈국(罽賓國)에 가게 되었다. 먼저 그곳에 있는 용을 항복시키려고 이내 삼매(三昧)에 들어 그 국토를 여섯 가지로 진동하게 하였다.
용은 스스로 불안해서 말전지가 있는 곳으로 왔다. 말전지는 그 때 자삼매(慈三昧)에 들어 있었다. 용왕이 바람을 일으켜 불어댔으나 가사의 끝자락조차도 움직이지 않았다. 용왕은 다시 우레와 번개 따위 무기를 일으켰고, 또 아울러 불의 산을 들어 올려서 엎어 누르려고 하였다. 말전지가 이내 신력으로써 불의 산을 하늘꽃으로 변화시키니 공중에서 게송이 들렸다.
눈 쌓인 산에 맹렬한 햇빛을 쪼이면
녹아 없어져서 남는 것이 없으리.
마치 자삼매에 들어가서
산봉우리의 불을 하늘꽃으로 만든 것과 같으리라.『아육왕경(阿育王經)』 제7권에 나온다.
(2) 사나바사(舍那婆私)가 우레와 번개 따위 무기를 변화시켜 우발라꽃[優
鉢羅花]으로 만들다
사나바사가 아난의 부촉을 받고 나서 마투라국(摩偸羅國)에 갔다. 그 길 중간에 절이 있었으니, 이름은 빈타바나(貧陀婆那)번역하면 총림(叢林)이라 한다.였다.
사나바사가 그 절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었는데, 절에서는 두 늙은 비구가 논의를 하면서 게송으로 말하고 있었다.
범함이 없는 것[無犯]이 첫째가는 계(戒)요
법을 가리는 것[擇法]이 첫째가는 들음[聞]이다.
비구들이 이것을 사나바사에게 일러 주니 사나바사도 말하였다.
“그대들이 말한 바의 이치는 내가 말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장로들이여, 과거 세상에 바라내(波羅奈)에 한 장사꾼 우두머리가 있었습니다. 그가 5백 명의 장사꾼을 데리고 큰 바다에 들어가려는데, 한 벽지불이 병들어 있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장사꾼 우두머리가 몸소 그 벽지불을 돌보고 치료하였더니, 병이 점차 낫게 되었습니다. 장사꾼 우두머리는 벽지불의 사나의(舍那衣)를 가져다 빨고 기워서 부드럽게 하여서는 벽지불에게 드렸습니다. 벽지불은 옷을 받아 입고는 18변(變)을 지으면서 이내 열반에 들었습니다.
그 때의 장사꾼 우두머리가 바로 지금의 내 몸입니다. 그런 인연으로 하여 나는 이제 가장 훌륭하신 스승을 만났고, 도를 얻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나서 사나바사는 차츰차츰 나아가 마투라국의 우류만타산(優流漫陀山)까지 이르렀다. 그곳에는 용왕의 두 형제가 5백의 작은 용들과 함께 살고 있었다.
사나바사는 생각하였다.
‘내가 그를 항복 받지 않으면 교화시킬 수 없겠구나.’
사나바사가 이내 신력을 써서 산을 움직였더니, 두 용왕이 성이 나서 비바람을 거세게 일으키고는 마침내는 불까지 내뿜었다. 그러나 이때 사나바사는 이미 자삼매(慈三昧)에 들어 있었으므로 바람이나 비와 불 따위가 그 몸에 가까이 가지도 못하고 모두 꽃으로 변하고 말았다. 꽃은 이른바 우담발화(優曇鉢花) 등이었는데 변하여서는 다 땅으로 떨어져 버렸다. 용왕은 다시 우레와 번개와 여러 무기를 일으켰으나 사나바나는 이번에도 또한 신력으로써 하늘꽃으로 변화시키면서 즉시 공중에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거센 바람과 세찬 소나기로도
그를 해칠 수는 없으리라.
우레와 번개와 무기는
변화하여 하늘꽃이 될 것이라.
비유하자면 마치 눈 쌓인 산에
햇빛이 비치면
모두 다 녹여 버려서
남김이 없는 것 같으리라.
자삼매에 들었으니
불로도 능히 태울 수 없고
무기의 해독도
그의 몸에 가까이하지는 못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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