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경률이상(經律異相) 16권 3편
양 사문 승민ㆍ보창 등 편집
“우바급다라는 장사꾼이 있는데 생김새가 아주 잘났고 말솜씨도 미묘합니다. 게다가 법대로 물건을 팔고 있습니다.”
그 주인은 이 말을 듣자 음욕심이 일어나서 다시 그 종으로 하여금 우바급다에게 가게 하였다.
“너는 그 사람에게 가서 ‘내가 그와 함께 재미있게 즐기고 싶다’고 하더라 말하여라.”
계집종이 가서 말을 전하자 우바급다가 대답하였다.
“서로 만나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때가 아닙니다.”
우바급다는 굳이 그 말을 듣지 않았다. 이 때에 그 음탕한 여인이 또 어떤 장자의 아들을 불렀더니, 그는 그 여인이 있는 곳으로 갔다.
때마침 어느 장사꾼 우두머리가 북천축(北天竺)으로부터 5백 마리의 말과 갖가지 물건을 가지고 마투라국에 와서는 마투라국 사람들에게 물었다.
“이 나라에서 제일 아름다운 여인이 어디에 있습니까?”
나라의 사람들이 대답하였다.
“제일 아름다운 여인이 있는데 이름은 바사달다(婆娑達多)라고 합니다.”
장사꾼 우두머리는 말하였다.
“나는 이제 5백의 은전(銀錢)과 갖가지 물건을 가지고 그곳으로 가겠습니다.”
그러자 그 음탕한 여인은 그 물건들을 탐내어 앞서 그곳으로 왔던 장자의 아들을 죽여 버렸다. 그리고 시신을 더러운 장소에 갖다 버리고서는 이 장사꾼 우두머리와 함께 재미있게 지내고 있었다.
이 장자 아들의 친한 벗이었던 이가 더러운 곳에서 이 시체를 찾아내었다. 그가 국왕에게로 가서 아뢰자, 국왕은 말하였다.
“그대는 저 바사달다를 잡아다가 그의 손과 다리, 그리고 귀와 코를 잘라서 들녘 바깥에 버려 두도록 하라.”
그는 이내 왕의 분부대로 하였다.
이때 우바급다는 생각하였다.
“나는 본래 여인을 만나 함께 5욕(欲)을 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지마는, 이제는 가서 그 손과 다리며 귀와 코를 보고 싶구나.”
우바급다가 바로 가서 보고는 그를 위하여 게송을 설하였다.
바사달다가 우바급다의 말을 듣고는 나고 죽음을 깊이 두려워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그러다가 우바급다가 부처님의 공덕에 대해 설하는 말을 듣고서는, 비로소 뜻을 바꾸어 기꺼이 열반을 좋아하게 되어 이내 게송으로 우바급다에게 대답하였다. 우바급다가 그를 위하여 4제(諦)를 말하고, 다시 그의 몸을 살피고는 욕계(欲界)에 싫증을 내어 아나함과(阿那含果)를 얻었다. 바사달다는 수다원과(須陀洹果)를 얻었고, 우바급다가 떠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아 곧 목숨을 마치고 천상에 가 났다.
그 때에 장로 사나바사가 급다에게 가서 말하였다.
“당신은 마땅히 우바급다로 하여금 나를 따라서 출가하게 해야 하오.”
그러자 급다는 대답하였다.
“제가 먼저 맹세하지 않았습니까? 그 아이로 하여금 생활의 방도를 세우게 하여 보고, 이득이 아주 많이 나지도 않고 또 그렇다고 크게 손해를 보지도 않는다면 출가를 허락하겠다고 했지요.”
그래서 사나바사는 신령스런 힘으로 우바급다의 장사가 이득이 많이 남지도 않고 또 손해를 보지도 않도록 만들었다.
우바급다도 혼자 생각하였다.
‘아무리 따지고 계산을 해 보아도 난 도저히 이득을 남길 수가 없구나. 그렇다고 또 아주 손해를 본 것은 아니다.’
사나바사가 다시 급다의 처소에 가서 말하였다.
“지금 당신의 이 아들은 바로 부처님께서 수기하신 사람이오. 부처님께서는 ‘내가 열반하고 백 년이 지난 후에 불사(佛事)를 짓게 되리라’고 말씀하시었소. 그대는 이 아이가 나를 따라 출가하도록 허락하여야만 하오.”
그 때서야 급다는 어쩔 수 없이 우바급다의 출가를 허락하였다.
사나바사는 우바급다를 데리고 나급사(那及寺)에 가서 그를 출가시켰다. 우바급다는 구족계(具足戒)를 받고 네 번째의 갈마(鞨磨)에 이르자 온갖 번뇌[結]를 없애고 아라한(阿羅漢)의 과위를 얻게 되었다. 이때 사나바사는 우바급다에게 말하였다.
“선남자야, 부처님께서 수기하시기를 ‘내가 열반에 들고 백 년이 지난 후에 우바급다라는 이름의 비구가 나올 것이다. 그가 불사를 지을 것이며 나중에는 부처가 되리니, 명호를 무상(無相) 부처라 하리라’고 하셨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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