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경률이상(經律異相) 16권 4편
양 사문 승민ㆍ보창 등 편집
이렇게 설법을 하고 있는 바로 그 때에 악마 왕은 대중들 가운데에 진주(眞珠)를 비처럼 내려 사람들의 마음을 혼란시켰다. 뭇 사람들이 어지러워졌기 때문에 한 사람도 진리를 볼 수 없게 되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것이 악마 왕의 장난임을 알 수 있었다.
둘째 날에는 갑절 더 많은 사람들이 왔는데 악마 왕은 또 금을 비처럼 내려 대중들의 마음을 혼란시켰다. 셋째 날에는 그보다 갑절 더 많은 사람이 왔고, 악마는 구슬과 금을 비처럼 내리면서 하늘 풍악까지 잡혔다. 이 때에 뭇 사람들은 아직 욕심을 버리지 못하였기 때문에 빛깔을 보고 소리를 듣자 마음이 흔들려 다시는 법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그 때에 악마 왕이 꽃다발을 우바급다의 목에 걸어 주었으므로, 우바급다는 생각하였다.
‘누가 이런 짓을 하는 것일까?’
곧 이것이 악마의 짓임을 알아차리고 우바급다는 이런 뜻을 내었다.
‘그런데 세존께서는 왜 그를 교화하지 않으실까?’
그러다 이내 생각하였다.
‘이것은 내가 교화하여야 하는 것이구나. 부처님께서는 나에게 무상불이 되어서 인민을 교화하리라고 수기하셨느니라.’
우바급다는 세 구의 죽은 시체를 가져왔다. 하나는 죽은 뱀이요, 다른 하나는 죽은 개요, 셋째는 죽은 사람의 시체였다. 그리고 신통력으로써 이 세 구의 죽은 시체를 꽃다발로 변하게 만들어 악마 왕에게 가서 그의 목에다 걸었다.
그러자 악마 왕은 마혜수라(摩醯首羅)와 제석 등의 삼십삼천(三十三天)이며 사천왕(四天王)에게로 가서 목에 걸린 죽은 시체를 벗기려 하였지만 벗길 수가 없었다. 악마 왕이 다시 대범천왕(大梵天王)을 찾아가니, 대범이 말하였다.
“선남자여, 10력(力) 제자의 신력으로 한 일이라 그를 벗길 수 있는 이는 없습니다. 이것은 마치 큰 바다의 물을 말릴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자 악마 왕은 말하였다.
“무슨 방법이라도 저에게 가르쳐 주십시오. 나는 이제 누구에게 귀의하여야 합니까?”
대범은 말하였다.
“그대는 이제 속히 가서
우바급다에게 귀의하라. 마치 땅에 넘어진 사람이 바로 발딱 일어서듯이 곧바로 우바급다에게로 가도록 하라.”
이 때에서야 악마 왕은 비로소 부처님 제자의 신력이 크다는 것을 알게 되어 이내 게송으로 부처님을 찬탄하고 자신을 책망하였다. 악마 왕은 즉시 교만심을 버리고 스스로 가서 죄를 설명하였다.『아육왕경(阿育王經)』 제8권에 나온다.
(4) 우바급다는 중죄를 범한 사람을 교화하지 아니하고 권속의 교만심을 사
라지게 만들다
남천축국(南天竺國)에 한 사람이 살고 있었으니 남의 아내를 간음하느라 항상 남의 집을 찾아가곤 하였다. 그의 어머니가 이런 행동을 못 하게 하자 그는 자기 어머니를 살해하고 다른 나라로 가 버렸다.
그러나 그곳에서 5욕(欲)을 이룰 수 없게 되자 깊이 괴로워하다가 부처님 법에 출가하였다. 그가 3장(藏)을 통달하여 다문(多聞)을 성취하고는 여러 제자들에게 둘러싸여 함께 마투라국의 나치바치사(那哆婆哆寺)의 우바급다가 있는 곳으로 왔다.
우바급다는 그가 어머니를 살해하여 도과(道果)를 얻지 못했음을 알아보고는 인사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자 그 비구는 마음에 부끄러움을 품고 다시 멀리 떠나갔다.
급다의 제자로서 아직 도를 얻지 못한 이들은 이것을 보고 생각하였다.
‘이 화상(和上)은 지혜가 모자라는구나. 마음이 어둡고 아둔한 늙은 비구를 만났을 때에도 그를 위하여 설법하더니, 지금 이렇게 총명하고 지혜로우며 3장(藏)을 다 통달하여 따르는 권속들까지 있는 이 비구를 위해서는 설법하지 않으니 말이다.’
우바급다는 제자들이 그 일로 성을 내는 마음이 있는 것을 알았다. 또 그들의 근기를 볼 때 자기의 화상인 사나바사에게 교화되고 항복될 것이라는 것도 알았다.
그 때 사나바사는 계빈국(罽賓國)에 머물고 있으면서 다시 우바급다가 어떤 불사를 하는가를 자세히 살피고 있었다. 그래서 그의 제자들이 성내고 책망하는 마음을 갖고 있으며, 또 그들이 마땅히 자신의 교화를 받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사나바사는 이내 신력을 써서 절 안으로 들어갔다.
사나바사가 수염과 머리카락을 길게 늘이고 해진 옷을 입고 있으니, 5백 명의 제자들이 모두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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