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경률이상(經律異相) 15권 5편
양 사문 승민ㆍ보창 등 편집
“이 발난타는 금세에서만 이 두 장로 비구의 물건을 빼앗은 것이 아니니라. 과거 세상에 강 한구석에 두 마리 수달이 살고 있었는데, 물 속에 있다가 강물 가에서 잉어 한 마리를 잡았다. 분배할 수 있는 이가 없어서 두 수달은 그저 지키고만 있었더니, 야간(野干)4) 하나가 와서 물을 마시다가 그 광경을 보고는 물었다.
‘외삼촌, 지금 뭘 하고 계시는 겁니까?’
수달은 말하였다.
‘여보게 조카, 우리가 이 고기를 잡았는데 나눌 수가 없다네. 자네는 우리를 위해서 분배해 줄 수 있겠는가?’
대답하였다.
‘분배해 드릴 수 있지요. 그런데 경서(經書)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분배하되 바로는 분배할 수 없다고 하였지요.’
야간은 이내 고기를 3등분으로 분배하였는데, 대가리를 한 몫으로 하고, 꼬리를 한 몫으로 하고, 중간의 살찐 데를 또 한 몫으로 하여 놓고 물었다.
‘누가 언덕 가까이 다니는 것을 좋아합니까?’
수달이 대답하였다.
‘나일세.’
‘그럼 누가 깊은 물에 들어가 다니는 것을 좋아합니까?’
또 대답하였다.
‘내가 그렇다네.’
그러자 야간은 말하였다.
‘당신들은 마음을 가다듬고 말씀을 들으시오. 경서에 말씀하시기를 ≺언덕 가까이로 다니는 이에게는 꼬리를 주고, 깊은 물에 들어가 다니는 이에게는 대가리를 주며, 중간의 몸뚱이 부분은 법을 아는 이에게 준다≻고 하였습니다.’
그렇게 하여 야간은 그 큰 고기의 몸뚱이를 입에 물고 돌아갔다. 그의 아내가 물었다.
‘이게 어디서 난 것입니까?’
야간이 대답하였다.
‘어리석어 나눌 줄 모르는 이가 있기에 일을 판단해 주고 얻었다오.’
비구들아, 그 두 수달이 바로 지금의
두 장로 비구요, 그 때의 야간이 바로 지금의 발난타이니라.”『십송률선송(十頌律善誦)』 제3권에 나오며, 『승기율(僧祇律)』에서도 같다.
(7) 가류타이(迦留陀夷)가 때 아닐 적에 교화하다가 그 목숨을 잃게 되다
부처님께서 사위국에 계실 때의 일이었다. 장로 가류타이가 아라한의 도를 얻고서 생각하였다.
‘예전에 육군비구(六群比丘)들이 사위국의 모든 집을 욕되게 하였었다. 내가 다시 청정하게 해야겠다.’
그는 곧 나라에 들어가 999집을 제도하였다. 그 가운데 만약 남편은 도를 얻었는데 아내가 도를 얻지 못했거나, 아내는 도를 얻었는데 남편이 도를 얻지 못했거나 한 집이 있으면 그 수에 넣지 않았다. 당시 사위성에 한 바라문의 집이 있었는데, 응당 성문(聲聞)으로써 제도되어야 하는 인연이 있었다. 가류타이는 생각하였다.
‘내가 다시 이 집을 제도한다면 사위성에서 천 집을 꼭 채울 수 있겠다.’
이른 아침에 발우를 가지고 성에 들어가 걸식하면서 바라문의 집에 이르렀더니, 주인은 없고 그의 부인이 문을 잠그고 부꾸미를 부치고 있었다. 가류타이는 이내 선정에 들었다가 일어나 손가락을 튀겼다. 부인이 이내 돌아보며 문을 살폈으나 여전히 닫혀 있는 것을 보고 속으로 생각하였다.
‘이 사문이 대체 어디로 들어왔을까? 이는 반드시 부꾸미가 탐나서 일부러 온 것이리라. 나는 끝까지 주지 않을 테다. 아니 눈알을 튀어나오게 한다 하여도 난 절대 주지 않으리라.’
그러자 신력으로써 두 눈을 튀어나오게 하였다. 부인은 다시 생각하였다.
‘눈이 튀어나와 주발만해져도 난 절대 주지 않을 거다.’
또 신력으로써 금방 눈을 변화시켜 주발만큼 커지게 만들었다. 부인이 다시 생각하였다.
‘아니다, 내 앞에서 거꾸로 물구나무를 서 봐라. 내가 주는가?’
가류타이는 이내 신력으로써 부인의 앞에 거꾸로 섰다. 부인이 다시 생각하였다.
‘아니, 죽어 버린다 해도 난 절대로 주지 않을 거다.’
가류타이는 다시 신력으로써 멸수상정(滅受想定)에 들었으니, 마음과 생각이 모두 스러져서 감각이 없어졌다. 바라문 부인은 가류타이를 끌어 봤지만 전혀 움직이지 않는지라 너무 놀라고 두려워 생각하였다.
‘이 사문은 언제나 바사닉왕(波斯匿王) 궁중에서 돌아다니던 말리(末利) 부인의 스승이시다.
만약 내 집에서 죽었다는 소문이 나면 우리들은 이제 큰 낭패를 볼 것이다. 그가 만약 살아나기만 한다면 나는 부꾸미 한 개를 줄 텐데.’
'매일 하나씩 > 적어보자 불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적어보자] #850 불교(경률이상 15권 7편 / 經律異相) (0) | 2021.11.17 |
---|---|
[적어보자] #849 불교(경률이상 15권 6편 / 經律異相) (0) | 2021.11.17 |
[적어보자] #847 불교(경률이상 15권 4편 / 經律異相) (0) | 2021.11.17 |
[적어보자] #846 불교(경률이상 15권 3편 / 經律異相) (0) | 2021.11.17 |
[적어보자] #845 불교(경률이상 15권 2편 / 經律異相) (0) | 2021.11.1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