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경률이상(經律異相) 15권 6편
양 사문 승민ㆍ보창 등 편집
그러자 가류타이가 문득 정(定)에서 나왔다. 부인은 곧 부꾸미를 살펴보았다. 먼저 부쳐 놓은 것들은 너무 좋아 보여 아까워서 주지 못하고, 그릇 가장자리에 붙은 찌꺼기를 긁어서 작은 부꾸미 하나를 다시 부쳤다. 그런데 새로 부친 것이 먼저 부쳐 놓았던 것보다도 더 좋아졌다. 그래서 부인의 전에 부쳐놓았던 것을 주려고 부꾸미 하나를 들었다. 그러자 나머지 것 모두가 줄줄이 붙어 따라 나왔다.
가류타이는 말하였다.
“부인이여, 마음대로 하라면 나에게 몇 개를 주려 하는 것입니까?”
부인이 네 개의 부꾸미를 가져다 주려고 하였으나, 가류타이는 받지 않고 말하였다.
“나는 이 부꾸미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만약 그대가 보시를 하려고 한다면 기원(祇洹) 안에 계신 스님들께 드리십시오.”
이 부인은 전생에 이미 선근(善根)을 심었던 사람인지라 이내 깨닫게 되었다.
‘이 비구승이 사실은 부꾸미를 탐낸 것이 아니구나. 나를 가엾이 여긴 까닭에 와서 먹을 것을 빌었을 뿐이구나.’
부인은 곧 부꾸미 광주리를 가지고 기원 안에 나아가서 뭇 스님들께 보시하였다. 스님들에게 부꾸미를 드린 뒤에는 가류타이의 앞에 와서 앉았다.
이때 가류타이는 그 인연을 자세히 살피고 그를 위하여 묘법을 말하였다. 그러자 부인은 바로 자리에서 티끌과 때를 멀리 여의어 법안(法眼)의 깨끗함을 얻었으니, 3보(寶)에 귀의하여 우바이(優波夷)가 되었다. 그리고는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남편이 뒤늦게 돌아오자 자세하게 말하였다.
“나는 지금 벌써 수다원(須陀洹)의 도를 얻었습니다. 당신도 이제 가셔야겠습니다.”
남편인 바라문도 즉시 나아가자 가류타이는 그를 위하여 묘법을 말하였고, 그도 법안의 깨끗함을 얻고 우바새(優波塞)가 되었다. 그리고 있는 재력을 다하여 아사리[闍梨]를 공양하였다. 자신이 죽을 때가 되자 그의 아들에게 명하여 자신이 있을 때와 다름이 없이 계속하여 공양하도록 하였다. 그의 아들은 명을 받들어 아버지에게 배운 법대로 잘 공양하였다.
그런데 그 후 어느 날 며느리가 베틀 위에서 베를 짜고 있다가 우연히 도둑 두목을 만나게 되었다. 그 두목은 나이도 젊고 잘 생겼기에 부인은 그를 불러와 함께 서로가 재미있게 즐겼다. 그 때 마침 가류타이가 그 집에 가서 밥을 먹게 되었다. 가류타이는 바라문의 부인을 위하여 음욕의 허물을 설명하면서 파계(破戒)의 죄를 꾸짖었다. 부인은
가류타이가 이 일을 알아 버렸으니 행여 남편에게 발설할지도 모른다고 의심을 하게 되었다. 부인은 두려운 마음에 이내 꾀를 내서 병을 핑계하여 그에게 머물러 주기를 청하였다. 가류타이는 그 집에 머무르면서 그를 위하여 설법을 하였다. 부인이 간곡하게 잡으므로 오래 머물러 있게 되어 해가 져 버렸다. 그 때에 가류타이는 일어나 쓰레기 더미 쪽으로 갔는데, 도둑의 두목이 숨어 있다가 날카로운 칼로 그의 머리를 베어 쓰레기 속에 묻어 버렸다.
마침 설계일(說戒日)5)이 되어서 산가지를 돌렸더니 하나가 남았으므로 서로 누가 없는지 묻고 찾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류타이는 이미 열반에 들었느니라.”
밤이 지나고 이른 아침에 부처님과 스님들은 사위성에 들어가 쓰레기 더미에 이르렀다. 부처님의 신력 때문에 죽은 시체가 솟구쳐 나와 공중에 있게 되었으므로 비구들은 붙잡아 상 위에다 올려놓았다. 시체를 가지고 성을 나와 불로써 몸을 태워서는 탑을 일으켜 공양하였다.
바사닉왕은 가류타이가 아무개 바라문 집에서 죽었다는 말을 듣고 이내 7세(世)를 멸하게 하고 좌우에 있는 열 집을 몰살시켰으며 모든 재물을 빼앗았다. 그리고 5백 명의 도둑은 붙잡아다 모두 손발을 끊고 기원의 해자 속에 던져 버렸다.
비구들이 걸식을 다니다가 이런 소식을 얻어 듣고 자세히 부처님께 아뢰자,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허물은 모두가 때 아닐 적에 마을을 들어간 때문에 생긴 것이니라.”『십송률(十誦律)』 「3송(誦)」 제4권에 나온다.
(8) 아난과 부처님께서는 전생에 좋은 친구였다
부처님께서 바라내국(波羅奈國)에서 노니실 때의 일이었다. 나무 아래 앉으시더니 아주 기쁜 표정으로 웃으시자 다섯 빛깔의 광명이 나왔다. 아난이 무릎 꿇고 연유를 물으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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