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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850 불교(경률이상 15권 7편 / 經律異相)

by Kay/케이 2021. 1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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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경률이상(經律異相) 157

 

양 사문 승민ㆍ보창 등 편집

 

옛날 가섭부처님[迦葉佛] 때에 이곳에는 정사(精捨)가 있었느니라. 이 정사 안에는 2만의 사문이 있었으며, 가섭불은 언제나 바른 법을 말씀하셨느니라.”

아난은 곧 승상(繩牀)6)을 내어 드리며 무릎 꿇고 권하였다.

원하옵건대 높은 자리에 앉으옵소서. 이 땅은 복이 있어서 두 부처님께서 계시게 되나이다.”

부처님께서는 자리에 앉으시고서 손을 들어 가리키며 말씀하셨다.

저곳에 유릉(維綾)이라는 큰 고을이 있었느니라. 예전에 환예(歡豫)라고 하는 옹기장이가 하나 살고 있었는데, 그는 사람 됨됨이가 자애로웠고, 또 자주자주 부처님께 나아가 맑은 교화를 받았느니라. 비록 옹기장이 일을 하고 있기는 하였으나

 

벌레를 해치게 될까 두려워서 생전 땅을 파는 일이 없었고, 다만 무너진 언덕이나 쥐가 파 놓은 곳의 흙만을 가져다가 이겨서 그릇을 만들곤 하였다. 만든 그릇을 장에 가지고 나가 오곡을 바꾸어 먹었는데, 많건 적건 상대가 주는 대로만 받고 값을 다투는 일이 없었다. 그렇게 하여 늙어 몸은 여위고 눈까지 먼 노친(老親)을 공양하고 있었다. 그의 어질고 효성스럽기는 견줄 이가 없었느니라.

어느 날 가섭불께서 새벽에 일어나서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들고 성에 들어가 환예의 집에 가시어 그의 노친에게 물으셨다.

효자는 어디에 있느냐?’

환예의 어머니가 대답하였다.

부처님의 제자는 잠시 나갔사옵니다. 저희 집에 맛있는 밥과 두유가 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발우에다 음식을 받아 물러나 앉아서 다 잡수신 뒤에 떠나셨다. 아들이 돌아와서 밥과 두유가 줄어들어 있는 것을 보고 말하였다.

누가 이 밥을 잡수셨습니까?’

노친이 말하였다.

하늘 안의 하늘[天中天]7)께서 오셔서 보시고는 몸소 국과 밥을 가져다 잡수시고 가셨다.’

환예는 기쁜 마음과 서글픈 마음이 착잡하게 뒤섞여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여래ㆍ무소착(無所着)8)ㆍ지진(至眞)9)ㆍ등정각(等正覺)10)ㆍ도법어(道法御)11)ㆍ천인사(天人師)12)이시어서 여러 하늘과 제왕들이 경건하게 음식을 공양하여도 언제나 세존께서 오시지 않으실까 조마조마해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누추하고 음식도 하찮은 우리 집에 오시다니, 이 천한 사람을 가엾이 여기시어 일부러 몸소 오셔서 잡수신 것입니다.’

환예는 그렇게 슬픔과 기쁨에 휩싸여 머리를 땅에 조아렸다. 부처님의 은혜가 크고 넓음이 이 정도인 것을 미루어 생각하니 기쁨에 15일 동안을 배고픔조차 잊었다. 그의 노친도 함께 기뻐하며 7일 동안 배고픔을 잊었다. 그로부터 한 달 남짓 후에 부처님께서는 다시 그의 집에 가셨다. 그 아들은 또 집에 없었으므로 부처님께서는 다시 국과 밥을 가져다 잡수시고 떠나 오셨다. 잠시 후 아들이 집으로 돌아오자 노친이 또 사실대로 말을 하였다. 환예와 노친은 거듭 기뻐하면서 배고픔을 잊은 날의 수가 전과 같았다.

그 때 용이 밤낮 쉬지 않고 비를 내렸는지라 정사가 헐어서 비가 샜다. 부처님께서 사문들에게 말씀하셨다.

환예가 새로 집을 지었더라. 너희들이 가서 그 기와를 걷어 와서 정사를 수리하여라.’

사문들이 가 보니 아들은 또 집에 없었고, 노친이 말하였다.

뭐 하는 사람들이기에 남의 지붕을 걷느냐?’

사문이 대답하였다.

부처님의 정사가 샙니다. 우리들에게

 

이 집 지붕을 걷어 와 정사를 보수하라고 하셨습니다.’

노친은 말하였다.

좋습니다. 내 아들의 덕이 이렇게 중하게 인정을 받았나 봅니다.’

노친은 기뻐하면서 머리 조아리며 또 말하였다.

얼마든지 더 가져가옵소서. 저의 복이 한량없사옵니다.’

사문들이 떠나가자마자 아들이 돌아와 그것을 보고 말하였다.

누가 지붕을 걷어 갔습니까?’

노친이 대답하였다.

부처님 정사가 샌다고 사문을 보내 와서 기와를 가져다 보수하게 하셨단다.’

환예는 그 자리에서 부처님을 향하여 땅에 머리 조아렸다.

높으신 지혜가 한량없사옵니다. 제왕과 제후가 7보로 궁전을 세워 받들어 모시려 하여도 부처님께서는 가서 살지 않으시더니, 저의 이 기와를 가져가시는 것은 저를 복되게 하려 하심이 틀림없습니다.’

너무 기뻐서 먹지도 않고 배고픔을 잊은 것이 전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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