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776 불교(경률이상 10권 1편 / 經律異相)

by Kay/케이 2021. 11. 3.
728x90
반응형

 

통합대장경 경률이상(經律異相) 101

 

양 사문 승민ㆍ보창 등 편집

 

5. 보살들

3) 근기를 따라 몸을 나투는 보살[隨機現身菩薩部]

(1) 능인(能仁)이 제석(帝釋)의 몸이었을 적에 옛 벗을 제도하다

보살이 천제석(天帝釋)이었을 적에 뜻을 고()ㆍ공()ㆍ비신(非身)의 생각에 두었으므로, 앉았다 하면 생각[思惟]을 하고 돌아다닐 때는 교화를 하였다. 어리석은 이를 가엾이 여기고 지혜로운 이를 사랑하며 쉬지 않고 정진하였다.

제석이 이전 세상의 벗을 살펴보았더니 여자의 몸을 받아 부자 성씨의 아내가 되어 있었다. 재물과 물색에 미혹되어 무상함을 모르는 채 시장거리에 살면서 가게에 앉아 있었다. 제석이 장사꾼으로 변하여서 부인과 함께 앉으면서 자세히 눈여겨보며 웃자,

 

부인은 괴이하게 여겼다.

곁에 한 아이가 소고(小鼓)를 흔들면서 뛰어놀고 있었는데, 장사꾼은 이것을 보고도 또 웃었다. 어떤 아버지가 병이 들었기에 그 아들이 소를 잡아 제사 지냈는데, 장사꾼은 또 웃었다. 어느 한 부인이 아이를 안고 있었는데, 아이가 어머니의 뺨을 긁어서 피가 목을 흘러내렸는데도 장사꾼이 이를 보고 또 웃었다. 부자의 아내가 물었다.

당신은 나의 앞에 서서 웃음이 그치지 않는구려. 남의 아이 때리는 것을 보고 웃기는 왜 웃는 거요?’

장사꾼은 대답하였다.

당신은 나와 좋은 벗이었는데 이제 잊었단 말입니까?’

부인은 마땅찮아서 더욱 언짢아하면서 장사꾼의 말을 괴이하게 여겼는데, 장사꾼은 또 말하였다.

아이 때리는 것을 보고 내가 웃은 것은 그 매를 맞은 아이가 전 세상에서는 바로 당신의 아버지였기 때문입니다. 그 혼신이 이제 당신의 아들이 되어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한 세상 사이에도 그 아버지를 몰라보는데, 하물며 오랜 세월이 지난 다음이면 어떻겠습니까? 소고를 흔드는 저 아이는 본래 소로 태어났었는데 그 소가 죽어서 이제 주인의 아들이 된 것입니다. 집안에서 소의 가죽으로 소고를 꿰매 만들기에 아이는 지금 소고를 흔들고 치면서도 자기의 옛 몸뚱이인 줄 모르고 있습니다. 소를 죽여 제사를 지내면서 아버지 병이 낫기를 청하는 것은 마치 짐새의 독[鴆毒]을 먹여서 병을 낫게 하려는 것과 같습니다. 저 아버지는 마침내 소가 되어서 여러 세상 동안에 죽임을 당하게 될 것이며, 지금 제사에 썼던 이 소는 반대로 사람의 몸을 받게 될 것입니다. 어머니의 얼굴을 할퀸 이 아이는 본래 첩이었으며, 어머니는 바로 그 집의 큰 부인이었습니다. 여자 마음에 질투가 나서 큰 부인은 늘 포악을 부렸으므로, 첩이 원한을 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마침내 큰 부인의 아들이 되어서는 얼굴을 할퀴고 몸을 상하게 하는데도 그 어머니는 그런 까닭이 있기에 감히 원망하지도 못하는 것입니다. 대저 마음이란 한결같은 것이 아닙니다. 옛날은 미워하다가도 지금은 사랑하게 되는데, 어찌 항상 하는 것이 있다 하겠습니까? 한 세상 사이에도 모르게 되는데, 하물며 여러 겁을 지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러므로 경전에서는 말씀하십니다.

()으로써 스스로를 막으면 큰 도[大道]에서도 소경이 되고, 사악한 소리에만 오로지 마음을 둔 사람은 부처님 음성을 듣지 못하느니라.

나는 이런 까닭으로 웃음이 나왔던 것뿐입니다. 세상의 영화란 마치 번개가 번쩍하였다가 이내 스러지는 것과 같습니다. 마땅히 무상함을 깨달아 어리석음과 함께하지 말아야 하고, 덕망과 6()를 숭상하여야 합니다. 나는 이제 내가 사는 곳으로 돌아가겠거니와, 뒷날에 반드시 당신의 집 문 앞에 나아가게 될 것입니다.’

말을 마치고는 사라져 버렸다. 부인이 서운해 하면서 돌아가 재계(齋戒)하는 마음으로 공경하며 기다리고 있었더니, 나중에 과연 그의 문 앞에 해진 옷을 입은 형상이 누추한 사람이 와서 말하였다.

 

나의 벗이 안에 있으니 너는 가서 불러오도록 하여라.’

문지기가 들어가서 자세히 그 형상이며 하는 말을 말하자, 부인은 나와서 말하였다.

당신은 나의 벗이 아니오.’

제석은 웃으면서 말하였다.

형상이 변하고 옷이 바뀌었다 하여 그대가 오히려 몰라보는구려. 하물며 다른 세상이라면 어떠하겠는가?’

그리고 거듭 말하였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