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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834 불교(경률이상 14권 9편 / 經律異相)

by Kay/케이 2021. 1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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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경률이상(經律異相) 149

 

양 사문 승민ㆍ보창 등 편집

 

때에 월광국에서도 미리 변괴가 있었다. 84천의 여러 작은 나라 왕들은 모두 꿈에서 왕의 금 당기가 갑자기 부러지고 금 북이 갑자기 찢어지는 것을 보았다. 대월(大月) 대신의 꿈에는 귀신이 왕의 금관을 빼앗아 가는 것이 보였다. 그리하여 모두들 저마다 근심 걱정을 하느라 마음이 편안하지 못하였다. 그 때에 성문(城門)을 지키는 신도 어떤 바라문이 와서 왕의 머리를 잘라 가려고 하는 것을 알았다. 성문 신은 문을 꽉 막고 들어오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 바라문은 성 밖을 여러 번 돌면서도 들어가지를 못하고 있었다. 수타회천(首陀會天)도 월광왕이 이번에 머리를 보시하면 보시가 가득 찰 것을 알았기에, 곧 꿈속에 나타나 왕을 깨우치며 말하였다.

그대가 보시를 맹세하였으니 대중의 마음을 거스르지 마십시오. 구걸할 이가 문에 있으면서 들어오지 못하고 있소. 시주가 되려 한다면 일을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것입니다.’

왕은 깜짝 놀라 잠에서 깨어나서 이내 대월에게 칙명하였다.

그대는 문에 나아가서 사람을 막지 못하게 명령하여라.’

대월 대신이 이 명령을 듣고 성문으로 나아갔더니, 성문을 지키는 신은 이내 형상을 나타내면서 대월에게 아뢰었다.

어떤 바라문이 다른 나라로부터 왔는데 악심을 품고서 왕의 머리를 가져가려고 합니다. 이 때문에 들어오기를 허락하지 않습니다.’

대신이 대답하였다.

이것은 참으로 큰 재앙이로구나. 그러나 왕의 명이 있으니 도리상 명령을 어길 수도 없도다.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

‘7()로 된 머리를 각각 5백 개를 만들어서 그것과 바꾸면 됩니다.’

이내 7보로 머리를 만들도록 명령하였다. 이 때에 바라문은 곧장 전하 앞에 이르러서 높은 소리로 부르짖었다.

 

저는 먼 지방에서 왕의 공덕을 들었습니다. 온갖 것을 다 보시하면서 사람 뜻을 절대 거스리지 않는다 하기에 일부러 먼 곳에서 찾아왔습니다. 꼭 얻고 싶은 것이 있나이다.’

왕은 이 말을 듣고 기뻐하면서 영접하며 예를 하고 문안하였다.

먼 길을 오시느라 많이 피곤하지는 않으셨습니까? 당신이 원하는 대로 따르겠습니다.’

바라문이 대답하였다.

세상의 온갖 것을 다 보시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제가 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일부러 이렇게 멀리서 찾아온 것은 오직 왕의 머리를 얻기 위해서입니다. 만약 이 뜻을 저버리지 않으신다면 마땅히 제게 주셔야 하실 것입니다.’

왕은 이 말을 듣고 뛰어오를 듯 한량없이 기뻐하였다. 바라문이 말하였다.

만약 저에게 머리를 보시한다면 언제 주시렵니까?’

왕은 말하였다.

지금부터 7일 후에 그대에게 머리를 주리라.’

그 때 대신이 7보로 만든 머리를 가지고 나와서 바라문에게 말하였다.

왕의 머리는 뼈와 살과 피가 합하여 된 물건이라 깨끗하지가 못합니다. 그러니 이것을 쓰도록 하십시오. 이제 이 7보의 머리를 가지고 가서 이것으로 거래를 해 보십시오. 그대가 이것을 가지고 가서 다른 것과 자꾸 바꾸어 팔면 죽을 때까지 아주 큰 부자가 될 수 있습니다.’

바라문은 말하였다.

나는 이것은 필요가 없습니다. 나는 오로지 왕의 머리를 얻고자 할 뿐입니다.’

대월 대신이 갖가지로 타일렀으나 바라문은 영 마음을 돌리지 않았다. 대월 대신은 분을 참지 못하고 심장이 일곱 갈래로 찢어지면서 죽고 말았다.

왕은 나아가 조칙(詔勅)을 내렸다. 신하들은 8천 리의 코끼리를 타고 여러 나라를 두루 돌며 명을 전하였다.

월광 대왕께서 지금으로부터 7일 후에 그 머리를 가져다 바라문에게 보시하실 것입니다. 만약 오고 싶으면 빨리 달려오십시오.’

84천의 모든 왕들이 급히 역마를 달려와서 모두가 대왕을 뵙자 왕 앞에 엎드렸다.

염부제 사람들은 다 왕의 은택을 의지하고 살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루아침에 오직 한 사람을 위하여 영원히 이 많은 사람들을 버리시고 다시는 가엾이 여기어 돌보지 않으려 하십니까? 원하옵건대 부디 저희를 불쌍히 여기시어 머리를 보시하지 마옵소서.’

1만의 대신 모두도 몸을 땅에 던져 왕 앞에 엎드렸다.

저희들을 가엾이 여기시어 머리를 보시하지 마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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