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경률이상(經律異相) 14권 11편
양 사문 승민ㆍ보창 등 편집
그 때 수신은 왕의 이 말을 듣고서야 바라문으로 하여금 본래대로 회복되게 하였느니라. 그러자 바라문은 땅에서 일어나 도로 칼을 잡아 들고서 바로 왕의 머리를 베었다. 머리가 손안으로 떨어지자 그 순간에 천지는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모든 하늘의 궁전들은 불안하게 흔들렸으니, 모두들 두려운 마음에 그 까닭을 괴이하게 여기고 있었다. 이윽고 보살이 일체를 위하여 짐짓 머리를 버려 보시하였다는 것을 알고는, 모두 다 내려와 그 기이하고 특별한 보시에 감동하여 슬피 울었다. 비처럼 눈물을 쏟으면서 다 함께 찬탄하였다.
‘월광 대왕은 머리를 보시하여 단바라밀(檀波羅密)이 이제 이미 찼도다.’
이 음성이 온 세상에 두루 퍼지니, 저 비마선왕(毘摩羨王) 도 이 말을 듣고서 기뻐 펄쩍 뛰어오르며 놀라워하다가 그만 심장이 찢어지면서 죽어 버렸다.
바라문은 왕의 머리를 메고 떠나갔으며, 모든 왕과 대신, 부인과 태자들은 왕의 머리가 스스로 땅에 떨어진 것을 보았기에 소리를 같이하며 슬피 울부짖었고, 기절하였다가 다시 소생하였느니라.
때에 바라문은 왕의 머리에서 나는 악취가 싫어서 땅에 던져 놓고
발로 차면서 길을 갔다. 어떤 사람은 바라문에게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너의 혹독함이 이 정도로 극심하였구나. 이렇게 꼭 필요한 것도 아니었으면서 무엇하려고 그렇게 끈질기게 구했던가?’
바라문이 이렇게 길을 가고 있으니, 사람들은 다들 그를 보고 책망하였다. 음식을 주는 이도 없었으므로 바라문은 굶주림으로 많이 야위고 몹시 지쳐 있었다. 그러다 도중에 어떤 사람을 만나 소식을 물어보고서 비마선왕이 벌써 죽었음을 알게 되었다. 이리하여 소망조차도 잃게 되니 충격을 받은 이 바라문 노도차까지도 죽게 되어서 모두 다 아비지옥[阿鼻泥犁]에 떨어졌다. 그 외의 나머지 신하와 백성들 가운데 왕의 은혜를 생각하며 마음이 맺혀서 죽은 사람들은 모두 하늘에 가서 태어나게 되었다.
이렇게 된 것이다. 아난아, 그 때의 월광왕이 어찌 되었는지 알고자 하느냐? 바로 지금의 내 몸이니라. 비마선왕은 바로 지금의 파순이요, 그 때의 대월 대신은 바로 지금의 사리불이니라. 사리불은 그 때에도 나의 죽음을 차마 볼 수 없어서 먼저 내 앞에 죽었으며, 오늘날에 이르러서도 내가 열반에 드는 것을 차마 보지 못하여서 먼저 멸도한 것이니라.”『현우경(賢愚經)』 제5권에 나오며, 그리고 『방편불보은경(方便佛報恩經)』에는 대동소이하다.
(9) 사리불이 목련과 신력 나타내기를 겨루다
부처님께서 사위성(舍衛城)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 계실 때였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매월 15일에 설계(說戒)를 하셨었다. 그 때 모든 비구승과 5백의 비구들『대지도론(大智度論)』에서는 5백의 대 나한(羅漢)이라 하였다.은 기원(祇洹)으로부터 아뇩달지(阿耨達池)에 나아갔다.
때에 아뇩달용왕(阿耨達龍王)이 세존께로 와서 머리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서 여래의 안색과 여러 비구들을 자세히 살피다가 이내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 대중 안을 두루 살펴보니 텅 빈 것이 아무도 없습니다. 사리불 비구는 지금 이 자리에 없나이까?”
부처님께서 목련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속히 사리불에게 가서 나의 말을 일러라.”
목련은 명을 받고 사위성으로 가서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그대를 불러오라 하셨소.
아뇩달용왕이 만나고자 한답니다.”
사리불은 스스로 기지대(祇支帶)를 풀어 목련의 앞에 놓으면서 목련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신족(神足)이 있으니 이 옷의 띠를 들어서 염부제나무[閻浮提樹]에 매십시오.”
목련은 띠를 붙잡았으나 옮길 수가 없는지라 힘을 다하여 들려고 하자 땅이 다 크게 움직였다. 사리불은 목련이 불우체(弗于逮)에 놓아둘까 두려워서 또 수미산을 감아 놓자 목련은 이내 수미산을 들어 움직였다. 사리불은 다시 이 띠를 여래의 자리에 감아 두었다. 목련은 끝내 이 띠를 움직일 수 없었으므로 띠를 버리고 용왕에게로 돌아왔다. 멀리서 보니 사리불이 벌써 앞에 와서 가부를 하고 앉아 몸을 곧게 하여 뜻을 바로잡고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 있는 것이 보였다. 목련은 세존께로 와서 머리를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아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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