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경률이상(經律異相) 13권 1편
양 사문 승민ㆍ보창 등 편집
6. 성문들[聲聞部] ①
1) 성문의 무학승[聲聞無學僧部] ①
(1) 가섭(迦葉)의 몸은 황금의 색이었고 그 아내도 자태가 같았는데 출가하
여 도를 얻다
가섭(迦葉)의 아버지는 니구율타(尼俱律陀)였는데, 마갈국(摩竭國) 사람이다. 바라문 집안에서 태어나서 전생의 복과 덕으로 인하여 세상의 큰 부자가 되었다. 가지고 있는 진기한 보물이 나라 안에서 첫째 갔으니, 그의 재물을 국왕과 견주어 본다면 고작 천분의 일쯤이나 적을 정도였다. 그러나 부부는 고독하고 자식이 없었다.
집 옆 가까운 곳에 커다란 수신(樹神)이 하나 있었다. 그 부부는 아이를 갖기 위하여 수신에게 3생(牲)으로 제사를 지내온 지 이미 여러 해가 되었지만 영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그 사람은 크게 화가 나서 7일 동안의 기한을 주면서 말하였다.
“만약 이번에도 또 영험이 없기만 해 봐라. 이것을 당장에 자르고 베어서 시내 길목에 내다가 불살라 버리고 말리라.”
신이 이 말을 듣고 놀랍고 두려운 마음에 식의천왕(息意天王)에게 올라가 고하였다. 천왕은 이내 신을 데리고 가서 천제석(天帝釋)에게 고하였다. 제석은 이내 천안(天眼)으로 욕계(欲界) 안을 자세히 살펴보았지만 아직은 그 사람의 아들이 될 만한 사람을 찾을 수가 없었다. 제석이 다시 범왕(梵王)에게 고하자 범왕도 두루 살펴보다가 한 범천(梵天)이 막 수명이 다하려는 것을 보고 그에게 말하였다.
“네가 이제 염부제에 가서 태어나 니구율타의 아들이 되어야 하겠다.”
범천이 대답하였다.
“바라문이란 여러 가지 삿된 소견이 많은 사람입니다. 제가 내려간다 하더라도 그의 아들은 될 수가 없습니다.”
범왕이 대답하였다.
“그 바라문은 전생에 큰 덕을 지녔으므로 욕계 중생으로서는 그의 아들이 될 만한 이가 없다. 그대가 거기에 가서 태어난다면 내가 천제석에게 칙명 하여 너를 보살피도록 하리니, 중도(中道)를 잃고 삿된 소견에 떨어지지 않도록 하리라.”
범천이 말하였다.
“그렇게 하겠나이다.”
제석은 이내 수신에게 일렀고, 수신은 돌아와서 장자에게 말하였다.
“성내거나 원망하지 마십시오. 지금부터 7일 후에는 반드시 아들이 있게 되실 것입니다.”
7일이 다 되자 부인이 임신을 하였다.
열 달이 되어 아이가 태어났는데, 몸은 황금색이면서 광명이 있었다. 관상쟁이가 점을 쳐 보고 말하였다.
“이 아이의 전생의 복에는 커다란 위덕(威德)이 있습니다. 뜻하는 힘이
맑고 길어서 세상의 일을 탐내지 아니하리니, 만약 이후에 출가한다면 반드시 성인의 도[聖道]에 오르겠습니다.”
부모가 그 말을 듣고 크게 근심하였다. 부모는 아이가 출가할까 두려워서 나이 열다섯이 되자 장가를 들이려 하였다. 가섭(迦葉)은 그 말을 듣고 여러 번 거듭 부모에게 아뢰었다.
“저는 청정을 즐기는 데에 뜻을 두었습니다. 아내 따위는 필요 없습니다.”
부모가 들어주지 않으므로 가섭은 또 말하였다.
“만약 정 그러하신다면 범상한 여인은 필요 없고 자금색(紫金色)의 여인을 얻어 주십시오. 용모가 단정하여 견줄 데 없을 정도라면 제가 장가가겠습니다.”
가섭은 이렇게 하여 부모가 도저히 이 일을 이루어 낼 수 없게 하려고 한 것이었다.
부모는 바로 나라 안에 명령을 내려서 그런 사람을 찾게 하였다. 여러 바라문들은 꾀를 내어 금을 부어서 신녀(神女)를 만들었다. 얼굴 모습이 단정하고 빛깔이 미묘하여 마치 뭇 천인의 상[天像] 같았다. 나라 끝에서 나라 끝에까지 다니면서 높은 소리로 크게 부르짖었다.
“모든 여인들이여, 금신(金神)을 뵙고 예배 공양하라. 나중에 출가(出嫁)할 때에 좋은 남편을 얻게 되리니, 몸은 황금색이 되고 얼굴 모습은 예뻐지며 지혜가 견줄 데 없이 될 것이니라.”
시골이나 도시의 모든 여인들로서 이 외침을 들은 사람은 모두 경건한 마음으로 나가서 받들어 마중하며 예배하고 공양하였다. 그러나 몸이 금색이며, 단정하고도 예쁜 한 여인만이 조용한 방에 혼자 있으면서 나가 맞으려 하지 않으므로, 여러 여인들이 달랬다.
“그 금신을 뵙게 되면 원하는 대로 모두 이루어진다는데, 너만 왜 유독 나가 맞지 않는 것이냐?”
대답하였다.
“나의 뜻은 한가하고 고요한 것이요, 다른 원 같은 것은 좋아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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