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경률이상(經律異相) 13권 5편
양 사문 승민ㆍ보창 등 편집
여러 아라한들이 다시 물었다.
“누가 명료하게 비니의 법장을 모을 수 있습니까?”
모두가 말하였다.
“장로 우바리(優波離)이십니다. 5백의 아라한 가운데서 계율 지니기로 제일 가는 분입니다. 우리들은
이제 청합니다.”
우바리는 교명을 받고 사자좌에 앉아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모처(某處)에 계실 때에 비니를 말씀하시어 계율을 맺으셨었습니다. 그 때 수제타가란타(須提陀迦蘭陀) 장자의 아들이 맨 처음 음욕의 법을 범하였으므로 비로소 큰 죄를 맺으셨습니다.”
여러 아라한들은 생각하였다.
“누가 명료하게 아비담장(阿毘曇藏)을 잘 배웠을까? 기억하건대 장로 아난이 5백의 아라한 중에서 수다라(修多羅) 이치를 아는 것으로는 제일이다. 우리가 이제 청하리라.”
아난은 청을 받고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사바제성(舍婆提城)에 계실 때 5포(怖)와 5죄(罪), 5제(除)와 5멸(滅)을 말씀하셨습니다. 이 인연으로 이 생(生)에서 몸과 마음에 한량없는 고통을 받고 다시 나쁜 길[惡道]로 떨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것들을 아비담장이라 합니다.”『대지론(大智論)』 제2권에 나온다.
(4) 가섭이 법장(法藏)의 결집을 마치고 계족산(鷄足山)에 들어가 미륵불(彌
勒佛)을 기다리다
가섭은 법장을 결집하는 일을 다 마친 다음 계족산으로 들어갔다. 그는 바위를 세 쪽으로 깨뜨려 열고 그 안 바닥에 골고루 풀을 깔았다. 그리고 혼자서 생각하면서 혼잣말을 하였다.
“여래께서는 옛날에 더러운 누더기 납의[糞掃衣]20)를 나에게 덮어 주셨었다. 이제 미륵의 법장이 이를 때까지 여기에서 기다려야 하겠다.”
그대로 게송으로 말하였다.
나는 신통의 힘으로써
마땅히 알아야 하리. 이 몸에
덮어 주신 누더기 옷을.
미륵이 나오는 세상에서는
나는 미륵을 위하여
모든 제자들을 교화하리라.
이내 세 가지 삼매를 일으키었다.
“첫째, 열반에 들면 세 개의 산으로 몸을 가리는데, 마치 아이가 어머니 뱃속에 들어가도 스스로 잃거나 무너지지 아니하는 것처럼 할 것이다. 둘째, 만약 아사세왕(阿闍世王)이 와서 먼저의 약속대로 나를 만나러 올 것 같으면, 산은 당연히 열릴 것이다. 만약 아사세왕이 나를 만나러 오지 않는다면 뜨거운 피를 토하면서 죽게 되리라. 셋째, 아난이 오면 산이 열리고, 미륵은 96천 만의 제자와 함께 이리로 와서 가섭의 몸을 가져다 제자들에게 보이어서 모두로 하여금 나의 계율 지닌 공덕을 배우게 하리라.”『아육왕경(阿育王經)』 제7권에 나온다.
(5) 대가섭, 빈두로(賓頭盧), 군도발탄(君屠鉢歎), 라후라[羅云]는 부처님의
법이 다 없어지기까지 열반하지 않는다
“미륵불 역시 3승(乘)의 법으로써 나의 제자를 가르치실 것이다. 대가섭은 미륵의 권고와 교화[勸化]를 보좌해야 한다. 또 군도발탄(君屠鉢歎) 비구와 빈두로(賓頭盧) 비구, 그리고 라후라 비구의 4대 성문(聲聞)은 열반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였으므로 부처님 법이 다 없어지기를 기다려야 한다. 그런 후에라야 비로소 열반할 것이니라.
대가섭은 마갈국(摩竭國)의 지경 비제촌(毘提邨) 안의 산에서 살고 있었다. 미륵께서 수천 사람들과 함께 그곳으로 나아가면 여러 귀신들이 석문(石門)을 열게 되어 그 선굴(禪窟)을 보일 것이다. 때에 미륵불께서는 오른 손가락을 펴서 가섭을 가리키시며 여러 백성들에게 말씀하실 것이다.
‘과거 오랜 옛날 석가부처님의 제자로서 이름은 가섭이시며, 두타(頭陀) 제일인 분이시다. 지금도 여전히 계시는 분이시니라.’
미륵불이 가섭의 승가리(僧伽梨)를 가져다 입으면 가섭의 몸은 갑자기 별처럼 흩어질 것이라. 미륵은 갖가지 꽃을 가져다 가섭에게 공양하리니, 공경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니라.”『미륵하생경(彌勒下生經)』에 나온다.
(6) 빈두로(賓頭盧)는 신통력으로써 수제(樹提)의 발우를 가져왔다가 규야
니(拘耶尼)로 쫓겨가다
왕사성 안의 수제 거사는 바다에 들어간 손[客]들이 돌아와 전단(栴檀)으로 만든 한 발우를 보내자 주머니에다 싸서 높은 말뚝 위에 달아 놓고 말하였다.
“만약 사문이거나 바라문으로서 사다리나 작대기를 쓰지 않고 가져갈 수 있다면 얼마든지 가져가시오.”
부루나(富樓那) 등은 말하였다.
“신통의 힘을 보려고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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