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경률이상(經律異相) 11권 14편
양 사문 승민ㆍ보창 등 편집
(14) 참새 왕이었을 때 범의 입 안에 박힌 뼈를 뽑아내 주다
“옛날 보살은 참새 왕이 되어서 인자한 마음으로 무리들을 구제하였으며, 그들을 보호하다가 몸에 상처까지 난 일이 있었다. 한번은 범 한 마리가 짐승을 잡아먹다가 뼈가 그의 이에 걸렸으므로 몹시 아파서 죽으려 하였다. 참새가 입에 들어가 뼈를 쪼아 주었는데 날마다 이렇게 하느라고 참새 입에는 상처가 생기고 몸은 수척하여졌다. 뼈를 범의 입에서 빼내고 나자 참새는 날아서 나무에 올라가 부처님 경전을 말하였다.
‘살생을 한다는 것은 흉악하고 사나운 짓이니, 그 악(惡)이야말로 이 보다 큰 것이 없느니라.’
범은 참새의 경계를 듣고 발끈 성을 내며 말하였다.
‘네가 이제 나의 입에서 떠났다고 감히 말이 많구나.’
참새는 그를 교화할 수 없음을 알고는 이내 빨리 날아가 버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참새는 바로 지금의 내 몸이요, 범은 바로 지금의 조달이니라.”『작왕경(雀王經)』에 나온다.
(15) 큰 고기의 몸이 되어 굶주린 이들을 구제하다
“옛날 보살이 가난하고 초췌하였기에 여러 장사꾼들과 함께 다른 나라에 가게 되었다. 보살은 바다 속 고기들이 크고 작은 것들이 서로가 잡아먹는 것을 보고는, 자신의 몸으로 작은 것들을 대신하여 잠시 동안의 생명을 부지하게 하려고 생각하였다. 보살이 이내 스스로 몸을 바다에 던지자 큰 고기들이 그를 잡아먹고 배부르게 되어 작은 놈들은 살아나게 되었느니라.
그 혼신은 변화하여 고래의 왕이 되었으니 그 몸이 몇 리(里) 밖까지 뻗칠 만큼 장대하였다. 해변에 있는 나라에 가뭄이 들어서 백성들이 배를 곯고 있었던지라 서로가 서로를 잡아먹으므로, 고기는 이내 몸을 그 나라로 흘러 내려가게 하였다. 그래서 그 고기를 먹고 사람들은 생명을 보존하게 되었다. 그런데 사람들이 고기의 살을 떼어 나른 지가 여러 달이 지났지만 고기는 아직도 살아 있었으므로 천신이 내려와서 말하였다.
‘그대는 그들에게 사랑을 베풀기 위함이나 이런 괴로움을 견뎌 낼 수 있는가? 어찌하여 차라리 목숨을 버려서 이런 고통을 벗어나려고 하지 아니하는가?’
고기는 말하였다.
‘나의 정신이 떠나가 몸이 썩어지면, 백성들이 이후에는 굶주리게 되어 다시 서로가 잡아먹어야 될 터이니, 나는 차마 그 광경은 보지 못하겠소.’
하늘은 말하였다.
‘그대는 반드시 부처님이 되시어 괴로운 중생들을 제도하시겠습니다.’
그러다 어떤 사람이 그의 목을 가져가 버리는 바람에 고기는 그 때에야 죽었더라. 그 혼신은 왕의 아들로 태어났는데, 으뜸가는 성인의 총명함이 있었고, 네 가지 은혜[四恩]의 넓은 자비로 하늘과 땅을 윤택하게 구제하곤 하였다. 그는 항상 백성들의 곤궁함을 가엾이 여기어 말끝마다 목이 메곤 하였다. 그러나 나라는 여전히 가뭄을 벗어나지 못하였기에 왕자는 조용한 마음으로 재계하면서 음식을 물리치고 바치는 것들을 다 끊고는, 머리를 조아리고 허물을 뉘우치며 말하였다.
‘백성이 잘못하는 일은 그 허물이 모두 저에게 있는 것이옵니다. 원하옵건대 저의 목숨을 죽이시고 백성들에게는 비의 윤택을 내리시옵소서.’
효성이 지극한 아들이 거룩한 아버지의 상(喪)을 당한 것과 같이 날마다 슬피 통곡하니, 그 정성이 멀리멀리 소문이 났다. 부처님께서는 5백 사람과 함께 그 나라 땅 경계로 오시었다. 왕은 부처님께서 오신다는 말을 듣고 마음으로 기뻐하면서 받들어 마중 나와서 머리를 조아리고 눈물을 흘리고 슬피 울면서 아뢰었다.
‘제가 마음이 더럽고 행이 흐리어
3존(尊)과 4은(恩)의 가르침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백성들을 이리 괴롭히고 있사옵니다. 가뭄이 여러 해 계속 되다 보니 백성들은 굶주려 있고 몹시 원망하고 한탄하며 애달파 하옵니다. 원하옵건대 이 백성의 재앙을 없애시고 재앙을 저에게 내리시옵소서.’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그대는 백성의 군주가 되어 사랑하고 측은히 여기는 어진 마음과 은혜로움이 있으니, 그 덕이 제석에 비길 만하도다. 모든 부처님께서 널리 이 사실을 알고 계시므로 왕으로 하여금 복을 받게 하리니, 근심하지 말지니라.’
왕이 백성들에게 곡식 심기를 칙명하자 집집마다 잘 가꾸지 않는 집이 없어서 벼가 무성하게 우거졌다. 왕은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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