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경률이상(經律異相) 8권 9편
양 사문 승민ㆍ보창 등 편집
(9) 염광(★光)이 아름답고 훌륭한 바람을 따라 행하다가 여인을 만나 퇴속 하고 집안 일을 익히다
과거 무수겁(無數劫)일 때에 염광이라고 하는 한 학지(學志)가 있었다. 수풀에서 살면서 아름답고 훌륭한 원을 행하고 있었는데, 이미 420만 년 동안이나
수행하였지만 장애가 없었다.
사갈국(沙竭國)에 들어갔더니 옹기장이 집 딸이 이 학지의 용모가 아름다움을 보고 음욕심이 커져서 이내 자신을 던졌으므로 학지는 말하였다.
“나는 음욕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여인은 대답하였다.
“만일 그렇지 않으면 나는 장차 자살해 버리겠습니다.”
염광은 생각하였다.
“내가 이제껏 계율을 지켜 왔는데, 지금 와서 만약 그것을 깨뜨린다면 좋은 일이 아니로다. 그에게서 일곱 걸음을 떨어져서 인자하고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내어도 이미 계율을 범한 것이며 지옥에 떨어지는 죄가 된다. 그러나 만약 내가 이렇게 하지 않으면 여인이 자살을 한다고 하니 어찌하겠는가? 차라리 이 여인으로 하여금 편안하게 살게 하고 나는 장차 지옥의 고통을 참아야 하겠구나.”
곧 돌아가 여인이 하자고 하는 대로 따랐다. 속가로 물러가 12년 동안이나 가업을 닦았으니, 수명이 다하여 죽은 뒤에는 범천(梵天) 위에 가서 태어났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때의 염광 학지가 누구인지 알고 싶더냐?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바로 지금의 나 자신이니라. 그리고 옹기장이 집 딸은 바로 구이(瞿夷)이니라.”『혜상보살경(慧上菩薩經)』 상권에 나온다.
(10) 제기라(題耆羅)와 나뢰제(那賴提) 두 사람이 함께 싸움을 하여 닷새 동 안을 어둡게 만들다
옛날에 두 보살이 있었는데, 뜻이 맑고 행이 깨끗하였다. 안으로는 마음이 고요하여 욕심이 없었고, 바깥으로도 마치 천금(天金)과 같았다. 돌을 파서 방을 만들어 놓고 한가히 살며 뜻을 편안히 가졌으니, 띠 옷을 입고 풀 깔개로 자리를 하고 샘물을 마시고 살았다. 청정하게 함이 없었으니[無爲] 뜻은 마치 허공과 같았다. 4선(禪)을 다 갖추고 5통(通)의 지혜를 얻었으므로 범왕과 제석, 신선이며 천인, 용신과 귀신으로서 머리를 조아리지 않는 자가 없었다.
60여 년 동안을 산 속의 못에서 살면서 중생들을 가엾이 여기고 3존(尊)을 공경히 받들었으니, 한 사람은 이름이 제기라(題耆羅)요, 또 한 사람의 이름은 나뢰제(那賴提)였다.
제기라가 밤에 일어나 경을 외우다가 너무 피곤하여 누워 있었는데, 이 때에 나뢰제도 또한 경을 외우다가 잘못하여 제기라의 머리를 밟고 말았다. 제기라가 이내 일어나면서 말하였다.
“누가 나의 머리를 밟느냐? 내일 아침 해가 돋으면 너의 머리를 부수어 일곱 토막으로 만들겠다.”
나뢰제는 말하였다.
“잘못하여 그대의 머리를 밟았기로서니 저주가 너무 심하다. 하다 못해 그릇 같은 것도 서로 부딪치는 일이 생기거늘, 하물며 사람이 함께 평생 동안 살면서 실수가 없겠는가? 너는 언제나 말을 너무 함부로 하는구나.”
그렇게 말해 놓고도 속으로 생각하였다.
“내일 아침에 해가 돋으면 필시 내 머리는 깨지고 말리라. 내가 해를 잡아두어 솟아오르지 못하게 해야겠다.”
그리하여 해는 결국 뜨지 않았다.
그렇게 5일 동안이나 온 나라가 어둠 속에 잠겼으니, 모두들 서로 횃불과 촛불을 찾았고, 벼슬아치들은 일을 하지 못하였으니 왕과 백성들이 당황하여 모두 모였다. 모든 관리들이 많은 도사(道士)들을 청하여 왕이 물었다.
“해가 뜨지 않는 것은 그 허물이 어디에 있는 것입니까?”
도사들 가운데 5통(通)을 지닌 이가 말하였다.
“산중의 도사 두 분이 사소한 다툼을 하여서 해를 뜨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왕은 다시 말하였다.
“그럼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그 사람이 대답하였다.
“왕께서 관리들과 백성들 모두를 거느리고 그곳으로 달려 나아가서 머리 조아리고 화해를 시키십시오. 그들은 인자한 분들이라 반드시 화해를 할 것입니다.”
왕은 이내 조칙을 내리고 산 속의 못으로 찾아가서 머리 조아리고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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