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경률이상(經律異相) 7권 17편
양 사문 승민ㆍ보창 등 편집
왕은 말하였다.
‘산 몸으로 날아서 하늘에 오르렵니다.’
바라문이 다시 말하였다.
‘그렇다면 대왕께서는 제사를 지내십시오.’
왕은 기뻐하며 창고에 있는 값진 보배를 내어 바라문에게 주었다. 나라 안에서 단정한 남녀 각각 백 사람씩과 코끼리며 말 등의 동물도 각각 백 마리씩을 구하여 두었다. 먼저 네 명의 바라문에게 공양하고, 그 뒤에는 그 사람들과 동물을 죽여 그것으로써 하늘에 제사를 지냈다. 그리고 그 희생의 피를 모아 섬돌을 만들어서 네 바라문에게 올렸다. 바라문은 다시 또 향산(香山) 안의 진다라(眞陀羅)라는 신녀(神女)를 데려다 그 피를 내어 합쳐서 섬돌을 만들라고 하였다. 왕은 그 말을 듣고 기뻐하면서 말하였다.
‘왜 일찍 말해 주지 않았습니까?’
왕은 바로 나라 안에 칙명을 내려 두루 물었다.
‘누가 진다라를 데려올 수 있는가?‘
어떤 사람이 왕에게 아뢰었다.
‘일곱 번째 산 안에 두 사람이 살고 있는데, 한 사람의 이름은 사리(闍梨)이고, 또 한 사람의 이름은 우리(憂梨)입니다. 그들이 진다라가 있는 곳을 알고 있습니다.’
왕이 명령했다.
‘그 사람을 빨리 불러오라.’
그 사람들이 오자 왕은 크게 기뻐하면서 술과 밥을 베풀며 뜻대로 7일 낮 7일 밤을 재미있게 놀게 하였다. 또 많은 상을 내리고 극진하게 마음을 베풀었다. 왕은 사리 등 두 사람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이 진다라 여인을 데리고 와서 내가 하늘에 올라갈 수 있게 하여 준다면, 장차 이 나라를 그대 두 사람에게 맡기겠습니다.’
그 두 사람은 왕의 교명을 받들어 있는 힘을 다하여 진다라를 찾으러 다녔다. 두 달 남짓 날이 지난 뒤에 그들은 팔중산(八重山)을 지나서 향산(香山) 안에 있는 커다란 연못에 이르렀다. 그곳에서는 석제환인(釋提桓因)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은[無央數] 여러 하늘의 기녀들 무리와 함께 성을 나와 재미있게 놀고 있었다. 연못 속에서 목욕을 하고는 모두 하늘로 날아서 올라가는 것이 보였다. 이때 연못 곁에 한 바라문이 있었는데, 이미 4선(禪)의 반차순도(般遮旬道)를 얻은 분이었다. 이 때에 사리 등이 나아가 예배하고 물었다.
‘여기에서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이렇듯 즐거운 소리가 들립니까?’
바라문이 대답하였다.
‘두마왕(頭摩王)의 여인 천여 명이 성안에서 재미있게 놀고 있는 것입니다. 목욕을 마치면 나에게 예배하러 올 터이니 그대들은 이만 떠나십시오.’
사리 등은 그곳을 떠나 으슥한 곳으로 가 의논을 하였다.
‘귀신같이 용하게 제대로 찾아왔구나. 드디어 신녀(神女)를 찾았다. 그런데 어떻게 쫓아가 잡을 것인가?’
그들은 또 생각하였다.
‘풀을 엮어서 물 속에 던지면 바라문을 꼼짝 못하게 눌러 둘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해 놓고 다시 천녀(天女)를 옭아매어 날아갈 수 없게 하자.’
그들이 신주(神呪)를 다 외우고 나니, 석제환인과 여러 천녀들은 다 함께 날아서 하늘로 올라갔다. 그러나 왕과 왕녀 마나하라(摩那訶羅)만이 물 안에 남아 날아오르지 못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바로 나서서 여인을 포박하여 고국으로 데리고 왔다. 왕은 그들을 궁중으로 맞아들여 대접하며 노고를 칭찬하였다.
태자 난라시(難羅尸)는 다른 나라의 왕이 되어 있었는데, 그 왕에게 또 태자가 있었으니 이름은 수라(須羅)였다. 수라는 수단마제왕에게 있어서는 태손(太孫)이 되는데, 큰 자비심으로 보살의 도를 행하고 있었다. 왕이 사람을 보내 수라 태자를 불러 와서 이 여인을 보였다. 태자가 이 여인을 아내로 삼겠다고 하였기에 왕이 말하였다.
‘너의 아내로 삼으려는 생각을 바꾸어라. 이 여인은 피를 내어 하늘에 제사를 지냄으로써 내가 하늘에 올라가기 위해 데려온 사람이니라.’
보살은 대답하였다.
‘저에게 주시지 않으시면 저는 슬픔으로 곧 죽을 것 같습니다.’
왕은 태자가 죽을까 두려워 여인을 데려다 그에게 주었다. 넉 달 남짓 지난 어느 날에 바라문이 다시 와서 왕에게 아뢰었다.
‘지난번 데려온 진다라 여인을 이제는 죽여야 할 것입니다. 먼저 땅을 파서 방원형(方圓形)으로 8주(肘)의 구덩이를 만드십시오. 그리고 이 진다라 여인은 다른 사람들이나 동물들과 함께 피를 내고, 날을 택하여 제사를 지내셔야 합니다.’
왕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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