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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744 불교(경률이상 7권 15편 / 經律異相)

by Kay/케이 2021.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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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경률이상(經律異相) 7권 15편

양 사문 승민ㆍ보창 등 편집

이때 5백 명의 여인들은 다 함께 소리를 모아 지극한 마음으로

나무석가모니를 염불하였다.
“저희들이 괴롭고 쓰라리고 애통하옵니다.”
이때 공중에서 여래의 인자한 선근(善根)의 힘으로 대비의 구름이 일어났다. 대자비[大悲]의 비가 내리더니 모든 여인들의 손발이 도로 생겨났다. 모든 여인들은 생각하였다.
“어떻게 하면 부처님의 인자한 은혜를 갚을 수 있을까?”
곧 옷과 발우를 가지고 왕원정사(王園精舍)로 나아가 출가할 방법을 찾았다. 이 때에 육군비구니(六群比丘尼)들이 여러 석씨 여인들의 나이가 아직 어리고 미색도 단정한 것을 보고는, 이들에게 마땅히 세간의 다섯 가지 욕심과 즐거움[五欲快樂]을 말해 줘야겠다고 생각하였다.
“나이가 꽉 찬 다음에 출가하여도 좋지 않은가? 만약 모두가 세속으로 돌아가려 하면 옷과 발우는 반드시 우리에게 보시하시오.”
여인들은 이 말을 듣고 마음에 고뇌하면서 말하였다.
“마치 맛난 반찬과 음식에 독약이 섞인 것처럼 세간의 5욕(欲)에는 허물과 근심이 많습니다. 우리는 이미 모든 것을 다 알거늘 어떻게 그 아름다움을 찬탄하며 우리들에게 권합니까?”
모두들 소리 높여 크게 통곡하였으니, 화색(華色) 비구니가 그 까닭을 물었다.
“저희들이 출가하려 하였지만 허락을 받지 못했습니다.”
화색은 이내 제도하여 제자로 삼았다.
이 때에 여러 석씨 여인들은 슬픔과 기쁨이 마음속에 교차하였다. 그리고 석씨 종족이 멸망하고 자신의 몸이 더럽혀진 사실을 모두 화상(和尙)에게 우러러 자세하게 아뢰었다. 화상이 대답하였다.
“너희들의 고통이 무슨 말할 거리나 되겠느냐? 나는 옛날 어려 친정에 있을 때였는데 사위국에 살았었다. 부모가 나를 북방 사람에게 시집 보냈는데, 그 나라의 풍속에 여자가 달이 차서 아이를 낳으려 하면 부모의 집에 돌아가게 했다. 뒤에 아이 낳을 날이 다가와 우리 부부가 모두 수레를 타고 가고 있었다. 도중에 강이 있었는데 그 물이 느닷없이 범람했고, 길은 끊기고 도둑의 재난도 많았다. 강에 이르렀으나 건널 수가 없어서 언덕 옆에서 묵게 되었는데 그 첫날 밤에 아들을 낳았다. 그런데 커다란 독사가 신선한 피 냄새를 맡고는 곧장 나를 향해 기어왔다. 독사가 먼저 종을 물어 죽이기에 나는 남편을 불렀으나 응답이 없더니, 독사는 이윽고 남편도 죽이고, 그 다음에는 소와 말까지 죽여 버렸다. 해가 솟았을 때에는 남편의 몸이 부어 오르고 문드러지므로 걱정도 되고 무섭기도 하여 큰 소리로 통곡하였다.

며칠이 지나도록 그곳에 머무르며 홀로 언덕 곁에 있었더니, 강의 물이 차츰 줄어들었다. 나는 등에 어린아이를 업고 손으로도 잡아끌며, 치마에는 새로 낳은 아이를 담아서 입에 물고서는 곧장 물 속으로 들어갔다.
강을 반쯤 건너가다가 큰아이를 돌아봤더니 범에게 쫓기고 있는 것이었다. 나는 소리 질러 부르짖느라 그만 입에 물었던 치마를 놓쳐 버렸다. 젖먹이가 물에 빠지는 것을 손으로 더듬어 움켜잡으려 하였지만 끝내 잡지 못하였다. 또 등 위에 있던 아이조차 손을 놓았으니 그만 떨어뜨려 버리고 말았다. 언덕 위에 있던 그 큰아이도 결국 범에게 잡아먹히어 심장과 간장이 찢어지고 입에서는 뜨거운 피를 토했으므로 나는 언덕에 이르자 그대로 기절하여 버렸다.
그 때 마침 한 무리의 사람들이 다가왔다. 그 사람들 가운데에 한 장자(長者)가 있었는데, 이 분은 나의 부모를 아는 사람이라 내가 부모의 소식을 물었다. 장자가 대답하였다.
‘어젯밤에 불이 나서 너의 집은 다 타 없어지고 부모님도 다 돌아가셨다.’
그래서 나는 듣고 그만 기절하고 말았다. 나는 한참 만에야 정신을 차렸는데, 이때 또 5백 명의 도둑 떼가 나타나 많은 사람들 무리를 쳤다. 그리고 나를 잡아가서 도둑의 아내로 삼았는데, 그들은 언제나 나에게 문을 지키게 하였다. 만약 위급한 일이 있어서 남에게 쫓기고 있다면 재빨리 문을 열어 주어야 했다. 뒷날 도둑들이 다 함께 노략질을 나갔는데, 재물 주인이 왕과 마을 사람들에게 일러 바치는 바람에 이내 집으로 돌아왔다. 그 때 나는 집안에서 아이를 낳고 있었다. 세 번을 불러도 여는 사람이 없자 도둑들은 곧 담장을 넘어 들어와서 따졌다. 내가 대답했다.
‘아이를 낳느라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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