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경률이상(經律異相) 6권 4편
양 사문 승민 ㆍ 보창 등 편집
왕은 바로 이 말을 좇기로 하였다. 즉시 4부의 병사를 일으켜 절 탑을 향해 나아갔다. 먼저 계작사(鷄雀寺) 중문 앞에 이르자 거기 있던 돌사자[石師子]가 이내 사자처럼 으르렁거렸다. 왕은 이 소리를 듣고 놀라 두려워하면서 도로 성중으로 돌아 들어오고 말았다. 이렇게 두 번 세 번하다가 여러 비구들을 불러 물었다.
“내가 탑을 무너뜨리거나 승방을 무너뜨리거나 할 터인데, 어느 쪽이 더 좋겠는가?
비구가 대답하였다.
“둘 모두를 다 마땅히 행하지 않으셔야 하십니다. 꼭 부득이하다면, 차라리 승방을 무너뜨릴지언정 탑은 무너뜨리지 마십시오.”
왕은 곧바로 비구를 죽여 버리고 모든 탑사를 무너뜨렸다. 바가라국(婆伽羅國)까지 닿아서는 또다시 부르짖었다.
“만약 사문의 머리를 얻어 오는 자가 있으면 천금을 상으로 주리라.”
이 나라에 있던 어떤 나한 하나가 변화로 많은 비구의 머리를 만들어서 백성들에게 전해 주며 상금을 타게 하였다. 왕의 창고에 저장하고 있던 금과 보배가 다 바닥이 나고 말았다. 왕은 나중에서야 이 일이 나한 때문이었음을 알고 갑절 더 분을 내었다. 나한이 멸진정(滅盡定)에 들어 있는 것을
왕이 가서 죽이려 하였으나 끝내 죽이지 못하였다. 멸진정의 힘 때문에 그 몸을 상하게 할 수가 없었다. 이렇게 점점 나아가다가 탑문(塔門)의 가장자리 아치탑(牙齒塔)에 이르렀는데, 신(神)이 말하였다.
“어느 충행신(蟲行神)이 먼저 나의 딸을 원했지만 내가 주지 않았으나, 이제는 법을 보호하기 위하여 즉시 딸을 불러 주리라.”
함께 서원을 세우며 말하였다.
“그대는 이 왕을 조복시켜 바른 법을 무너뜨리지 못하게 하라.”
이때 충행신이 남방의 바다 속을 가고 있었는데, 큰 산을 밀어서 젖혀 버리자 왕과 4부의 병사들이 엎눌러 버렸으므로 죽지 않은 이가 없었다. 뭇 사람들은 부르짖었다.
“기분 좋다, 기분이 좋아.”
공작(孔雀)의 자손이 여기에서 영영 사라졌다.『잡아함경(雜阿含經)』 제25권에 나온다.
(5) 천애제수왕(天愛帝須王)이 탑을 세우고 사리와 보리수(菩提樹)를 청하 다
마신타(摩哂陀)를 비롯한 여러 비구들이 사자(師子) 국왕 천애제수(天愛帝須)에게 여름 석 달 동안의 4사(事) 공양을 받은 뒤에 왕을 하직하며 말하였다.
“옛날엔 스승을 의지하며 눈앞에서 조석으로 받들어 섬기고 예배 공양하였었는데, 이렇게 스승과 떨어져 부질없이 날을 지낸 지도 벌써 오래되었습니다. 이제는 돌아가려 합니다.”
왕이 말하였다.
“법사에게 의지하여 귀의계(歸依戒)를 받고 4사(事)로써 공양하였으니, 어떤 일이 즐겁지 않겠습니까?”
먼저 부처님께서 이미 열반하셨다는 말을 하였고, 이제는 돌아가려 한다는 인사를 하면서 비구들은 말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열반하셨지마는, 사리로 아직도 남아 계십니다.”
왕이 말하였다.
“여러 대덕들이시여, 나로 하여금 탑을 일으키게 하려면 저를 위하여 좋은 곳을 내어 주십시오.”
이어서 사미(沙彌) 수마나(修摩那)가 있는 곳으로 가서 물었다.
“마땅히 무슨 말을 하여야 여래의 사리를 얻을 수 있겠습니까?”
사미는 대답하였다.
“그저 도로를 깨끗이 닦고 향을 사르고 꽃을 흩뿌리며 왕과 권속들은 다 함께 8계(戒)를 받고서 나가원(那伽園) 숲에 나가기만 하시면, 저절로 이르게 될 것입니다.”
왕은 도구와 자료를 마련하였다. 수마나는 돌아가 그 할아버지에게 위의 일을 자세하게 아뢰었다.
“탑을 일으키려 하오니, 원컨대 사리를 주옵소서.”
아육왕은 말하였다.
“너는 도리천에 가서 제석에게 아뢰어라. 제석에게는 두 개의 사리가 있는데,
첫째는 오른편 어금니로서 제석이 모시고 공양하고 있다. 둘째는 오른편 결분골(缺盆骨)이니, 네가 부탁하여 반드시 가져오너라.”
그리고는 함을 열어 사리를 꺼내 발우 안에 넣으니 발우 가득 마치 진주와 같은 흰빛이 찼는데, 그것을 사미에게 주었다. 사미는 다시 제석궁에 가서 오른편 결분골을 구하기를 청하였다. 제석이 “좋다” 고 말하며 함을 열어서 내어 주었다. 사미가 할아버지께서 주신 사리를 왕에게 주었더니, 왕이 생각하였다.
‘여래의 사리이므로 마땅히 머리에 이어야겠다.’
'매일 하나씩 > 적어보자 불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적어보자] #716 불교(경률이상 6권 6편 / 經律異相) (0) | 2021.10.22 |
---|---|
[적어보자] #715 불교(경률이상 6권 5편 / 經律異相) (0) | 2021.10.21 |
[적어보자] #713 불교(경률이상 6권 3편 / 經律異相) (0) | 2021.10.21 |
[적어보자] #712 불교(경률이상 6권 2편 / 經律異相) (0) | 2021.10.21 |
[적어보자] #711 불교(경률이상 6권 1편 / 經律異相) (0) | 2021.10.2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