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경률이상(經律異相) 6권 6편
양 사문 승민 ㆍ 보창 등 편집
나무를 향하여 크게 부르짖었다. 여러 스님들도 “좋구나”라고 소리쳐 외쳤고, 소왕(小王)과 그를 따르는 모든 대중들도 모두가 다 크게 소리쳤다. 지신(地神)도 놀라 괴이히 여기면서 크게 부르짖으니, 소리가 허공까지 사무쳤다. 이렇게 하여 차츰차츰 범천까지 이르렀다.
나뭇가지는 본래 고쳐진 곳으로부터 이내 백 개의 뿌리가 나오더니 곧장 항아리 밑으로 내려갔다. 백 개의 뿌리가 항아리 밑을 뚫었으며, 90개의 가는 뿌리는 에워싸면서 났다. 이렇게 하며 차례로 밤낮 자라났다.
이때 땅은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공중의 제천은 풍악을 울렸다. 또 모든 산의 나무들이 마치 사람처럼 춤을 추었고, 천인은 손뼉을 치며 야차는 기뻐 웃었다. 아수라왕은 노래로 찬양하여 읊조리고 범왕은 기뻐하였으며, 공중에서는 우레와 번개, 벼락을 쳤다. 네 발 달린 중생은 치달리며 울부짖고 모든 새들이 날아다니며 갖가지로 소리를 냈다. 보리수 씨에서는 여섯 가지 빛이 나니, 광명이 두루 비쳐 사바(娑婆)세계에서부터 위로 범천에 이르기까지 빛이 가득하였다.
이때 보리수가 허공에 올라 머물러 있은 지 7일이 다 되었다. 대중은 오직 광명만을 볼 수 있었을 뿐 항아리 안의 나무는 보지 못하였다. 왕이 곧 자리에서 내려와 보리수에게 공양하였다. 7일이 다 지나자 나무는 다시 광명을 놓아 사바세계를 비추고 위로 범천에까지 이르렀다가 빛을 거두면서 도로 회복되매 허공이 모두 해맑았다. 잎이 덮이고 열매를 맺으며 허공으로부터 내려와 도로 금 항아리로 들어갔다. 왕이 이것을 보고 기뻐하면서 다시 염부리(閻浮利) 땅으로써 작은 보리수에 7일을 꼬박 공양하였다. 왕은 보리수를 7일 동안 염부리 땅의 왕으로 예배[拜]하였다.
9월 15일 여러 스님들이 포살(布薩)1)하자 보리수는 본래 났던 곳으로부터 파타리(波吒利)부처님 나라의 성 동쪽에 와 이르렀다. 사라수(娑羅樹) 아래에 자리를 잡으니 곁가지가 무성하여졌다. 왕이 이것을 보고 기뻐하면서 또 염부리 땅의 왕으로 예배하였다. 왕이 승가밀다(僧伽蜜多)에게 말하였다.
“이제 갈 때가 되었구나.”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대왕이시여.”
이내 8부(部) 귀신들과 함께 보리수를 보호하였으니, 이는 여덟 가지의 대신과 여덟 가지 바라문과 여덟 가지 거사와 여덟 구파가인(具波伽人), 여덟 녹라거인(鹿羅車人), 여덟 가릉가인(迦陵伽人)들이었다. 왕이 가마에 실어온 여덟 개의 금 항아리와 여덟 개의 은 항아리에 담긴 물을 보리수에 부어 주라고 시키니, 왕의 교칙을 받고서 그대로 하였다. 왕과 대중들은 보리수를 에워싸며 길 위에서 전송하였다. 천인과 야차, 건달바, 아수라들도 밤낮으로 공양하였다. 다마표(多摩摽)에 닿아서는 모든 왕들이 몸소 보리수를 메고 물이 목에 찰 때까지 들어가서야 배 위에 올라 승가밀다에게 건네주었다.
왕이 아표차를 불러서 말했다.
“아표차야, 보리수가 우리 나라에 있을 적에 나는 세 번 절을 하고 염부리의 왕이 되었다. 내가 직접 보리수를 머리에 이고 물이 목에 찰 때까지 들어가서 배 위에 실어 보냈다. 아표차야, 너에게 명을 내리노니, 보리수가 저쪽 나라에 가 닿으면 그대는 그대의 왕에게 전하기를 ‘그대 왕은 몸소 물 속으로 내려가 물이 목에 찰 때까지 가서 보리수를 영접하고, 정수리에 이고 올라와야 하느니라. 내가 이곳에서 갖가지로 공양하였듯 이 보리수를 공양하라’고 하라.”
이 칙명을 한 뒤에야 배는 떠나갔다. 이때 배가 뜬 곳으로부터 가로세로 1유순(由旬)까지의 바다에는 파도조차 치지 않았다.
왕이 생각했다.
‘부처님의 보리수가 이제 나의 나라에서 떠나갔구나.’
그러자 눈물이 흐르고 목이 메었다. 배가 떠나간 뒤를 왕이 멀리서 바라보자니, 갖가지 꽃이 바닷물 속에서 나와 배 뒤를 따르면서 공양하였다. 또 허공에서는 갖가지 꽃을 흩뿌리고 풍악을 울리면서 공양하였다. 수신(水神)도 갖가지 꽃과 향기로써 공양하였다. 이와 같은 것들이 퍼지고 퍼져 용왕의 궁전에까지 사무치자, 용왕이 이내 나와 보리수를 탈취하려고 하였다.
이때 승가밀다 비구니가 변화로 금시조왕(金翅鳥王)이 되었으니, 용왕은 머리 숙여 예배하고 아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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