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경률이상(經律異相) 6권 14편
양 사문 승민 ㆍ 보창 등 편집
② 우전왕이 금상(金像)을 조성하다
부처님께서 도리천에 올라가시자 우전왕은 그리움을 못 이겨서 금으로 형상을 주조하였다. 부처님께서 내려오신다는 말을 듣고 코끼리에다 불상을 싣고는 세존을 우러러 기다리는데, 불상이 마치 살아 계신 부처님과 같았다. 드디어 부처님께서 허공을 걸으시며 쌍으로 핀 연꽃을 밟으시고, 큰 광명을 놓으시는 것이 멀리서 보였다. 부처님께서는 형상을 향해 말씀하셨다.
“너는 오는 세상에서 크게 불사(佛事)를 일으키게 될 것이다. 내가 멸도한 후에는 나의 여러 제자들을 너에게 부촉하노라. 만약 어떤 중생이 부처의 형상을 조립하여 갖가지로 공양하면, 이 사람은 내세에 반드시 부처님을 생각하는 청정한 삼매[念佛淸淨三昧]를 얻게 될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또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나의 말을 두루 제자들에게 전하기를 ‘내가 멸도한 후에 부처님 형상을 상호가 구족하게 조성하거나 또한 한량없는 화신불(化身佛)을 만들고 부처님의 자취를 그려서 아름답게 갖은 색칠을 하며, 파리주(頗梨珠)를 백호(白毫)있는 데에 안치하여 사람들이 그것을 보고 마음에 기쁨을 내게 하면, 백억 나유타(那由他) 항하 모래만큼 많은 겁 동안의 생사의 죄를 소멸되게 하리라’고 하여라.”『관불삼매경(觀佛三昧經)』 제6권에 나온다.
③ 바사닉왕(波斯匿王)이 금상(金像)을 조성하다
그 때에 바사닉왕은 우전왕이 여래의 상을 만들어서 공양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다시 솜씨 좋은 장인을 불러 자색이 나는 황금[紫磨金]으로 여래의 상을 주조하였으니, 그 높이가 5자였다. 그리하여 염부제 안에는 비로소 두 개의 불상이 있게 되었다.『증일아함경(增一阿含經)』 제19권에 나온다.
④ 바사닉왕이 우두전단으로 형상을 조성하다
부처님께서 도리천에 올라가셔서 어머님을 위해 설법하시며 90일 동안을 지나시자, 바사닉왕이 부처님을 보고 싶은 생각에 우두전단을 깎아
여래의 상을 만들어 부처님께서 앉으셨던 자리에 모셔 두었다. 부처님께서 뒤에 정사(精舍)에 돌아오시자 형상이 나오며 부처님을 영접하였으므로, 부처님께서 ‘돌아가 앉으라’고 말씀하셨다.
“내가 열반한 후에는 4부 대중을 위하여 법식(法式)을 지어야 될 것이니라.”
상은 이내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이 형상이 뭇 불상의 맨 시초가 되어 뒷사람들의 본보기가 되었다. 부처님께서는 이에 변두리의 작은 정사로 옮기셨는데, 불상이 있는 곳과 20보(步)정도 떨어진 거리였다. 기원정사(祇洹精舍)는 본래 7층(層)이 있었는데, 여러 나라가 다투어 공양을 올려 끊이지 않았다. 쥐가 등불 심지를 물고 가 번기와 일산이 타 버렸고, 드디어 정사의 일곱 겹이 다 소진되기에 이르렀다. 백성들이 모두 크게 슬퍼하면서 ‘전단의 불상이 다 탔겠구나’고 생각하였다. 그로부터 4, 5일 만에 동편의 작은 정사의 지게문을 열었더니 홀연히 본래대로의 불상이 보였다. 대중들이 기뻐하면서 함께 정사를 보수하여 두 겹으로 짓고, 불상을 본래의 처소로 옮겨 모셨다.『외국도기(外國圖記)』에 나온다.
⑤ 선용왕(善容王)이 석상(石像)을 조성하다
선용왕또는 위타수기(韋馱首祇)라고도 하는데, 아육왕(阿育王)의 아우이다.이 산에 들어가 사냥을 하며 돌아다니다가 여러 명의 범지를 만났다. 범지들은 벌거숭이로 몸을 다 드러내 놓고, 혹은 나뭇잎을 먹기도 하고 또 혹은 바람을 마시고 공기를 먹기도 하며, 혹은 가시나무 안에 눕기도 하면서 가지가지 방법으로 스스로를 고행하여 신선이 되기를 구하고 있었다. 선용은 물었다.
“어찌하여 이룩함이 없으십니까?”
범지가 대답하였다.
“이곳에 사슴 무리가 있는데 자주 함께 교미(交尾)를 합니다. 우리가 이것을 보니 마음이 동하여 자제(自製)할 수가 없습니다.”
왕은 말하였다.
“먹는 것이 하찮고 고달픈데도 오히려 음욕이 있거든, 석씨(釋氏) 집안 사문은 감미로운 것을 먹고 마시며 좋은 침대와 자리에 있으면서 때 맞춰 좋은 옷을 입어 향기로운 꽃이 절로 향내를 풍기니, 어찌 그 마음이 없을 수가 있겠느냐?”
아육(阿育)이 그 말을 듣고 근심하였다.
“하나밖에 없는 나의 아우가 갑자기 잘못된 생각을 내는구나. 미혹하여 영영 빠질까 두렵도다. 마땅히 이 악을 제거해 주어야만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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