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결정장론(決定藏論) 하권 14편
진제 한역
김철수 번역
【답】이것은 가명이다. 왜냐하면 모여 집합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처소이다. 이것은 형색이다”고 말하는 것은 오직 언어이기 때문이고, 오로지 헤아리고 분별하기[度量] 때문이며 여덟 가지 상(相) 가운데서 별도의 뜻이 없기 때문이다.
만약에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을 관찰해 볼 수 있다고 한다면 그 체성(體性)이 섞이기 때문에 마치 수레 등의 예에서와 같다. 혜(慧)가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가명을 설하는 것이다.
다음, 법입(法入)의 선정과(禪定果)인 색은 오로지 색상만이 있는 것이니 왜냐하면 나머지 향, 미, 촉 등을 생하는 원인이 없기 때문이며, 다시는 그런 공용(功用)이 없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공중에서 지나가는 바람과 모든 향 따위의 진(塵)은 함께 생하는 것[共生]이 아니며 서로 가까이 있기 때문에 바람 속에 향이 있는 것이다. 또한 광명 속에 나오는 바퀴[輪] 이외의 것에서는 만약에 모든 대(大)의 법이나 향 따위의 진(塵)이 다시는 나타나지 않는다.
또 선정과(禪定果)의 색은 법입(法入) 속에서 선정을 의지하여 생기는 것이므로 사대가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본래의 색(色)과 유사하기 때문에 또한 조색(造色)이라 하며 이는 사대를 의지하는 것이 아닌 것이다.
【문】색음(色陰) 가운데서 몇 가지 법이 눈으로 볼 수도 있고 그것이 공간을 장애하는 것을 알 수 있는가?
【답】첫째, 두 가지
안식(眼識)의 행처(行處)는 법입(法入)의 색은 떠나며, 그 밖의 나머지 모든 색은 모두 다 볼 수 없고 장애하는 바도 없다.
【문】이와 같은 분류는 색음 가운데 형태[形]에 대한 사유가 계속 이어지는[相續] 것인데 이는 색음 가운데 몇 종류가 있는가?
【답】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의(依)이고, 둘째는 보생(報生)이며, 셋째는 장양(長養)이다.
의지함[依]에는 네 가지가 있다. 즉 보의(報依)ㆍ장양의(長養依)ㆍ부등의(不等依)ㆍ체성의(體性依)이다.
보생(報生)에는 두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전품(前品)이고, 둘째는 상속(相續)이다. 전품은 이숙과보 등에 이끌어지는 경우이고, 다음의 과보가 나중에 생기면 이를 상속이라 한다.
장양(長養)에는 두 가지가 있다. 즉 만처장양(滿處長養)과 상증장양(相增長養)이다. 만처란 색에 증장함이 있는 것이니 음식, 잠자리, 범행, 선정을 의지하여 증장하는 것을 말한다. 또 상증이란 음식을 의지함을 비롯한 만처를 의지하기 때문에, 항상 즐거움을 향수하기 때문에 때가 이르러 성숙하게 됨[時熟]을 의지하기 때문에 증장하게 된다. 모든 유색법(有色法)은 이 두 가지를 의지하여 증장하며 무색법(無色法)에서는 오로지 상(相)만이 늘어남으로써 증장하는 것이다.
욕계의 모든 색은 네 가지 식(食)이 장양한다. 네 가지란 무엇인가?
사(思)ㆍ식(識)ㆍ단(摶)ㆍ촉(觸)이다. 앞의 두 가지 식은 아직 이끌지 않은 것을 이끌기 때문에 생겨남[生]의 인연이 된다. 뒤의 두 가지 식은 머묾[住]의 인연이 된다. 촉식(觸食)은 수음(受陰) 등이 머무르는 연[住緣]이다. 그 밖에도 수면(睡眠) 등이 능히 색을 증장할 수 있다. 색계의 색은 단식(摶食)을 의지하지 않고, 잠자는 것을 의지하지 않고, 범행(梵行)을 의지하지 않고 증장될 수 있다.
【문】모든 유색근(有色根)은 두 가지 흐름을 따르니, 이 두 가지를 떠나면 별도의 의지해야 할 흐름이 없다. 과보는 상속하고 증장되고 장대해지며 어떤 때는 볼 수 있는데 무엇 때문에 이 과보에 속하는 것을 장양이라 하지 않는가?
【답】이 과보의 색은 예컨대 처(處)에 안치하는 것과 같아 증가하거나 감소함이 없이 머물 수 있기 때문이다. 장양상속(長養相續)은 의보상속(依報相續)과는 어긋나기 때문에
증가함이나 감소함이 있다. 비근색(非根色)에는 모두 세 가지의 흐름이 있으니, 심심수법(心心數法)과 의류(依流)를 의지함과 보류(報流)를 의지함이다.
만약에 상(相)이 증장하는 것에 의지하면 증장함이 있으나 법입(法入)의 색에는 과보로 생겨남[報生]이 없다. 그 밖의 모든 법은 심법(心法)ㆍ심수법(心數法)에서와 같은 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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