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결정장론(決定藏論) 하권 5편
진제 한역
김철수 번역
만약 어떤 주장에서 이 뜻과 다르게 말한다면 이는 오로지 문자의 차이일 뿐 그 이치는 다르지 않다. 왜냐하면 문자의 뜻은 별도로 분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묻는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대답할 수가 없다. 그리고 곧 생각하기를 ‘내가 어떻게 대답하여 벗어날 수 있을까’라고 한다. 만약에 답을 한다면 후에 다시 생각하기를 ‘내가 정말로 어리석었어. 내가 잘 알지도 못하는 것에 대해 다른 사람의 질문에 답을 했었단 말이야’라고 한다. 그러므로 지혜 있는 사람은 일체의 색에서부터 행음(行陰)의 애(愛) 등 모든 번뇌에 이르기까지 단박에 항복시켰기 때문에 업의 결박을 낳지 않는다. 지혜가 있기 때문에 근본이 영원히 없어진다. 어떻게 그것을 알 수가 있는가? 모든 재가인들은 탐애와 성냄의 번뇌에 의하여 업진(業塵)을 짓나니 인연을 맛보고 인연을 원망하고 싫어하기 때문이다. 출가인은 계금취견(戒禁取見)과 실결(實結)로 인해 업을 낳는다. 계금취견의 번뇌는 탐애와 똑같은 양상[同相]으로 하늘 세계에 태어나기를 구하고 실결번뇌는 성냄[瞋]과 똑같은 양상이기 때문에 열반을 비방하게 된다. 이와 같은 번뇌의 결박은 마음자리[心地]를 의지하여 생각으로부터 생기지만 이러한 모든 번뇌는 대치하면 멸하기 때문에 색 등을 취하여 경계로 삼으려는 것은 영원히 멸한다. 이렇게 멸하기 때문에 번뇌[惑]가 있는 식들은 네 가지 주처[四住處]에서 다시는 머무르지 않게 되니, 모든 대치된 식들이 진실로 청정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으면 머무는 처소[住處]가 고요함[寂靜]을 알 수 있다. 인연이 멸하기 때문에 미래세에 태어나 구족하며 마땅히 상속하는 일은 다시는 생기지 않으니, 이를 인연이 적정함에 머문다고 한다. 아마라식이 세간의 식을 대치하여 지극히 깊고 청정한 상태를 머무르지 않음[不住]이라 한다. 또한 이 식은 인연생이 아니고,
공해탈문(空解脫門)을 잘 닦아 익히기 때문에 업을 낳지 않으며, 무원해탈문(無願解脫門)을 잘 닦아 익히기 때문에 만족한 줄을 알며[知足], 무상해탈문(無相解脫門)을 잘 닦아 익히기 때문에 흔들리지 않음[不動]에 머무를 수 있으니, 앞의 네 가지 뜻에서와 같이 바른 해탈[正解脫]을 얻을 수 있다.
또 진경계에 관행하여도 아(我)ㆍ아소(我所)에 대해 집작하는 바가 없다. 그러므로 색 등 모든 진경계가 파괴되어 없어지고 마음에는 갈애가 없으니, 이 모든 상(相)들에 대한 마음이 지극히 청정하다. 식이 청정하기 때문에 스스로 파괴되어 없어지지 않으며 또한 다른 인연으로 인해 없어지지도 않는다.
또 상속함이 없기 때문에 시방의 처소에서 다시는 몸을 받아 태어나지 않는다. 목숨에 대해 죽음에 대해 탐욕이 없기 때문에 욕구가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비유하자면 마음은 나무와 같고 수(受)는 그림자와 같다. 그 때에는 두 가지가 다 없기 때문에 나무도 없고 그림자도 없는 것이다.
세속의 마음이 멸하기 때문에 현재법이 모두 없어진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는 무루심의 유학(有學)이 해탈하기 때문이다. 앞에서 차제대로 적정(寂靜)을 얻는 것에 대해 말한 것은 무학(無學)이 해탈하기 때문에 청정함을 얻는다. 네 가지 나머지가 멸하기 때문에 범자재(梵自在)를 얻는다.
【문】무엇 때문에 식들의 머무는 처소를 말하지 않는가?
【답】말은 자상(自相)이 아니기 때문에 식이 깨끗하지 않게 된다. 왜냐하면 여래께서는 마음의 자상은 깨끗하다[淸淨]고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그러나 네 가지 처소에서는 그렇지 않으니 일체의 번뇌가 지극히 깨끗하지 않기 때문이다.
탐욕 등은 미세하여 알기가 어렵지만 색 등은 그렇지 않아서 번뇌인(煩惱因)이 아니다. 따라서 색 등과는 같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떤 중생도 하나의 식처(識處)에서 애착을 일으키지 않으면 마치 색 등에서와 같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는 식은 주처(住處)가 아니라고 말씀하셨으니, 이를 식음주처분별(識陰住處分別)이라 한다. 많은 종류의 분별[多種分別]이란 이를 말하면 세 가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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