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결정장론(決定藏論) 하권 6편
진제 한역
김철수 번역
먼저 탐욕 있는 마음, 탐욕 없는 마음, 성냄 있는 마음, 성냄 없는 마음 등은 경에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는 바와 같으며, 나아가 아직 해탈하지 못한 마음과 바르게 해탈한 마음이 있으니, 여래께서는 이를 첫 번째라 하셨다. 이는 계(界)를 분별하는 것을 떠난 분별의 경우이다.
욕계 중에는 마음에 네 가지가 있다. 즉 착한 마음, 선량하지 못한 마음, 오염된 마음, 오염되지 않은 마음이다. 색계 중에는 마음에 세 가지가 있으니, 앞의 것 가운데 선량하지 못한 마음은 제외된다. 무색계에서도 역시 그러하다.
무루(無漏)에는 두 가지가 있으니, 학(學)과 무학(無學)이다.
욕계의 선심(善心)을 분별해 보면 두 가지가 있으니, 태어날 때부터 타고난 것[生得]과 배워 익혀 얻은 것[學得]이 있다. 오염되지 않은 마음에는 네 가지가 있으니, 과보(果報)ㆍ위의(威儀)ㆍ공교(工巧)ㆍ변화(變化)이다. 욕계의 변화는 일종의 타고난 것인데 예컨대 천ㆍ용ㆍ귀(鬼) 등은 수혜(修慧)의 과(果)가 없다. 색계 중에서는 공교가 없으며, 무색계에서는 단지 과보만 있다. 선심(善心)은 아래에서부터 높은 곳에 이르기까지 다 해당되니, 이것이 두 번째이다.
계(界)를 의지하여 분별해 보면 다양한 마음의 많은 종류로 분별할 수 있으니, 번뇌가 갖가지이기 때문이다. 욕계에는 다섯 가지가 있으니, 고(苦)ㆍ집(集)ㆍ멸(滅)ㆍ도(道) 및 수도(修道)로 파괴할 수 있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색계와 무색계에도 욕계의 경우에서처럼 각기 다섯 가지가 있으므로 합하면 총 열다섯 가지이다. 여기에 무루심을 합하면 다시 열여섯 가지가 된다. 이를 세 번째라고 한다. 멸하기 때문에 첫 번째를 분별한 것이며, 바로 떠남[離]인 것이다.
다시 세 가지 품류의 조분(助分)을 분별하여 삼마제를 삼나니, 첫째는 사동(使動)이요, 둘째는 불사동(不使動)이며, 다시 첫째는 정(定)을 얻지 못함[不得定]이요, 둘째는 정(定)을 얻음이며, 다시 첫째는 바르고 청정하지 못함[不正淨]이요, 둘째는 바르고 청정함[正淨]이다.
첫 번째 품류에서는 더럽게 물든 마음을 가진 사람이 탐욕 등 장애의 마음을 일으키기도 하고 때로는 선심(善心)이나 무기심(無記心)을 가진 사람이 탐욕 등을 일으키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와 같이 분별하면 탐욕 등의 마음이 있기도 하고 탐욕 등의 마음이 없기도 하다.
두 번째 품류에서는 어떤 때는 안[內]을 의지하여 마음을 한 곳에 정안(定安)시키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경계에 대한 생각[念]이 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섯 경계에 대해 마음이 산란하게 되면 지극히 퇴몰해지기 때문에 나태해지고 번뇌가 덮어 장애하게 된다. 나태해져 희락경계(喜樂境界)에 떨어지면 마음이 안정되지 못하여 일시적으로 마음이 들떠 동요한다. 바르게 경계를 취할 경우에는 마음이 들뜨거나 동요하지 않는다. 마음이 침몰하거나 들떠 요동하면 번뇌장(煩惱障)으로 인해 마음이 고요하지 못하지만 마음이 침몰하지 않는 등의 경우를 없애면 마음이 고요하게 된다. 바르게 사유함으로써
근본적인 선정(禪定)을 얻는 경우를 심정(心定)이라고 하고, 앞의 이러한 선정의 모습을 떠난 경우를 부정심(不定心)이라고 한다. 궁극적인 도[究竟道]에 이르렀기 때문에 바르게 닦았다[正修]고 하고 궁극적인 경지마저도 멸하였기 때문에 바른 해탈[正解脫]이라 하며 앞의 두 가지 양상을 떠나면 바르게 닦아 익힐 수 없으므로 바르지 못한 해탈[不正解脫]이라 한다. 여러 정(定)의 모습을 취해 살펴보면 세 번째의 품류를 알 수 있다. 이 상을 식음분별이라 한다.
식음(識陰)의 차제는 어떠한가? 여덟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낳아 지음[生作]이요, 둘째는 대치의 도[治道]이며, 셋째는 잡염의 인(因)이 짓는 것[染因所作]이고, 넷째는 머물러 짓는 것[住作]이며, 다섯째는 분별로 짓는 것[分別作]이고, 여섯째는 처지에 따라 짓는 것[如處作]이며, 일곱째는 거친 것에 따라 짓는 것[如麤作]이고, 여덟째는 그릇 등과 같이하는 일[如器等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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