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개원석교록(開元釋敎錄) 18권 3편
지승 지음
경의 말은 앞의 것을 초(抄)하여 뒤에 두었고, 뒤의 것을 초하여 앞에 두었으며, 앞뒤의 것을 중간에 두었고, 중간의 것을 앞뒤에다 놓아 이것을 적절하게 맞추고 있다. 그 편집된 내용을 찾아보았는데, 완전히 이것은 용렬하고 어리석은 것이었다. 다만 제4권 가운데 ‘나무법현전경(南無法顯傳經)’이라 하여 법보(法寶) 가운데 이 전(傳)을 열거한 것이 있다. 이것은 동진(東晋) 시대에 평양(平壤) 사문 법현(法顯)이 천축(天竺)에 가서 돌아다니며 스스로 행적을 기록한 것인데, 원래 이는 경이 아닌데도 법보 가운데 놓아두었으니, 잘못됨이 심하다. 또 제9권에는 ‘나무 부루나(富樓那) 나무 미다라니자(彌多羅尼子)’라 하였는데, 이것은 바로 한 사람의 이름을 두 사람으로 나누어 부른 것이며, 다음에는 ‘나무 아난라후라(阿難羅睺羅)’라고 하였는데, 이것은 두 사람의 이름을 합쳐서 한 사람으로 부른 것이다. 이와 같이 이치에 어긋나고 헛된 것의 수(數)는 진실로 빈번하고 많아서 자세히 다 설명할 수조차 없다. 간략하게 이와 같은 것을 지적하였는데, 여러 어리석은 이들은 이를 본받아 익히고 있고 삿된 무리들이 함께 전하고 있다. 만일 이를 지적하여 밝히지 않으면 참된 가르침[眞敎]을 더럽힐까봐 일부러 여기에 기술한 것이다.
요행사신경(要行捨身經) 1권3장紙 남짓하다. 사신원문(捨身願文)과 함께 5장이 있다.
위 1경은 어떤 사람이 지었는지 알지 못하며, 삿된 무리들이 많이 유행시켰다. 경의 첫 표제[初題]에는 “삼장법사(三藏法師) 현장(玄奘)의 번역이다”라고 하였다. 현장 법사가 번역한 것을 살펴보면 이러한 경은 없으며, 거짓이고 잘못된 뜻을 아주 뚜렷하게 엿볼 수 있다. 우선 네 가지 일을 기술하면서 그로써 어리석은 마음을 밝히겠다.
첫째, 위경(僞經)의 첫머리에는 “왕사성(王舍城) 영취산(靈鷲山)”이라 하였는데, 영취산이란 이름은 구역(舊譯)의 경에만 있으며, 현장 법사의 번역에는 모두 취봉(鷲峯)이라고 하였다. 이제 말한 영취산이 첫 번째 위조[僞彰]이다.
둘째, 위경의 첫머리에는 또 “영취산의 시다림(屍陀林) 곁”이라 하였는데, 모든 전기(傳記)를 살펴보아도 그 영취산은 마가타국(摩伽陀國)의 산성(山城)에 있고 궁성(宮城)의 동북쪽으로 14~15리(里)쯤 떨어져 있거늘, 어찌 도성(都城) 안에 있다는 것이며 어찌 시신(屍身)을 버리는 곳일 수 있겠는가? 그 일이 이미 그렇지 않으므로, 두 번째 위조이다.
셋째, 위경의 중간에는 또 “부처님께서 과거 연등불(燃燈佛) 때에 처음 몸을 버리겠다[捨身]는 원(願)을 세웠다”고 하였는데, 연등여래는 바로 석가모니불의 제2 무수겁(無數劫)2)이 다 찼을 때 수기(授記)하신 스승이거늘 어찌 수기가 있으며, 성불(成佛)해야 하는 때에 와서야 비로소 몸을 버리고 죽을 수 있다는 것인가? 현상[事]과 본체[理]에 있어 모두 어긋난 것이니, 이것이 세 번째 위조이다.
넷째, 위경의 중간에는 또 “만일 어떤 사람이 온 사바세계[索訶界]의 전체 유정(有情)들을 모두 살해하고 4중죄[四重]3)와 5역죄[五逆]4)를 지었으며, 『방등경(方等經)』을 비방하고, 또 상주(常住)ㆍ현전(現前)의 승물(僧物)을 도둑질하면, 이와 같은 죄 등은 당연히 지옥에 떨어져야 되나 만일 몸을 능히 버리면 그 죄는 반드시 소멸된다”고 하였는데, 바로 경을 비방하고 5역죄를 지으면 아비(阿鼻)지옥에 떨어져야 될 것이나 몸을 버리고 죽게 되면, 그 죄가 없어져서 곧 중한 과보가 없게 된다는 것이다.마치 외도(外道)가 긍가하(殑伽河)에 목욕하면 죄가 소멸되고, 생명을 가벼이 여기어 스스로 빠져 죽으면, 천당에 가 나서 복을 받는 것이라고 헛되이 헤아리는 것과 같다. 죽어서 몸을 버리면 죄가 없어진다는 것과 그들의 헛된 생각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어리석은 범부들은 악(惡)을 지어 놓고서 이렇게 하면 허물이 없어지는 것으로 여기고 있으니, 지혜로운 이들은 자세히 생각하여 속지 말아야 한다. 영원히 악취(惡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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