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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592 불교(견정론 중권 4편 / 甄正論)

by Kay/케이 2021. 9.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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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견정론(甄正論) 중권 4

 

현의 지음

이한정 번역

 

선생께서 천존이 서ㆍ사에 실리지 않은 것을 빌미로 허망하다 하셨는데 저 역시도 참으로 그런가 합니다. 그러나 영보(靈寶)의 경전은 전()ㆍ기()에 모두 실려 있으니, 이 어찌 허위이겠습니까? ()ㆍ초()춘추(春秋)나 월()ㆍ절()의 서()에 따르면, 모두 우()가 홍수를 다스리고 목덕산(牧德山)에 이르자, 여기서 신인(神人)을 만났는데, 우에게 그대가 몸을 지치게 하고, 그대가 심려를 고달프게 하면서 홍수를 다스리되 게을리 하지 않는구나라고 말하자, 우는 저이가 신인임을 알고 거듭 절하면서 가르침을 청하였습니다. 신인이 나에게 영보(靈寶)5()가 있어 교룡(蛟龍)과 수표(水豹)를 부릴 수 있으니, 그대가 이를 지니면 머지않아서 이룩되리라고 말하자, 우가 머리를 조아리며 다시 청하였기에, 이를 내주면서 우에게 일이 끝나면 영산(靈山)에 감춰서 사람에게 대를 이어 전하지 말라고 훈계했으므로 우가 이를 써서 그 공을 크게 이룩하였다 합니다. 일이 끝나자 동정(洞庭) 포산(苞山)의 동굴에 숨겨두었는데, 오왕(吳王) 합려(闔閭)의 때에 용위장인(龍威丈人)이 동정의 포산에서 이 5부를 얻고 오왕 합려에게 바치자 오왕이 이를 얻고서 여러 신하들에게 보였으나 모두 알지 못하였다 합니다. 노 나라 공구(孔丘)라는 이가 박식하고 옛 것을 많이 안다는 것을 듣고 사람을 시켜 5부를 가지고 공구에게 묻게 하면서, ‘오왕이 한거(閑居)하다가 붉은 까마귀가 이 책을 물어다 왕의 처소에 놓았으나 그 글을 알지 못하기에 여쭤보고자 멀리서 왔습니다라고 말하였습니다. 공구가 이를 보고서 사자에게 내가 듣자 하니, 우임금이 홍수를 다스릴 적에 목덕산에서 신인을 만나 영보의 5부를 받았으나 나중에 동정의 포산에 감춰두었는데, 그대의 임금이 얻은 것이 바로 이것 아니겠는가? 붉은 까마귀의 일은 나도 상세하지 않으나, 예전에 강좌에서 아이들이 노래 부르면서, 우가 홍수를 다스리고 5부를 얻어 동정의 포산에 감췄으니 호수의 용위장인이 우()의 서()을 훔쳤으되 내 서를 얻는 자는 나라를 잃으리라고 말했다고 전하는데, 과연 뒤이어 오나라가 멸망하였습니다. 이 같은 사적은 분명하게 서ㆍ사에 실려 있는데도 이를 허구라고 이르니, 그 말에 어찌 하자가 없겠습니까?”

선생이 마침내 크게 웃으면서 공자에게 말했다.

그대에게 하한(河漢)의 언사(言詞)를 쏟아내고, 뇌정(雷霆)의 울림을 발하고, 견백(堅白)의 변론으로 일러주더라도, 여전히 저자에서 염색하는 얘기뿐이구나. 이로 보면 말하기란 얼마나 쉬운가. 그대에게 영보경이 거짓인 것을 논하였으나 아직 영보의 부적이 그릇된 것을 말하지 않았으니, 만약 부적을 인용하여 경을 증명하더라도, 이는 불을 가리켜 물이라 하는 것이다. 하물며 오()ㆍ초()춘추는 근대에야 찬술되었고 월()ㆍ절()의 서()가 편수된 것도 오래지 않으니, 제 아무리 실답다 하더라도 경의 실례(實例)가 되지 못한다. 또한 부적을 영보라 제호하였으니, 이 같은 부적이 영험함을 나타내어 효험을 볼 수 있다면 참으로 귀중하다 하겠다. 이같이 부적의 공을 표창하더라도 그 쓰임새가 경전의 묘종(妙宗)을 적시하지 못한다. 본래가 귀신의 녹()이나 술법(術法)의 일인데, 어찌 장도릉이 부적을 망령되게 노자(老子)가 내렸다거나, 하후(夏后)의 부()라 이를 수 있는가? 원래 억지로 노자의 부()라 하는 것은 영보경의 성립을 바라는 의도이니, 사실에 그 유를 비교한다면 충분히 알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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