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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591 불교(견정론 중권 3편 / 甄正論)

by Kay/케이 2021. 9.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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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견정론(甄正論) 중권 3

 

현의 지음

이한정 번역

 

상고(上古)라는 것도 원래 없는데, 어찌 원시(元始)라는 것을 거짓으로라도 이룰 수 있겠는가? 하대(下代)란 것도 똑같이 거짓인데, 어찌 천존이 거짓으로 세워진 것임을 이해하지 못하는가? 그대가 앞서는 근본에 미혹하더니, 지금은 말단에서 헤매는구나. 근원을 속이면서 유파를 따르는 것이 어찌 가능하겠는가? 이처럼 송문명 등이 원시천존(元始天尊:도교에서 제일 높은 신)을 세운 것도, 본시 근거 없음을 알 수 있으리라. 불경은 석가가 왕위를 버리고 출가 수도하여 불과(佛果)를 증득한 것을 설한 것인데, 이를 빗대어 거짓으로 악정신이 도를 닦아 천존을 증득하였다고 날조한 것이다. 아울러 경전의 가르침에 인과 따위의 일을 함께 논했다고 설하였으나, 해를 따라 그림자를 숨기면서 되풀이하여 배우더라도 마음만 피로해지고, 숨기려 해도 드러나서 거짓된 자취가 날로 뚜렷해진다. 단지 바깥으로 속가의 학문이 없는 것만이 아니기에, ()을 얻은 이유조차 모르는 데다 안으로도 식지(識智)조차 없어서 교주를 내세운 것이 허위임을 깨닫지도 못한다. 악씨(樂氏)란 성은 악장(樂正) 자춘(子春)에게서 나왔으나, 자춘은 은()나라에서 음악을 담당하던 관리였다. 관직에 기인하여 씨()를 부여받은 후에 악씨란 성을 가졌으므로, 그 햇수가 가깝고 먼 것은 고증해 보면 알 수 있다. 만약 정신(靜信)이 실제로 천존을 성취하였다면, 마땅히 은나라의 말엽에서 주나라 초년에 해당하는데, 상서(尙書)주서(周書)에는 어찌 실리지 않았는가? 사기(史記)통기(洞記)에는 어째서 씌어져 있지 않은가? 또한 정신이 교화한 지역을 살펴보더라도 종당엔 그 장소가 없으니, 동으로는 일굴(日窟)에 이르고, 서쪽으로는 월취(月竁)를 다하고, 북쪽으로는 현주(玄洲)를 가리키고, 남쪽으로는 단포(丹浦)에 이르렀다 하나, 그 경계가 되는 땅을 조사해 보면, 정신이 머무른 곳이 없다. 차라리 향초(香草)가 길게 자랐다고 말하면 혹 놀라서라도 그 설법을 보고 들으려 하겠으나, 부용꽃이 교목(喬木)에 피었다는 격이니 상도에 벗어난 말은 도리어 혐오하는 마음을 품게 하니, 스스로 함정에 빠져 죽는 것을 어지 알기나 하였겠는가?”

공자가 말했다.

원시법신(元始法身)은 정신에게 보응된 과()입니다. 모두 날조인지라 한 가지도 실한 존재가 없다 하시나 저의 어리석음으로는 다른 미혹이 없지 않습니다. ()와 사()를 표절하였더라도 모두가 실다운 종지를 세우고자 한 것입니다. 높으신 뜻을 가벼이 여기시면 엎드려 용서로 빌어야 할 것입니다.”

선생이 말했다.

그대의 말이 어찌 이리 심한가? 나는 어려서 삼분(三墳:三皇의 책)ㆍ오전(五典:五帝의 책)을 열독하고 장성하여서는 명()과 이()를 연구하였으므로, 햇수가 지남에 명()을 알고 기미(幾微)를 연찬하면서도 피곤한 줄을 몰랐다. 이 우주 사이를 둘러보면서 말 상대가 없음을 한탄하다가, 시대를 거슬러 살펴보고 지음(知音)이 드문 것이 한스러웠는데, 그대와 담론하여도 회포를 풀지 못하겠다. 만약 헛된 것으로 실다운 것을 이루고 거짓으로 참다움을 변화시킨다면, 이 또한 그 공이 조화하는 공을 꾀하고, 그 힘이 도균(陶鈞)의 힘에 이르는 것이니, 한 번 귀를 씻어냈으면, 그대는 이처럼 말을 가벼이 하지 않기를 바란다.”

공자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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