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개원석교록(開元釋敎錄) 4권 29편
지승 지음
그 당시 저거몽손(沮渠蒙遜)이 이미 세상을 떠나고, 그의 태자 무건(茂虔)이 왕위를 물려받았다. 무건의 승화 5년 정축(丁丑, 437) 4월 중순에 양주성(涼州城) 안의 한예궁사(閑豫宮寺)에서, 부타발마를 청하여 번역하게 하였다. 도태(道泰)가 붓으로 받아 적고, 사문 혜숭(慧嵩)과 도랑(道朗)과 의학승(義學僧) 3백여 인이 문장의 뜻을 바로잡았다. 승화 7년 기묘(己卯, 439) 7월에 비로소 끝마쳤으니, 무릇 1백 권이었다. 사문 도연(道挻)이 서문을 지었다.
얼마 후 위(魏)나라 태무제(太武帝)가 서쪽으로 고장(姑臧)을 정벌하였다. 양(涼) 지방이 멸망하는 난리 통에 경서(經書)와 집기[什物]들이 모두 분탕(焚蕩)질 당하였다. 끝내 40권을 잃어버리고, 오늘날에는 60권만이 남아 있다. 부타발마는 난리를 피하여 서역으로 돌아갔는데, 그가 입적한 곳은 알지 못한다.서문에는 “을축년(乙丑年)에 번역되어 나왔으니 ,곧 저거몽손의 현시(玄始) 14년(425)이다”라고 하였다. 정묘년에 마쳤으니, 곧 현시 16년(427)인데, 목록과 동일하지 않은 것은 무슨 까닭인지 자세히 알지 못한다.
(7) 석지맹(釋智猛)
반니원경(般泥洹經) 20권도혜(道慧)의 『송제록(宋齊錄)』과 『승우록』에 보인다. 여섯 번째 번역되어 나왔다. 담무참(曇無讖)의 『대반열반경(大般涅槃經)』과 같은 동본이다.
이상은 1부 20권인데, 궐본이다.
사문 석지맹은 경조(京兆)의 신풍(新豊) 사람이다. 품성이 단정하고 분명했으며, 행실이 맑고 깨끗하였다. 어려서부터 법복(法服)을 입고 학업을 닦는 데에 전념하여, 독송하는 소리가 밤낮으로 이어졌다. 외국의 도인들이 석가의 유적(遺跡)을 말하고, 또 방등(方等)의 여러 경전들이 서역(西域)에 유포되었다는 것을 들을 때마다, 언제나 분발하는 마음을 일으켜 마음은 먼 서역으로 향해 달리고 있었다. ‘만 리도 지척이고, 천 년의 세월도 따라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드디어 요진(姚秦) 홍시(弘始) 6년 갑진(甲辰, 404) 해에 같은 뜻을 품은 사문 15인을 불러 결의하고 장안(長安)을 떠났다. 강을 건너고 골을 넘기를 서른여섯 번 하고, 마침내 양주성(涼州城)에 이르렀다. 서쪽으로 양관(陽關)을 떠나 2천여 리나 뻗친 유사(流沙)로 들어가자, 땅에는 물도 없고 풀도 없었으며, 길에는 행인(行人)들도 끊어졌다. 겨울에는 몹시 춥고 여름에는 너무 더웠다. 사람들이 죽어서 널려 있는 뼈로 가는 길이 표시되어 있었다. 낙타에 양식을 싣고 떠났으나, 이정(里程)이 몹시 힘들고 괴로웠다.
마침내 선선(鄯鄯)ㆍ구자(龜茲)ㆍ우전(于塡) 등 여러 나라를 거치면서 풍속을 두루 살펴보고, 우전국으로부터 서남으로 2천 리를 가서 비로소 총령(葱嶺)에 올랐다. 그러나 도반[同侶 : 벗] 아홉 사람은 중도에 그만두고 돌아갔다. 석지맹은 남은 도반(道伴)과 함께 1천7백여 리를 더 나아가서 파륜국(波淪國)에 이르렀다. 함께 가던 축도숭(竺道嵩)이 또 목숨을 잃어 화장을 하려고 했으나, 갑자기 시신이 있는 곳을 찾지 못하였다. 석지맹은 비탄에 젖어 놀라 신이하게 생각하고, 이에 스스로 남은 네 사람과 함께 힘써 나아가서, 눈 덮인 산을 세 번이나 넘었다.
얼음으로 된 낭떠러지가 하얗게 깔려 백천 길[丈]이나 되었다. 높이 동아줄로 다리를 놓았는데, 그 허공을 타고 건너면서 아래를 보아도 밑이 보이지 않고, 위를 쳐다보아도 하늘이 보이지 않았으며, 추위는 너무도 혹독하여 몸도 영혼도 벌벌 떨렸다.
다시 남쪽으로 천 리를 가서 계빈국(罽賓國)에 이르렀고, 재차 신두하(辛頭河)를 건너자 설산(雪山)들이 벽처럼 우뚝 서 있는데, 앞으로 갈수록 더욱더 심하였다. 아래에는 장기(瘴氣:풍토병)가 많고, 악귀(惡鬼)가 길을 막아 끊었으므로 가던 사람들은 거의 다 죽었다. 그러나 석지맹은 정성스런 마음이 그윽이 사무쳐서 위험한 길을 능히 건널 수 있었고, 마침내 계빈성(罽賓城)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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