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개원석교록(開元釋敎錄) 4권 26편
지승 지음
드디어 단지를 가지고 용을 잡으러 갔는데, 이를 밀고(密告)한 사람이 있었다. 왕은 분노하여 담무참을 잡아들였다. 담무참은 죽음을 당할까 두려워하여, 이에 『대열반경(大涅槃經)』 본(本)의 앞부분 1 협(夾)과 아울러 『보살계경(菩薩戒經)』『지지경(地持經)』이다.과 『보살계본(菩薩戒本)』을 가지고 구자국(龜茲國)으로 도망갔다. 그러나 구자국에서는 대부분 소승만을 배워 『열반경』을 믿지 않았으므로, 드디어 고장(姑臧)으로 가서는 여관에서 머물게 되었다. 그는 경을 잃어버릴까 염려하여 경을 베개 삼아 잤는데, 어떤 사람이 이 경을 끌어다 땅 위에다 두었다. 담무참은 놀라서 잠에서 깨어나 이것을 도둑의 소행이라 생각하였다. 이 같은 일이 사흘 밤 동안 계속되고, 공중에서 말이 들렸다.
“이 경은 여래의 해탈(解脫)을 갈무리한 것인데, 어찌하여 그것을 베개로 삼는가?”
담무참은 부끄러움을 깨닫고, 경을 특별히 높은 곳에다 두었다. 그날 밤에 그것을 훔치려는 자가 있었는데, 들려고 하여도 들려지지 않았다. 여러 도둑들이 함께 경본을 들어 올리려 하였으나 도저히 들 수가 없었다. 그러나 다음날 아침, 담무참이 경을 들어 올렸는데 조금도 무거워하지 않았다. 도둑들은 그것을 보고 담무참을 성인이라 여기고, 모두 와서 엎드려 사죄하였다.
그 당시 하서왕(河西王) 저거몽손(沮渠蒙遜)이 담무참의 명성을 듣고, 불러서 상면하고는 매우 후하게 접대하였다. 저거몽손은 평소에 대법(大法)을 받들어 널리 펴는 일에 뜻을 두었으므로, 담무참을 청하여 경본을 번역 출간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담무참은 아직 중국말을 잘 알지 못했고, 또 그를 도와 전역(傳譯)할 이도 없었기 때문에, 이치를 어기게 될까 염려하여 즉시 번역하는 것을 수락하지 않았다. 그리고 담무참은 중국어를 3년 동안 배우고서야 비로소 『열반경』 첫부분 10권을 번역하였다.
이때에 사문 혜숭(慧嵩)과 도랑(道朗)은 하서(河西) 지방에서 독보적인 존재였다. 담무참이 경장(經藏)을 펴내자, 서로 깊이 추앙하여 존중하고, 범문(梵文)을 옮겨 바꾼 것을 혜숭이 받아 적었다. 도인과 속인 수백 인이 의심나는 것을 종횡으로 묻고 힐난하였으나, 담무참은 그때그때 알맞게 막힌 것을 해석하였으며, 걸리는 것이 없었다. 혜숭과 도랑 등은 다시 널리 여러 경전들을 번역 출간하기를 청하여, 차례로 『대집경[大集]』ㆍ『대운경[大雲]』ㆍ『비화경[悲華]』ㆍ『지지경[地持]』ㆍ『열반경[涅槃]』 등 총 19부를 번역하였다.
담무참은 『열반경』 본의 품수(品數)가 부족하다고 생각하여, 조국으로 돌아가서 찾아서 구하였다. 그때 그는 모친상을 당하였으므로, 1년가량 더 머문 뒤에 우전국(于塡國)에 가서 경본을 얻어, 다시 고장(姑臧)으로 돌아와서, 이어 번역하여 4질(帙)이 되었다.
담무참은 현시(玄始) 3년 갑인(甲寅, 414)에 처음 번역을 시작하여 15년 병인(丙寅, 426)에 끝마쳤다.장방은 “현시 10년(421)에 마쳤다는 것은 『열반경』을 다 번역했을 때이고, 그 밖의 다른 경까지 마친 때가 아니다”라고 하였다. 『우바새계경(優婆塞戒經)』 후기(後記)에 준하면, “병인년(丙寅年)에 번역되어 나왔다”고 하였으나, 이것은 곧 15년(426) 중간에도 오히려 경을 번역하였다는 것이 된다. 담무참은 의화(義和) 3년 계유(癸酉, 433) 3월에 입적하였으므로, 그 중간 6년간에도 의당 경을 번역하였을 것이나, 기록 중에는 언급이 없기 때문에 자세하지는 않다.
담무참은 일찍이 저거몽손에게 말하였다.
“귀신이 마을에 들어오면 반드시 많은 재앙과 역병(疫病)이 일어날 것입니다.”
그러나 저거몽손은 믿지 않고, 몸소 자신이 귀신을 보고 증험하기를 원하였다. 담무참이 즉시 저거몽손에게 주술을 걸자, 저거몽손은 귀신을 보고 놀라며 두려워하였으므로 담무참이 말하였다.
“마땅히 정결히 하고 정성을 다하여 재계(齋戒)하고 신주(神呪)를 외워 역귀(疫鬼)를 쫓아내야 합니다.”
그리고는 3일 동안 주문을 외운 뒤에 저거몽손에게 말하였다.
“귀신은 북쪽으로 떠났습니다.”
그런 뒤에 북쪽 경계 밖에서는 역질로 죽는 사람들이 수만이나 되었다. 저거몽손은 그를 경탄하고 더욱더 공경하면서 예우가 극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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