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개원석교록(開元釋敎錄) 2권 11편
지승 지음
손호는 원래 뛰어난 이해력이 있었기 때문에 매우 기뻐하였고, 이로 인하여 사문의 계율이 어떠한 것인지 알고자 하였다. 강승회는 계문(戒文 : 계율의 조문)은 비밀스런 것으로서 사문이 아닌 자에게는 가벼이 알려 줄 수 없다고 생각하여, 이에 본업(本業) 125원(願)을 취하여 250사(事)로 분류하여 행주좌와(行住坐臥)23) 때에 항상 모두 중생을 구하기를 원해야 한다고 하였다. 손호는 자비의 원력이 넓고도 크다는 것을 깨닫고 착한 마음을 더하였다. 그래서 바로 강승회에게 나아가 5계(戒)를 받고 나니, 열흘이 지나자 질병은 깨끗이 나았다. 이에 강승회가 머물고 있는 절을 더욱 잘 꾸미고 이름을 천자사(天子寺)로 부르게 하고서 종실(宗室 : 왕족)에는 반드시 부처님을 받들 것을 알렸다.
강승회는 오나라 조정에서 자주 정법(正法)을 설하였다. 그렇지만 손호의 성품이 흉악하고 거칠어서 그 오묘한 뜻에는 미치지 못하였다. 그러므로 오직 응보(應報)24)의 알기 쉬운 일들을 이야기하여 그의 마음을 열어 주었다.
오나라 천기(天紀) 4년(280) 4월에 손호는 진(晋)나라에 항복하였고, 9월에는 병이 들어 죽었는데, 이 해가 바로 진무(晋武) 태강(太康) 원년(280)이었다.
진나라 성제(成帝) 함화(咸和) 연간(327)에 소준(蘇峻)이 난을 일으켜 강승회가 세운 탑사를 불태워 버렸는데, 사공(司空) 하충(何充)이 이를 수리하여 다시 지었다. 평서장군(平西將軍) 소유(逍誘)는 세상에서 불법을 받들지 않았으므로 삼보(三寶)를 업신여겼는데, 이 절에 들어가서 여러 도인들에게 말하였다.
“오래 전부터 이 탑이 여러 번 빛을 발한다고 들었는데, 허망하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서 도저히 믿을 수 없소. 만일 내가 직접 보게 된다면 더 따지지 않으리다.”
그 말을 마치자마자 탑에서 즉시 오색 빛이 뿜어져 나와 당찰(堂刹)까지 비추었다. 소유는 숙연해지고 털이 곤두섰다. 이로 말미암아 소유는 불법을 믿고 공경하여 절 동쪽에 다시 작은 탑을 세웠다. 이는 멀게는 대성신(大聖神)의 위력이었으며, 가까이는 역시 강승회의 힘이었다. 그러므로 그의 상(像)을 그려서 지금까지 전하고 있다.
손작(孫綽)이 그를 위하여 찬(贊)을 지었는데, 그 내용은 이러하다.
공(公)께서 분 퉁소와 거문고 소리
참으로 아름다운 바탕이로다.
마음에는 눈앞의 걱정 따윈 없고
뜻은 넉넉하고 편안하도다.
이 어두운 밤에
그들의 허물을 물리쳤으니
초연하게 멀리 나아갔고
우뚝이 높이 솟았도다.
강승회는 손권의 태원(太元) 원년 신미(辛未, 251)에 창건한 건초사(建初寺)에서 『육도경(六度經)』 등 7부를 번역하였는데, 모두 경의 본체를 신묘하게 터득했으며 글과 뜻도 참으로 올 바랐다.
또 니원(泥洹)의 패성(唄聲)을 전하였는데, 맑고 아름다우면서도 슬프고 밝은 분위기여서 한 시대의 모범이 되었다.
또 『장방록(長房錄)』 등에는 “『아난염미경(阿難念彌經)』ㆍ『경면왕경(鏡面王經)』ㆍ『찰미왕경(察微王經)』ㆍ『범황왕경(梵皇王經)』 등이 있다”고 했는데, 위의 4경은 비록 강승회의 번역이었다고는 하나 모두 『육도집(六度集)』 속에서 나왔으므로, 직접 번역한 수효에 넣기에는 합당하지 않고, 이제 『별생록(別生錄)』 속에 등재하였다.
다시 『법경경주해(法鏡經注解)』 2권과 『도수경주해(道樹經注解)』 1권과 『안반경주해(安般經注解)』 1권이 있는데, 이상 3경은 강승회가 서문까지 같이 지었다. 이 3경은 강승회가 비록 주석을 달기는 했어도 본래 그의 번역은 아니다. 그러므로 역시 강승회가 번역한 수효에는 넣지 않는다. 앞의 이 7부는 여기에서 모두 삭제하였다.
(5) 지강량접(支疆梁接)
법화삼매경(法華三昧經) 6권어떤 본에는 정(正)자가 있다. 처음 번역되어 나왔다. 축법호(竺法護)의 『정법화경(正法華經)』과 같은 동본이다. 축도조의 『위록(魏錄)』에 보이며, 또한 『시흥록(始興錄)』에서도 보인다.
이상은 1부 6권인데, 궐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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