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가섭결경(迦葉結經)
안세고(安世高) 한역
최윤옥 번역
“대가섭이시여, 세존의 모친이 돌아가셨을 때 마하마야구담미(摩訶摩耶瞿曇彌)께서 애써 세존을 양육하고 받들었습니다. 보살이었을 때 젖을 먹여 성장시켰으니 그 은혜에 보답하기 위하여 사문이 되도록 청했던 것입니다. 또한 친족이 가엾은 생각이 들어 세간을 벗어나게 하려고 부처님께 그들이 사문이 되도록 청했던 것입니다. 또한 듣자니 과거 모든 부처님ㆍ평등각(平等覺)께 네 무리의 대중이 있었다고 합니다. 제가 생각하건대 세존의 법의 가르침에 따른 교화는 감소함이 없기 때문에 부처님으로부터 사문이 되게 하는 일을 구했습니다.”
존자 가섭이 말했다.
“오직 아난만이 여래법신(如來法身)의 공양의 덕에 효(孝)로써 은혜에 보답하는 일을 충분히 하지 못했고, 여인들이 사문이 되도록 하였으니, 비유하면 벼를 잘 가꾼 논에 하늘에서 큰 비가 내리고 우박이 떨어져 그것을 파괴하는 것과 같소. 부처님의 바른 법은 본래 오랫동안 유지되어야 하는데 공연히 여인들이 출가하여 사문이 되게 하여 천세(千歲)를 머물도록 하였소. 또한 아난 그대는 ‘나는 친족을 가엾게 여겼기 때문에 사문이 되게 하는 일을 청했습니다’라고 말했는데, 이는 사문의 법에 어긋나는 일이오. 왜냐하면 친족의 은혜에 대한 생각을 했기 때문이오. 또한 아난 그대는 ‘과거 모든 평등각께서 네 무리의 대중들을 갖추고 계셨기 때문에 사문이 되도록 했습니다’라고 말했는데 그 당시의 사람들은 음욕ㆍ분노ㆍ어리석음이 적어서 번뇌[結]에 묶이지 않았으며 한가로움을 좋아하고 마음에 흠이나 더러움이 없었으니, 어찌 지금 사람들과 비교할 수 있겠소? 이상이 그대의 첫 번째 허물이오. 그러니 아래 땅바닥으로 내려오시오.
또한 아난 그대에게는 다시 허물이 있소. 세존께서 ‘정진하여 사신족(四神足)6)을 얻은 사람은 자재하게 수명을 일겁 동안 유지하거나 또한 겁을 뛰어 넘을 수도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대는 어찌하여 세존으로부터 세간 사람들을 불쌍히 여겨 대비를 베푸시도록 구하지 않았소?”
아난이 대답하였다.
“존자시여, 그때는 악마 파순(波旬)이 내 마음을 요란하게 했기 때문에 부처님으로부터 대비를 구하지 못했습니다.”
가섭이 대답하였다.
“이는 큰 허물이오. 탐욕이 없으신 분을 시봉하면서 마땅히 악마의 힘을 항복받았어야 했는데, 어째서 오히려 악마의 가르침을 따랐단 말이오? 이것이 그대의 두 번째 허물이오. 아난 그대는 이런 허물을 알지 못하고 있소.
그대에게는 또 허물이 있으니 세존께서 그대를 꾸짖으셨을 때 그대는 한을 품고 다른 사람에게 말을 하여 다른 사람을 범했으니, 이것이 세 번째 허물이오.
그 다음 또 그대에게는 허물이 있으니, 그대는 세존의 금실로 짜서 만든 옷을 발로 넘었소. 이것이 네 번째 허물이오.
아난이여, 그대에게는 또 허물이 있으니 세존께서 반니원(般泥洹)에 임하실 때 쌍수(雙樹)에 이르려 하시면서 그대에게 물을 구했으나 물을 드리지 않았소. 이것이 다섯 번째 허물이오.
그대에게는 또 허물이 있으니, 불ㆍ세존께서 여러 가지 이러저러한 말씀을 설하시어 금계(禁戒)를 따르도록 하셨으나 그대는 염두에 두지 않아 미래의 사람들이 그것을 분별하여 물어 보게 했소. 이것이 여섯 번째 허물이오.
그대는 세존의 음마장(陰馬藏)을 여러 대중들에게 보였으니, 이것이 일곱 번째 허물이오.
아난이여, 그대에게는 또 허물이 있으니, 왜냐하면 세존의 자마금색(紫馬金色)을 여인들에게 보여 슬피 울며 눈물을 흘리게 해 세존의 발을 더럽혔기 때문이오. 이것이 여덟 번째 허물이오.
아난이여, 그대에게는 또 허물이 있으니, 여기 모인 대중들은 음욕ㆍ분노ㆍ어리석음이 없는데 오직 그대만 세 가지 번뇌[垢]의 흠이 있소. 그대는 바야흐로 반드시 더 배워서 도를 이루어야 대중들을 교화하고 해야 할 일을 마칠 수 있을 것이오. 그대는 아직 이에 도달하지 못했으니 이것이 아홉 번째 허물이오.
자, 이제 일어나서 이 모임에서 떠나시오. 그대와 함께 경전을 결집할 수 없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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