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가섭결경(迦葉結經)
안세고(安世高) 한역
최윤옥 번역
이에 모든 비구승들은 이 말을 마칠 무렵, 존자 가섭과 오백 나한이 모여 올바른 법률의 내용을 결집하려고 곧 나열기(羅閱祇)로 나아가 세랍(歲臘)이 인정되는 회합을 가졌다. 그때 현자 아난(阿難)도 세랍을 갖추고 있었다. 그곳에 있던 나이든 이[耆年]들은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여기 아난은 세존의 아우이고 또한 항상 가까이서 모시고 말씀을 들었으니, 큰 지혜를 갖추어 일체의 법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때 성중(聖衆)들이 찬탄하며 말했다.
여기 화순(和順)한 대중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손바닥처럼 받들었으니
십력(十力)1)에게 칭탄받을 만하며
말하는 것은 청정하고 지혜를 간직하고 있네.
칠월 십오일에 새해가 끝날 무렵 경권과 법률 등 온갖 장(藏)을 모으기 시작했다. 오백 나한들이 다 모여 있을 때 기년(耆年)인 대가섭이 현자 아나율에게 말했다.
“그대는 세간을 살펴 누가 십력을 여의었는지, 그리고 여래의 제자인 승중(僧衆) 가운데 어떤 나한이 할 일을 다 마쳤는데도 이 모임에 오지 않았는지 살펴보시오.”
그러자 아나율이 곧 천안(天眼)으로 세간을 관찰한 다음 대답하였다.
“인자(仁者) 대가섭이시여, 연로하신 교환발(橋桓鉢)이라는 분이 시리천궁(尸利天宮)에서 새로운 세랍을 짓고 계신데, 오지 않으셨습니다. 부디 대가섭이시여, 반드시 비구승을 보내 이곳에 오도록 하십시오.”
그때 모임 가운데 나이가 어린 비구가 있었다. 그는 대계(大戒:具足戒)를 받은 지 삼 년이 된 비구였으며, 그 비구의 이름은 불나(不那)였다. 그는 세 가지 번뇌[三垢]2)를 끊었고, 세 가지 통달지(通達智)3)를 얻었으며, 경(經)·율(律)·론(論) 세 가지 불경들[三藏經]을 훤하게 깨달아 삼명(三明)4)을 얻었다. 또한 그는 삼계(三界)에 집착하지 않아 자재함을 얻었다.
이에 대가섭이 승중들 앞에서 말했다.
“나이 어린 비구여, 그대는 승중들의 심부름을 할 수 있겠는가?”
이때 현자 불나는 일어나 멈추어 서서 합장한 채 말하였다.
“존자의 교시를 받들어 당장 행할 수 있습니다.”
대가섭이 말하였다.
“훌륭하고도 훌륭하구나. 비구여, 현성(賢聖)의 무리 가운데 이렇게 나이 어린 비구가 있다니 참으로 아름다운 일이오.”
이렇게 말하고 나자 불나가 게송으로 말했다.
시리천(尸利天) 약간 종류의
온갖 꽃들의 광명이 치성하게 비치더니
아주 신속히 그곳에 이르러
벌이 부드러운 향을 채취하는 것과 같네.
교환발(橋桓鉢)은 신통력으로
그곳에 머무르며 잘 지내면서
도리에 맞게 많은 가르침을 이어 받아
이와 같은 뜻을 펼쳐 교화하시네.
대가섭을 위시한
승중들에게 저를 보내며 말씀하시기를
이곳에서 승중들이 해야 할 일이 있으니
속히 기일을 맞추어 돌아오라 하셨네.
이때 현자 불나는 온갖 나한들로부터 명을 받고 금시조(金翅鳥)가 용궁으로부터 도약하여 날아오르듯이 사람들이 눈 깜짝할 사이에 교환발의 처소에 이르렀다. 그는 머리를 숙여 발에 예를 올린 다음 안부를 묻고 곧 게송을 말했다.
고요하고[寂然] 훌륭하신 성품으로
선정[定]을 즐기고 번뇌를 멸하여 알맞게 수순하고
뜻[志]이 청정하여 가섭과
그 밖의 존자들처럼 자재하시네.
비구승들이 함께 모여 일을 도모해서
부처님의 한량없는 법을 흥성시키려 하고
그러한 이유 때문에 명을 완수하려 하니
아래로 내려가시어 훌륭한 점들을 보이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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