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개원석교록(開元釋敎錄) 8권 21편
지승 지음
황제가 다시 물었다.
“이 논은 심히 분량이 많은데, 어느 성인이 지은 것이며 또 어떤 뜻을 밝힌 것입니까?”
현장이 대답하였다.
“이 논은 미륵보살이 설하셨으며, 17지(地)의 뜻을 밝히고 있습니다.”
황제가 또 물었다.
“무엇을 17지라 합니까?”
현장은 그 줄거리가 되는 제목을 들어 그 대의(大義)를 자세히 설명하였다. 그러자 황제는 몹시 좋아하면서 사람을 시켜 『유가론(瑜伽論)』을 서울로 가져가게 하였다. 황제가 스스로 자세히 읽어보니 그 말의 뜻이 크고 요원하여 지금까지 들은 바가 없었다. 그리고 탄복하여 황제를 가까이 모시는 신하에게 말하였다.
“내가 불경을 자세히 살펴보니 마치 하늘을 쳐다보고 바다를 바라보는 것과 같아서 그 높음과 깊음을 측량할 수 없었다. 법사는 능히 이역(異域) 땅에서 이런 깊은 법을 얻어왔으나, 나는 군사와 정사가 너무도 많아서 불교를 찾아 볼 겨를이 없었다. 이제 그 종지의 근원이 조사하여 살펴보니, 아득하고 넓어서 그의 끝을 알지 못하겠다. 저 유교ㆍ도교나 9류(流)에 견준다 하면 마치 물이 맑게 고인 조그마한 못을 저 아득한 큰 바다에 견주는 것과 같을 뿐이로다. 그런데 세간에서는 ‘세 가지의 교[三敎]가 다 같다’고 말하지만 이것이야말로 허망한 소리로다.”
그리고는 칙명을 내려 관아의 간비서(簡秘書)에게 손수 베껴 쓰게 하고 새로 번역한 경론을 아홉 질 사경하게 하였다. 그것을 옹주(雍州)ㆍ낙양(洛陽)ㆍ연주(兗州)ㆍ상주(相州)ㆍ형주(荊州)ㆍ양주(楊州)ㆍ양주(涼州)ㆍ익주(益州) 등 9대주(大洲)에 반포하여 차츰차츰 유통케 하고, 온 나라의 사람들에게 아직 들어보지 못한 이치를 함께 내려 주었다.
황제는 먼저 새로 번역한 경의 서문을 짓겠다고 허락하였으나, 그 동안에 정무가 너무도 바빠 미처 그에 대한 뜻을 둘 여가가 없었다. 법사가 거듭하여 청하였으므로 비로소 붓을 들어 얼마 후에 다 쓰고는 「대당삼장성교서(大唐三藏聖敎序)」라 이름하고, 신필(神筆)로 몸소 써서 여러 경 첫머리에 붙이게 하였다. 황제는 경복전(慶福殿)에서 백관(百官)의 시위를 받으며 법사에게 앉게 하고, 홍문관(弘文館) 학사상관(學士上官) 의(儀)에게 명하여 뭇 관료들을 상대하여 그 지은 서문을 읽게 하니, 노을의 찬란한 빛이 비단에 퍼져 소매 끝까지 이르는 것처럼 그 아름다움이 극치를 이루었다. 황태자는 동궁[春宮]에 있으면서 그 거룩한 글을 받들어 보았다.
또 「삼장성기(三藏聖記)」를 저술하였으며, 이로부터는 항상 내금(內禁)에서 참례하여 조용히 의견을 구하여 물었고, 번역을 계속하며 법의 기틀[法機]에 어그러지지 않았다.
황제는 또 법사가 올린 『보살장경(菩薩藏經)』을 읽어보고, 아주 찬양하고는 태자에게 명하여 그 후서(後序)를 짓게 하였다. 가을에 7월의 안거(安居)가 끝나자 칙명으로 운납가사(雲納袈裟) 한 벌을 하사하게 하였는데, 그 가사는 고금에 없는 훌륭한 것이었다.
또 천하의 모든 절에 명을 내려 절마다 다섯 사람씩 득도(得度)하게 하고, 홍복사(弘福寺)에는 50인을 득도시키게 하여 성종(聖種)을 유지하게 하였다. 이것은 모두 현장이 정언(正言)을 한 힘이었다.
그 해 겨울 10월에 황제의 가마를 따라 도성으로 돌아왔는데, 관청에 명하여 북궐(北闕)의 자미전(紫微殿) 서쪽에 따로 한 절을 지어 홍법원(弘法院)이라 이름붙이고 현장으로 하여금 거처하게 하였다. 낮에는 황제와 함께 있으면서 담설(談說)하고, 밤이 되면 홍법원으로 돌아와 경을 번역하였다.
다시 무성(無性)의 『섭론(攝論)』과 세친(世親)의 『섭론(攝論)』과 『연기성도경(緣起聖道經)』ㆍ『백법명문론(百法明門論)』을 번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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