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보자] #301 불교(개원석교록 8권 18편 / 開元釋敎錄)

 

통합대장경 개원석교록(開元釋敎錄) 8권 18편

 

지승 지음

 

그러나 여러 스님들은 코끼리는 받도록 권하면서 모두 말하였다.

“이는 아름다운 일입니다. 부처님께서 멸도(滅度)하신 이후로 왕들이 비록 숭앙하고 공경하면서 갖가지를 보시하였지만, 아직 코끼리를 석문(釋門)에서 쓰라고 보시하였다는 말은 듣지 못하였습니다. 코끼리는 국보(國寶)이므로 그것은 은혜와 신의의 극치를 보인 것입니다.”

그리하여 곧 코끼리만을 받아들이고 돈과 보배 등은 되돌려 주었다. 그 코끼리는 그 모양이 둥글고 커서 높이는 1장(丈) 3척(尺) 가량이나 되고 길이는 2장 가량 되었다. 그 위에는 여덟 사람을 태우고 여러 가지 집기를 실을 수 있었다. 그리하여 나라의 북쪽 변두리를 돌아 인도의 국경을 벗어났다.

현장이 여러 나라를 두루 돌아다니면서 성인의 자취를 친견하고 예배한 것과 그가 영험(靈驗)을 얻은 사실 등은 『대당서역기(大唐西域記)』와 『속고승전(續高僧傳)』과 아울러 『현장법사전(玄奘法師傳)』 등에 자세히 나타나 있다.

현장은 서역에서 여래의 육사리(肉舍利) 150과(顆)를 청해 얻었고, 금불상(金佛像) 1구(軀)는 광배(光背)까지의 높이[通光座高]가 1척 6촌인데 마게다국(摩揭陁國) 앞의 정각산(正覺山) 용굴(龍窟) 안에 있는 영상(影像)을 본뜬 불상이다. 또 금불상 1구는 광배까지의 높이가 3척 3촌인데, 바라닐사국(婆羅斯國) 녹야원(鹿野園)에서 처음 법륜(法輪)을 굴리시던 상[初轉法輪]을 본뜬 불상이다. 또 전단나무로 새긴 불상 1구는 광배까지의 높이가 1척 5촌인데, 교상미국(憍賞彌國)의 출애왕(出愛王)이 여래를 사모하여 진상(眞像)을 그려 전단나무에 새긴 불상이다. 또 전단나무에 새긴 불상 1구는 광배까지의 높이가 2척 9촌인데, 겁비타국(劫比他國)에서 여래께서 천궁(天宮)으로부터 보배 계단을 밟고 내려오시는 상을 본뜬 불상이다. 또 은불상(銀佛像) 1구는 광배까지의 높이가 4척인데, 마게다국의 취봉산(鷲峯山)에서 『법화경(法華經)』 등을 설하시는 상을 본뜬 불상이다. 또 금불상 1구는 광배까지의 높이가 3척 5촌인데, 나게라갈국(那揭羅曷國)에서 독룡(毒龍)을 항복시켜 머물게 하셨던 영상을 본뜬 불상이다. 또 전단나무에 새긴 불상 1구는 광배까지의 높이가 1척 6촌인데, 폐사리국(吠舍釐國) 성(城)을 순행하면서 교화하시던 상을 본뜬 불상이다.

또 대승경(大乘經) 224부(部)와 대승론(大乘論) 192부와 상좌부(上座部) 경ㆍ율ㆍ논 14부와 대중부(大衆部) 경ㆍ율ㆍ논 15부와 삼미저부(三彌底部) 경ㆍ율ㆍ논 15부와 미사색부(彌沙塞部) 경ㆍ율ㆍ논 22부와 가섭비야부(迦葉臂耶部) 경ㆍ율ㆍ논 17부와 법밀부(法密部) 경ㆍ율ㆍ논 42부와 설일체유부(說一切有部) 경ㆍ율ㆍ논 67부와 인론(因論) 36부와 성론(聲論) 13부 등 무릇 520협(夾) 657부를 모두 큰 코끼리의 등에다 싣고 황제가 있는 성으로 돌아왔다.

처음 현장이 총령(葱嶺)을 넘어오자 먼저 시종을 보내 가져온 재물들과 노정과 나라의 풍속을 어긴데, 표(表)를 올려 밝혔다. 이에 황제는 명을 내려 서로 일찍 만나기를 전해 왔다.

일행이 우둔국(于遁國)에 도달하여 코끼리가 죽자, 가지고 온 경전과 불상 등을 운반할 길이 없어 다시 표(表)를 올려 원조를 요청하였다. 그러자 곧 이어 특별히 칙명을 내려 우둔국의 왕에게 그가 타고 올 안장과 말을 공급하라 하였다. 이에 지엄한 명을 받들어 낙타와 말이 서로 운반하여 사주(沙州)에 이르렀다. 또 특별히 칙명을 내려 그들의 여행 일정을 헤아려 고용한 인부들의 품삯을 주라고 하였으나, 모두 받지 않고 그대로 돌아갔다. 그로부터 스무 번이나 번갈아 타고 정관(貞觀) 19년(645) 정월 24일에 경교(京郊) 서쪽에 도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