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개원석교록(開元釋敎錄) 8권 22편
지승 지음
황태자는 문덕황후(文德皇后)를 위하여 진창리(晋昌里)에 자은사(慈恩寺)를 지어 3백 인을 득도시키고 따로 번경원(飜經院)을 지어서 법사로 하여금 그 곳으로 나아가 번역하게 하였다. 거듭 절을 총괄하고 맡게 하기 위하여 새로 득도한 제자 15인을 보내어 주었고, 예전에 거처하던 홍복사에도 이어 10인을 보내어 주었다. 그리고 황태자는 친히 시(詩)를 지어 찬양하였다. 23년(649) 여름 4월에 황제가 취미궁(翠微宮)에 행차할 때에 거듭 칙명으로 배종(陪從)하게 하였다. 이미 이때에 이르러서는 처분하는 이외의 일에는 오직 현묘한 법을 말하고 도를 논할 뿐이었다. 인과응보와 서역의 선성(先聖)들이 남긴 꽃다운 자취에 대하여 물으면, 모두 경전을 인용하여 대답하여 주었다. 황제는 깊이 믿고 받아들여 자주 소매를 걷어 올리면서 한탄하였다.
“짐은 법사와 너무도 늦게 만나 불사(佛事)를 널리 일으킬 수 없었습니다.”
뒤에 고종(高宗)이 보록(寶籙)을 이어받게 되자 평소와 같이 귀하게 여기고 공경하였다. 뒤이어 위문하고 예우가 보통의 품계와는 다르게 대하였다.
영휘(永徽) 2년(651)에 범본(梵本)의 경대(經臺)를 지어 주기를 청하자, 칙명으로 물자를 하사하게 하여 곧 성취할 수 있었다. 이에 뒤따라 궁내의 수문전(修文殿)으로 들어와서 『발지론(發智論)』을 번역하게 하였다. 황제는 손수 쓴 「비백서(飛白書)」를 내려 주어 위문을 하고 넉넉하게 공급하여 주었다.
현경(顯慶) 원년(656) 정월에 황태자를 위하여 자은사(慈恩寺)에서 큰 재(齋)를 마련하게 되자, 조정의 대신들이 모두 모였다.
이때 황문시랑(黃門侍郎) 설원초(薛元超)와 중서시랑(中書侍郎) 이의부(李義府)가 말하였다.
“경을 번역하는 일은 불사 가운데서도 큰 일인데, 누구의 공덕으로 빛을 발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현장이 말하였다.
“공(公) 등의 이런 질문은 늘 생각하고 있던 일입니다. 경을 번역하는 것은 비록 그 자리가 승단에 있기는 하나, 빛난 업적은 조정에 있는 귀관들의 도움으로 이루어집니다. 심지어 부진(苻秦) 때는 담마난제(曇摩難提)가 경을 번역하였고 황문시랑(黃門侍郎) 조문업(趙文業)이 집필하였으며, 요진(姚秦) 때는 구마라집(鳩摩羅什)이 경을 번역하였고 진(秦)의 임금과 안성후(安成候) 요숭(姚嵩)이 받아 적었으며, 원위(元魏) 때는 보리류지(菩提流支)가 경을 번역하였고 곧 선무황제(宣武皇帝)와 시중(侍中) 최광(崔光)이 그 글을 기록하였습니다. 제(齊)ㆍ양(梁)ㆍ주(周)ㆍ수(隋) 때에 모두가 다 그러하였습니다. 대당(大唐) 정관(貞觀) 초(627)에 파파(波頗)가 번역할 때에는 칙명으로 좌복야(左僕射) 방현령(房玄齡)과 조군왕(趙郡王) 이효공(李孝恭)과 태자첨사(太子詹事) 두정륜(杜正倫)과 태부경(太府卿) 소경(簫璟) 등이 검열과 교정을 맡았습니다. 지금 모두 이런 일이 없었다면 빛이 멀리 뻗어나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공(公) 등이 이렇게 되도록 하여 주신다면 그런 찬양을 받게 되실 것입니다.”
그리하여 두 사람은 곧 이 일에 종사할 것을 허락하고 황제에게 아뢰자, 곧 명을 내려 말하였다.
“자은사에서 번역한 글과 뜻은 반드시 정밀해야 하므로, 마땅히 좌복야(左僕射) 우지녕(于志寧)과 중서령(中書令) 내제(來濟)와 예부상서(禮部尙書) 허경종(許敬宗)과 황문시랑(黃門侍郎) 설원초(薛元超)와 중서시랑(中書侍郎) 이의부(李義府) 등이 그때그때 살펴보고 교열하라. 편안하지 못한 점이 있으면, 그 일에 따라 윤색(潤色)21)하고, 만일 학사(學士)가 더 필요하거든 추가로 두세 사람 임명하는 것이 좋겠다.”
겨울 11월에 중궁(中宮)에 해산하는 부인[難歸]이 있게 되자, 삼보(三寶)께 귀의하여 가호를 청하였다.
법사는 아뢰었다.
“성스런 몸은 반드시 편안하고 고통이 없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배 안에 있는 분은 남자이십니다. 편안히 낳은 뒤에는 출가시키기를 청합니다.”
그러자 그렇게 하겠다고 허락하였다. 그 달 초하루에는 황후가 납가사(納袈裟) 22)한 벌을 시주하였는데, 이는 먼저 옷보다 더 훌륭하였다. 아울러 때맞추어 입을 옷과 좋아하는 물건 백여 가지를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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