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제개장보살소문경(佛說除蓋障菩薩所問經) 6권
불설제개장보살소문경 제6권
서천 법호 한역
김달진 번역
“다시 선남자여, 보살이 만약 다음의 열 가지 법을 수행한다면 곧 모든 지혜를 두루 갖출 수 있으리니, 그 열 가지 법이란 무엇인가. 첫째 사람이 내가 없다[無我]는 지혜이고, 둘째 법이 무아하다는 지혜며, 셋째 곳과 때가 없는 지혜이고, 넷째 선정의 경계를 아는 지혜이며, 다섯째 가지(加持)하는 지혜이고, 여섯째 파괴하지 않는 지혜이며, 일곱째 중생들의 모든 행을 잘 관찰하는 지혜이고, 여덟째 생각을 내려 함이 없는 지혜이며, 아홉째 일체 법상(法相)을 잘 해득하는 지혜이고, 열째 세간을 벗어나는 지혜이니라.
선남자여, 사람이 내가 없다는 지혜는 무엇인가? 이를테면 보살이 모든 쌓임[蘊]이 생겨나는 것과 모든 쌓임이 사라지는 것을 관찰하되, 그 쌓임이 생겨날 때는 ‘법이란 진실함이 없이 허망하고 견고하지 않도다’고 관찰하고, 그 쌓임이 사라질 때는 ‘법이 떠나고 흩어져서 역시 이르는 데가 없도다’고 관찰하여 보살이 생각하기를, ‘이 모든 쌓임 가운데 나도, 사람도, 중생도, 수명도, 양육도 없거늘 어리석은 범부 중생들은 나에게 집착하여 곧 생각을 일으키되, ≺쌓임 가운데에 내가 있는 것인가? 나 가운데에 쌓임이 있는 것인가? 아니면 내가 바로 쌓임이 아닌가? 쌓임이 바로 내가 아닌가?≻ 하니, 이러한 계교와 고집으로 말미암아 진실함을 깨닫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기 때문에 돌리는 불 바퀴[火輪]처럼 생사에 굴러다니도다’고 하노라. 보살은 이러한 법을 다 여실히 아느니, 이것이 이른바 보살이 수행하는 그 사람이 무아하다는 지혜이니라.
다음 법이 무아하다는 지혜는 무엇인가? 이를테면 보살은 모든 법의 성취와 모든 법의 파괴를 다 여실히 알기 때문에 보살이 생각하기를, ‘이 가차(假借)한 법 가운데 분별하고 건립(建立)하지만 모든 법은 실다운 제 성질[自性]이 없고 문자(文字)도 역시 제 성질이 없는 것이라. 다만 기억해 생각하고 분별할 뿐인 만큼 세속이 실천하는 그 법에 집착을 갖지 않아야 하리라.
그러나 세속이 실천하는 그 법도 법이 없는 것은 아니니, 말하자면 모든 법이 인연을 빌려 존재하기 때문에 법은 인연을 따라 나고 법은 인연을 따라 없어지는 것이라’고 하노라. 이러한 법을 보살이 모두 아느니, 이것이 이른바 보살이 수행하는 그 법이 무아하다는 지혜이니라.
다음 곳과 때가 없는 지혜는 무엇인가? 이른바 보살의 지혜는 곳과 때에 국한되지 않은지라, 한 찰나 사이에만 지혜가 따라 움직이고 두 찰나에는 지혜가 따라 움직일 수 없는 것이 아니니라. 왜냐하면 보살의 지혜는 그 찰나 찰나 사이에 널리 일체의 곳을 두루하면서 움직이는 대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것이 이른바 보살의 그곳과 때가 없는 지혜이니라.
다음 선정의 경계를 잘 아는 지혜는 무엇인가? 이를테면 보살은 능히 성문이 닦는 선정을 알고, 연각이 닦는 선정을 알며, 보살이 닦는 선정을 알고, 여래가 닦는 선정도 아니다. 또 성문이 닦는 선정의 경계를 보살이 따라 알고, 연각이 닦는 선정의 경계를 보살이 따라 알며, 보살이 닦는 선정의 경계를 보살이 따라 안다. 그리고 여래가 닦는 선정의 경계도 보살이 알기는 하지만, 이것은 자기의 전생 과보로 이뤄진 지혜 힘으로써 아는 것이 아니고 다만 여래의 위신(威神)의 힘 때문에 아는 것이다. 그 나머지 선정의 법은 다 자기 지혜의 힘으로써 알 수 있으니, 이것이 이른바 보살이 그 선정(禪定)의 경계를 잘 아는 지혜이니라.
다음 가지(加持)하는 지혜는 무엇인가? 이를테면 보살은 성문의 가지하는 그 법을 말씀 그대로 알고, 연각의 가지하는 법도 말씀 그대로 알며, 보살의 가지하는 법도 말씀 그대로 알거늘, 하물며 그 나머지 중생들이겠느냐. 이것이 이른바 보살의 가지하는 지혜이니라.
다음 파괴하지 않는 지혜는 무엇인가? 이른바 보살이 파괴하지 않는 지혜를 얻고 나면 모든 마군ㆍ외도와 성문ㆍ연각들이 저해하거나 파괴할 수 없으니,
이것이 이른바 보살의 파괴하지 않는 지혜이니라.
다음 일체 중생들의 모든 실천을 관찰할 수 있는 지혜는 무엇인가? 이를테면 보살은 그 집착 없고 간단없는 지혜로써 일체 중생계를 널리 관찰하여 다 볼 수 있는 것이다. 중생으로서 보리심을 내는 자도 있고 보리심을 내지 않는 자도 있거나, 보리의 실천을 만족케 하는 자도 있고, 보리의 실천을 만족케 하지 않는 자도 있거나, 초지(初地)에 머무는 자도 있고 10지(地)에 머무는 자도 있거나, 현재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는 자도 있고 바른 깨달음을 이룩하고 나서 법 바퀴를 굴리는 자도 있고, 널리 일체 교화하고 이롭게 하는 일을 일으키고 나서 큰 열반에 드는 자도 있거나, 성문승의 열반에 드는 자도 있고 연각승의 열반에 드는 자도 있거나, 착한 갈래에 태어날 자도 있고, 나쁜 갈래에 태어날 자도 있다. 이러한 것들을 보살이 다 지혜로서 관찰하느니, 이것이 이른바 보살이 일체 중생들의 모든 실천을 관찰하는 지혜이니라.
다음 발오(發悟)함이 없는 지혜란 어떤 것인가? 이를테면 보살은 그 다니고 머물고 앉고 눕는 네 가지 행동 가운데 모두 겉으로 발오함이 없으면서 보살의 지혜는 자연 그대로 항상 움직이는지라, 마치 사람이 잠을 자는 동안에 아무런 동작이 없기는 하지만 그 드나드는 숨은 항상 자연 그대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살의 지혜도 그러하여서 일체의 곳에 거리낌 없이 움직이니 이것이 보살의 발오함이 없는 지혜이니라.
다음 일체의 법을 아는 지혜는 무엇인가? 이를테면 보살은 일체 법의 평등한 상(相)을 잘 아는지라. 하나의 상이건 갖가지의 상이건 간에 그 상이 눈 홀림[幻]과 같은 상이고 허망한 상이며 분별하는 따위의 상인 줄을 다 여실히 아느니라. 이것이 이른바 보살이 그 일체 법의 상을 아는 지혜이니라.
다음 세간을 벗어나는 지혜는 무엇인가? 이를테면 보살이 번뇌 없는 지혜를 갖추는 것이 곧
일체 세간을 벗어나는 지혜이니, 이것이 이른바 세간을 벗어나는 보살의 지혜이라. 선남자여, 보살이 만약 이러한 열 가지 법을 수행하는 이라면 곧 모든 지혜를 두루 갖출 수 있으리라.
다시 선남자여, 보살이 만약 다음의 열 가지 법을 수행한다면 곧 땅과 같은 뛰어난 실천을 얻으리니, 그 열 가지 법이란 무엇인가. 첫째 땅처럼 광대하기가 한량없고, 둘째 일체 중생들을 구제하여 살리며, 셋째 결손과 고뇌와 풍성하고 이로움을 아주 버리고서 중생들을 골고루 길러내고, 넷째 널리 큰 법 구름의 비를 용납해 받아들이며, 다섯째 모든 중생의 공동으로 의지(依止)하는 곳이 되고, 여섯째 선한 법의 종자를 자라게 하며, 일곱째 큰 보배 그릇이 되고, 여덟째 아주 좋은 약이 되며, 아홉째 기울거나 흔들리지 않고, 열째 놀라거나 겁내지 않는 것이니라.
선남자여, 땅처럼 광대하기가 한량없다는 것은 무엇인가? 마치 큰 땅의 둘레가 광대하여 한량이 없는 것처럼 보살도 그와 같아서 복된 지혜와 뛰어난 실천의 둘레가 광대하여 그 한량이 없으니, 이것이 이른바 땅처럼 광대하여 한량이 없는 보살의 수승한 행이니라.
다음 일체 중생을 구제하여 살림이란 어떤 것인가? 마치 큰 땅이 일체 중생들에게 그 필요한 수용의 물자를 두루 공급하듯이 보살도 그러하여 보시 계율 인욕 정진 선정 지혜 등의 법과 무수한 보리의 행법으로써 그 필요함에 따라 널리 중생들을 포섭하고 교화하고 제도 하느니라. 이것이 이른바 보살이 일체 중생을 구제하여 살리는 것이니라.
다음 결손과 고뇌와 풍성하고 이로움을 아주 버리고서 중생들을 평등이 길러낸다는 것은 무엇인가? 마치 큰 땅이 결손되고 고뇌된다 해서 슬퍼하지도 않고 풍성하고 이롭다고 해서 기뻐하지도 않아 이 두 가지 생각이 없는 것처럼, 보살도 그러하여 모든 중생들에게 결손되고 고뇌되기 때문에 슬퍼함도 없고 풍성하고 이롭기 때문에 기뻐함도 없이 골고루 이롭게 하고 안락하게 할 뿐, 일체 처소에 기쁨과 슬픔을 내지 않으니,
이것이 이른바 보살이 결손과 고뇌와 풍성과 이로움을 아주 버리고서 골고루 중생들을 길러내는 것이니라.
다음 널리 큰 법 구름의 비를 용납해 받는 것은 무엇인가? 마치 큰 땅에 큰 구름이 일체를 윤택하게 다 받아들여 충분히 간직하는1) 것처럼, 보살도 그러하여 여래가 일으킨 큰 뭉텅이 구름에서 쏟아놓은 큰 법의 비를 말씀하신대로 다 받아들이고 또 다 간직하느니, 이것이 이른바 보살이 널리 큰 법 구름의 비를 용납해 받는 것이니라.
다음 모든 중생들이 공동으로 의지하는 곳이 된다는 것은 무엇인가? 마치 큰 땅에 일체 중생들이 다니기도 하고 머물기도 하여 모두들 땅에 의지하는 것처럼, 보살도 그와 같아서 일체 중생들이 보살에게 의지하기 때문에 착한 갈래에 태어나기도 하고 열반의 길에 나아가기도 하느니, 이것이 이른바 보살이 모든 중생들이 공동으로 의지하는 곳이 되는 것이니라.
다음 착한 법의 종자를 잘 자라게 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마치 온 땅의 일체 종자가 다 땅에 의지해 심어지고 땅에 의지해 자라나는 것처럼, 보살도 그와 같아서 일체 중생의 선한 법 종자가 다 보살에 의지해 심어지고 또 자라나느니, 이것이 이른바 보살이 그 선한 법의 종자를 자라게 만드는 것이니라.
다음 큰 보배 그릇이 된다는 것은 무엇인가? 마치 온 땅의 갖가지 값진 보배가 다 땅으로 말미암아 나기 때문에 땅이 곧 큰 보배의 그릇인 것처럼 보살도 그와 같아서 갖가지 공덕과 지혜의 보배의 그릇이니, 이것이 이른바 보살이 큰 보배 그릇이 되는 것이니라.
다음 아주 좋은 약이 된다는 것은 무엇인가? 마치 온 땅에 있는 세간의 일체 약초가 다 땅에 의지해 자라나서 능히 갖가지 질병과 고통을 치료하는 것처럼 보살도 그와 같아서 큰 법의 약을 나타내어 널리 세간에 있는 일체 중생들의 모든 번뇌 병을 치료하니, 이것이 이른바 보살이 큰 법의 약이 된다는 것이니라.
다음 기울거나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마치 크나큰 땅을 일체 모기ㆍ지렁이ㆍ벌레 등 습기에 나는 종류로서나 저 큰 바람으로서도 기울게 하고 흔들리게 할 수 없는 것처럼, 보살도 그와 같아서 일체 중생들이 일으키는 안팎의 모두 반연(攀緣)과 고통스러운 일 따위로서는 다 흔들리게 할 수 없으니, 이것이 이른바 보살이 기울지도 않고 흔들리지도 않는 것이니라.
다음 놀라거나 겁내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마치 큰 땅이 모든 용왕ㆍ녹왕(鹿王)들이 부르짖는 진동의 메아리를 듣고 나서도 모두 놀라거나 겁내지 않는 것처럼 보살도 그와 같아서 모든 마군과 외도들의 소리를 듣고도 놀라거나 겁내지 않으니, 이것이 이른바 보살이 놀라지도 않고 겁내지도 않는 것이라. 선남자여, 보살이 만약 이러한 열 가지 법을 수행하는 이라면 곧 땅처럼 될 수 있으리라.
또 선남자여, 보살이 만약 다음의 열 가지 법을 수행한다면, 곧 물처럼 될 수 있으리니, 그 열 가지 법이란 무엇인가. 첫째 선한 법을 물에 흘러 번져 아래로 내려가듯이 하고, 둘째 모든 선한 법의 종자를 심으며, 셋째 믿어 즐겨하여 환희심을 내고, 넷째 모든 번뇌의 뿌리를 녹여 무너뜨리며, 다섯째 그 자체부터 잡기가 없어 맑고 깨끗하고, 여섯째 번뇌의 활활 타오르는 불꽃을 지식시키며, 일곱째 모든 욕심의 심한 애착을 방지하고, 여덟째 깊고도 넓어서 끝이 없으며, 아홉째 높거나 낮은 곳에 다 가득하고, 열째 모든 번뇌의 티끌을 씻어 없애는 것이니라.
선한 법을 물이 흘러 번져 아래로 내려가듯이 하는 것은 무엇인가? 마치 큰물이 왕성하게 아래로 흘러 내려서 샘물들을 윤택하게 하여 점점 자라나게 하는 것처럼, 보살도 그와 같이 수행하는 선한 법을 아래로 흘러 내려서 중생들을 윤택하게 하여 점점 자라나게 하니, 이것이 이른바 보살의 선한 법이 물처럼 흘러 번져 아래로 내려가는 것이니라.
다음 모든 선한 법의 종자를 심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마치 큰 땅에 일체 나무와 약초를 심지만 물을 적셔 주기 때문에 점점 자라나서 열매를 맺는 것처럼, 보살도 그와 같이 일체 보리 법의 종자를 심지만
선정의 물을 적셔 줌으로써 점점 자라나 일체 지혜의 나무를 이룩하게 되고, 그 일체 지혜의 나무가 성립됨으로 말미암아 갖가지 불법(佛法)의 열매가 무성하여 널리 일체 중생들의 지혜 목숨을 구제해 살리는 것, 이것이 이른바 보살이 갖가지 선한 법의 종자를 심는 것이니라.
다음 믿어 즐겨하여 환희심을 낸다는 것은 무엇인가? 마치 큰물의 성질에 스스로 흘러 번져 다른 데로 다시 번지는 것처럼, 보살도 그와 같이 제 성질 그대로 사랑하고 즐겨하여 깨끗한 믿음을 내고 기뻐하는 마음을 내고는, 다시 일체 중생들로 하여금 사랑하고 즐겨하여 깨끗한 믿음을 내고 기뻐하는 마음을 내게 하니 사랑하고 즐겨하는 것은 이른바 출세간의 법을 즐거이 구하는 것이고 깨끗한 믿음이란 불ㆍ법ㆍ승을 믿는 것이며 기뻐하는 것은 마음이 맑고 깨끗함을 얻는 것이다. 이것이 이른바 보살이 믿어 즐겨하여 그 환희심을 내는 것이니라.
다음 모든 번뇌의 뿌리를 녹여 무너뜨린다는 것은 무엇인가? 마치 큰 땅의 수림과 초목이 물에 잠겨 죄다 녹아지고 무너지는 것처럼, 보살도 그와 같이 닦은 선정의 물로써 일체 중생들의 번뇌 근종(根種)을 녹이고 무너뜨리는가 하면 녹이고 무너뜨리기 때문에 번뇌의 근종이 계속 나지 않을뿐더러 더러운 악기와 습기도 다 소멸되니, 이것이 이른바 보살이 모든 번뇌의 뿌리를 녹여 무너뜨리는 것이니라.
다음 그 자체부터 잡기가 없어 맑고 깨끗하다는 것은 무엇인가? 마치 큰물이 자체가 잡기가 없어서 다시 맑고 깨끗한 것처럼, 보살도 그와 같이 자체부터 잡기가 없어서 본성이 맑고 깨끗하니 이른바 자체란 그 자체를 따라 일어나는 번뇌 따위를 털어내는 것이고, 잡기가 없다는 것은 탐욕ㆍ진심ㆍ우치 따위의 법에 섞이지 않는 것이며, 맑고 깨끗하다는 것은 모든 감관을 수호함이 매우 맑고 깨끗한 것이다. 이것이 이른바 보살이 그 자체부터 잡기가 없어서 맑고 깨끗한 것이니라.
다음 번뇌의 활활 타오르는 불꽃을 지식(止息)시킨다는 것은 무엇인가? 마치 여름철 땅이 매우 뜨거워서 사람들이 번열(煩熱)이 날 때 물이 그 번열을 해소시켜 모두 시원하게 하는 것처럼, 보살도 그와 같이
법의 물로써 일체 중생계 가운데 번뇌의 불꽃이 활활 타올라 번열에 허덕이는 그 고통을 다 멈춰 사라지게 하니, 이것이 이른바 보살이 번뇌의 활활 타오르는 불꽃을 지식시키는 것이니라.
다음 모든 욕심의 안타까운 애착을 방지하는 것은 무엇인가? 마치 세간 사람들이 번열에 쪼들려 갈증을 견디지 못할 때 물이 능히 갈증을 해소하는 것처럼, 보살도 그와 같이 일체 중생들이 모든 번뇌 경계의 안타까운 애착에 쪼들릴 때 보살의 큰 법 비를 퍼부어 모든 안타까운 애착을 해제해 주느니, 이것이 이른바 보살이 모든 욕심의 안타까운 애착을 방지하는 것이니라.
다음 깊고도 넓어서 끝이 없다는 것은 무엇인가? 마치 큰물이 뭇 흐름을 합해 모으기 때문에 깊고도 넓어서 끝이 없는 것처럼, 보살도 그와 같이 뛰어난 지혜를 쌓아 모으기 때문에 깊고도 넓어서 모든 마군과 외도들이 그 끝을 알지 못하니, 이것이 이른바 보살의 뛰어난 지혜가 깊고도 넓어서 끝이 없다는 것이니라.
다음 높고 낮은 곳에 다 가득 찬다는 것은 무엇인가? 마치 큰물이 거리낌이 없어서 일체 곳에 흘러 들어가 다 가득 차는가 하면, 비록 가득 차고 나서도 일체 중생들에게 결손과 고뇌를 주지 않는 것처럼, 보살도 그와 같이 큰 법 비를 쏟아서 일체 중생계 가운데 널리 번져 높고 낮은 곳에 다 가득 차는가 하면 비록 가득 차고 나서도 역시 일체 중생들에게 결손과 고뇌를 주지 않으니, 왜냐하면 보살의 대비한 마음 때문이라. 이것이 이른바 보살의 법 비가 높고 낮은 곳에 다 가득 차는 것이니라.
다음 모든 번뇌의 티끌과 먼지를 씻어버린다는 것은 무엇인가? 마치 큰물이 일체 티끌과 먼지에 덮인 그 더러운 곳에 흘러 번져서 모든 티끌과 먼지를 씻어 다 윤택하게 하는 것처럼, 보살도 그와 같이 널리 일체 거친 마음을 가진 자들에게 다 부드러운 마음을 내게 하기 위해 곧 뛰어난 지혜로써 그 선정의 사랑에 의지하는 물로써 일체 중생들에게 흘러 번져 모든 티끌과 먼지를 씻어 버리니, 이것이 이른바 보살이 그 모든 번뇌의 티끌과 먼지를 씻어버리는 것이다.
선남자여, 보살이 만약 이러한 열 가지 법을 수행하는 이라면 곧 물처럼 될 수 있으리라.
또 선남자여, 보살이 만약 다음의 열 가지 법을 수행한다면 곧 불처럼 될 수 있으리니, 그 열 가지란 무엇인가. 첫째 번뇌의 섶을 사르고, 둘째 불법을 성숙시키며, 셋째 일체 번뇌의 진흙탕을 마르게 하고, 넷째 큰 불덩어리와 같으며, 다섯째 광명의 비춤을 일으키고, 여섯째 놀라고 겁내게 할 수 있으며, 일곱째 위안을 일으킬 수 있고, 여덟째 이익을 얻음에 따라 중생들과 더불어 그 이익을 같이 하며, 아홉째 사람들에게 공양을 받고, 열째 사람들이 깔보지 않는 것이니라.
선남자여, 번뇌의 섶을 사른다는 것은 무엇인가? 마치 큰 불이 온 땅의 약초ㆍ총림 등 잡류의 물건을 다 사를 수 있는 것처럼, 보살도 그와 같이 지혜의 불로써 탐욕ㆍ진심ㆍ우치 등 따라 일어나는 번뇌를 사를 수 있으니, 이것이 이른바 보살이 번뇌의 섶을 사르는 것이니라.
다음 불법을 성숙시킨다는 것은 무엇인가? 마치 큰 불이 땅에서 나는 일체 종자와 모든 약초를 다 성숙시킬 수 있는 것처럼, 보살도 그와 같이 지혜의 불로써 안으로 일체 불법을 성숙시키고 성숙시킴에 따라 무너지지 않게 하니, 이것이 이른바 보살이 불법을 성숙시키는 것이니라.
다음 일체 번뇌의 진흙탕을 마르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마치 큰 불이 일체 습기 있는 물건과 진흙탕 따위를 다 마르게 할 수 있는 것처럼, 보살도 그와 같이 지혜의 불로써 일체 번뇌[有漏]의 진흙탕을 마르게 할 수 있으니, 이것이 이른바 보살이 일체 번뇌의 진흙탕을 마르게 하는 것이니라.
다음 큰 불 덩어리와 같다는 것은 무엇인가? 마치 추위의 고통을 받는 중생들이 큰 불 덩어리를 얻음으로써 따뜻하게 지낼 수 있는 것처럼, 보살도 그와 같이 지혜의 불로써 번뇌의 추위 병에 쪼들리는 중생들을 다 따뜻하게 할 수 있으니,
이것이 이른바 보살이 큰 불덩어리와 같음이니라.
다음 광명의 비춤을 일으킨다는 것은 무엇인가? 마치 어떤 사람이 설산(雪山) 꼭대기에서나 혹은 민타산(民陀山) 꼭대기에서 큰 불덩어리를 켠다면 그 불의 광명이 주위 1유순 내지 2ㆍ3유순 정도로 널리 비추는 것처럼, 보살도 그와 같이 지혜의 광명으로써 두루 비춘다면, 넓이 1유순 혹은 백천 유순 내지 한량없는 무수한 세계에 그 지혜의 광명이 일체 중생들에게 널리 비추고, 지혜의 광명이 비추기 때문에 중생으로서 지혜 없는 자들이 죄다 어두움을 깨뜨릴 수 있으니, 이것이 이른바 보살이 그 광명의 비춤을 일으키는 것이니라.
다음 놀라고 겁내게 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마치 큰 불이 일어날 때 모든 사나운 짐승, 혹은 사나운 짐승의 왕들이 저 불 덩어리를 보고서 놀라고 겁을 내어 사방으로 뿔뿔이 달아나 그 살던 굴 구멍을 떠나버리는 것처럼, 보살의 큰 지혜와 위덕(威德)도 그러한지라. 어떤 마군이나 하늘들이 보살을 보았을 때 모두 놀라고 겁을 내어 자신들의 미약한 위광(威光)을 버린 채 그 곳을 떠나 아주 멀리 가버림으로써 아예 보살의 이름[名字]마저 들을 수 없거늘 하물며 몸을 보겠는가. 이것이 이른바 보살이 놀라게 하고 겁내게 하는 것이니라.
다음 위안을 일으킨다는 것은 무엇인가? 마치 어떤 사람이 넓은 벌판 험난한 가운데에서 방향을 잃고 헤매다가도 불덩어리를 봄으로써 부락 또는 목장이 있는 곳인 줄을 알고 곧 그 곳을 찾아가 마음이 위안되어 모든 놀램과 두려움을 여의는 것처럼, 보살도 역시 그러한지라. 일체 중생이 생사의 넓은 벌판 험난한 속에 있다가도 보살을 보면 마음이 위안되어 일체 번뇌의 공포를 다 잃어버리니, 이것이 이른바 보살이 능히 위안(慰安)을 일으키는 것이니라.
다음 이익을 얻음에 따라 일체 중생들과 더불어 그 이익을 같이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마치 큰 불을 일체 중생이 다 같이 수용함에 있어
국왕이건 전타라(旃陀羅)이건 동자이건 차별이 없는 것처럼, 보살도 그와 같이 어떤 이익이나 수용하는 물자를 얻는 것에 따라 일체 중생과 더불어 다 같이 함으로써 궁왕이건 전타라이건 동자이건 아무런 차별이 없느니, 이것이 이른바 보살이 이익을 얻음에 따라 일체 중생과 더불어 그 이익을 같이하는 것이니라.
다음 사람들에게 공양을 받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마치 세간의 불을 모든 바라문ㆍ찰제리와 서민들이 모두 받들어 섬겨 공양하는 것처럼 보살도 역시 그러한지라. 이 세간의 일체 하늘ㆍ사람과 아수라들까지 다 보살을 받들어 섬겨 모든 공양을 다하여 부처님과 같이 생각하니, 이것이 이른바 보살이 사람들에게 공양을 받는 것이니라.
다음 사람들이 깔보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마치 조그마한 불일지라도 사람들이 감히 깔보지 못하는 까닭은 그 불이 만물을 사를 수 있기 때문인 것처럼, 보살도 그와 같이 믿음과 깨달음으로써 다니고 머무는지라. 보살이 처음 대승 가운데 발심할 때 아직 힘을 갖추지 못했지만 능히 세간의 하늘ㆍ사람ㆍ아수라들로 하여금 감히 깔보지 못하게 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바로 이 하늘ㆍ사람ㆍ아수라들도 저 보살이 곧 도량에 앉아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과위를 얻을 것임을 알기 때문이니라. 이것이 이른바 사람들이 보살을 깔보지 못하는 것이라. 선남자여, 보살이 만약 이러한 열 가지 법을 수행하는 이라면 곧 불처럼 될 수 있으리라.
또 선남자여, 보살이 만약 다음의 열 가지 법을 수행한다면, 곧 바람처럼 될 수 있으리니, 그 열 가지 법이란 무엇인가? 첫째 바람처럼 거리낌 없이 실천하고, 둘째 실천하는 경계가 끝이 없으며, 셋째 바람이 파괴하는 것처럼 중생들의 교만 덩어리 산을 부수고, 넷째 광대한 법 구름의 비를 불어 일으키며, 다섯째 일체 세간의 활활 타오르는 번뇌 불을 지식시키고,
여섯째 일체 중생들을 건드리지 않고서 선한 법으로 그 생명을 구제해 길러주며, 일곱째 한량없는 법 구름을 함축하여 큰 법 비를 맡아 지닌다.
여덟째는 큰 법을 불어 일으킴이 갖가지 장엄한 누각에 유포되어 묘호(妙好)하는 것을 장식하며, 아홉째 일체 대중 모임에 겁 나무[劫樹]가 장엄하여서 결단코 항상 바르고 묘한 음성을 내는 동시에 꽃을 뿌려 대중들의 뜻을 즐겁게 하고, 열째 아승기겁의 결백한 성회(聖會)에 삼마지ㆍ해탈ㆍ다라니문의 바다를 이룩하고 쌓아 모으며, 수미산과 해와 달의 광명과 법교(法敎)의 총림과 선묘(善妙)한 궁전과 윤위산(輪圍山) 등을 분포하며 일체 중생들을 성숙하고 다스리며 장엄하여 덧없이 몸 없는 의지(依止)에 잘 머물게 하며 지혜의 바람을 따라 움직이나니, 만나라(曼拏羅) 해탈의 인(因)인 까닭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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