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불설대승보살장정법경(佛說大乘菩薩藏正法經) 26권
대승보살장정법경 제26권
서천 역경삼장 조산대부 시광록경 전범대사 사자사문 신 법호 등 한역
변각성 번역
9. 정진바라밀다품 ②
“또 사리자여, 그때 그 유정들은 삿된 견해를 많이 일으키며 함부로 계집(計執)을 내어 설법하는 필추도 줄어들고 남의 천대를 받으면서 존중하는 마음을 내지 않고, 또한 존경하거나 친근하여 공양하지도 않는다. 어떤 필추는 법 아닌 것을 법이라 말하며, 바른 법을 즐기어 친근하지 않으며, 설혹 어떤 사람이 경전을 공경하고 존중하고 공양하며 유력한 사람이 갖가지로 칭찬하는 것을 보더라도 다 같이 그를 업신여기느니라.
사리자여, 그때 그 필추들로서 욕심을 떠난 자는 경전을 즐겨 수지하지마는 욕심을 떠나지 못한 자는 즐겨 수지하지 않고 대중 앞에서 악마의 무리를 따르나니, 이것이 여덟째의 마사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그런 줄 알고 따르지 않아야 하느니라.
사리자여, 혹 어떤 필추들이 경전을 즐겨 수지하고 독송하며 해설하고 쓰며 베끼더라도 그것은 이양을 위하기 때문에 세간에 순응한다. 그 유정들은 도둑질하는 업을 일으켜 세 가지 일을 자주 행한다. 그 세 가지란, 이른바 의복과 음식과 침구에 탐착하는 것이니, 이 세 가지를 많이 추구한다. 이것이 아홉째 마사이니, 지혜로운 사람은 그런 줄 알고 따르지 않아야 하느니라.
사리자여, 혹 어떤 필추들은 이 대승 경전 가운데서 상응한 행을 행하면서 최상의 정진을 일으켜 쓰고 베끼며 수지하고 좋아하며 독송하고 남을 위해 자세히 설한다.
그 때의 그 필추들은 악마에 붙들리고 번뇌 장애에 덮이어
더러운 법을 따라 즐거워하며 실없는 말에 상응하며, 잠에 탐착하고 잠 가운데서도 온갖 더러운 법을 즐겨 탐착한다. 또 여자의 일에 탐착하고 현혹되어 이런 행상을 매우 즐거워하여 수순한다. 그리고 경전을 즐겨 쓰고 베끼며 수지하고 독송하여 남을 위해 설법하지 않는다.
사리자여, 그때 그 필추들로서 여래의 가르침을 사랑하고 즐거워하는 자는 여래의 성스러운 가르침을 끊어지지 않게 하려 하지마는, 사랑하고 즐거워하지 않는 악업 필추들은 악마에게 붙들려 불법을 빨리 끊어지게 하려 하나니, 이것이 그 열째 마사이다.
사리자여, 이것이 열 가지 법이니, 지혜로운 사람은 낱낱이 알고 따르지 않아야 하느니라.”
그때 세존께서는 게송을 설하셨다.
그때에 그가 가진 일체의 곳에
그의 업으로 말미암아 악마 장애 생기어
모든 깨끗한 법을 모두 버리고
온갖 의리(義利)를 생각하고 가리기 좋아하지 않는다.
훌륭한 지혜는 줄어들고 나쁜 지혜 불어나
바른 법 가운데서 편안히 머무르지 못하며
법이 아닌 것을 즐기어 듣고 그것 모두 행하여
나쁜 세계 속에 떨어져 경계로 만든다.
이와 같이 되풀이하여 목숨 마칠 때에는
결함을 덮어 감추어 구호한다고 하면서
친히 가르치는 아사리를 존중하다가
한꺼번에 다 함께 나쁜 세계에 떨어진다.
나는 구지(俱胝)의 천 겁 동안에
세간을 이롭게 하기 위하여 괴로운 행을 닦고
언제나 유정들을 잘 생각하여
그들을 모두 3독(毒)의 불에서 멀리 떠나게 하려 했다.
나는 그때에 큰 보리를 증득하여
맑고 깨끗하고 묘한 법의 바퀴를 잘 굴리어
인간이나 천상에서 나와 같은 이 없고
세간과 세간 밖에서 제일이라 일컬었다.
나는 지금 저들을 버려서는 안 된다.
이 세간의 유정들을 극히 얻기 어렵거니
저 악마의 무리들을 모두 물러나게 하고
모두 괴로움을 잘 떠나고 안락을 얻게 하리.
또 저들로 하여금 우치의 어둠의 길에서
6도(度) 등의 진실하고 선한 행을 지니고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에 다 상응하여
능히 보리의 도를 다 얻게 하리.
이와 같은 법을 받아 듣고는
다시 진실한 공(空)을 잘 설한다.
그로 하여금 바른 믿음에 편히 살게 하나니
그 때문에 온갖 악마 무리를 떠날 수 있다.
이 최상의 진실한 법 가운데서
만일 그 진실한 법을 등져 버리면
진실한 상(相)이 아닌 것을 진실이라 하여
모든 악마 무리들을 멀리 떠날 수 없다.
만일 어떤 유정이 있어 부처님의 처소에서
기뻐하면서 견고하게 존중하는 마음 내면
이와 같은 바른 법을 들을 때에는
길상(吉祥)하고 훌륭한 의리(義利) 얻으리.
바른 믿음을 가진 유정들이 기뻐할 때는
저 모든 악마 무리들이 고뇌를 내고
일체의 곳에서 선을 행할 때에는
악마의 무리들이 다투어 와서 두려워한다.
그때에 악마는 거짓으로 필추 모양이 되어
교묘하게 말하여 속이고 호려
대중을 빨리 어지럽게 하고는
보리의 도를 진실이 아니라 말한다.
스스로 말하기를 내 법은 진실의 인(因)이니
너희들은 마땅히 굳게 편히 머물기 구하라.
이와 같은 근거 없는 말을 하고는
그리고는 업신여기며 다시 헐고 비방한다.
그때 그 필추는 악마에 붙들리어
악마의 말을 믿기 때문에 방자한 마음 생겨
이르기를 이 법은 부처님의 교법이 아니라고
그로 말미암아 열반의 도를 버릴 것이다.
다시 바른 깨달음을 등지고 온갖 티끌과 어울리나니
그리하여 부처님의 법은 믿어 받들지 않고
나라는 견해의 거칠고 무거움으로 말미암아
저 나쁜 세계 속으로 빨리 떨어지고 만다.
비록 한 부분의 필추들이 있더라도
그들 또한 진실이 아닌 것을 사랑하고 즐기어
각각 대승의 공한 법 가운데서
자기끼리 서로 온갖 허물을 엿보아 찾아낸다.
비록 최상의 진실한 법을 만난다 하더라도
잡되고 어지럽기 때문에 들어 익히지 않고
다시 바른 이치에 대해 두려워하는 마음 내어
바른 법을 버리기 때문에 돌아갈 곳이 없다.
그 때에는 법을 설하는 사람이 없어
믿거나 이해하지 않는 사람이 또한 많다.
이와 같으므로 비록 법을 말하는 이 있더라도
모두 그를 버리고 법을 듣지 않는다.
만일 세존의 말법(末法) 세상을 당해
다시 저 유정들을 이롭고 즐겁게 하면
그 때에는 많은 악마 장애의 침해가 있으려니
거기에 대해 부디 타락하는 마음을 내지 말라.
미래에 만일 필추 무리가 있어
결정코 법에 대해 믿음과 이해를 내어
차라리 신명을 버릴지언정 그 마음 굳게 가지면
빨리 원만하고 떳떳한 결과의 깨달음을 얻으리.
“그때 사리자와 큰 필추들은 대중 가운데서 이 대승을 수행하는 자가 험난한 가운데서도 정법을 능히 수행한다는 말을 듣고 제각기 광대 무량하고 견고하고 용맹한 정진의 힘을 일으켰다. 이와 같은 행상으로 이 대승 보살장의 정법을 듣고 독송하며 쓰고 베끼며 수지하고 다시 가르쳐 보이면서 남을 위해 널리 설법한다.
또 이런 좋은 비유로 말한다.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조상의 창고를 잘 수호하고 있는데 그 재보가 차츰 줄어드는 것을 보고 걱정하는 것처럼, 지금 우리가 보면, 석가여래께서 무량 백천 구지 나유타 아승기겁 동안 수행한, 이 얻기 어려운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법이 차츰 없어지는 것과 같다. 우리 필추들도 그와 같이 모두 걱정하고 제각기 광대 무량하고 용맹한 정진을 일으켜 대승보살의 정법보장(正法寶藏)을 굳게 가져 수호한다.’
또 필추는 말한다.
‘비유하면 다음과 같다. 어떤 사람이 단정하고 뛰어나게 묘한 아들을 두었다. 부모는 그것을 보고 몹시 기뻐하고, 그 상을 자세히 관찰하고는 잠시도 눈을 떼지 않는다. 그 아들이 갑자기 험난한 곳에 빠졌는데 큰 새가 날아와서 아이를 차고 가다가 다시 나락가(那落迦) 곁에 있는 높고 험한 곳에 떨어뜨렸다. 그때 그 부모는
용기를 내어 그 아들을 구해 가지고 돌아온다.
지금 우리도 그와 같다.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뒤에 만일 어떤 정사(正士)가 위없는 법보를 믿고 공경하여 출리(出離)를 구하려고 그것을 수지하고 독송하면서 그대로 수행하면 우리가 위없는 법보로써 서로 부착하고 정진하여 수호하는 것도 그와 같아서 저 악인들로 하여금 침해하지 못하게 한다.’
또 필추는 말한다.
‘마치 세간에서 군사를 모아 행렬을 만든 진세(陣勢)로 서로 싸우려 하는 것과 같다. 그때 대중 가운데 일부 유정이 그 군대를 보고도 아무 두려움이 없이 그 앞에 편히 서서 군사들을 보호해 저들을 싸우지 못하게 한다. 또 그 대중 가운데 용기 있는 사나운 사람이 그 군사들을 보고도 조금도 겁내지 않고 그 앞에 편히 서는데 그렇게 하여 끝내 전공(戰功)을 세운다.
우리도 그와 같다.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뒤에 법이 멸하려 할 때에 만일 어떤 유정이 마음이 견고하여 바른 법을 보호하고 선한 벗을 친근하며 출리를 즐겨 구하면서 견고한 갑옷을 입고 광대한 정진의 힘을 내어 악마의 군사들을 부순다.
이와 같은 행상으로 법보에 대해 조금이라고 정묘하게 생각하는 것도 또한 그와 같으며……한 사구게(四句偈)라도 남을 위해 설하여 그로 하여금 기뻐하면서 부처님 말씀을 믿고 받아 의혹을 내지 않게 한다. 또 유정들을 가르쳐 그들로 하여금 과거ㆍ미래ㆍ현재의 모든 부처님의 묘한 법을 기뻐하고 칭찬하면서 편히 살게 한다.’
그때 필추들은……(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무량한 비유를 자세히 말할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사리자에게 말씀하셨다.
“이와 같은 행상으로 나는 말하노니, 이 사람들이 얻는 복 무더기는 허공처럼 한량이 없어 다 말할 수 없느니라. 또 사리자여,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뒤에 이런 사람은 얻기 어렵다.
나는 말하노니, 그는 뛰어나고 훌륭한 장부요, 그는 최상의 장부이며 그는 용맹한 장부요, 또 대장부다. 그는 불법을 얻어 제 이익과 소승의 고요히 사는 것을 즐기지 않고, 오직 견고한 대승의 바른 행만을 행한다. 또 자타의 명예를 찬탄하기를 좋아하지 않고, 오직 대승의 공덕만을 찬탄하기를 즐거워한다.
사리자여……목숨을 마칠 때에도 이 정법을 수지하고 독송하면서 진실한 공(空)을 결정코 잘 아시느니라.
또 사리자여, 뒤 말세에는 계율을 깨뜨리는 필추도 불어나 바른 법을 비방하며 세간의 외도의 경전을 많이 즐겨 닦아 익힐 것이다. 사리자여, 겁탁(劫濁)ㆍ번뇌탁(煩惱濁)ㆍ중생탁(衆生濁)ㆍ견탁(見濁)ㆍ명탁(命濁)의 악한 세상에서 만일 어떤 필추가 용맹으로 온갖 싸움을 깨뜨리고 편히 머물면서 항상 부처님의 보리를 떠나지 않기를 원하면 세 때에 관상(觀想)을 지어 잘 편히 머물러야 하느니라.”
그때 세존께서는 게송을 설하셨다.
여래의 바른 법장(法藏)을 친하고 가까이하여
일체의 늙음과 죽음의 괴로움을 깨뜨리고
제 이익의 행에는 상응하지 않고
항상 유정들을 이롭고 즐겁게 하기를 좋아한다.
내가 말하는 바른 법 가운데서
공경하고 좋아하여 잘 건립하면
그는 내가 조어사(調御師)됨을 감당하리니
그이야말로 여래의 참 제자이다.
만일 내 바른 법을 즐거워해 듣지 않고
또한 다시 잘 편히 머무르지 못하면
그 사람은 저 나쁜 세계 가운데 떨어져
마치 바퀴가 바다 속으로 빨리 빠지는 것 같으리.
천 구지 겁수 동안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심을 만나기는 극히 어렵다.
그 사람은 악마에게 붙들린 바 되어
비록 부처님을 만나더라도 싫어하는 마음 내리.
“또 사리자여, 과거 91겁 전 그때에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셨으니, 그 이름은 비바시(毘婆尸) 여래ㆍ응공(應供)ㆍ정변지(正徧知)ㆍ명행족(明行足)ㆍ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조어장부(調御丈夫)ㆍ천인사(天人師)ㆍ불세존(佛世尊)이셨다.
그 부처님 법 안에 여섯 필추가 있었으니, 첫째는 이름이 선견(善見)이요, 둘째는 이름이 묘리(妙利)이며, 셋째는 이름이 작희(作喜)요, 넷째는 이름이 현길(賢吉)이며, 다섯째는 이름이 명칭(名稱)이요, 여섯째는 이름이 이아(利牙)였다. 그들은 나ㆍ사람ㆍ중생ㆍ수자(壽者)ㆍ단견ㆍ상견 등의 견해에 집착하여 항상 남을 업신여기면서 모두 광야에 모여 서로 차별하는 악행을 의논하였다.
이와 같이 스스로 백 가지 선을 행한다고 말하면서 다시 10, 20 내지 50명씩을 불러 모아 무리를 만들고 그 스스로 행하는 법을 계속 가르쳐 보이면서 다시 맹세하기를, ‘만일 우리의 가르침을 어기면 반드시 손해를 보리라’ 하고, 이 말을 마치고는 각기 헤어져 혹은 마을로, 혹은 도시로 들어가고, 혹은 자기 집으로 내지 왕성(王城)으로 갔다. 그때 어떤 사람은 어떤 부락으로 가서 다시 부류를 모아 놓고, 각각 교시하고 부처님의 말씀을 더욱 손상시켰다.
사리자여, 어떻게 결심하고 그는 부처님 말씀을 손상시켰던가? 그들은 모두 나ㆍ사람ㆍ중생ㆍ수자 등에 고집하여 ‘만일 나가 없다면 누가 가고 오며, 누가 앉고 누우며, 누가 말하고 침묵하며, 누가 주고 누가 받으며, 누가 먹고 누가 마시며, 누가 괴로워하고 누가 즐거워하며……가렵고 아픔을 누가 깨닫겠는가?’라고 하였다. 그때 대중 가운데 어떤 사람이 이렇게 말하였다.
‘만일 나와 사람과 중생과 수자가 없다고 한다면 그는 내 좋은 벗이 아니다.’
사리자여, 그때 그 부락의 남자ㆍ여자ㆍ동남(童男)ㆍ동녀 들은 이 말을 듣고 다 그 아견(我見)에 집착하는 자를 참 좋은 벗이라 하면서 서로 말하였다.
‘옛날 우리에게는 모든 것을 여실히 잘 아는 지혜로운 사람으로서 참 좋은 벗이 있었는데, 그는 나와 사람과 중생과 수자가 없다고 말하였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존경하던 그 사람을 이제는 친근하여 공경하거나 공양하지 않겠다.’
사리자여, 그때 그 여섯 필추들은 반달이 지난 뒤에 다시 한 곳에 모였는데, 그 중의 어떤 필추가 말하였다.
‘나는 계속 교화해서 5백 종족을 내 권속으로 만들었다.’
또 사리자여, 그때 그 비바시 여래ㆍ응ㆍ정등각에게 어떤 성문 필추가 있었는데, 그는 모든 번뇌가 다 없어져 아라한과를 얻었다. 그는 이 사실을 알고 그 5백 부락에 들어가, 그 남자ㆍ여자ㆍ동남ㆍ동녀 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그가 말한 법은 난잡한 말이요 진실하지 않은 말이며, 이익이 없는 말이다.’
때에 아라한은 대중 가운데서 게송을 설하였다.
만일 바른 법을 알지 못하면
그 사람은 진실한 도를 모른다.
너희들이 삿된 법에 굳게 집착한다면
결정코 저 나쁜 세계에 떨어지리라.
이 게송을 설하자 저 여섯 필추들은 크게 화를 내어 이 말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 아라한은 그들을 가엾이 여겨 부처님을 찬탄하면서 다시 게송을 설하였다.
우리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진실한 법으로는
일체의 유위법(有爲法)은 모두 항상됨이 없고
모든 법 가운데에는 다 나[我]가 없어서
그것은 견고하지 않으며 늘 있는 것 아니다.
또다시 모든 행(行)은 다 지어진 것으로서
그 본체가 진실하지 않기 때문에 공(空)이요, 또 공이다.
어리석은 사람은 우치하고 헷갈려 굳게 거기 집착하여
허깨비 같은 법 가운데서 어지러이 날뛴다.
이 게송을 마치고 또 필추들에게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법 가운데는 다 나와 사람과 중생과 수자가 없다는 것이다.’
때에 아라한은 그 필추들이 즐겨 믿지 않는 것을 알고 다시 게송을 설하였다.
만일 주고받음에 대해 본다는 집착을 내고
다시 깨달음과 감촉을 인정해 분별 있으면
나[我]가 없다는 법을 믿어 좇지 않으리니
그들은 모두 온갖 나쁜 세계에 떨어지리.
사리자여, 그때 유정들로서 남자ㆍ여자ㆍ동남ㆍ동녀 들은 허망한 법에 대해 그 말을 믿고 받았다. 그리하여 장차 6만 8천이 삿된 견해로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다 무간(無間) 대지옥에 들어가 지독한 고통을 받는다.
다시 많은 혀가 날 것인데 혀는 광대하여 천 잎의 연꽃과 같고, 그 혀 위에 다시 보습으로 그 혀를 갈아 찢을 것이며, 다시 옥졸(獄卒)이 백 개의 예리한 절굿공이[杵]를 가지고 그 죄인들을 때리고 찌를 것이다. 그리고 다시 공중에서 뜨거운 철환(鐵丸)이 비처럼 내려 죄인들의 몸을 사납게 때릴 것이며, 또 그 철환은 불덩이로 변하여 불꽃이 극히 사나울 것이다. 죄인들은 사나운 불이 그 몸을 태우는 것을 보고 그 죄가 끝나 지옥에서 나오면 다시 천 마리의 물고기 속에 떨어질 것이다.”
그때 세존께서는 게송을 설하셨다.
그때 그 유정들은 저 지옥의
한량없는 백천 불더미 속에 떨어지고
공중에서는 번개 치며 다시 불이 내려와
죄인들의 몸은 지독한 고뇌를 받을 것이다.
한 몸으로 다시 일체의 고통을 받고
사나운 불꽃과 온갖 흉기가 공중에서 내려와
백 유선나를 가득 채우면
그들은 각기 그 몸이 지옥에 가득함을 보리라.
그들은 또 각각 보리니, 그 혀 위를
날카로운 보습과 예리한 화살이 사납게 와서 쏘고
예리한 칼이 혀를 잘라 조각조각 내는 것을.
그들은 비로소 고통 중에도 지극한 고통임을 알리라.
나쁜 벗의 허망한 말에 떨어져
그들을 자주 친근하고 애경함으로 말미암아
계율을 지니는 맑고 깨끗한 무리를 버리리니
그 때문에 이런 지독한 고통 속에 떨어지는 것이다.
“또 사리자여, 저 여섯 필추들도 허망하고 진실하지 않기 때문에 또한 아비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그 지옥은 백 유선나인데 그들은 각각 제 몸이 지옥에 가득 찬 것을 볼 것이다. 그 낱낱 몸에는 다시 천 개의 입이 있고, 낱낱 입 안에는 다시 혀가 두 개씩 나고, 그 혀마다 가로세로가 4유선나이며, 낱낱 혀를 5백 개의 쇠 보습으로 갈아 찢으며, 다시 뜨거운 쇠로 그 혀를 잡고 태우리니, 그 고통은 다 말할 수 없는 것이다.
또 백천 구지의 갖가지 흉기를 가지고 와서 그 머리를 때리는데 이렇게 백천 구지 나유타 해 동안 죄를 받을 것이다. 그 죄를 다 받고 나면 다시 갖가지 지옥에 들어가 갖가지 죄를 받는 것도 그와 같을 것이니, 왜냐하면 그들은 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비방했기 때문에 그런 죄를 받는 것이다.
또 사리자여, 그 부처님 때에 속가에 사는 장자가 있었는데, 이름을 안락(安樂)이라 했다. 그 집은 부자로서 재보가 풍성하여 마음대로 수용하였다. 그리고 그 조상이 금ㆍ은ㆍ유리ㆍ차거ㆍ마노ㆍ진주ㆍ산호 등 이런 보배를 쌓고 모아 모두 다 구족하였다. 모든 창고도 가득 찼고, 노비와 하인과 도시 사람들을 마음대로 부려 모자람이 없었다.
그때 그 장자는 이계(離繫) 외도를 섬기면서 삿된 법을 닦아 익히며 삿된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그 장자에게는 미슬발저(尾瑟鉢底)라는 아내가 있었다. 그녀는 얼굴이 뛰어나게 묘하고 단정하며 결백하여 누구나 그 원만한 상을 좋아하였다. 그녀는 한 아들을 두었는데 단엄하고 묘한 데다가 얼굴은 원만하고
몸은 결백하여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 아들은 옛날에 무량 백천 구지 나유타 부처님 처소에서 온갖 선근을 심었었다.
그 아들은 처음 나서 세 번 입을 열어 웃으면서 말하기를, ‘나는 지금 무엇 때문에 이 삿된 견해를 가진 종족에 태어났는가?’라고 했다. 그 어머니는 이 말을 듣고는 몹시 놀라 몸의 털이 일어섰다. 그리고 아들을 버리고 당황해하면서 달아났다. 그때 여러 여자들은 이것을 보고 모두 모여 와서 그 사정을 물어 그 아들이 그런 말을 했다는 말을 듣고 그들도 놀라고 두려워하여 미친 듯 달아났다.
그리고 갔다가는 다시 와서 그 아들을 관찰하고 의논하고 서로들 말하기를, ‘이 아이는 하늘인가, 용인가? 약차(藥叉)ㆍ나찰(羅刹)ㆍ아소라(阿蘇囉)ㆍ아로나(誐嚕拏)ㆍ긴나라(緊那囉)ㆍ막호라아(莫呼囉誐)ㆍ구반다(鳩盤茶)ㆍ필사좌(必舍佐)ㆍ인비인(人非人) 등인가?’라고 하면서 이렇게 의심하였다. 그리하여 그 아이는 그녀들에게 말하기를, ‘당신들은 상서롭고 상이 모두 원만한데 왜 나를 버리고 놀라 두려워하면서 달아나는가?’라고 했다.
그리고 그 동자는 그녀들을 보고 게송을 설하였다.
당신네 여자들은 모두 아주 길상(吉祥)스러운데
무엇 때문에 나쁜 길에 대해 두려움을 안 내는가?
나는 지금 당신네들로 하여금 진실 깨달아
모두 저 험난한 곳을 멀리 떠나게 하리.
우리 아버지나 어머니나 또 모든 권속들
그들은 모두 내게 있어서 좋은 벗이 아니다.
나는 지금 저이들 위해 삿된 견해를 없애어
험난한 저 온갖 나쁜 길에 나지 않게 하리라.
사리자여, 그때 저 동자의 부모와 대중들은 이 동자의 게송을 듣고 모두 그리로 갔다. 그때 그 동자는 부모 앞에서 게송을 설하였다.
창고에 쌓여 있는 온갖 재물과 보배들과
오곡과 집과 또 공양거리를
빨리 내어 주어라. 그것 모두 보시하고
집을 버리고 부처님께 귀의하여 사문 되리라.
내가 보매 저 비바시(毘婆尸)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시는데
삼계 가운데서는 그이와 짝할 이 없네.
그 부처님의 지혜의 해가 세상을 비추나니
나는 집을 떠나 그 부처님의 제자 되기 원하네.
부처님의 바른 법을 열어 보임을 얻어
일체의 저 유정들을 다 이롭고 즐겁게 하리.
저 부처님의 슬기의 해가 세상을 비추나니
나는 집을 떠나 그 부처님의 제자 되기 원하네.
우리 부처님께서는 서른두 가지의 대장부의 상을
원만히 갖추시고 그것으로 다 장엄하셨다.
저 부처님의 지혜의 해가 세상을 비추나니
나는 집을 떠나 저 부처님의 제자 되기 원하네.
설령 1천 구지 겁 동안
일찍이 이 부처님의 명호를 들은 적 없고
우담바라꽃[優曇花] 피는 것을 만나기 어려운 것 같아도
나는 집을 떠나 저 부처님의 제자 되기 원하네.
사리자여, 그때 그 부모는 동자에게 말하였다.
‘너는 잘도 그런 청정한 마음을 내고 집을 떠나 부처님께 귀의하려 하는구나. 우리는 우리가 가진 조상의 창고에 있는 20구지의 금ㆍ은ㆍ보배들을 다 너에게 주어 너로 하여금 계속 보시를 행하게 하리라.’
그리고 그 부모는 게송을 설하였다.
우리는 지금 우리가 가진 저 온갖 재보를
모두 다 너에게 주어 장차 보시하게 하리.
너는 맑고 깨끗한 마음을 냄으로 말미암아
어디로 가나 저 유정들을 이롭고 즐겁게 하라.
여기 있는 금과 은 등 모든 보배와
오곡과 집과 또 살림 기구를
너는 맑고 깨끗한 마음을 냄으로 말미암아
빨리 보시 행하여 저 유정들을 이롭게 하라.
평상과 요와 침구 등 모든 수용거리와
바르는 향과 화만(花鬘)과 가루 향 등
너는 맑고 깨끗한 마음을 냄으로 말미암아
어디에서나 빨리 보시 행하라.
부처의 보배와 법의 보배와 또 스님의 보배
이것을 최상의 좋은 복밭이라 한다.
거기서 널리 보시하는 마음 행하여
진실로 저 모든 것을 이롭고 즐겁게 하라.
그때 그 동자는 다시 부모를 위해 게송을 설하였다.
나는 저 부처님
대비바시 세존께 가고자 하네.
한량없는 갖가지 공양을 올려
저 일체 유정들을 이롭고 즐겁게 하고 싶네.
하늘이나 사람이나 모든 무리들
일체의 즐거운 일을 구하려는가.
나는 지금 세존 앞으로 나아가나니
원컨대 나와 함께 저리로 갑시다.
그리하여 그 동자는 이 게송을 마치고 이렇게 생각하면서 사방을 둘러보고 그 부모에게 말하였다.
‘나는 지금 저 비바시 여래ㆍ응ㆍ정등각에게로 가겠습니다.’
그때 그들은 이 말을 듣고는 각기 놀라고 의심하면서 서로 말했다.
‘어떻게 아이가 난 지 하루 만에 저렇게 부모에게 말할 수 있으며, 또 두 발로 걸을 수 있을까?’
그때 8만 4천 구지와 같은 대중이 모여 와 각각 생각하면서 서로 말하였다.
‘이 동자는 하늘인가, 용인가? 아니면 약차ㆍ나찰ㆍ건달박(揵闥縛)ㆍ아소라ㆍ긴나라ㆍ마호라가(摩呼囉誐)ㆍ인비인 등인가?’
그때 동자는 대중들과 함께 비바시 여래ㆍ응ㆍ정등각에게로 갔다. 동자가 대중을 거느리고 갈 때 공중에서는 10천 개의 일산이 그 위를 덮었다. 그리고 공중에서 높은 소리로 외쳤다.
‘저들로 하여금 더위나 추위나 바람이나 비의 피해를 받지 않게 하라.’
그리고 또 공중에서 금빛 그물이 나타나 그 위에 덮었고, 또 공중에서 하늘의 묘한 꽃과 갖가지 가루 향 등 모든 묘한 향 등을 비처럼 내렸고, 다시 시원한 실바람이 불어 그 향을 흩었다. 또 그가 가는 길에는 향수를 땅에 뿌렸고, 하늘의 보배 옷을 비처럼 내렸으며, 내리는 하늘 꽃은 무릎까지 쌓였다. 또 가는 길에는 여덟 가지 공덕의 물이 한량없는 못이 저절로 나타났는데,
그 낱낱 못에는 한량없는 우담발라꽃[優曇鉢羅花]ㆍ구물두꽃[俱物頭花]ㆍ분나리가꽃[奔拏利迦花] 등이 있었으며, 그것이 공양되었다.
또 7보로 된 뛰어나게 묘한 대(臺)와 나무가 저절로 출현하였고, 그가 가는 길에는 갖가지 고동이 불지 않아도 저절로 울어 미묘한 소리로 노래하며 찬탄하였고, 그 좌우에는 한량없는 진기한 보배로 저절로 장엄되었다.
그때 동자가 잠깐 발을 들자마자 각각 꽃 한 송이씩이 나타나 밟게 하였고, 밟으면 들어가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그때 동자는 길에서 잠깐 동안 돌아보면서 게송을 설하였다.
세상에는 바른 이치와 바른 이치 아닌 것이 있는데
내가 지금 가는 길이 최상의 길이니라.
바르지 않은 길은 나는 가지 않나니
그러므로 바른 이치를 가진 어른에게 가노라.
나는 나유다(那庾多) 겁 동안
때로는 혹 인간의 몸을 얻었으나
다시 세상에 나오신 여래를 만났나니
믿고 이해하는 지혜의 힘을 두루 가졌네.
사리자여, 그때 동자가 이 게송을 마치자 공중에서 8만 4천의 하늘 사람들이 모두 찬탄하면서 게송을 설하였다.
장하고 장하여라, 크게 지혜로운 사람이여.
최상의 제일의제(第一義諦)를 잘 말하는구나.
모든 이치 아닌 것을 다 버렸나니
그러므로 바르고 진실한 도를 잘 행하네.
사리자여, 그때 그 동자는 여러 하늘 무리들에게 다시 게송을 설하였다.
누구나 바른 도를 잘 행하는 자는
화합하는 이치를 얻는 길을 자세히 말한다.
바른 도가 아닌 것을 굳이 집착한다면
어떻게 상응(相應)한 이치를 얻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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