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대승장엄보왕경(佛說大乘莊嚴寶王經) 4권
불설대승장엄보왕경 제4권
서천 천식재 한역
김영덕 번역
이때에 제개장보살이 세존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제가 지금 어떻게 하면 이 육자대명다라니를 얻을 수 있겠습니까? 만약 그것을 얻는다면 불가사의하고 무량한 선정(禅定)과 상응하여, 곧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는 것과 같으므로 해탈문에 들어가 열반의 경지를 볼 것입니다. 탐욕과 성냄이 영원히 없어져 법장(法蔵)이 원만하여져서, 오취(五趣)에 윤회하는 것을 깨뜨리고, 모든 지옥을 정화하며 번뇌를 끊어 없애고 축생들을 구하여 놓아주며, 법의 맛을 충족하여 일체지지(一切智智)로써 다함없는 법을 설할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이 육자대명다라니를 구하고자 하옵니다. 저는 이것을 얻기 위하여 사대주 가운데 가득한 칠보로 보시하고 경문을 베끼겠나이다. 세존이시여, 만일 종이나 붓이 모자라면 저의 몸을 찔러 피로써 먹을 삼고, 가죽을 벗겨 종이로 하고, 뼈로써 붓을 삼겠나이다. 이와 같이 하여도 세존이시여, 저는 후회하거나 아까워하지도 아니하고 존중하기를 마치 저의 부모와 같이 하겠나이다.”
이때에 부처님께서 제개장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내가 과거세를 생각하니, 이 육자대명다라니를 위하여 티끌의 숫자처럼 많은 세계를 두루 돌아다니며 내가 무수한 백천만 구지 나유타의 여래께 공양하였으나, 나는 저 모든 여래의 처소에서도 얻지 못하였으며, 또한 듣지도 못하였느니라.
그때에 세상에 부처님이 계셨으니 보상(寶上)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이라고 이름하였다. 내가 저 부처님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슬피 우니, 그 여래ㆍ응ㆍ정등각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너는 슬피 울지 말고 가거라. 선남자야, 네가 가서 그곳에 이르면 연화상(蓮華上) 여래ㆍ응ㆍ정등각께서 그곳에 계신 것을 볼 것이니, 그 부처님께서 이 육자대명다라니를 알고 계신다.’
선남자야, 나는 곧 보상여래 계신 곳을 떠나 연화상여래의 부처님 국토로 갔다. 도착하고 나서 부처님 발에 머리를 대어 예배하고서, 합장하며 앞에 서서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에게 육자대명다라니를 주십시오. 그 진언왕(真言王)은 일체의 근본이 되는 어머니[一切本母]이므로 그 이름을 억념하면, 죄의 허물이 소멸되고 속히 보리를 증득하게 되니, 이를 위한 까닭입니다. 저는 지금 매우 힘이 듭니다. 제가 무수히 많은 세계를 갔었지만 얻지 못하고 지금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때 연화상여래께서 곧 이 육자대명다라니의 공덕을 연설하셨다.
‘선남자야, 모든 티끌은 내가 능히 그 수량을 셀 수 있으나, 선남자야, 만약 이 육자대명다라니를 한 번 염하여 얻는 공덕은 내가 수량을 능히 헤아릴 수 없느니라. 선남자야, 또 큰 바다에 있는 모래알 수를 내가 능히 낱낱이 셀 수 있으나, 선남자야, 만약 이 육자대명을 한 번 염하여 얻는 공덕은 내가 수량을 헤아릴 수 없느니라. 선남자야, 또 천인이 지은 창고의 둘레가 일천 유선나이고 높이가 일백 유선나인데, 깨를 모아서 쌓아 그 안에 가득 채워 바늘 끝 하나도 들어갈 틈이 없는데, 그곳을 지키는 사람이 늙지도 않고 죽지도 않으면서 백 겁이 지날 때마다 한 알의 깨를 밖으로 던져, 이와 같이 하여 창고 안의 것을 다 던져 남는 것이 없다고 해도, 내가 능히 그 수량을 셀 수 있으나, 선남자야, 만약 육자대명을 한 번 염하여 얻는 공덕은 내가 그 수량을 헤아릴 수 없느니라.
선남자야, 또 만약 사대주에 갖가지 곡식과 보리 등을 심고, 용왕이 풍성하게 비를 내려 때맞춰 적셔주어, 심은 것들이 모두 익어서 수확을 마치고, 남섬부주를 마당으로 하여 수레 등으로 운반하여 한 곳에 옮기기를 다 마쳐서 모두 큰 무더기를 이루었다고 해도, 선남자야, 이와 같은 것들은 내가 능히 그 하나하나의 낱알 수를 셀 수 있으나, 선남자야, 이 육자대명을 한 번 염하여 얻은 공덕은 내가 그 수량을 헤아릴 수 없느니라. 선남자야, 이 남섬부주에 있는 모든 큰 강이 밤낮으로 흘러드니, 이른바 시다하(枲多河)ㆍ경가하(弶誐河)ㆍ염모나하(焔母那河)ㆍ바추하(嚩芻河)ㆍ설다노나라하(設多嚕奈囉二合河)ㆍ찬나라바아하(賛奈囉二合婆蘖河)ㆍ애라바디하(愛囉嚩底河)ㆍ소마가다하(蘇摩誐駄河)ㆍ혜마하(呬摩河)ㆍ가라수나리하(迦攞戍那哩河)로서, 이 하나하나의 강에 각각 오천 갈래의 작은 강이 있어 밤낮으로 큰 바다에 흘러 들어간다. 이와 같이 선남자야, 저들 큰 강들을 내가 능히 그 하나하나의 물방울을 셀 수 있으나, 선남자야, 만약 이 육자대명을 한 번 염하여 얻는 공덕은 내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느니라.
선남자야, 또 사대주에 있는 모든 네 발 가진 유정들인 사자ㆍ코끼리ㆍ말ㆍ소ㆍ물소ㆍ호랑이ㆍ늑대ㆍ원숭이ㆍ사슴ㆍ검은 암양ㆍ양ㆍ승냥이ㆍ토끼 등 네 발 가진 종류들을 내가 능히 그 낱낱의 털 수를 헤아릴 수 있으나, 선남자야, 만약 이 육자대명을 한 번 염하여 얻는 공덕은 내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느니라. 선남자야, 또 만약 금강구산왕(金剛鈎山王)이 높이가 구만 구천 유선나이고 깊이가 팔만 사천 유선나이며, 금강구산왕의 각 방면이 팔만 사천 유선나인데, 그 산의 어떤 사람이 늙지도 않고 죽지도 않으면서 한 겁을 지나야 한을 두루 한 바퀴 돌 수 있다면, 이와 같은 산왕을 내가 교시가(憍尸迦)의 옷으로써 능히 다 덮어 남지 않게 할 수 있으나, 만약 어떤 사람이 이 육자대명을 한 번 염하여 얻은 공덕은 내가 그 수량을 이루 다 말할 수가 없느니라.
선남자야, 또 만약 큰 바다의 깊이가 팔만 사천 유선나이고, 동굴의 입구가 광활하여 헤아릴 수 없다 하여도 내가 능히 한 터럭 끝만한 물방울까지 다 남김없이 셀 수 있으나, 선남자야, 만약 이 육자대명을 한 번 염하여 얻는 공덕은 내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느니라.
선남자야, 또 대시리사수림(大尸利沙1)樹林) 같아도 내가 능히 낱낱의 잎사귀 수를 다 셀 수 있으나, 선남자야, 만약 어떤 사람이 이 육자대명을 한 번 염하여 얻는 공덕은 내가 수량을 이루 다 말할 수 없느니라.
선남자야, 또 만약 사대주에 가득 살고 있는 남자와 여인과 동남과 동녀, 이와 같은 사람들 모두가 다 칠지(七地)보살의 지위를 얻었다 하여도 그 보살들의 모든 공덕이 육자대명을 한 번 염한 공덕과 다름이 없느니라. 선남자야, 또 만약 열두 달로 된 해[年]를 제외하고 열석 달이 있는 윤년을 만날 때에 이 나머지 윤달을 해[年]로 계산해서, 천상(天上)의 일 겁을 다 채우도록 밤낮으로 항상 큰비를 내린다 해도, 선남자야, 이와 같은 것을 내가 능히 그 낱낱의 물방울 수를 셀 수 있는데, 만약 어떤 사람이 이 육자대명다라니를 한 번 염한 공덕의 수량은 그것보다 훨씬 많으니, 네 생각에는 어떠하냐?
선남자야, 또 만약 일 구지 숫자의 여래께서 한 곳에 계시어 천계의 일 겁을 지나도록 의복과 음식과 좌구와 와구와 가사와 탕약과 필요한 생활 도구로써 갖가지로 그 모든 여래께 공양한다고 하여도, 역시 육자대명의 공덕의 수량은 다 헤아릴 수가 없다. 오직 내가 지금 이 세계에 있고, 내가 정(定) 가운데 생각하여 헤아릴 수 없는 것을 일으키지 않기 때문이다. 선남자야, 이 법은 미묘해서 가행(加行)2)과 관지(観智)가 일체와 상응한다. 너는 미래에 이 미묘심법(微妙心法)을 얻게 될 것이니, 관자재보살마하살은 이와 같은 육자대명다라니에 잘 머무른다.
선남자야, 내가 가행으로써 무수한 백천만 구지 나유타의 세계를 두루 다녀서, 무량수여래 계신 곳에 도착하여 앞에서 합장하고 법을 얻기 위하여 눈물을 흘리며 울었다. 이때 무량수여래께서 나의 현재와 미래를 아시고 나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네가 이 육자대명왕관행유가(六字大明王観行瑜伽)를 구하느냐?’
내가 이때 아뢰었다.
‘제가 이 법을 구합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이 법을 구합니다. 선서시여, 마치 목마른 자가 물을 구하듯이 제가 이 육자대명다라니를 구하기 위하여 무수한 세계를 다니면서 무수한 백천만 구지 나유타의 여래를 받들어 공양하였으나 아직 이 육자대명왕다라니를 얻지 못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나의 우둔함을 구제하여 주시어, 마치 구족하지 못한 자를 구족하게 하시고 길 잃은 자에게 길을 인도하여 주시며, 뜨거운 곳에 있는 자를 위하여 네거리에 사라수(娑羅樹)3)를 심어 그늘을 만들어 주시듯이 하여 주십시오. 제가 마음으로 이 법을 갈망합니다. 가르쳐 이끌어 주시어 구경(究竟)의 이치에 잘 머무르게 하고, 금강의 갑옷과 투구를 걸치도록 하여 주십시오.’
이때 무량수여래ㆍ응ㆍ정등각께서 가릉빈가(迦陵頻伽) 같은 음성으로 관자재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너는 이 연화상여래ㆍ응ㆍ정등각을 보아라. 이 육자대명다라니를 얻기 위하여 무수한 백천만 구지 나유타의 세계를 편력하였으니, 선남자야, 네게 이 육자대명을 주리라. 이 여래가 이것을 얻기 위하여 이곳까지 왔다.’
관자재보살이 세존께 아뢰었다.
‘만다라(曼拏攞)를 보지 못한 사람은 이 법을 얻을 수 없습니다. 어찌 이 연화인(蓮華印)을 알겠으며, 어찌 이 지마니인(持摩尼印)을 알겠으며, 어찌 이 일체왕인(一切王印)을 알 수 있고, 어찌 이 만다라의 청정한 체(体)를 알겠습니까? 이제 이 만다라의 모습은 주위 사방이 각각 오 주(肘)4)가 되고, 만다라 중심에는 무량수여래를 안립합니다. 채색을 하는 데는 인나라녜라보말(因捺囉二合禰攞寶粖, Indranīla, 帝釈青)과 바나마라가(缽訥麼二合囉引誐, Padmarāga, 映結)보말과 마라가다(摩囉掲多, Marakata, 綠色寶)보말과 파지가(玻胝迦, Sphaṭika, 水精)보말과 사바라나노바(蘇嚩囉拏二合嚕引播, Suvarṇarūpya, 金銀)보말을 써야 합니다. 무량수여래의 오른쪽에는 지대마니보(持大摩尼寶)보살을 안치하고 부처님의 왼쪽에는 육자대명을 안치하는데, 네 어깨의 살색은 희기가 달빛과 같고, 온갖 보배로 장엄하였으며, 왼손에는 연꽃을 쥐었는데 연꽃 위에는 마니보를 놓았고, 오른손에는 염주를 쥐었으며, 아래의 두 손은 일체왕인을 결하고 있습니다. 육자대명의 발 아래에는 천인을 안치하니, 갖가지로 장엄하고, 오른손에는 향로를 잡으며 왼쪽 손바닥의 발우에는 모든 보배를 가득 채웁니다. 만다라의 네 모퉁이에는 사대천왕을 늘어세우는데, 온갖 무기를 들고 있으며, 만다라의 바깥 네 모퉁이에는 네 개의 현병(賢瓶)을 놓아 갖가지 마니보로 가득 채웁니다.
만약 어떤 선남자와 선여인이 이 만다라에 들어가고자 하여도 모든 권속이 모두 이 만다라 안으로 들어가지는 못합니다. 단지 그 이름만을 써서 먼저 들어간 자가 이 권속들의 이름자를 만다라 안에 던져 넣으면, 모든 권속이 모두 보살의 지위를 얻고 그 사람들 속에서 모든 고뇌를 여의며 속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습니다. 그 아사리는 망녕되이 전할 수 없으니, 만약 어떤 사람이 선교방편으로 대승을 깊이 믿어 가행하며 해탈을 구하는데 뜻을 두면, 이와 같은 사람에게는 당연히 전해주어야 하고, 외도나 다른 견해를 가진 자에게는 전해주면 안됩니다.’
그러자 무량수여래ㆍ응ㆍ정등각께서 관자재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만약 이와 같은 다섯 가지 색의 보말이 있다면 이 만다라를 건립할 수 있으나, 만약 선남자와 선여인이 가난하여 이 보말을 마련할 수 없으면 어찌하여야 하느냐?’
관자재보살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마땅히 방편으로써 갖가지 안색(顔色)을 써서 만들고 온갖 향과 꽃 등으로 공양하여야 합니다. 만약 선남자가 역시 준비하지 못하고, 혹은 여행 도중 숙박하고 있거나 혹은 길을 가고 있을 때는, 아사리는 마음을 움직여 만다라를 건립하는 것을 상상하고 아사리의 인상을 결하여야 합니다.’
이때 연화상여래ㆍ응ㆍ정등각께서 관자재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나에게 이 육자대명왕다라니를 말해 달라. 나는 무수한 백천만 구지 나유타의 유정을 윤회의 고뇌에서 벗어나게 하고 속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게 하기 위해서 그러는 것이다.’
이때 관자재보살마하살이 연화상여래ㆍ응ㆍ정등각께 이 육자대명다라니를 송하였다.
옴 마니반메 훔
唵引麼抳缽訥銘二合吽引5)
이 육자대명다라니를 송할 때에 이 사대주와 모든 천궁(天宮)이 다 파초의 잎처럼 흔들리며, 사대해(四大海)에는 파도가 용솟음쳐 올라, 모든 비나야가[尾那野迦]와 야차와 나찰[囉刹娑]과 구반다[拱伴拏]6)와 마하가라(摩賀迦攞)7) 등과 아울러 모든 권속과 모든 마귀의 장애를 짓는 것들이 모두 다 두려워 흩어져 달아났다.
이때에 연화상여래ㆍ응ㆍ정등각께서 코끼리 코와 같은 팔을 펴서 관자재보살마하살에게 값이 백천이나 되는 진주 영락을 주어 공양하였다. 관자재보살이 이를 받고 난 다음에, 그것을 저 무량수 여래ㆍ응ㆍ정등각께 받들어 올렸고, 그 부처님께서 받으시고 나서 다시 연화상여래에게 받들어 올리니, 이때 연화상부처님께서 받으시고 나서, 이 육자대명다라니를 얻어 가지고 다시 저 연화상세계로 돌아가셨다. 이와 같이 선남자야, 내가 옛날에 저 연화상여래ㆍ응ㆍ정등각의 처소에서 이 다라니를 듣게 되었다.”
이때에 제개장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로 하여금 어떻게 이 육자대명다라니를 얻게 하시렵니까? 세존이시여, 이와 같이 감로가 상응하고 덕미(徳味)가 충만하니, 세존이시여, 제가 만약 이 다라니를 듣는다면, 게으름 없이 마음으로 염하고 생각하여 능히 수지하여서 모든 유정이 이 육자대명다라니를 듣고 큰 공덕을 얻도록 하겠습니다. 널리 설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만약 어떤 사람이 이 육자대명다라니를 베껴 쓰면, 곧 팔만 사천의 법장(法蔵)을 베껴 쓰는 것과 다름이 없고, 만약 어떤 사람이 천금보(天金寶)로 티끌처럼 많은 수의 여래ㆍ응ㆍ정등각의 형상을 만들어, 이와 같이 만들고 나서 하루 동안에 경찬(慶讃)하고 공양을 올려 얻는 과보는, 이 육자대명다라니 중에서 한 글자를 베껴 써서 얻는 과보와 공덕이 불가사의하여 해탈에 잘 머무니, 이것만 못하다.
만약 선남자와 선여인이 법대로 이 육자대명다라니를 염하면, 이 사람은 삼마지를 얻게 될 것이다. 이른바 지마니보(持摩尼寶)삼마지ㆍ광박(広博)삼마지ㆍ청정지옥방생(清浄地獄傍生)삼마지ㆍ금강갑주(金剛甲冑)삼마지ㆍ묘족평만(妙足平満)삼마지ㆍ입제방편(入諸方便)삼마지ㆍ입제법(入諸法)삼마지ㆍ관장엄(観荘厳)삼마지ㆍ법거성(法車声)삼마지ㆍ원리탐진치(遠離貪瞋痴)삼마지ㆍ무변제(無邊際)삼마지ㆍ육바라밀다문(六波羅蜜多門)삼마지ㆍ지대묘고(持大妙高)삼마지ㆍ구제포외(救諸怖畏)삼마지ㆍ현제불찰(現諸佛刹)삼마지ㆍ관찰제불(観察諸佛)삼마지 등 이와 같은 일백팔 삼마지를 얻는다.” 이때 제개장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지금 하겠습니다. 어떤 곳에서 저에게 이 육자대명다라니를 얻게 하시겠습니까? 자세히 보여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바라나대성(波羅奈大城)8)에 한 법사가 있으니, 항상 뜻을 내어 육자대명다라니를 수지하여 매일 송하고 있다.”
“제가 지금 바라나대성으로 가서 법사님을 뵙고 예배하며 공양드리고자 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착하구나, 착하구나. 선남자야, 그 법사는 만나기 어렵다. 능히 이 육자대명다라니를 수지하고 있으니, 그 법사를 보는 것은 여래를 보는 것과 다름이 없고 공덕성지(功徳聖地)를 보는 것과 같으며, 또 복덕의 무더기를 보는 것과 같고, 진귀한 보배의 무더기를 보는 것과 같으며, 원하는 대로 베풀어주는 여의마니주를 보는 것과 같고, 법장(法蔵)을 보는 것과 같으며, 세상을 구제하시는 분을 보는 것과 같다. 선남자야, 네가 만약 그 법사를 보면 가볍고 업신여기며 의심하는 마음을 내지 말아야 할 것이니, 선남자야, 너의 보살의 지위를 잃어버리고 다시 생사의 윤회를 받을까 염려된다. 그 법사는 계행을 범하여 처자(妻子)가 있고, 대소변을 볼 때 가사를 더럽히는 등 위의(威儀)가 없는 듯 하다.”
이때에 제개장이 세존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 가르치신 대로 하겠습니다.”
이에 제개장보살이 무수한 보살과 출가한 대중들과 장자(長者)와 동자와 동녀를 거느리고, 그 천개(天蓋)와 모든 공양구와 보관(寶冠)과 귀걸이와 장식한 영락과 반지와 보배 팔찌와 교시가 등의 옷과 빛깔이 고운 비단과 와구를 가지고 공양을 바치려 하였다. 또 온갖 묘한 꽃, 이른바 우발라화ㆍ구모나화ㆍ분나리가화9)ㆍ만다라화ㆍ마하만다라화10)ㆍ만수사화(曼殊沙華)ㆍ마하만수사화(摩訶曼殊沙華)11)ㆍ우담바라화(優曇缽羅華)12)가 있었다.
또 온갖 나무의 꽃이 있었으니, 첨파가화(瞻波迦華, Campaka, 金色花)ㆍ가라미라화(迦囉尾囉華, Karavira)ㆍ바타라화(波吒攞華, Pāṭala, 重葉樹)ㆍ아디목가다가화(阿底目訖多二合迦華, Atimuktaka, 苣勝子)ㆍ바리사가시화(嚩㗚史二合迦引設華)ㆍ군다화(君去哆華, Kunda, 捃難花)ㆍ소마나화(蘇摩娜華, Sumana)ㆍ마리가화(麼哩迦引華, Mallikā)였으며, 원앙과 백학과 사리(舎利)13)가 날아올라 따라왔으며, 또 푸른색ㆍ누런색ㆍ붉은색ㆍ흰색ㆍ다홍색ㆍ파리색 등의 색깔을 한 백 가지 잎사귀가 있었고, 또 온갖 진기한 과일이 있었다.
이와 같은 공양물을 가지고 바라나대성으로 가서 법사가 있는 곳에 이르렀다. 도착하고 나서는 머리를 땅에 대고 발 아래 예배하며, 비록 그 법사가 계행을 어기고 위의가 없었으나 가지고 간 일산과 공양구와 향과 꽃과 의복과 장엄물 등으로써 공양법회를 크게 일으키고 나서 합장하고 그 법사 앞에 머물러 말하였다.
“대법장(大法蔵)은 바로 감로미장(甘露味蔵)이며, 깊고 깊은 법해(法海)이어서 마치 허공과 같습니다. 모든 사람이 당신의 설법을 듣고, 천ㆍ용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誐嚕拏]14)ㆍ마후라가ㆍ인비인 등이 당신이 설법할 때 모두 다 와서 당신의 설법을 듣습니다. 마치 대금강과 같아서 모든 유정으로 하여금 얽어 매인 윤회의 과보를 벗어나게 하니, 저들 유정은 이러한 복덕을 얻습니다. 이 바라나대성에서 사는 사람들은 항상 당신을 보는 까닭에 모든 죄가 다 없어지기가 마치 불이 숲의 나무를 다 태우는 것과 같습니다. 여래ㆍ응ㆍ정등각께서 당신을 잘 아시니, 지금 무수한 백천만 구지 나유타의 보살이 당신에게 와서 공양을 바치고, 대범천왕ㆍ나라연천ㆍ대자재천ㆍ일천ㆍ월천ㆍ풍천ㆍ수천ㆍ화천ㆍ염마법왕(閻魔法王)ㆍ사대천왕이 모두 와서 공양합니다.”
이때 법사가 말하였다.
“선남자여, 당신은 희롱하는 것입니까? 아니면 실제로 성자(聖者)를 구하여 세간에서 윤회의 번뇌를 끊기 위해서입니까? 선남자여, 만약 어떤 사람이 육자대명왕다라니를 얻으면, 이 사람은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의 세 가지 독이 더럽힐 수 없으니, 마치 순금의 보배를 먼지나 때가 더럽힐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이와 같으니 선남자여, 이 육자대명왕다라니를 만약 받들어 몸에 지니는 사람이 있으면, 이 사람 역시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의 병에 더럽혀지지 않습니다.”
이때 제개장보살이 그의 발을 잡고 말하였다.
“밝은 눈을 갖추지 못하여 미묘한 도를 잃었으니 누가 인도해 주겠습니까? 저는 이제 법을 갈망하니 법미(法味)로써 구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지금 제가 아직 무상정등보리를 얻지 못하였으니, 보리법종(菩提法種)에 안주하여 색신(色身)이 청정하고, 뭇 선이 무너지지 않게 하시고, 모든 유정이 다 이 법을 얻게 해 주십시오.”
여러 사람이 말하였다.
“아끼지 마십시오. 법사시여, 저희들에게 육자대명왕법을 주시어 우리가 속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도록 하여 주십시오. 마땅히 십이법륜(十二法輪)15)을 굴리어 모든 유정을 윤회의 고뇌에서 구하여 주십시오. 이 대명왕법은 예전에 미처 듣지 못한 것입니다. 이제 저희로 하여금 육자대명왕다라니를 얻게 하시어 구제받을 데 없고 의지할 데 없는 사람에게 부모가 되어 주시고, 깜깜한 밤중에 밝은 등불을 비추어 주십시오.”
이때 법사가 말하였다.
“이 육자대명왕다라니는 만나기 어렵습니다. 금강을 파괴할 수 없는 것과 같고 무상지(無上智)를 보는 것과 같으며, 무진지(無尽智)와 같고 여래청정지(如來清浄智)와 같으며, 무상해탈(無上解脱)에 들어가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과 윤회의 고뇌를 멀리 여의는 것과 같고, 선(禅)과 해탈과 삼마지와 삼마발저(三摩缽底)16)와 같으며, 일체법에 들어가 항상 성스러운 대중들이 좋아하는 것과 같습니다. 만약 선남자가 여러 곳에서 해탈을 구하기 위하여 온갖 외도법을 존중하여 받들며, 이른바 제석(帝釈)을 존경하여 섬기던지, 혹은 백의(白衣)17)를 섬기던지, 혹은 청의(青衣)를 섬기던지, 혹은 일천(日天)을 섬기던지, 혹은 대자재천과 나라연천을 섬기던지, 가루나[蘖嚕拏] 가운데에서나 나형외도(裸形外道)18) 가운데서 좋아하면, 이런 곳에서는 그들이 해탈하지 못하고, 어리석고 허망하여 공연히 수행한다는 이름만 얻고 공연히 스스로 피로할 뿐입니다. 모든 천계의 대중과 대범천왕과 제석천주와 나라연천과 대자재천과 일천과 월천과 풍천과 수천과 화천과 염마법왕과 사대천왕이 어째서 항상 나에게 육자대명왕을 구하는가 하면, 그들이 나에게서 육자대명왕을 얻으면 모두 해탈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제개장이여, 모든 여래는 반야바라밀다의 어머니인 이와 같은 육자대명왕을 널리 설하므로 모든 여래ㆍ응ㆍ정등각과 보살들이 모두 공경히 합장하고 예배합니다. 선남자여, 이 법은 대승 가운데에서 가장 정순(精純)하고 미묘합니다. 왜냐하면 이 법은 모든 대승의 계경(契經)과 응송(応頌)과 수기(授記)와 풍송(諷頌)과 비유(譬喩)와 본생(本生)과 방광(方広)과 희법(希法)과 논의(論議) 중에서 얻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선남자여, 이 본모(本母)19)를 얻으면 적정(寂静)하여서 해탈하거늘, 어찌 많은 것을 빌리겠습니까? 마치 벼를 찧어 쌀을 거둘 때 집에서 그릇에 가득 담아 볕에 쬐어 건조시켜 찧고 키질하여 껍질은 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왜냐하면 정미(精米)를 거두기 위해서이니, 이와 같이 나머지 다른 유가(瑜伽)는 껍질과 같고, 모든 유가 중에서 이 육자대명왕은 정미가 나타나는 것과 같습니다. 선남자여, 보살은 이 법을 얻기 위하여 보시바라밀다와 지계ㆍ인욕ㆍ정진ㆍ정려ㆍ반야바라밀다를 행합니다. 선남자여, 이 육자대명왕은 만나기 어려우나 단지 한 번만 염하면, 이 사람은 모든 여래가 의복과 음식과 탕약과 좌구와 와구 등의 자구(資具)를 가지고 공양하게 합니다.”
이때에 제개장보살이 법사에게 말하였다.
“저에게 육자대명다라니를 주십시오.”
이에 법사가 정념(正念)으로 사유하자 허공에서 갑자기 소리가 났다.
“성자(聖者)여, 이 육자대명왕을 주어라.”
법사가 이 소리가 어디에서 오는가 하고 생각하니, 허공 가운데에서 다시 소리가 났다.
“성자여, 지금 이 보살은 가행하여 뜻을 명응(冥応)을 구하는 데 두고 있으니 이 육자대명을 주어라.”
이때 법사가 바라보니 허공 가운데에 연화수연화길상(蓮華手蓮華吉祥)20)이 보였는데 마치 가을 달빛 같은 모습으로 머리를 상투 틀고 보관을 썼으며 일체지(一切智)로 수묘하게 장엄하였다. 이와 같은 몸의 모습을 보고 법사가 제개장에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관자재보살마하살께서 당신에게 육자대명왕다라니를 주라고 하시니, 당신은 마땅히 자세히 들으시오.”
그러자 그는 합장하고 삼가 공손히 이 육자대명왕다라니를 들었다.
옴 마니반메 훔
唵引麼抳缽訥銘二合引吽引21)
이렇게 다라니를 주자 그 땅이 모두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다. 제개장보살이 이 삼마지를 얻고, 다시 미묘혜(微妙慧)삼마지와 발기자비(発起慈悲)삼마지와 상응항(相応行)삼마지를 얻었다. 이러한 삼마지를 얻고 나서 제개장보살마하살이 사대주에 가득한 칠보로 법사에게 봉헌하여 공양 올렸다. 이에 법사가 말하였다.
“지금 공양한 것은 한 글자의 값에도 미치지 못하니, 어찌 육자대명에 공양 올리겠습니까? 당신의 공양은 받지 않겠습니다. 선남자여, 당신은 곧 보살이시고 성자이시니 비성(非聖)이 아니십니다.”
제개장이 다시 값이 백천배나 나가는 진주 영락으로 법사에게 공양 올리니 법사가 말하였다.
“선남자여, 저의 말을 들으십시오. 당신은 이것을 가지고 석가모니여래ㆍ응ㆍ정등각께 공양 올리십시오.”
이에 제개장보살이 머리를 땅에 대고 법사의 발에 예배하고 나서 이미 그 뜻에 만족함을 얻고서, 그에게 인사하고 떠나 다시 기타림동산으로 가서 부처님 발에 정례하였다.
이때에 세존 석가모니여래ㆍ응ㆍ정등각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네가 이미 얻은 것이 이 세존과 같은 줄 알아라. 그때에는 칠십칠 구지의 여래ㆍ응ㆍ정등각께서 모두 오셔서 모이시어 그 모든 여래께서 함께 다라니를 송하셨다.
남 삽바라 남 삼먁가삼 몯다 구 치남 다니야 타 옴
曩莫入颯缽哆二合引喃引二三藐訖三二合没駄三句引致喃引四怛儞也二合反他去五唵引자례 조례 존 녜 사바 하
左肆引祖隷引噂上禰引六娑嚩二合引賀引十22)이 칠십칠구지의 여래ㆍ응ㆍ정등각께서 이 다라니를 송하실 때에, 저 관자재보살의 몸에 한 털구멍이 있었으니, 일광명(日光明)이라고 이름하였는데, 이 가운데 무수한 백천만 구지 나유타의 보살이 있었다. 또 그 일광명 털구멍 속에는 일만 이천 개의 금산(金山)이 있었으니, 그 하나하나의 산에 각각 일천 이백 개의 봉우리가 있었고, 그 산 주위는 연화색 보배로 장엄하였으며, 주위에 천마니보와 마음에 드는 동산이 있었고, 또 갖가지의 천지(天池)가 있었다.
또 무수한 백천만의 금보배로 장엄한 누각이 있어, 위에는 백천의 의복과 진주 영락을 늘어뜨렸으며, 그 누각 가운데는 미묘한 여의보주가 있어 저 모든 보살마하살에게 온갖 필요한 자구를 공급하였다.
이 모든 보살이 누각 안에 들어가 육자대명을 염하니, 이때 열반지(涅盤地)를 보고 그 열반의 땅에 이르러 여래를 보았으며, 관자재보살마하살을 보고 마음에 환희심을 내었다. 이에 보살이 그 누각에서 나와 경행하는 곳으로 가니, 그 안에 모든 보배동산이 있었다. 또 욕지(浴池)로 갔다가 다시 연화색보산(蓮華色寶山)으로 가서 한 쪽에 결가부좌하고 앉아 삼매에 들었다. 이와 같이 선남자야, 보살들이 그 털구멍에 머물렀다.
선남자야, 또 털구멍이 있었으니 제석왕(帝釈王)이라고 이름하였는데, 그 안에 무수한 백천만 구지 나유타의 불퇴전보살이 있었다. 또 이 제석왕 털구멍 가운데에 팔만 개의 천금보산(天金寶山)이 있었으니, 그 산에 여의마니보가 있어서 연화광(蓮華光)이라고 하였는데, 그 보살들이 생각하는대로 모두 성취하였으므로, 이때 그 보살들이 그 산 중에서 음식을 생각하면 만족하지 않을 적이 없었으며, 윤회의 씨앗인 번뇌의 고통이 없었고, 항상 그 몸을 사유하여 다른 사유를 하는 일이 없었다.
선남자야, 또 털구멍이 있었으니 이름이 대약(大薬)이었는데, 그 속에 무수한 백천만 나유타의 초발심(初発心)보살이 있었다. 선남자야, 그 털구멍에 구만 구천 개의 산이 있어, 이 산 중에는 금강보굴(金剛寶窟)과 금보굴과 은보굴과 제청(帝青)보굴과 연화색보굴과 녹색보굴과 파지가색보굴이 있었다.
이와 같은 큰 산에 팔만 개의 봉우리가 있었으니, 온갖 적의마니(適意摩尼)와 묘한 보매로 그 꼭대기를 장엄하였으며, 그 봉우리 안에서 건달바 무리가 항상 즐거운 음악을 연주하였다.
그 초발심보살이 공(空)과 무상(無相)과 무아(無我)와 태어나는 고통과 늙는 고통과 병든 고통과 죽는 고통과 사랑하는 이와 이별하는 고통과 미운 사람을 만나는 고통과 아비지옥에 떨어지는 고통과 흑승지옥에 떨어지는 모든 유정의 고통과, 아귀의 세계에 떨어지는 모든 유정의 고통을 사유하였다. 이와 같이 사유하고서 결가부좌하고 삼매에 들어 그 산중에 머물렀다.
선남자야, 한 털구멍이 있으니 궤화왕(繢畫王)이라고 하였는데, 이 안에 무수한 백천만 구지 나유타의 연각(縁覚)들이 있어, 화염(火焔)의 빛을 나타내었다. 그 털구멍에 백천만의 큰 산이 있었으니, 모든 큰 산을 칠보로 장엄하였다. 또 갖가지의 겁수가 있었는데 잎은 금과 은으로 되었고, 무수한 백보(百寶)로 온갖 장엄을 하였으며, 위에는 보관과 귀걸이와 의복과 온갖 영락과 모든 보배방울을 매단 교시가의 옷을 매달았고, 또 금은의 보배방울이 울려 정정하는 소리가 났으니, 이 같은 겁수가 산 속에 가득하였다.
무수한 연각들이 그곳에 머물면서 항상 계경ㆍ응송ㆍ수기ㆍ풍송ㆍ비유ㆍ본생ㆍ방광ㆍ희법ㆍ논의 등과 같은 법을 연설하였다. 제개장아, 또한 모든 연각이 그 털구멍에서 나왔는데 마지막에 한 털구멍이 있었으니 이름이 번왕(幡王)이었다. 너비가 팔만 유선나인데, 그 속에 팔만 개의 산이 있어 온갖 묘한 보배와 적의마니로써 장엄하였고, 그 큰 산 안에 무수한 겁수와 무수한 백천만의 전단향수와 무수한 백천만의 큰 나무들이 있었으며, 또 금강보지(金剛寶地)가 있었다. 또 구십구 개의 누각이 있었는데, 위에 백천만의 금보배와 진주 영락과 의복을 매달았으니, 그 털구멍에서 이와 같이 출현하였다.”
제개장보살을 위하여 말씀하시기를 마치셨다.
이때에 부처님께서 아난다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업보를 모르는 사람이 있어 정사(精舎) 안에서 코를 풀거나 침을 뱉거나 대소변을 보거나 하니, 이제 너희들을 위하여 연설하겠다. 만약 상주하는 곳에서 코를 풀거나 침을 뱉으면 이 사람은 사라수 가운데에 침구충(針口虫)으로 태어나 십이 년을 겪게 되고, 만약 상주하는 곳에서 대소변을 보면 이 사람은 바라나대성의 대소변 가운데 예오충(穢汚虫)으로 태어난다. 만약 상주하는 곳에서 치목(歯木)을 사사로이 사용하는 사람은 거북이나 마갈어(摩竭魚) 가운데 떨엊 태어난다. 만약 상주하는 곳에서 기름이나 마(痲)나 쌀이나 콩 등을 허가 없이 쓰는 사람은 아귀의 세계 가운데 떨어져, 머리는 산발하고 몸의 털은 모두 서고, 배는 크기가 산만하고 목구멍은 바늘처럼 가늘며, 불에 타고 메말라서 오로지 해골만 남으니, 이 사람은 이런 고통스러운 과보를 받는다.
만약 많은 스님들을 가벼이 보아 업신여기면, 이 사람은 빈천한 집에 태어나게 되고, 태어나는 곳마다 근(根)의 모습을 갖추지 못한 꼽추나 난장이가 되며, 그 몸을 버리고 나면 다시 태어나는 곳에서 병이 많고 마르고 손발이 오그라들며, 고름과 피가 그 몸에 가득 흐르고, 몸의 살점이 떨어지게 되니, 백천만 년이 지나도록 이러한 고통스러운 과보를 받는다. 만약 상주지(常住地)를 허가 없이 사용하는 사람은 대호규(大号叫)지옥 가운데 떨어지니, 입으로 쇠구슬을 삼켜 입술과 이가 끊어지고 턱과 목구멍이 모두 타 문드러지며, 심장가 간장과 위와 몸 전체가 탄다.
이때 어떤 비구가 말하기를 ‘업풍(業風)이 그 곳으로 부니, 죽었다가 다시 살아날 것이다’라고 하면, 그곳의 염마옥졸이 죄인을 끌고 간다. 그 곳에서는 자기의 업으로 말미암아 큰 혀가 소생하여 백천만의 쇠쟁기가 그 혓바닥을 간다. 이러한 괴로움의 과보를 수천만년이 지나도록 받다가 이 지옥에서 나오면 다시 대화확(大火鑊)지옥으로 들어간다. 그곳에서는 염마옥졸이 죄인을 끌고 가서 백천만 개의 바늘로 그 혀 위를 찌르지만 업력으로 살아나니, 불구덩이로 끌고 가 그 가운데 던지며, 또 내하(奈河)로 끌고 가서 그 가운데 던져 넣고 하여도 죽지 않는다. 이와 같이 다른 지옥으로 전전하여 삼겁을 지나면 이 사람은 다시 남섬부주의 가난하고 천한 가정에 그 몸이 장님이 되어 태어난다. 이러한 고통의 과보를 받으니, 부디 상주하는 곳의 재물을 허가 없이 사용하지 말아라.
만약 비구가 계를 지니려면 마땅히 삼의(三衣)를 수지하여야 한다. 왕궁에 들어갈 때는 제1의 대의(大衣)를 입어야 하며, 대중 가운데에 있을 때에는 응당 제2의 옷을 입을 것이며, 작업을 할 때나 마을에 들어 갈 때나 성황(城隍)에 들어가거나 길을 갈 때는 제3의를 입어야 한다. 비구는 이와 같은 삼의를 수지하여야 한다. 만약 계를 얻고 공덕을 얻고 지혜를 얻게 되면, 나는 말하리니 비구는 마땅히 이 계를 지녀 상주하는 곳의 재물을 훔쳐 사용하지 말라. 그렇지 않으면 마치 저 불구덩이에 상주하는 것과 같고 저 독약에 상주하는 것과 같으며 또 무거운 짐에 눌린 것 같으니, 차라리 독약은 구제하여 치료할 수 있으나 상주하는 곳의 물건을 훔쳐 쓰는 것은 구제할 수 없다.”
이 때에 구수(具寿)23) 아난다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이 같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마땅히 갖추어 수행하고 배우겠나이다. 만약 비구가 별해탈(別解脱)을 수지하고자 한다면 마땅히 부처님의 가르침에 잘 안주하여 수호하여야 할 것입니다.”
이때 구수 아난타가 이마로 부처님 발에 예배를 하고 돌면서 물러갔다. 그리고 모든 대성문도 각각 물러나 본래의 처소로 돌아갔으며, 모든 세간의 천ㆍ용ㆍ야차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니라ㆍ마후라가ㆍ인비인 등도 부처님 말씀을 듣고 나서 기뻐하고 믿어 받들며 부처님에게 예배를 올리고 물러났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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