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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5095 불설대승장엄보왕경(佛說大乘莊嚴寶王經) 3권

by Kay/케이 2024.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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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설대승장엄보왕경(佛說大乘莊嚴寶王經) 3

 

불설대승장엄보왕경 제3권


서천 천식재 한역
김영덕 번역


이때에 제개장보살이 세존께 말씀드렸다.
“관자재보살마하살의 예전의 일은 이미 부처님께서 말씀하셔서 들었습니다. 저 보살에게는 어떤 삼마지문이 있습니까. 오직 바라오니 부처님께서 저를 위하여 널리 설하여 주옵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었다.
“선남자야, 저 삼마지문은 이른바 유상(有相)삼마지ㆍ무상(無相)삼마지ㆍ금강생(金剛生)삼마지ㆍ일광명(日光明)삼마지ㆍ광박(広博)삼마지ㆍ장엄(地荘厳)삼마지ㆍ정기(旌旗)삼마지ㆍ작장엄(作荘厳)삼마지ㆍ장엄왕(荘厳王)삼마지ㆍ조시방(照十方)삼마지ㆍ묘안여의(妙眼如意)삼마지ㆍ지법(持法)삼마지ㆍ묘최승(妙最勝)삼마지ㆍ시애(施愛)삼마지ㆍ금강번(金剛幡)삼마지ㆍ관찰일절세계(観察一切世界)삼마지ㆍ낙선서(樂善逝)삼마지ㆍ신통업(神通業)삼마지ㆍ불정륜(佛頂輪)삼마지ㆍ묘안월(妙眼月)삼마지ㆍ요다권속(了多眷属)삼마지ㆍ천안(天眼)삼마지ㆍ명조겁(明照劫)삼마지ㆍ변현견(変現見)삼마지ㆍ연화상(蓮華上)삼마지ㆍ상왕(上王)삼마지ㆍ청정아비(清浄阿鼻)삼마지ㆍ신상(信相)삼마지ㆍ천륜(天輪)삼마지ㆍ쇄감로(灑甘露)삼마지ㆍ윤광명(輪光明)삼마지ㆍ해심(海深)삼마지ㆍ다궁(多宮)삼마지ㆍ가능빈가성(迦陵頻伽声)삼마지ㆍ청련화향(青蓮華香)삼마지ㆍ운재(運載)삼마지ㆍ금강개(金剛鎧)삼마지ㆍ제번뇌(除煩悩)삼마지ㆍ사자보(師子歩)삼마지ㆍ무상(無上)삼마지ㆍ항복(降伏)삼마지ㆍ묘월(妙月)삼마지ㆍ광요(光曜)삼마지ㆍ백광명(百光明)삼마지ㆍ광치성(光熾盛)삼마지ㆍ광명업(光明業)삼마지ㆍ묘상(妙相)삼마지ㆍ권아소라(勧阿蘇囉)삼마지ㆍ궁전(宮殿)삼마지ㆍ현원적(現圓寂)삼마지ㆍ대등명(大灯明)삼마지ㆍ등명왕(灯明王)삼마지ㆍ구륜회(救輪迴)삼마지ㆍ문자용(文字用)삼마지ㆍ천현전(天現前)삼마지ㆍ상응업(相応業)삼마지ㆍ견진여(見真如)삼마지ㆍ전광(電光)삼마지ㆍ용엄(竜厳)삼마지ㆍ사자빈신(師子頻伸)삼마지ㆍ사저면(莎底面)삼마지ㆍ왕복(往复)삼마지ㆍ각오변(覚悟変)삼마지ㆍ염근증장(念根増長)삼마지ㆍ무상해탈(無相解脱)삼마지ㆍ최승(最勝)삼마지ㆍ개도(開導)삼마지이니라.
선남자야, 관자재보살마하살은 오직 이러한 삼마지만을 가질 뿐 아니라, 하나하나의 털구멍에서 백천만의 삼마지를 갖추었느니라. 선남자야, 관자재보살마하살이 보살의 지위에 있으면서 공덕이 이와 같으므로, 모든 여래께서 이와 같은 공덕은 ‘일찍이 없었던 일이다’고 찬탄하시었다.
선남자1)야, 내가 예전에 보살이었을 적에 오백 명의 상인과 더불어 사자국으로 가고자 하였다. 모든 수레를 끌며 낙타와 소 등에 타고 재보를 구하려고 곧 출발하였으니, 그 길로 가면서 마을과 도성과 마을이 있는 곳을 지나 차츰 바닷가에 이르러 큰배를 타려고 하여, 함께 배 안으로 올랐다. 내가 뱃사공에게 당부하며 물어보았다.
‘너는 바람이 부는 방향을 보아야 한다. 어디서부터 일어나서 어느 국토로 가는가? 보주(寶洲)로 가는가? 사바국(闍婆国)이나 나찰국으로 가는가?’
이에 뱃사공이 그 바람의 방향을 보고 이와 같이 말하였다.
‘지금 이 바람은 사자국으로 갈 것입니다.’
그리하여 바람결을 따라서 사자국으로 가게 되었다. 그 나라안에는 오백의 나찰녀가 있어 홀연히 변화로써 심한 큰바람을 일으켜 물결이 그 배를 휩쓸어 파선하게 되었다. 상인들은 파도에 흔들려 물속으로 떨어져서, 그 몸이 물에 표류하여 떠내려가서 바닷가 언덕 위에 닿게 되었다.
오백의 나찰녀들이 모든 상인들을 보고, 각각 그 몸을 흔들며 괴상한 소리를 내면서 동녀의 모습으로 나타내었다. 그리고는 상인들에게 와서 각각 의복 등으로 모든 상인들에게 베푸니, 이에 상인들은 저들의 옷을 입고 자기의 젖은 옷을 짜서 햇빛에 말리고, 그 곳을 떠나서 곧 첨파가수 아래로 가서 쉬었다. 쉬고는 서로 말하였다.
‘우리가 이제 어떻게 하며 무슨 방편을 쓸 수 있을까, 달리 방책 쓸 것이 없구나.’
이렇게 말하고 잠자코 있었다. 이 때에 나찰녀들이 다시 상인들 앞에 와서 이와 같이 말하였다.
‘우리들에게는 남편이 없는데 우리들의 남편이 되어 줄 수 있나요? 우리에게는 음식과 의복과 곳간이 있으며, 원림(園林)과 욕지(浴池) 등이 있습니다.’
그러고 나서 나찰녀들은 각각 상인 한 명씩을 데리고 자기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이 나찰녀들 중에 한 여인이 있었으니, 대주제(大主宰)가 되어 이름을 나저가람(囉底迦囕)이라 하였다. 그 여인이 나를 데리고 저의 거처로 돌아갔다. 그 여인이 맛 좋은 음식을 나에게 주니 나는 풍족하게 배불리 먹었다. 당연히 나는 마음이 즐거워서 인간과 다름없이 생각하였다.
그곳에 머물러 묵인지 이틀ㆍ사흘ㆍ이레이 지나자, 갑자기 저 나저가람이 흔연히 웃는 것을 보았다. 나는 그때까지 그 나찰녀가 이와 같이 웃는 것을 못 보았기 때문에 마음속으로 의심하고 괴이하게 생각하였다. 그래서 나찰녀가 그렇게 웃을 때에 내가 물었다.
‘네가 지금 무슨 까닭으로 이렇게 웃는가?’
나찰녀가 대답하였다.
‘이 사자국은 나찰녀가 살고 있는 땅이니, 아마 당신의 목숨을 상하게 할 것입니다.’
이에 내가 물었다.
‘네가 어찌 아느냐?’
나찰녀가 대답하였다.
‘남쪽 길로는 가지 마십시오. 왜냐하면 저곳에는 위에도 아래에도 주위에도 문이 없는 철성이 있는데, 그 속에 무수한 상인들이 있어 그 가운데 대부분은 이미 그들에게 잡아 먹혀 오직 해골만이 남았을 것입니다. 지금은 그곳에서 산 사람도 죽은 사람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아마 믿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 길을 따라서 저곳에 가보면 스스로 저를 믿게 될 것입니다.’
나는 저 나찰녀가 곤하게 잠든 틈을 타서, 보살로서 밤이 되자 월광검(月光剣)을 들고 남쪽 길로 가서 저 철성에 이르러 주위를 둘러보니, 문은 하나도 없고 또한 들창마저도 없었다. 그 철성 옆에 한 그루의 첨파가수(瞻波迦樹)가 있기에 나무 위로 기어 올라가서 내가 큰 소리로 불러 물었다. 이때 철성 안의 상인들이 나에게 말하였다.
‘어지신 대상주시여, 아십니까? 모르십니까? 우리들은 나찰녀에게 끌려와 철성에 있으면서 날마다 백 사람씩 잡아먹힙니다.’
그리도 그들은 지난 일을 자세히 말하는 것이었다. 이에 나는 첨파가수를 내려와, 남쪽 길을 따라서 급히 저 나찰녀가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이 때에 저 여인이 나에게 물었다.
‘어지신 대상주시여, 말씀 드린 철성은 보았습니까? 못 보았습니까? 이제 사실대로 말해 보세요.’
내가 말하였다.
‘이미 보았노라.’
그리고 다시 그녀에게 물었다.
‘어떤 방편으로써 나를 이곳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겠는가?’
저 나찰녀가 나에게 말하였다.
‘이제 큰 방편이 있으니 당신을 안온하게 이 사자국에서 벗어나 저 남섬부주로 돌아가게 할 수 있습니다.’
나는 이말을 듣고 다시 그녀에게 물었다.
‘어떤 길로 해서, 나를 이 나라에서 나가도록 하겠는가?’
이와 같이 물으니, 이때에 나저가람이 나에게 말하였다.
‘성마왕(聖馬王)이 있는데 능히 모든 유정을 구제하여 해탈케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하여 나는 자세하게 묻고 그를 찾아 성마왕에게로 가니, 흰 약초를 먹고 있었다. 다 먹고서 금모래땅에서 뒹굴다가 일어나 몸의 털을 흔들어 털고버리고 나서 이와 같은 말을 하였다.
‘누가 저 언덕에 가고자 하는가?’
이렇게 세번 반복하며 말하였다.
‘만일 가고자 하는 자는 마땅히 스스로 말할지니라.’
이에 나는 성 마왕에게 말하였다.
‘제가 지금 저 곳으로 가려고 합니다.’
이렇게 말하고 나서 다시 저 나찰녀의 처소에 가서 함께 머물렀다. 저 나찰녀가 잠에서 깨어나, 마음으로 후회하는 생각을 일으키며 나에게 물었다.
‘상주여! 당신의 몸이 왜 그리 찬가요?’
이에 나는 나를 보내지 않으려는 그녀의 생각을 알고, 드디어 방편으로써 그녀에게 말하였다.
‘나는 조금 전에 잠시 성 밖에 나가서 소피를 보고 돌아 왔기 때문에 나의 몸이 찬 것이다.’
그녀가 나에게 말하였다.
‘다시 잡시다.’
그러고는 잠이 들었다. 해가 뜨자 나는 곧 일어나, 드디어 여러 상인들을 불러서 말하였다.
‘지금 곧 이 성을 나가라.’
그러자 모든 상인들이 다 성을 나와 같이 한 곳에서 쉬면서 서로 말하였다.
‘이제 이 모인 사람들 가운데에서 누구의 마누라가 가장 그리워할까, 무었을 보았으며 그 일은 어떠하였는가.’
이때에 대중 속에서 한사람이 말하기를, ‘그녀가 맛있는 좋은 음식을 나에게 주었다’고 하고, 혹 어떤 사람은 ‘그녀는 여러 가지 의복을 나에게 주었노라’고 하며, 혹 어떤 사람은 ‘그녀가 천관(天冠)과 귀걸이와 팔찌와 의복을 나에게 주었다’고 하고, 혹은 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나는 얻은 것이 없어서 오직 마음에 들지 않을 뿐이다’라고 하였으며, 혹은 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그녀가 여러 가지 용향(龍香)ㆍ사향(麝香)ㆍ전단향(栴檀香)을 나에게 주었다’고 하였다.
모든 상인들이 이런 말을 하고 난 다음에 내가 말하였다.
‘너희들은 벗어나기 어렵겠구나. 어찌하여 그 나찰녀들을 탐하고 사랑하는가?’
그러자 여러 상인들이 듣고서 마음에 두려움을 품고 물었다.
‘대상주시여, 정말 그렇습니까?’
내가 말하였다.
‘이 사자국은 나찰녀가 살고 있는 곳으로 이들은 사람이 아닐 뿐만 아니라, 사실은 바로 나찰녀이다. 불ㆍ법ㆍ승 등에 맹세하면서 말하건대 이러한 일은 알 수 있다.’
이때에 모든 상주들이 듣고 나서 나에게 말하였다.
‘무슨 방편으로써 이 어려움을 면할 수 있겠습니까?’
이에 내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이 사자국에 성마왕이 있어 능히 모든 유정을 구제하신다. 그가 크고 흰 약초를 먹고서 금모래 위에 굴렸다가 일어나서 몸을 흔들어 털어버리고 나서, 세 번 반복하고 말하기를, ‘누가 저 언덕으로 가고자 하는가?’라고 하여, 내가 이미 저 마왕에게 말하기를, ‘제가 지금 저 언덕으로 가고자 합니다’라고 말하였다.’
그 때에 모든 상인들이 다시 나에게 말하였다.
‘어느 날 갈 겁니까?’
내가 대중에게 말하였다.
‘사흘 후에 반드시 떠날 것이다. 대중들은 마땅히 먹을 것을 준비하여라.’
이렇게 말하자 대중들은 성안으로 들어가서 각각 본래 있던 나찰녀의 집으로 갔다.
나찰녀는 내가 오는 것을 보고 인사하여 말하였다.
‘지금 피로하십니까?’
내가 대응하여 나찰녀에게 물었다.
‘내가 아직 너의 뛰어난 원림(園林)과 목욕할 연못을 보지 못하였는데, 실제로 있느냐?’
그러자 나찰녀가 나에게 말하였다.
‘대상주여, 이 사자국에는 온갖 마음에 드는 원림과 목욕할 연못이 있습니다.’
다시 그녀에게 말하였다.
‘나에게 여법하게 양식을 준비해 주시오. 나는 사흘 뒤에 온갖 원림과 목욕할 연못을 다니며 저 이름난 꽃들을 구경하다가 갖가지 꽃들을 가지고서 집으로 돌아오겠소.’
그러자 나찰녀가 나에게 말하였다.
‘대상주여, 제가 당신을 위하여 양식을 마련하겠습니다.’
이때 나는 ‘아마 저 나찰녀가 나의 계책을 알면 반드시 나를 죽일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잠자코 있었다. 그 나찰녀가 좋은 음식을 나에게 주어 먹게 하니, 먹고 나서 탄식을 하였는데, 그녀가 물었다.
‘대상주여, 어찌하여 이와 같이 탄식을 하십니까?’
이때 내가 그녀에게 말하였다.
‘나는 본래 남섬부주 사람이라, 나의 고향을 생각하였소.’
그녀가 나에게 말하였다.
‘대상주여, 고향을 생각하지 마십시오. 이 사자국에는 온갖 음식과 의복과 곳간이 있으며, 온갖 마음에 드는 원림과 연못이 있어, 온갖 쾌락을 누릴 수 있거늘, 어찌하여 저 남섬부주를 생각하십니까?’
나는 이때 잠자코 있었다.
이 날이 지나고 둘째 날이 되자, 그 여자가 나에게 음식과 자량(資糧)을 준비해 주었고, 모든 상인들도 다 양식을 준비해 가지고 셋째 날을 기다려, 해가 뜨기 시작할 때에 모두 성을 나왔다. 나온 다음에 함께 서로 의논하여 말하기를, ‘지금 우리가 마땅히 속히 가야 할 것이니, 사자국은 뒤돌아보지 말자’고 하였다. 이렇게 말하고 나서 나는 저들 대중과 함께 신속히 성마왕이 있는 곳으로 갔다.
도착하고 나서 마왕을 보니, 풀을 먹고 뒹굴고 난 뒤에, 몸의 털을 흔들어 터는데, 이때 사자국의 땅이 모두 진동하였다. 마왕이 세 번 반복해서 말하였다.
‘지금 누가 저 언덕에 가고자 하는가?’
모든 상인이 이와 같이 말하였다.
‘저희가 지금 저 언덕에 가려고 합니다.’
그러자 성마왕이 그 몸을 떨쳐 내며 이렇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앞으로 가기만 하지, 절대로 사자국을 뒤돌아보지 말라.’
성마왕이 이렇게 말하고 난 뒤에 내가 먼저 마왕에게 올라타고, 그 다음에 오백 상인들이 모두 마왕에게로 올라탔다.
이때 사자국 중에 있는 모든 나찰녀들이 상인들이 떠난다는 소리를 듣고, 입으로 고통스러운 소리를 내면서 곧 재빨리 달려 쫓아와, 슬피 목놓아 울면서 부르짖으며 뒤를 따라왔다. 이때 모든 상인들이 이 소리를 듣고서 머리를 돌려 뒤돌아보니, 알아챌 수 없는 잠깐 사이에 그 몸이 떨어져 물속에 빠졌다. 그러자 모든 나찰녀들이 달려들어 그 몸의 살을 취하여 씹어 먹으니, 오직 나 한 사람만이 남섬부주로 돌아갔다.
성마왕이 바닷가에 닿자, 나는 내린 다음에 성마왕 주위를 세 바퀴 돌고 나서 곧 그곳을 떠났다. 길을 찾아 내가 살던 곳으로 돌아와 집에 다다르니, 부모가 보고는 나를 부둥켜안고 기뻐하다가 다시 슬피 울며 눈물을 흘렸다. 부모는 전에 나 때문에 울어서 항상 그 눈에 백태가 끼여 어두웠는데, 이로 인하여 나아서 예전처럼 밝고 깨끗하게 되었다. 이렇게 부모가 아들과 함께 한 곳에 있게 되어, 나는 이전에 겪은 고생스러웠던 일들을 자세히 말씀드렸다. 부모가 듣고 나서 나에게 말하였다.
‘네가 오늘 그 목숨을 보전하여 무사히 편안하게 돌아왔으니, 내 마음이 매우 기쁘고 다시 근심이 없다. 나는 너에게 가득한 재보를 원치 않는다. 지금 나 자신이 나이가 들어 노쇠한 줄 알겠으니, 너에게 바라는 것은 출입할 때에 도와서 부축해 주고, 내가 죽게 되면 네가 상주(喪主)가 되어, 내 몸을 장지(葬地)로 보내주는 것이다.’
지난날의 부모는 이와 같이 착한 말로 나를 위로하였다. 제개장아, 나는 이때에 몸이 상인들의 우두머리가 되어, 이러한 위험하고 어려우며 고뇌스러운 일을 겪었느니라.”
부처님께서 제개장보살에게 말씀하셨다.
“그때의 성마왕은 곧 관자재보살마하살이니 이렇게 위험한 죽음의 공포 속에서 나를 구제하여 주었다. 제개장아, 내가 지금 이 관자재보살마하살의 공덕의 수량을 능히 다 자세히 말할 수 없으나, 내가 이제 너를 위하여 이 관자재보살의 털구멍만 한 공덕을 간략히 말하겠다.
재개장아, 관자재보살의 몸에 금색 털구멍이 있는데, 그 속에 무수 백천만 구지 나유다의 건달바가 있으니, 그들은 윤회하는 고통이 없이 항상 가장 뛰어난 쾌락을 받고, 천계의 물건을 받아쓰되, 다하여 없어지는 일도 없으며, 악한 마음이 없고 미워하고 시기하는 마음도 없으며,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없고, 팔성도(八聖道)를 행하여 항상 법의 즐거움을 누리느니라.
제개장아, 이 금털구멍 속에는 또 빛을 발하는 여의보주가 있어, 저 건달바들이 마음속으로 원하는 것은 뜻대로 다 이루어지니, 이 금털구멍 속에서 이런 일이 나타난다.
다시 검은색 털구멍이 있어, 그 가운데 무수 백천만 구지 나유타의 신통력을 갖춘 신선이 있으니, 그들 중에는 한 가지 신통을 갖춘 이도 있고, 혹은 두 가지ㆍ세 가지ㆍ네 가지ㆍ다섯 가지 신통을 갖춘 이도 있으며, 또는 여섯 가지 신통을 갖춘 이도 있다. 이 털구멍에 또 은빛의 땅이 나타나니, 황금산에 봉우리는 백은(白銀)이며, 서른일곱 가지 애염연화보(愛染蓮華寶)가 그 산을 장엄하였다. 그 산 가운데 팔만 사천의 신선이 있고, 이와 같은 신선들이 겁수(劫樹)를 출현시키니, 진분홍빛 몸통에다 황금과 백은이 가지와 잎이 되어 보배의 광명을 낸다.
또 낱낱의 털구멍에서 네 가지 보배2) 연못이 나타나니, 팔공덕수(八功徳水)가 그 속에 가득하고, 묘한 꽃이 못 가운데 가득하며, 못 기슭에는 천묘향수(天妙香樹)와 전단향수(栴檀香樹)가 있다. 또 장엄한 겁수(劫樹)가 있으니, 위에는 장식한 천관과 귀걸이를 매달아 꾸미고, 또 기이한 영락으로 장엄하였으며, 또 그 위에 많은 보배 방울을 매달고, 묘한 옷과 교시가(憍尸迦)3)의 옷을 걸쳐 놓았다. 이 낱낱의 겁수 아래에서 각각 일백 명의 건달바왕이 항상 온갖 음악을 연주한다. 또 사슴 떼와 신령스러운 새들이 이 즐거운 소리를 듣고 모두 다 생각하기를, ‘모든 유정은 대체로 윤회의 고통을 받으나, 어째서 남섬부주 사람들이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으며,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것과 같은 고통을 받을까?’라고 하고, 이에 이 모든 새와 사슴들은 이 『대승장엄보왕경』의 이와 같은 명칭을 생각한다. 그러면 천계의 묘하고 매우 맛있는 음식과, 천계의 온갖 묘한 향과 묘한 옷 등의 물건이 그들의 생각에 따라 뜻대로 다 충족된다.”
이때 제개장보살이 세존께 아뢰었다.
“제가 들으니 참으로 드문 일입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네 생각에는 어떠하냐?”
제개장보살이 세존께 아뢰었다.
“이와 같은 유정이 마음으로 이 경의 이름만 생각하여도 오히려 이와 같은 이익과 안락을 얻으니, 만약 다시 어떤 사람이 이 경을 듣게 되어, 능히 베끼고 수지하며 독송하고 공양드리며 공경한다면, 이 같은 사람은 항상 안락을 얻을 것입니다. 혹은 어떤 사람이 이 경 중에서 한 자라도 베껴 쓰면, 이 사람은 장차 윤회의 고통을 받지 않고, 영원히 백정이나 회치는 사람이나 천민 같은, 이러한 집안에 태어나지 않으며, 태어나는 몸은 영원히 꼽추나 앉은뱅이나 추한 입술이나 결루(欠漏)나 옴이나 문둥병 등의 좋지 않은 모습을 받지 않고, 원만한 모습을 얻으며, 모든 감각기관이 갖추어져서 큰 힘을 갖게 될 것인데 하물며 수지하여 독송하며 베끼고 공양하며 공경하는 것을 모두 갖춘 사람이 얻는 공덕이야 어떻겠습니까?”
그러자 세존께서 찬탄하시며 말씀하셨다.
“착하구나, 착하구나. 제개장이여, 네가 지금 이와 같은 법을 널리 설하였구나. 지금 이 모임 중에 무수 백천만의 천ㆍ용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ㆍ인비인ㆍ우바새[鄔波索迦]ㆍ우바이[鄔波斯計] 등 이와 같은 대중들이 모두 네가 이같이 말하는 법을 들었으니, 이 광대하고 넓은 법문을 네가 물은 것을 연유하여 듣게 된 것이다.”
이때 제개장보살이 세존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제 이 묘법을 연설하신다면, 천ㆍ인의 대중들이 견고한 믿음을 낼 것입니다.”
세존께서 찬탄하여 말씀하셨다.
“착하구나, 착하구나. 선남자야, 네가 능히 이와 같이 거듭 이 관자재보살의 몸의 털구멍 속에서 나타나는 공덕을 묻는구나. 제개장아, 거기에는 또 보배로 장엄한 털구멍이 있으니, 그 속에 무수 백천만 구지 나유타의 건달바녀가 있어, 얼굴이 단엄하고 형체가 뛰어나게 아름다운데, 갖가지로 장엄하여 모습이 마치 천녀와 같고, 숱한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의 고통이 모두 그 몸을 침범하지 못하며, 또 인간의 조그마한 고뇌스러운 일도 겪지 않는다. 또한 그 건달바녀가 삼시(三時)에 이 관자재보살마하살의 명호를 염하면, 이 때에는 그들이 원하는 것을 모두 얻는다.”
이때 제개장보살이 부처님게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그 털구멍 속에 들어가 그 속에 있는 것을 보고 싶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그 털구멍은 끝이 없어 허공계와 같고 또 막는 것도 없다. 선남자야, 이와 같아서 털구멍에는 막는 것도 걸리는 것도 없고, 또한 심기를 불편하게 해주는 여건[触悩]도 없다. 그 털구멍 속은 보현(普賢)보살마하살이 그 속에 들어가 12년 동안 갔었지만 끝에 이르지 못하였느니라. 모든 털구멍을 보면, 낱낱의 속에 각기 불부(佛部)4)가 그 곳에 머물고 있다. 그러므로 보현보살도 그 끝의 멀고 가까움을 볼 수 없는 것이니, 다른 모든 보살이 어찌 그 끝을 볼 수 있겠느냐?”
이때 제개장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보현보살마하살이 그 털구멍 안에서 12년 동안을 갔었지만 그 끝을 볼 수 없었고, 모든 털구멍에 각각 백 분의 부처님께서 그 가운데 계신다 하시니, 보현보살도 오히려 끝을 볼 수 없거늘, 제가 지금 어떻게 그 속에 들어갈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나 역시 이와 같은 미묘함과 적정함을 보지 못한다. 그는 모습이 없으므로 큰 몸을 나타내며, 열한 개의 얼굴을 갖추었으되, 백천의 눈이 원만하고 광대하다. 또한 상응지(相応地)5)을 얻어 담연하고 적정하며, 대지(大智)를 얻어 윤회가 존재하지 않으니 구제할 것도 없고, 또한 종족(種族)도 없으며 지혜도 없으며 말하는 것도 없으니, 이와 같이 모든 법이 그림자 같고 메아리 같다. 그러므로 선남자야, 관자재보살을 볼 수 없고 들을 수도 없으니, 그가 자성(自性)이 없으므로 여래조차 역시 보지 못하는 것이다.
네 생각에는 어떠하냐, 선남자야, 보현 등 모든 보살이 모두 불가사의함을 갖추었으나, 저 관자재보살의 변화하는 것을 명료하게 알 수는 없다. 선남자야, 관자재보살마하살은 갖가지로 변화하여 나타나서 무수 백천만 구지 나유타의 유정을 구제하여 극락세계에 왕생하도록 하여서 무량수여래를 뵙고 법의 요체를 들어 모두 보리도를 이룰 수 있게 한다.”
이때 제개장보살이 세존께 아뢰었다.
“어떠한 방편으로 제가 이 관자재보살마하살을 뵐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그 보살은 반드시 이 사바세계로 나를 보러와서 예배공양할 것이다.”
이때 제개장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관자재보살마하살이 이곳에 오는 것이 언제인지 알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유정의 근기가 성숙해질 때를 기다려 관자재보살마하살이 장차 이곳에 도착할 것이다.”
이때 제개장보살마하살이 손으로 뺨을 받치고서 생각하였다.
‘내가 지금 어떠한 죄장이 있어, 비록 수명은 길다 하나 이익이 없는가. 관자재보살을 뵙고 공경하며 예배할 수 없는 것이 마치 소경이 길을 가는 것과 같구나.’
이때 제개장보살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관자재보살마하살이 참으로 언제 이곳에 옵니까?”
이때에 세존께서 미소 지으면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관자재보살마하살은 일정하게 정해진 때가 없는 것이 곧 오는 때이다. 선남자야, 그 보살의 몸에 털구멍이 있어 쇄감로(灑甘露)라 부르니, 이 털구멍 가운데 무수 백천만 구지 나유타의 천ㆍ인이 살고 있어 그 중에는 초지(初地)와 이지(二地)를 증득한 이도 있고, 십지(十地)보살마하살의 지위를 증득한 이까지도 있다.
제개장아, 그 쇄감로 털구멍 속에 육십 개의 금과 은으로 된 보배산이 있는데, 그 하나하나의 산의 높이가 육만 유선나(踰繕那)6)이고, 구만 구천 봉우리가 있어 천상의 묘한 금과 보배로써 두루 장엄하니, 일생보처(一生補処)보살이 그 곳에 머물며 또한 무수한 백천만 구지 나유타의 건달바 무리가 털구멍 속에 있어 항상 온갖 음악을 연주한다.
제개장아, 그 쇄감로 털구멍 속에는 또 무수한 백천만 구지 나유타의 궁전이 있으니, 천상의 마니와 묘한 보배로 두루 장엄하여 보는 사람마다 그 마음에 들고 또 갖가지의 진주영락으로 장식하였다. 그 궁전에는 각각 보살이 있어 미묘한 법을 연설하고는 이 궁전을 나와 각각의 경행처에서 경행한다. 또한 일흔일곱 개의 연못이 있어 팔공덕수가 가득 차 있고, 그 가운데 온갖 꽃들이 있으니, 이른바 우발라화[嗢缽羅華, Utpala, 青蓮華]ㆍ바나마화(缽訥摩華, Padma, 蓮華)ㆍ구모나화(矩母那華, Kumuda, 黄蓮華)ㆍ분나리가화(奔拏利迦華, Puṇḍarika, 白蓮華)ㆍ조언다가화(噪彦駄迦華, Sangandhika, 勝香)ㆍ만다라화(曼那囉華, Mandārava)ㆍ마하만다라화(摩賀曼那囉華, Mahā-Mandārava)가 그 속에 가득 피어 있었다. 그 경행하는 땅에 또한 적의겁수(適意劫樹)가 있으니, 천상의 금과 은으로 그 잎이 장엄되었고, 위에는 모든 천관과 귀걸이와 진귀한 보배의 영락을 매달아 갖가지로 장엄하였다.
모든 보살들이 경행을 마치고 나면, 밤에는 온갖 대승법을 기억하며, 적멸의 경지를 사유하고, 지옥의 세계와 축생들을 사유하나니, 이와 같이 사유하고 나서 자심삼마지(慈心三摩地)에 들어간다. 제개장아, 그 털구멍에 이와 같은 보살이 그 속에서 출현한다.
다시 털구멍이 있으니 금강면(金剛面)이라고 부른다. 그 가운데 무수한 백천만의 긴나라 무리가 있어, 온갖 화만과 영락으로 온 몸을 장식하고 묘한 도향(塗香)을 그 몸에 발라 보는 사람이 환희한다. 그리하여 항상 불ㆍ법ㆍ승을 염하여 무너지지 않는 믿음을 얻어 법인자(法忍慈)에 머물고, 적멸을 사유하여 윤회를 멀리 여의나니, 이와 같고 이와 같이 선남자야, 저 긴나라 무리는 마음에 좋아하는 생각을 내느니라.
그 털구멍에 또한 무수한 산이 있으니, 그 가운데 금강보굴(金剛寶窟)과 금(金)보굴과 은(銀)보굴과 파지가(玻胝迦)보굴과 연화색(蓮華色)보굴과 청색(青色)보굴이 있고, 또 칠보를 갖춘 굴이 있다. 선남자야, 그 털구멍에는 이와 같이 변화하여 나타나는 것들이 있다. 그 속에 또 무수한 겁수와 무수한 전단대수(栴檀大樹)와 미묘한 향수(香樹)와 무수한 욕지(浴池)와 백천만의 천궁(天宮)ㆍ보배전각과 파지가로 장엄한 교묘하고 청정한 적의보전(適意寶殿)이 있다. 그 곳에 이와 같은 궁전이 출현하니, 긴나라 무리가 그 속에 머물러 쉰다. 머물러 쉬고 나면 미묘한 법을 연설하는데 이른바 보시바라밀다법과 지계ㆍ인욕ㆍ정진ㆍ정려바라밀다법으로서, 이 육바라밀을 연설하고 나서 각각 경행한다. 이곳에는 황금으로 된 경행하는 길과 백금으로 된 경행하는 길이 있고, 이 주위에는 겁수가 있는데, 금과 은으로 잎이 되어 있고, 위에는 온갖 천의(天衣)와 보관과 귀걸이와 보배방울과 영락이 있어, 이와 같이 경행처를 장엄한다.
또 누각이 있으니, 긴나라가 이 곳을 경행하면서 태어나는 고통과 늙는 고통과 병든 고통과 죽는 고통과 빈궁한 고통과 사랑하는 이와 이별하는 고통과 미운 사람을 만나는 고통과 구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고통에 빠지는 것과, 혹은 침자지옥(針刺地獄)이나 흑승(黒縄)지옥이나 갈혜(喝醯)대지옥이나 극열(極熱)대지옥이나 화갱(火坑)지옥에 떨어지는 것과 혹은 아귀들의 세계에 떨어지는 것 등 이와 같이 유정이 큰 고뇌를 받는 것들을 사유한다. 긴나라는 이러한 것들을 사유하느니라.
선남자야, 그 긴나라가 심히 깊은 법을 즐겨하여 원적(圓寂)7)의 참된 경계를 사유하고, 또 항상 관자재보살마하살의 명호를 염하니, 이렇게 칭념함으로써 이때에 모든 필요한 도구들이 다 풍족하게 되느니라.
선남자야, 관자재보살마하살은 명호까지도 만나기 어려우니, 왜냐하면 그는 모든 유정에게 큰 부모와 같아, 모든 두려워 떠는 유정에게 무외(無畏)를 베풀어주며, 모든 유정을 가르쳐 인도하여 대선우(大善友)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이와 같아서 선남자야, 저 관자재보살마하살에게는 육자대명다라니(六字大明陀羅尼)가 있으나 만나기가 어렵다. 만약 어떤 사람이 그 이름을 능히 칭념한다면, 그 털구멍 안에 태어나 생사윤회를 받지 않게 되며, 한 털구멍에서 나오면 다시 한 털구멍 속으로 들어가, 그곳에 머물러 원적의 경지를 증득하기에 이른다.”
이때 제개장보살이 세존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 육자대명다라니를 어느 곳에서 얻을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이 육자대명다라니는 만나기 어렵다. 여래라 할지라도 역시 얻을 곳을 알지 못하니, 인위(因位)의 보살이 어찌 얻을 곳을 알 수 있겠느냐?”
제개장보살이 세존께 아뢰었다.
“이와 같은 다라니를 지금 부처님ㆍ여래ㆍ응ㆍ정등각께서 어찌하여 모르십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이 육자대명다라니는 바로 관자재보살마하살의 미묘한 본심(本心)이어서, 만약 이 미묘한 본심을 아는 사람이 있다면, 곧 해탈을 아는 것이다.”
이때 제개장보살이 세존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모든 유정 중에 이 육자대명다라니를 능히 아는 자가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는 사람이 없다. 선남자야, 이 육자대명다라니의 무량한 상응(相応)을 여래도 알기 어렵거늘, 보살이 어찌 이 관자재보살의 미묘한 본심처(本心処)를 알 수 있겠느냐? 내가 다른 국토에 갔을 때에도 이 육자대명다라니를 얻을 곳을 아는 사람이 없었다. 만약 어떤 사람이 항상 이 육자대명다라니를 수지한다면, 이것을 지송할 대에 아흔아홉 갠지스강의 모래 수와 같은 여래께서 모이시고, 또 티끌의 수처럼 많은 보살이 모이고, 또 삼십이천(三十二天)의 천자들이 모이고, 또 사대천왕(四大天王)이 사방에서 호위하며, 또 사가라(娑誐囉)용왕과 무열뇌(無熱悩)용왕과 득차가(得叉迦)용왕과 바소기(嚩蘇枳)용왕 등 이와 같은 무수한 백천만 구지 나유타의 용왕이 와서 이 사람을 호위하며, 또 땅 속에 있는 야차와 허공에 있는 신들도 역시 이 사람을 호위할 것이니라.
선남자야, 관자재보살의 털구멍 속에 구지 숫자의 여래가 머물러 쉬고 나서, 이 사람을 찬탄하여 말하기를 ‘착하고 착하다. 선남자여, 네가 능히 이 여의마니의 보배를 얻었으니, 너의 칠대(七代)8)종족이 모두 그 해탈을 얻게 될 것이다’라고 하신다.
선남자야, 그 진언을 지니는 사람은 그 뱃속에 있는 모든 벌레들도 불퇴전(不退転)보살의 지위를 얻게 된다. 만약 어떤 사람이 이 육자대명다라니를 정수리 위에 받들어 지니고, 선남자야, 다시 어떤 사람이 이렇게 받들어 지니는 사람을 본다면, 곧 금강의 몸을 보는 것과 같고, 또 사리탑을 보는 것과 같으며, 또 여래를 보는 것과 같고, 또 일 구지의 지혜를 갖춘 이를 보는 것과 같으니라.
만약 어떤 선남자나 선여인이 능히 법대로 이 육자대명다라니를 염하면, 이 사람은 다함없는 말솜씨를 얻고, 청정한 지혜 덩어리를 얻으며, 대자비를 얻으니, 이와 같은 사람은 날마다 육바라밀다의 원만한 공덕을 갖추게 되느니라. 또한 이 사람은 천상의 전륜성왕이 되며, 이 사람의 입 속에서 나오는 기운이 다른 사람의 몸에 닿으면, 접촉된 사람은 자비스러운 마음을 일으켜 모든 성내는 독을 여의고 불퇴전보살의 지위를 얻어 속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게 된다. 만약 이 다라니를 받들어 지닌 사람이 손으로 다른 사람의 몸을 만지면, 접촉된 사람도 역시 속히 보살의 지위를 얻으리라. 만약 이 받들어 지닌 사람이 남자나 여자나 동자나 동녀, 나아가 다른 종류의 온갖 유정의 몸을 보면, 이와 같이 보여진 사람들도 모두 다 속히 보살의 지위를 얻으니, 이와 같은 사람들은 영원히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고통과 사랑하는 이와 헤어지는 고통을 받지 않고 불가사의하게 염송과 상응하리라. 지금 이렇게 육자대명다라니를 설명하였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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