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5079 불설대승불사의신통경계경(佛說大乘不思議神通境界經) 상권

by Kay/케이 2024. 11. 7.
728x90
반응형

 

 

 

불설대승불사의신통경계경(佛說大乘不思議神通境界經) 상권

 

 

대송신역삼장성교서(大宋新譯三藏聖教序)1)


태종신공성덕문무황제(太宗神功聖德文武皇帝) 지음



위대하구나, 우리 부처님의 가르침이여. 헤매는 중생들을 교화해 인도하시고, 으뜸가는 성품을 널리 드날리셨도다. 넓고 크고 성대한 언변이여, 뛰어나고 훌륭한 자도 그 뜻을 궁구하지 못하는구나. 정밀하고 은미하고 아름다운 말씀이여, 용렬하고 우둔한 자가 어찌 그 근원을 헤아릴 수 있으랴. 뜻과 이치가 그윽하고 현묘한 진공(眞空)은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으며, 만상(萬象)을 포괄하는 비유는 끝이 없네.
법 그물[法網]의 벼릿줄을 모아 끝이 없는 바른 가르침을 펴셨고, 사생(四生)을 고해에서 건지고자 삼장(三藏)의 비밀스러운 말씀을 풀어주셨다. 하늘과 땅이 변화하여 음과 양을 이루고, 해와 달이 차고 기울며 추위와 더위를 이뤘으니, 크게는 선과 악을 말씀하셨고, 세밀하게는 항하의 모래알에 빗대야 할 정도네. 다 서술할 수 없이 많은 중생들의 온갖 일들을 마치 상법(像法)2)을 엿보듯이 하고 그림자가 형체를 따르는 것과 같이 하였다. 이는 육정(六情)3)을 벗어나 길이 존재하고 천겁이 지나도록 오래갈 만한 것이며, 마치 수미산이 겨자씨에 담기 듯 여래께서 끝없는 세계에서 걸림이 없으신 것이다.
달마(達磨)께서 서쪽에서 오시자 법이 동토에 전해졌고, 오묘한 이치를 선양하시자 대중이 돌아갈 길을 순순히 따랐으니, 피안(彼岸)은 보리요 애욕의 강은 생멸이라, 오탁의 악취(惡趣)에서 보살행을 실천하고, 삼업(三業)의 길에서 빠진 자들을 건지셨다. 세상에 드리운 경은 궁구하기 어렵지만 도는 사사로움이 없어 영원히 태평하도다. 설산(雪山)의 패엽(貝葉)4)이 눈부신 은대(銀臺)와 같고, 세월의 연라(煙蘿)5)가 저 멀리 향계(香界)6)를 일으켰지만 높고 우뚝하여 측량하는 자가 드물고, 멀고 아득하여 이름을 붙이기 어렵다. 이런 까닭에 도(道)를 깨달은 십성(十聖)7)과 덕(德)을 갖춘 삼현(三賢)8)께서 지극한 도를 건원(乾元)9)에서 일으키고 온갖 오묘함을 태역(太易)10)에서 낳아 무성한 생명체들을 총괄해 어둠을 뚫고 한 가닥 빛을 비추었으며, 저 시시비비를 단절하고 이 몽매함을 깨우쳤던 것이다.
서역의 법사 천식재(天息災) 등11)은 항상 사인(四忍)12)을 지니며 삼승(三乘)을 일찌감치 깨달은 분들이니,
불경의 참된 말씀을 번역하여 인간과 천상의 성스러운 가르침을 이었다. 이는 꽃망울이 거듭 터진 것이요, 국운이 창성할 때를 만난 것이니, 문장(文章)에서 오성(五聲)13)을 윤택하게 하였고, 풍율(風律)14)에서 사시(四始)15)를 드러냈다. 당당한 행동거지에 온화하고 아름답도다. 광대한 세월 어둠에 빠졌던 세계가 다시 밝아 현묘한 문이 환하게 드러났으며, 궤범이자 두루한 광명인 오묘한 법이 청정한 세계에서 이름을 드날렸다. 유정을 이롭게 하여 함께 깨달음의 언덕에 오르고, 장애를 만드는 일 없이 병들고 지친 자들을 모두 구제하였으며, 드러내지 않고 자비를 행하며 만물 밖으로 광대하게 노닐고, 부드러움으로 탐학한 자들을 조복해 어리석음을 씻고 깨우쳐 주었다. 소승의 성문(聲聞)을 연설하여 그 위의에 합하고 대승의 정각(正覺)을 논하여 그 성품을 정립하자, 모든 생명체들이 깨달아 복을 받았고, 삼장의 교법에서 결락된 것들이 다시 흥성하였다.
허깨비에 홀려 길을 잃은 것이니, 화택(火宅)16)은 심오한 비유로다. 부처님께서 비록 이런 가르침을 시설하셨지만 알지 못하는 자들이 많다. 이에 “선념(善念)이 생기면 한량없는 복이 남몰래 찾아오고, 악업(惡業)이 일어나면 인연 따라 모두 타락한다”17)는 말씀으로 사부대중을 길들이고 시방세계에서 보살행을 쌓았다. 금륜왕[金輪]18)에게 꽃비를 쏟아 붓고 대궐에서 항하 모래알처럼 많은 세계를 보호하였으니, 유정천(有頂天)에 부는 바람19)도 파괴하지 못할 것이고, 끝이 보이지 않는 홍수도 휩쓸지 못하리라. 맑고 고요해 담담한 것이 원만하고 밝으며 청정한 지혜요, 성품이 공하여 물듦이 없는 것이 망상으로부터 해탈하는 인연이니, 이로써 마음의 밭에서 번뇌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고, 이로써 우주에서 청량을 얻을 수 있으리라.
짐은 부끄럽게도 박학하지도 못하고 석전(釋典)20)에 능통하지도 못하니, 어찌 감히 서문을 써서 후인에게 보일 수 있는 자이겠는가? 반딧불이나 횃불과 같아 찬란한 태양과 견주기에 턱없이 부족하니, 작은 소라로 바다를 측량하려다 그 깊은 연원을 끝내 밝히지 못하는 자일 따름이로다!


계작성교서(繼作聖教序)21)

어제(御帝)

높고 밝은 것이 처음으로 나뉘자 삼진(三辰)22)이 비로소 차례로 나타났고, 두텁게 실어주는 것이 비로소 안정되자, 만물이 이로써 실마리를 일으켰으니, 맑음과 탁함의 본체가 이미 밝혀진 것이요,
선과 악의 근원이 여기서 드러난 것이다. 이런 다음에 문물(文物)로 그 가르침을 세우고 바른 법전[正典]으로 그 세속을 교화하는 것이니, 이익의 공은 모두 이치로 돌아간다.
이렇게 상법(像法)이 서쪽 나라에서 와 진제(眞諦)가 중국에 유포되었지만 천고의 세월을 관통하는 진실한 이치는 궁구할 방법이 없고, 구위(九圍)23)를 포괄하는 현묘한 문은 궁구할 수가 없다. 허망한 생각으로 말하자면 오온(五蘊)이 모두 공하고, 참된 모습을 나타내자면 터럭 하나에도 원만하니, 광대한 그 가르침을 어찌 기술할 수 있겠는가!
삼가 살피건대, 태종신공성덕문무황제께서는 법성이 두루 원만하시어 인자함을 널리 베푸셨다. 오랑캐들을 교화하시자 만방(萬邦)이 바큇살처럼 몰려들어 온 백성을 인수(仁壽)의 영역에 올려놓으셨고, 교법을 숭상하시자 사해(四海)가 구름처럼 뒤따라 창생에게 풍요로운 땅을 베푸셨다. 존귀한 경전이 방대함을 보시고는 방편을 시설해 물에 빠진 자들을 구제하셨고, 법계가 광활함을 알시고는 정진을 행하여 나태한 자들을 거두셨다. 이에 아늑한 절을 선택해 저 참된 문서24)들을 교열하고는 천축의 고승들에게 명령하여 패다라(貝多羅)의 부처님 말씀을 번역하게 하셨다.25)
상아 붓대가 휘날리며 황금의 글자를 완성하고, 구슬을 엮어 다시 낭함(琅函)에 안치하자26) 용궁(龍宮)의 성스러운 문장27)이 새롭게 탈바꿈하였으니, 취령(鷲嶺)의 필추(苾芻)28)들마저 우러러 감탄하였다. 이로 말미암아 삼승(三乘)이 모두 하나로 꿰뚫어지고 사제(四諦)가 함께 원만해졌으니, 고(苦)가 공하다는 참되고 바른 말씀을 완전히 밝히고, 정밀히 연구한 비밀스러운 뜻을 환히 드러냈다. 상(相)을 찬탄하는 상이 바로 진실한 상이고, 공(空)을 논하는 것도 공하여 모조리 공이라 하였으니, 화엄(華嚴)의 이치와 궤도를 같이하고, 금상(金像)29)의 가르침과 규구(規矩)30)가 동일하였다.
짐은 대업(大業)을 계승하여 삼가 황위에 임했기에 항상 조심하면서 만백성을 어루만지고 매일 긍긍하면서 선황의 훈계를 지켜왔다. 불교경전[釋典]에 대해서는 더구나 정밀하지도 상세하지도 못하니, 진실로 그 그윽하고 심오한 뜻을
어찌 탐색하고 측량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역경원(譯經院)31)의 서역 승려 법현(法賢)32)이 간절한 글을 올리고 그 뜻을 너무도 열심히 피력하였다. “선황제께서는 참된 교화의 바람을 크게 펼치고 부처님의 뜻을 높이 전하셨으며, 전대의 왕들이 빠뜨린 전적을 흥성시키고 각로(覺路)33)의 무너진 기강을 다시 떨치셨다”고 하면서, 하늘이 이룬 공로를 높이 휘날리고 성황의 글34)을 널리 알리고 싶다며 나에게 서문을 지어 성인의 가르침을 계승해달라고 청하였다.
성고(聖考)35)께서 승하하시고 추호(追號)36)가 아직 잊히지도 않았는데 정사 밖에 마음을 둘 겨를 어디 있었겠는가? 담제(禫祭)37)를 마치고 이제야 생각이 은미하고 오묘한 곳에 미치게 된 것이다. 어려서 자비로운 가르침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능통한 재주가 본래 부족한 걸 어쩌랴. 법해(法海)의 나루터와 언덕을 어찌 궁구하리오! 공문(空門)의 문턱으로 나아가질 못하니, 대략 대의나마 서술하여 이로써 사람들의 마음에 부응할 따름이다. 소발자국에 고인 빗물이라 태양을 씻는 파도에 빗대기에는 부족하니, 한척짜리 채찍이 어찌 드넓은 하늘의 그림자를 측량할 수 있으랴! 이렇게나마 짧은 서문을 지어 이로써 성인들의 공로를 기록할 따름이다.


불설대승부사의신통경계경 상권(佛說大乘不思議神通境界經)


서천(西天) 시호(施護) 한역
송성수 번역
김두재 개역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세존(世尊)께서 법계광명(法界光明)보살의 궁전에 머무르시면서 큰 필추(苾芻:비구) 대중 50만 명과 함께 계셨다.
그들은 다 아라한(阿羅漢)이었으니, 모든 번뇌[漏]가 이미 다하여 남아 있는 번뇌가 조금도 없었으며, 적정(寂靜)함에 편안히 머물러 마음이 잘 해탈하고 지혜가 잘 해탈하여 마치 큰 용왕과 같았으며, 할 일을 다 마치고 모든 무거운 짐을 버리고 크고 좋은 이익을 얻었다. 모든 유(有)의 결박이 모두 없어지고 바른 지혜로 걸림이 없었으며, 모든 마음도 아주 고요하며 신통(神通)을 완전히 갖추었다.
또 다른 보살마하살의 대중이 있었으니, 그들은 모두 불퇴전(不退轉)의 지위를 얻었으며, 일생보처(一生補處)38)로서 미래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를 성취할 이들이었다. 그들은 모두 끝없는 여래의 신통 변화와 보리(菩提)의 가지(加持)39)와 집착이 없는 미묘한 행과 일체 중생들의 넓고 큰 애요(愛樂)에 편안히 머무르고, 정념(正念)의 지혜에 머물러 두루한 지혜[普遍智]에 들었으며, 평등한 행을 갖추고 한량없이 많은 공덕 무더기[無量眾功德聚]를 성취하였으며, 여래의 평등법문(平等法門)을 나타내어 증명하고 미묘한 법륜(法輪)을 굴려 끝없이 많은 공부하는 무리들을 가르쳐 주며, 이미 일체 청정한 법[白法:善法]의 공덕을 얻었다. 그리고 일체 중생들의 마음을 잘 알고, 중생들의 모든 근기가 영리한지 둔한지를 환하게 분별하며, 이미 피안(彼岸)에 이르러 최상의 자재함에 이르렀으며, 일체 선한 법을 원만하게 성취하여 모든 부처님의 사업을 다 이룩한 이들로서, 다른 세계로부터 이 모임에 와서 모인 것이었다.
그 이름은 보현(普賢)보살마하살ㆍ보당(普幢)보살마하살ㆍ보보(普步)보살마하살ㆍ보신(普信)보살마하살ㆍ보안(普眼)보살마하살ㆍ보오(普寤)보살마하살ㆍ보의음(普意音)보살마하살ㆍ보조(普照)보살마하살ㆍ보념(普念)보살마하살ㆍ보지당(普智幢)보살마하살ㆍ보연관(普緣觀)보살마하살ㆍ법계보광(法界普光)보살마하살 등이니, 이와 같은 대중 1만 2천명이 함께 있었다.
또 여러 천자(天子)들이 있었으니, 이른바 지당(智幢) 천자ㆍ보화당(普華幢) 천자ㆍ보광(普光) 천자ㆍ주계(珠髻) 천자ㆍ보적마니봉(寶積摩尼峰) 천자 등 이와 같은 1만의 천자들이다. 이 모든 천자들은 모두 과거 부처님의 처소에서 이미 모든 선근(善根)을 심은 이들로서, 이 모임에 와서 모인 것이었다.
그때 세존께서 곧 보변광명(普遍光明)삼매[三摩地]에 들어가셨다가
이 삼매로부터 나오시어 곧 넓고 큰 광명을 놓아 삼천대천세계를 두루 비추셨고, 나아가 시방의 일체 부처님 세계까지 두루 다 비추었다.
이때 이 모든 세계에 있던 일체 중생들로서 빛의 비춤을 받은 이는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의 마음을 내었으며, 이미 마음을 낸 이는 모조리 불퇴전(不退轉)의 지위에 편안히 머물렀다.
그때 시방세계의 일체 부처님 세계에서는 거기 그 세계 안의 모든 불세존(佛世尊)을 측근에서 모신 여러 보살들이 이 광명을 보고는 저마다 그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지금 이 광명이 세계를 두루 비추었사온데 무슨 인연이 있으며, 이것은 누구의 신통력(神通力)이옵니까?”
곧 저곳의 그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모든 선남자들아, 그대들은 마땅히 알아야 하리라. 어떤 세계가 있는데 그 이름은 사바세계(娑婆世界)요, 그곳 부처님의 명호는 석가모니(釋迦牟尼) 여래(如來)ㆍ응공(應供)ㆍ정등정각(正等正覺)이시다. 그 부처님께서 여러 큰 보살들과 함께 모여 계시면서 부사의(不思議)한 경계의 바른 법을 말씀하려고 하시기에 이 인연으로 광명이 널리 비추는 것이니라.”
그때 그곳의 부처님을 측근에 모시고 있는 이들이 각각 그 부처님에게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이제 저 사바세계에 가서 석가모니여래를 우러러 예배하고 공경하며 따라 기뻐하면서, 부사의한 경계의 바른 법을 듣고 받으려 하오며, 그곳의 여러 보살들을 만나보고자 하나이다.”
그때에 저 여래는 곧 각기 여러 측근에서 모시던 이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들은 가라. 지금이야말로 바로 그때이니 하고 싶은 대로 하라.”
그때 시방의 모든 부처님 세계에 있던 일체 부처님을 측근에서 모시던 이들은 곧 저마다 그 보살의 신통으로써 모든 변화를 나타내어 각기 무수한 하늘ㆍ용ㆍ야차(夜叉)ㆍ건달바(乾闥婆) 등에 공경히
둘러싸여 석가모니부처님의 처소로 나아갔다.
이 여러 보살들은 부처님의 모임에 이르고 나서 땅에 엎드려 정중히 부처님 발에 예를 올리고 모두 함께 아뢰었다.
“세존 석가모니여래시여, 저희들은 그 부사의한 경계의 바른 법의 이름을 듣고, 따라 기뻐하면서 그 연설을 듣고 또 받기를 바라오며, 불세존(佛世尊)을 뵈옵고 우러러 예배하고 공경하며 여기 보살들을 만나보고자 하옵니다. 이러한 인연으로 저희들은 이 사바세계에 왔나이다.”
그때 동방 대보(大寶)세계의 보당(寶幢)부처님 세계 안에 살던 묘길상(妙吉祥)보살마하살이 곧 생각하였다.
‘지금 저 서방에 있는 사바세계의 석가모니부처님 세계 안에 시방세계 항하[殑伽:갠지스강]의 모래알처럼 많은 수의 모든 큰 보살마하살들이 다 모여 그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부사의한 경계의 바른 법을 듣고 있으니, 나도 이제 그 모임에 가서 세존 석가모니여래를 예배하고서 친근히 따르며 기뻐하고, 그 바른 법문을 듣고 받는 그곳의 여러 보살들을 만나 보리라.
왜냐하면 나는 시방의 일체 부처님 세계에 갖는 온갖 모임의 이익에 참여하여서, 가지 않은 적이 없었으며, 또 내가 항상 보았던 모든 부처님과 보살들의 모임과 설법이 오늘과 같은 경우도 없기 때문이다. 그 부처님의 세계에 이와 같이 한량없고 끝없이 많은 보살대사(菩薩大士)의 넓고 큰 모임의 규모를 보니, 이런 일이 있기는 매우 드문 것이요, 보거나 듣기는 더욱 어려운 일이다. 그러므로 나는 이제 또한 거기에 가리라.’
그때 묘길상보살이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곧 자씨(慈氏)보살마하살에게 말하였다.
“자씨여, 꼭 아셔야만 합니다. 지금 세존
석가모니부처님의 세계에서 무수한 백천(百千) 구지(俱胝) 나유다(那由多) 보살마하살들이 넓고 큰 모임을 이루어, 부처님께서 연설하시는 부사의한 경계의 바른 법을 듣고 있습니다. 우리들도 지금 함께 그곳에 가서 세존을 우러러 예배하고, 저 여러 보살들을 만나 보아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시방세계의 큰 보살들이 한곳에 두루 모이는 것은 매우 드물고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때 자씨보살마하살은 묘길상보살에게 말하였다.
“그대만 지금 그 부처님 모임에 가십시오. 나는 갈 곳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이는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 부처님 모임의 여러 큰 보살들은 모두 이미 다라니문(陀羅尼門)을 얻었으며, 집착 없는 지혜에 머무르고 모든 선(善)한 법을 갖추었습니다. 비록 저 모임에서 보고 또 듣는다 하더라도 모든 형상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묘길상이여, 그대는 이제 만일 여래를 육신(肉身)으로써 보는 바가 있다고 하겠지만, 실제로 본 것이 없다는 것을 꼭 알아야만 할 것입니다. 그런 까닭에 제가 지금 볼 수 없는 것이요, 만일 여래의 법신을 보는 것이 있다고 하면, 그 법신은 곧 법성(法性)이니, 그 법성 중에 볼 것도 없고 들을 것도 없으며, 공양할 것도 없고 우러러 예배할 것도 없으며, 분명히 알 것도 없습니다.”
묘길상보살이 말하였다.
“그대도 지금 거기에 따라가서 여래에게 공양하십시오.”
자씨보살이 말하였다.
“아닙니다. 묘길상이여, 나는 여래를 공양할 일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공양할 수 있는 여래가 없기 때문입니다. 여래는 곧 바로 진여(眞如)의 법이니, 진여의 법에는 두 가지 모습이 없으며, 진여의 법이 곧 바로 여래이기 때문입니다.”
묘길상보살이 물었다.
“곧 이 두 가지 모습이 없는 것을 그대는 어떻게 말하렵니까?”
자씨는 대답하였다.
“묘길상이여, 번뇌에는 하나의 성품과 갖가지
성품이 있으니, 이것을 말하여 두 가지라 합니다. 만일 하나의 성품을 분명히 알면, 곧 여러 가지에도 두 가지 법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만일 분별을 일으키면 그것은 바로 번뇌이며, (세간에 상대하여서) ‘이것은 출세간이다’라 하는 이런 소견을 지으면 그것은 곧 두 가지 모습이 되는 것입니다.
또 만일 ‘이것이 곧 지계(持戒)이며, 이것은 지계가 아니요, 이것은 성문법(聲聞法)이며, 이것은 연각법(緣覺法)이다. 이것은 보시(布施)이고, 이것은 보시가 아니며, 이것은 바른 도이고, 이것은 삿된 도이다. 이것은 수다원(須陀洹)ㆍ사다함(斯陀含)ㆍ아나함(阿那含)ㆍ아라한(阿羅漢)이며, 이것은 연각이요, 이것은 보살이며, 이것은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이다.
이 법은 아주 없는 것이요, 이 법은 있는 것이며, 이 법은 하나로 정해진 것이요, 이 법은 정해진 것이 아니다. 이 법은 지혜로 아는 것이고, 이 법은 지식으로 아는 것이며, 이것은 증득하여 깨닫는 도이고, 이것은 열반의 도이다’라고 하여, 이와 같은 것들을 지어 분별함이 있으면, 모두가 두 가지 모습이 되는 것입니다. 두 가지 모습에 대하여 의식도 옮아가는 바를 따라가나니, 만일 이와 같은 것들의 모습을 일으키지 않으면 바로 두 가지가 없는 법일 것입니다.
묘길상이여, 또 내가 겁이나 혹은 겁진(劫盡)토록 이 두 가지 법이 없음을 말하고, 가령 모든 말재주와 지혜를 가지고 말한다 하더라도, 다할 수 없겠거니와 또한 그 끝도 알 수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저 일체법(一切法)은 갖가지 성품을 여의었으므로 가운데거나 또는 가장자리이거나 간에 모두 다 볼 수도 없을 것이요, 또한 얻을 수도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묘길상보살이 말하였다.
“훌륭하십니다, 자씨여. 그대는 이미 무생법인(無生法忍)40)을 증득하였습니다. 그런 까닭에 이런 말씀을 하시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그렇습니다. 가령 내가 겁(劫)이나 혹은 겁진(劫盡)토록 이 둘이 없는 법[無二法]을 설명하거나 또한 모든 말재주와 지혜를 가지고도 다 설명할 수 없는 것입니까?”
자씨보살은 말하였다.
“묘길상이여, 문자(文字)에 대하여 존재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내지 마십시오. 저 일체의 법은 모든 문자를 여읜 것이니, 이것이 생겨남이 없는 모습이며 움직이는 것도 없습니다.”

그때 묘길상보살은 저 부처님 세계에 있는 여러 보살들에게 두루 말하였다.
“선남자들이여, 그대들은 지금 저곳의 세존 석가모니부처님 세계에 함께 가서 그 부처님을 우러러 예배하고, 백천 구지 나유타 여러 보살들을 만나보며, 따라 기뻐하고 부사의한 경계의 바른 법을 듣고 받아야 할 것입니다.”
그때 또 어떤 보살이 있었는데, 그 이름은 변적당왕(辯積幢王)보살이었다. 그 보살이 묘길상보살에게 말하였다.
“여래는 볼 수 있는 것이 아니거늘 어째서 지금 우리들로 하여금 그곳에 가서 불여래(佛如來)를 뵈러 가라고 말합니까? 또 거기에 가면 어떤 여래를 볼 수 있습니까? 또 무슨 뜻으로 여래라고 이름합니까? 왜냐하면 여래는 과거ㆍ현재ㆍ미래에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며, 그 일체의 법도 또한 3세(世)가 아니니, 그 이유는 모두 다 공(空)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공(空)한 법 가운데서는 아무것도 볼 수 있는 게 없거늘 묘길상보살이 한 말씀과 같아서 여래를 볼 수 있다고 하면, 이제 어떻게 그 불여래를 볼 것이며, 또 어떤 눈으로 관찰할 수 있습니까? 만일 육안(肉眼)으로 볼 수 있다고 하면, 육안은 곧 공(空)한 것이므로 공한 성품[空性] 가운데에서는 아무 것도 볼 수 있는 것이 없으며, 만일 천안(天眼)으로 여래를 본다고 하면 천안에 대해서도 또한 얻었다는 망상을 가지게 될 것이니, 만일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면 무엇으로 본다고 하겠습니까? 그런 까닭에 우리들은 지금 갈 수 없습니다.”
묘길상보살이 말하였다.
“선남자여, 그대가 만일 평등하지 않은 법에 머물러 이런 말을 하는 것이라면 불여래를 볼 수 없을 것이요, 또한 공양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그대가 이제 만일 집착할 대상이 없는 모습에 머물러 여실(如實)하게 말하는 것이라면, 불여래를 곧 볼 수 있을 것이며, 갈 곳도 있고 공양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일체 문자(文字)의 모습에 집착하지 않기 때문이며, 또한 모든 문자의 모습을 여의지도 않은 것으로서 저것의 자성(自性)은 공(空)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나는 평등한 법 가운데서 이와 같이 말한 것이며, 모든 불여래는 본래 청정하기 때문에 여래 또한 움직여 옮아가는 일이 없습니다. 그대들이 이제 만일 인의(忍意)에 머무른다면 당연히 저곳에 가야 할 것이요, 만일 인의가 아닌 데에 머문다 해도 그곳에 가야 할 것입니다.”
이때에 묘길상보살이 이렇게 여러 보살들을 위하여 방편으로 거듭 연설을 하였으므로, 그 보살들은 부처님의 위엄과 신통의 힘에 의해 곧 모든 법에 대하여 머무르는 바 없음을 얻었다.
그때 묘길상보살이 다시 생각하기를, ‘나는 이제 나 혼자 저 사바세계에 가지 않으리라. 왜냐하면 그 세계에 있는 온갖 중생들은 선하지 못한 업을 짓고, 본 것이 적고 들은 것이 적어서 청정한 믿음을 내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장차 갖가지 형상과 희유한 일을 나타내면서 저곳에 가서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보고 믿음을 내게 하여 일찍이 있지 않았던 일을 얻게 할 것이며, 그들로 하여금 매우 큰 이익을 얻게 하리라’고 하였다.
묘길상보살은 이렇게 생각하고 즉시 무구보광(無垢普光)삼매에 들어갔다. 이 삼매 가운데서 무수한 백천의 보살마하살이 함께 빙 둘러싸고, 대범천왕(大梵天王)과 제석천주(帝釋天主)는 각각 보배 불자(拂子)를 가지고 좌우에 모시고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이때 묘길상보살은 낱낱의 털구멍에서 하늘 연꽃을 내었는데, 그 크기가 수레바퀴만하였다. 낱낱의 꽃 가운데에는 불세존이 가부좌(跏趺坐)를 하고 앉아 계셨고, 한 분 한 분의 세존마다 모두 보배 연꽃을 들고 계셨다.
이때 삼천대천세계(三千大天世界)에 살고 있는 중생들은 큰 쾌락을 얻었다. 묘길상보살은 즉시 일체 중생들을 두루 다 보았고, 그 중생들도 똑같이 묘길상보살을 보고서 모두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에서 물러나지 않았다.

그때 묘길상보살은 이러한 모습을 보이고 나서 삼매[三摩地]에서 나와 저 동방(東方)에 계신 대보(大寶)부처님의 세계로부터 이 사바세계로 왔다. 그가 지나오는 모든 부처님의 국토마다 죄다 이와 같은 신통 변화를 나타내어 널리 일체 중생들로 하여금 큰 이익을 얻게 하였다.
그 여러 부처님 세계마다 모두 여래께서 보배 연꽃을 가지고 각각 그 세계 중생들을 위하여 설법하시는 모습을 보였고, 혹은 부처님 세계에서 현재 고통을 받는 지옥 중생들을 위하여 부처님이 그들을 구원하여 모두 고통을 여의게 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저 축생(畜生)ㆍ아귀(餓鬼) 등의 세계에서 서로 잡아먹으면서 극심한 괴로움을 겪는 중생들도 모두 그 고통을 여의었다. 나아가 염마(閻魔)세계에서 현재 온갖 고통을 받는 중생들까지 부처님은 각각 그들을 위하여 근기에 맞추어 설법해 주어서 그 중생들 하나하나가 다 고통을 멀리 여의고 각각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에 나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어떤 부처님의 세계에서는 혹은 여래께서 일체 아수라(阿修羅) 대중을 위하여 그 근기에 맞추기 위해 각각 아수라의 몸으로 바꾸는 것을 보이기도 하였고, 어떤 부처님의 세계에서는 혹 여래께서 묘길상의 신통경계에 머물러 저 모든 찰제리(刹帝利)의 큰 종족ㆍ바라문(婆羅門)의 큰 종족ㆍ장자(長者)의 큰 종족들을 위하여 그들의 근기에 맞게 설법하여 저마다 이익을 얻게 하는 것을 보이기도 하였다. 혹은 사대왕천(四大王天)의 여러 천자들을 위하여 그들의 근기에 맞게 설법하였는데, 그 천자들에게 말씀하기를, ‘그대들은 저 일체의 행(行)은 모두 무상(無常)한 것임을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니, 망상을 일으켜 구경(究竟)의 법이라고 말하지 말라’고 하여, 이 법을 들은 이는 모두 이익을 얻기도 하였다.
어떤 부처님의 세계에서는 혹 여래께서 묘길상의 신통경계에 머물러 삼십삼천과 제석천의 군주 등 여러 천자들을 위하여 그들 근기에 맞게 설법하였는데, 그들에게도 역시 말씀하시기를, ‘모든 행은 무상(無常)한 것이어서
구경(究竟)의 법이 아니니, 모든 지혜 있는 이들은 사실 그대로를 꼭 알아 그 가운데에서 구경이라는 생각을 짓지 말아야 하느니라’고 설하여, 이 법을 들은 이는 모두 이익을 얻게 되는 것을 보이기도 하였다.
어떤 부처님의 세계에서는 혹 여래께서 묘길상의 신통 경계에 머물러 야마천(夜摩天)의 여러 천자들과 지족천(知足天)의 천자들과 화락천(化樂天)의 천자들과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의 천자들과 범중천(梵衆天)의 천자들과 범보천(梵輔天)의 천자들과 대범왕천(大梵王天)의 천자들과 이와 같이 하여 나아가 색구경천(色究竟天)의 천자들에 이르기까지 각각 그들 근기에 맞게 그들을 위하여 설법하여 그 설법을 듣고 모두 이익을 얻게 되는 것을 보이기도 하였다.
혹은 여래께서 묘길상의 신통경계에 머물러 초지(初地)의 모든 보살마하살들을 위하여 그들의 근기에 맞게 설법하기도 하고, 혹은 2지(地)를 위하여, 혹은 3지를 위하여, 혹은 4지를 위하여, 혹은 5지를 위하여, 혹은 6지를 위하여, 혹은 7지를 위하여, 혹은 8지를 위하여, 혹은 9지를 위하여, 혹은 10지를 위하여 저 모든 큰 보살마하살들과, 혹은 일생보처(一生補處)로서 장차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를 성취할 이들을 위하여 각각 저들 근기에 맞게 설법하여, 반드시 저들로 하여금 더욱 정진하여 불퇴전에 머무르게 하고, 내지는 두루 원만하여 큰 열반의 경계에 편안히 머무르게 하는 것을 보이기도 하였다.
그때 묘길상보살은 이와 같은 갖가지의 신통 변화를 나타내면서 모든 부처님의 국토를 지나쳐 왔으므로, 그 국토에서 이러한 형상을 본 일체 중생들은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었고, 5백의 비구[苾芻]들도 온갖 번뇌[漏]가 다하여 마음에 해탈을 얻었으며, 8천 보살들은 무생법인을 얻었고, 십천(十千)의 천자들도
번뇌[塵垢]를 영원히 여의고 법안(法眼)이 깨끗해졌다.
그때에 이익을 얻게 된 모든 보살들은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게송을 읊었다.

이러한 신통 변화의 일을 보고서
일체가 일찍 없었던 것을 구족했나니
묘길상보살의 경계 안에서
일체 중생들은 다 이익 얻었네.

그때 시방 모든 부처님의 세계로부터 벌써 와서 모여 있던 여러 보살들은 각각 신통력으로 이와 같은 매우 희유한 일들을 보고, 모두 함께 세존 석가모니 부처님께 여쭈었다.
“지금이 삼천대천세계(三千大天世界)에 광명이 두루 비치고 희유한 일이 있는 것은 누구의 신력(神力) 변화로 그렇게 된 일이옵니까? 바라옵건대 불세존(佛世尊)이시여, 저희들을 위하여 말씀해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여러 보살마하살들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그대들은 꼭 알아야 한다. 어떤 보살이 있는데, 그 이름이 묘길상이니라. 그 보살은 불퇴전(不退轉)에 머물러 이미 관정(灌頂)을 얻었느니라. 동방으로부터 와서 이 모임에 들어오려고 하는데, 바로 그의 신통에서 이러한 상서로운 감응[瑞應]이 나타난 것이니라.
또한 선남자여, 만일 어떤 사람이든 그 묘길상의 이름을 듣기만 하여도 모두 불퇴전의 마음에 머무를 것이거늘, 하물며 또 만나 보게 되는 것이겠는가. 매우 어려운 일이니라.”
이때 세존 석가모니부처님께서 여러 보살마하살들을 위하여 이렇게 말씀하실 때에 저 묘길상보살이 곧 신통으로 부처님의 모임에 들어왔다. 부처님의 모임에 오자마자, 땅에 엎드려 세존의 발에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 석가모니부처님이시여, 병이 적고 고뇌도 적으시며[少病少惱], 홀가분하시고 두루 평안하시며[輕利調適], 쾌락(快樂)하시나이까? 저는 동방 대보(大寶)세계의 보당부처님 세계[寶幢佛剎]로부터 세존을 뵙고 예를 올리고 친근히 모시면서 말씀하시는 바른 법을 들으려고 이 모임에 왔사옵니다.”

그때 보화당(普華幢) 천자가 대중들 속에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앞에 나아가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여러 보살마하살들은 장차 어떤 법을 닦아야 곧 묘길상과 같은 신통한 사업(事業)과 가장 훌륭하고 매우 깊은 말재주를 지니는 지혜를 성취할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보화당 천자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보살마하살이 이와 같은 신통과 훌륭한 사업을 성취하길 바란다면, 당연히 네 가지 법문을 두루 갖추어야 할 것이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첫째는 매우 심오한 법에 대하여 그 법을 기뻐하여 듣고 받는 것이며, 둘째는 널리 다른 이를 위하여 매우 심오한 법을 연설하는 것이며, 셋째는 들은 법을 따라 그 뜻을 청하여 묻는 것이며, 넷째는 그 법을 듣고 나서 믿고 이해하며 이치대로 수행하는 것이니, 이것이 그 네 가지 법문이니라.
또 네 가지 법이 있으니, 당연히 완전하게 갖추어야 한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첫째는 부처님께서 설하신 경법(經法)에 대하여 모두 지녀 결정하는 것이요, 둘째는 모든 경법에 대하여 좋아하여 즐겁게 닦아 익히는 것이며, 셋째는 모든 경법에 대하여 기억하여 잊지 않는 것이요, 넷째는 모든 경법에 대하여 두루 연설하여 유통시키는 것이니, 이것이 그 네 가지 법이니라.
또 네 가지 법이 있으니, 당연히 완전하게 갖추어야 한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첫째는 바른 법문에 대하여 자세히 진실하게 듣고 받는 것이요, 둘째는 설법하는 스승에 대하여 존중하는 생각을 내는 것이며, 셋째는 법을 지닌 사람에 대하여 공경히 받들어 섬기되 게으름을 피우지 않는 것이요, 넷째는 설법하는 스승에 대하여 항상 칭찬을 받고 오래도록 게으름을 피우지 않는 것이니, 이것이 그 네 가지 법이니라.
또 네 가지 법이 있으니, 당연히 완전하게 갖추어야 한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이른바 네 가지 마음을 항상 일으켜야 하는 것이니, 첫째는 평등한 마음[平等心]이요, 둘째는 부드러운 마음[柔軟心]이며, 셋째는 게으름이 없는 마음[無懈心]이요, 넷째는 독이 없는 마음[無毒心]이니, 이것이 그 네 가지 법이니라.
만일 보살마하살이 이와 같은 네 가지 법문을
어디서나 따르고 닦아 익히면, 곧 이와 같은 신통 변화의 가장 뛰어난 사업을 얻을 것이며, 다시 지혜와 말재주를 성취할 수 있을 것이니라.”
그때 세존은 이 네 가지 법문을 말씀하실 때에 5천(千) 보살들은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고, 4천 천자는 번뇌[塵垢]를 멀리 여의고 법안(法眼)이 깨끗하게 되었다. 이 여러 보살들과 천자들은 이익을 얻고 나서 곧 모두 함께 이렇게 말하였다.
“두루 바라옵나니, 중생들은 다 모든 부처님의 경계에 편안히 머무름을 얻고 바른 법문에 대하여 깊이 믿음과 이해를 내고, 들은 바의 바른 법에 대하여 기억하여 받아 지닐 것이며, 미래 세상에 큰 신통을 얻어 묘길상과 모든 부처님의 세계에서 변화 자재하게 하여지이다.”
그때 보화당 천자가 묘길상보살에게 말하였다.
“보살은 어디로부터 와서 여기 부처님의 모임에 이르신 것입니까? 사시던 곳의 부처님 세계는 그 이름이 무엇이며, 화주(化主)이신 여래는 또 어떤 명호를 지닌 분이시옵니까?”
그때에 묘길상보살이 보화당 천자에게 말하였다.
“어디서 왔느냐고 말하지 마시오. 왜냐하면 천자여, 꼭 알아야만 합니다. 법계는 온 곳도 없고 가는 곳도 없으며, 또 다니는 곳도 없고 머무는 곳도 없어서, 일체 집착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 법계의 성품은 의혹을 가질 것도 없고 모든 희론(戱論:부질없이 희롱하는 아무 뜻도 이익도 없는 말)도 여의었기 때문입니다. 천자여, 만일 온 곳이 있고 가는 곳이 있으며, 머무는 곳이 있다고 말하면, 그것은 희론(戱論)의 법입니다.”
그때 보화당 천자와 여러 대중들은 묘길상보살이 말하는 이 법을 듣고 곧 저마다 일찍이 없었던 일이라 찬탄하면서 모두 같은 목소리로 게송을 읊었다.

최상이며 희유하신 묘길상이여,
불세존로부터 나오신 바라
신통과 모든 법문 구족하여서
듣는 이 보는 이 이익을 얻네.


보살[大士]은 이제 이 모든 모습 드러내
깊고 깊은 묘한 법문[甚深微妙法]을 설하셨기에
저희들 기뻐하며 보고 들어서
모두가 오늘 큰 이익 얻었습니다.

저희들 예전에 그 큰 명성 들었더니
오늘에야 신통(神通)과 훌륭한 모습[妙色相] 뵈었습니다.
보살은 이 큰 법의 광명으로
일체의 부처님 법을 나타내셨습니다.

이미 능히 일체의 행 원만하게 하여
참괴(慚愧)라는 최상의 옷으로 장엄하시고
나와 남을 이롭게 하는 묘길상이여,
훌륭한 그 공덕 불가사의(不可思議)하옵니다.

보살은 마치 세간의 아버지 같아
일체를 널리 거두어 귀의케 하시고
열반이란 방편문을 열어 보여서
중생들을 저 언덕에 이르게 하셨네.

보살은 마치 큰 사자와 같아
한 소리로 모든 외도(外道)의 논리 깨시니
바른 법의 공덕이 원만하므로
일체의 더러운 법 다 깨끗해지네.

보살은 세간의 땅과 같아서
모든 선법 두루두루 나게 하시며
다시 최상의 의왕(醫王)으로서
중생의 모든 병고 구원하시네.

보살은 청량(淸凉)한 달과 같아서
뜨거운 번뇌를 다 청정하게 하시며
또 다시 이글거리는 햇빛과 같아
일체의 삼매를 널리 비추시네.

보살은 큰 이익의 대도사(大導師)로서
중생을 보리도(菩提道)에 인도하시고
언제나 널고 크신 자비심 내시어
나쁜 세계[惡趣] 중생들 고통에서 구하시네.

보살은 언제나 의지하고 믿을 대상이 되어
일체 중생들의 마음을 분명히 구별하시고
일체지지(一切智智) 부처님의 묘한 법문을
중생에게 널리 베풀어 해탈케 하시네.

그때 세존께서 보화당 천자와 여러 대중들에게 말씀하셨다.
“그와 같고, 그와 같으니라. 그대들의 말과 같으니라. 묘길상보살이야말로 그런 공덕이 있느니라.”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