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불본행집경(佛本行集經) 40권
불본행집경 제40권
수 천축삼장 사나굴다 한역
44. 교화병장품 ②
이때 세존께서는 점점 항하(恒河) 가에 이르셨다. 그 항하 가에는 뱃사공이 한 사람 있었는데, 멀리 세존께서 오시는 것을 보고 자리에서 일어나 속히 달려와 부처님을 영접하였다. 부처님 곁에 이르러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서 오십시오, 세존이시여. 어디에서부터 이곳까지 오시게 되었습니까? 세존이시여, 저를 불쌍히 여기신다면 제발 이 배에 오르소서. 제가 세존을 저편 언덕까지 건네 드리겠습니다. 하지만 뱃삯은 받지 않겠습니다.”그러자 세존께서 곧 배에 오르셨다. 세존께서는 배에 올라 앉으신 뒤 다음의 게송으로 뱃사공을 가르치고 인도하셨다.
너 이제 이 배를 햇볕에 잘 쪼여라.
그렇게 하면 가볍고 빨리 가리라.
만약 이 탐욕과 성냄의 번뇌를 버린다면
반드시 빨리 저 열반에 이르리라.
너는 사랑하는 마음을 이 배에 쪼여
가볍고도 재빨리 건너도록 하라.
너 이제 탐욕과 성냄을 버리면
반드시 빨리 저 열반에 나아가리라.
너는 슬퍼하는 마음을 이 배에 쪼여
가볍고도 재빨리 건너도록 하라.
너 이제 탐욕과 성냄을 버리면
반드시 빨리 저 열반에 나아가리라.
너는 기쁜 마음을 이 배에 쪼여
가볍고도 재빨리 건너도록 하라.
너 이제 탐욕과 성냄을 버리면
반드시 빨리 열반에 나아가리라.
너는 담담한 마음을 이 배에 쪼여
가볍고도 재빨리 건너도록 하라.
너 이제 탐욕과 성냄을 버리면
반드시 빨리 열반에 나아가리라.
만약 비구가 사랑하는 마음을 행하여
능히 불세존께서 가르치시는 법을 믿으면
빨리 고요한 곳을 증득하여서
머지않아 흔들리지 않는 열반을 얻으리라.
만약 비구가 슬픈 마음을 행하여
능히 불세존께서 가르치시는 법을 믿으면
빨리 고요한 곳을 증득하여서
머지않아 흔들리지 않는 열반을 얻으리라.
만약 비구가 기쁜 마음을 행하여
능히 불세존께서 가르치시는 법을 믿으면
빨리 고요한 곳을 증득하여서
머지않아 흔들리지 않는 열반을 얻으리라.
만약 비구가 담담한 마음을 행하여
능히 불세존께서 가르치시는 법을 믿으면
빨리 고요한 곳을 증득하여서
머지않아 흔들리지 않는 열반을 얻으리라.
부처님께서는 이 게송을 읊고 뱃사공에게 이르셨다.
“너 선남자여, 물로 배를 씻으라.”
이렇게 말씀하시자, 그 뱃사공의 세속의 모습은 모두 사라져 버리고 왼손에는 저절로 질그릇 발우가 들려졌고, 머리와 수염이 마치 깎은 지 7일이 된 비구와 같아졌고, 걸음걸이와 위의가 또 백의 여름안거를 지낸 상좌(上座)와 다름이 없어졌다. 이렇게 성취하고 곧 출가하여 구족계를 받았다.그때 부처님께서는 그에게 기쁨을 내게 하고자 다시 그에게 법을 더 설하시니, 오래지 않아 선남자는 범행을 행하여 마치고 스스로 법을 증득하고 모든 신통을 이루고 생사를 버리고자 청정행을 닦았으며 할 일을 다하고 스스로 말하였다.
“나는 다시 후세에 존재를 받지 않을 것이다.”
그 장로는 아라한을 이루어 마음이 잘 해탈하였다.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그 장로를 가르치고 인도하신 뒤에 다른 지방에 가서 중생들을 교화하게 하셨다.이렇게 부처님께서는 그 뱃사공 장로 비구를 가르쳐 보내신 뒤에 홀로 벗도 없이 차츰 저 우루빈라 마을로 나아가셨다.이때 도리천의 제석천왕은 지금 여래께서 어디에 계시는가 궁금하여 스스로 살펴보았는데, 부처님께서 아무도 없이 홀로 우루빈라로 가시는 것을 보았다. 그러자 제석천왕은 자기 본래의 모습을 숨기고 바라문 동자의 모습으로 변화하여 내었는데, 그 모습은 단정하고 사랑스러워 그의 모습을 보는 사람이면 누구나 마음이 즐거워졌다. 머리 위에는 나선형으로 상투가 틀어져 있었고, 몸에는 누런 옷을 입고 왼손에 순금 물병을 들고 오른손에는 온갖 보석이 박힌 지팡이를 들고 부처님 앞에 섰다. 그리하여 부처님의 3의와 발우를 받아 들고 앞서서 걸었다.
그때 제석천왕은 앞서서 길을 가면서 고을과 마을과 나라의 성을 만나게 되면 신통으로 허공에 날아올라 그 고을과 마을과 성을 에워싸고 각각 세 번 돌았으며 돌고 난 뒤에 그 위에 멈추어 섰다.이때 그 화신 동자는 너무나도 단정하고 너무나도 사랑스러워 사람들이 그를 보면 누구나 좋아하였다. 그의 이런 위덕을 보고 온갖 대중들 백천만 명이 구름처럼 모여들어 저마다 그에게 물었다.
“그대 동자여, 그대는 어느 곳 사람으로 어느 종족이며 형제들은 누구며 어떻게 오게 되었소?”
그러자 동자는 곧 게송으로 그 모든 사람들에게 대답하였다.
세간의 대장부로 족함을 아는 분
스스로 깨달아서 세상에 짝이 없는 분
이름은 아라한이요, 선을 홀로 행하시니
나는 지금 그 분의 제자가 되었습니다.
중생들이 번뇌 바다에 빠져서
힘들고 어려워하면서도 빠져나오지 못하니
그 분은 법의 뱃사공이 되어
이미 스스로 건너고 남도 건네려 하시네.
그는 세간을 능히 건지시는 이
나는 시자 되어 뒤따라간다네.
그는 이미 탐욕과 성냄이 없고
무명(無明)의 어두움도 모두 깨뜨리셨네.
세간의 유루(有漏)를 다 멸하신 이
나는 그 분의 제자 되어 섬겨 받듭니다.
세간에서 가장 묘하여 짝할 이 없거늘
하물며 그보다 뛰어난 자가 어디 있겠습니까?
여래 세존께서 이제 출현하셨기에
나는 친히 모시고 동서로 따릅니다.
이와 같은 세상의 위없는 존자께서
오늘 이곳에 도착하려 하십니다.
제석천왕이 이런 게송을 읊고 나자 여래 세존께서 곧 그 앞에 도착하셨다. 그러자 모든 사람들은 여래께서 이토록 매우 훌륭하고 뛰어나 보기에 즐겁고, 그 몸이 마치 허공에 뭇 별이 장엄한 듯한 그 모습을 보고 나서 각각 서로 이렇게 말하였다.
“이런 스승이면 이런 제자를 둘 만하고 이런 제자라면 이런 스승을 모실 만하다.”
그때 세존께서는 그 모든 사람들을 위하여 미묘하고 공교롭고 비밀한 가르침으로 법의 뜻을 설하셨다.그러자 그 모든 사람들 중에서 어떤 이는 여래의 이 미묘한 법을 듣고 발심하여 출가하기를 구하였고, 어떤 이는 수다원과(須陀洹果)ㆍ사다함과(斯陀含果)ㆍ아나함과(阿那含果)ㆍ아라한과(阿羅漢果)를 얻었고, 어떤 이는 미래세를 위하여 성문승(聲聞乘)의 종자 인연을 지었고, 어떤 이는 미래세를 위하여 연각승(緣覺乘)의 종자 인연을 지었고, 또 어떤 이는 미래세를 위하여 보살승(菩薩乘)의 종자 인연을 짓기도 하였다. 또한 그 중에 어떤 이들은 3귀의와 5계를 받기도 하였다.이때 세존께서는 제석천왕을 보내고 나서 걸식할 때가 이르자 옷을 입고 발우를 들고 밥을 빌려고 혼자 길을 걸어갔는데, 차츰 그 큰 병장촌에 이르게 되었다. 그 마을에 들어가자 곧 병장 바라문 집에 이르러 문득 그 문 안에 들어가셔서 자리를 깔고 앉으셨다.
그때 병장 바라문에게는 난타(難陀)와 파라(波羅)라는 이름의 두 딸이 있었는데, 그 두 딸이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와 부처님 발에 이마를 대고 절을 한 뒤에 한 켠으로 물러나 머물렀다.그때 부처님께서는 그들의 마음에 번뇌가 이미 엷어지고 모든 계(界)를 알았으며 모든 입(入)을 안 것을 아시고 4성제법을 설하셨다. 이렇게 설하시자 그 두 딸은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20겹의 온갖 견해의 산을 무너뜨리고 곧 수다원과를 증득하였다. 그들은 법의 실상을 보고 부처님에게서 3귀의와 5계를 받고자 청하였다. 그리하여 계를 받고 나서 즉시 부처님 손에서 발우를 받아 들고 색과 향과 맛을 완벽하게 갖춘 온갖 음식을 가득 담아 가지고 부처님께 받들어 올렸다.
부처님께서는 그들에게 공양을 받으시고 그 마을에서 나오셨다.
이때 제바(提婆) 바라문은 다른 사람에게서 큰 사문이 이곳에 왔다는 소식을 전하여 듣고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옛적에 저 큰 사문에게 음식의 보시를 받아 달라고 청하였으나 지금 나는 재산이 없고 가난하니 어쩌면 좋을까?’
그 제바 바라문은 이 말을 듣고 서둘러 자기 집으로 돌아와 아내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옛날에 큰 사문이 우루빈라 마을에서 고행할 때 나는 큰 사문에게 음식을 보시하기를 원하였소. 오늘 그 사문께서 여기에 오셨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소?”
아내가 남편 제바에게 대답하였다.
“나의 말을 들어보세요. 그럴지 안 그럴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가 어렸을 때의 일을 생각해 보자니, 그때 병장 바라문이 나를 희롱하여 세속의 쾌락을 즐기자고 요구하였으나 나는 그때 허락하지 않았는데, 그의 손가락이 잠깐 닿았습니다. 지금 당신께서 나에게 그와 세속의 일을 하도록 허락하고, 그에게 다소의 금전이나 물건을 얻어서 그것으로 저 큰 사문에게 음식을 보시하도록 하소서.”그러자 제바 바라문이 아내에게 대답하였다.
“그건 그렇지 않소. 그와 같은 일을 하는 것은 우리 바라문의 이치에 맞지 않소.”
그리고 그 제바 바라문은 달리 생각하는 바가 있어 곧 병장 바라문에게로 가서 말하였다.
“훌륭하십니다, 병장이여. 부디 나에게 5백 전(錢)을 꾸어 주시오. 내가 그 돈을 갚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만약 갚지 못한다면 우리 부부 둘이 함께 당신 집에 들어와 당신을 위해 일하겠습니다.”병장 바라문은 곧 제바 바라문에게 5백 전을 주며 말하였다.
“당신은 지금 이것을 가지고 가서 필요한 곳에 쓰시오. 그런데 그 일을 끝낸 뒤에 다시 다른 사람에게 돈을 빌려서 나에게 갚으려 해서는 안 되오. 당신이 요구하듯이 자신의 힘으로 돈을 마련하여 나에게 주어야 하오.”
그리하여 제바 바라문은 병장으로부터 법답게 5백 전을 받아서 집으로 돌아와 아내에게 건네 주며 말하였다.
“당신은 지극한 정성으로 맛좋은 음식을 준비하시오.”
그리고 자신은 숲으로 나아가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갔다. 도착한 뒤에 부처님을 마주 대하고 위로하는 말을 건넨 뒤에 한쪽에 물러나 서서 여래를 청하고자 하였다.제바 바라문은 부처님께 청하였다.
“훌륭하신 대덕 사문 구담이시여, 제발 내일 저의 집에서 공양을 받아 주소서.”
부처님께서는 묵묵히 그의 청을 받아들이셨다.
제바 큰 바라문은 부처님께서 잠자코 그의 청을 받아들이신 것을 알고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을 세 번 돈 뒤에 하직하고 집으로 돌아갔다.그때 성안의 모든 거리에서 모두 익은 음식을 팔았다. 제바 바라문은 그날 밤에 여러 가지 맛나고 아름다운 음식을 정성껏 준비하였다. 이렇게 잘 씹히고 먹기 좋은 온갖 것을 그날 밤으로 다 장만하고 날이 밝자 집안을 깨끗이 소제하여 자리도 마련하고 곧 부처님께 나아가 무릎을 꿇고 이렇게 아뢰었다.
“크게 훌륭하신 사문이시여, 때가 되었음을 아신다면 음식이 다 준비되었으니 부디 저의 집으로 와 주십시오.”
이때 세존께서는 공양할 때가 되었으므로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들고서 차츰 나아가 그 제바 바라문의 집에 이르러 자리를 권하는 대로 앉으셨다.
제바는 부처님께서 앉으신 것을 보고, 부부가 손수 여러 가지 미묘하고 청정한 온갖 맛난 음식을 가지고 부처님 앞에 서서 받들고 말하였다.
“오직 원하옵건대 여래께서 마음대로 드시옵소서.”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고 나서 제바는 따로 부처님 곁에 자리를 깔고 앉았다. 부처님께서는 곧 제바 바라문을 위하여 설법하여 가르쳐서 기쁘게 하신 뒤에 자리에서 일어나 마음대로 가셨다.제바 바라문이 부처님을 전송하러 나갔을 때 그의 아내는 남에게 옷을 빌려 입고 부처님의 공양을 받들다가 공양이 끝나 부처님께서 돌아가시는 것을 보고 그 옷을 벗어 한 곳에 두고 집안을 소제하였다. 그런데 그때 도둑이 들어서 그 옷을 훔쳐 가 버렸다.
옷을 잃어버린 제바의 아내는 크게 근심하고 괴로워하였다. 이때 부처님을 전송하고 집으로 돌아온 제바는 아내가 크게 고민하는 것을 보고 물었다.
“당신은 무엇 때문에 그렇게 고민하고 있소?”
아내가 남편에게 대답하였다.
“당신은 아십시오. 내가 빌려왔던 옷을 누가 훔쳤는데 누가 가져갔는지 모르겠습니다. 옷을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제바는 그 말을 듣고 마음이 어지럽고 고민되어 어찌할 줄을 몰라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다른 이에게서 5백 전을 빌려 공양거리를 장만하는 데 썼고 당신은 남에게 옷을 빌려 입었다가 잃어버렸소. 우리 집은 가난한데 무엇으로 갚아야 하겠소? 무슨 수를 써야겠소?”마침내 제바는 자살하려고 생각하고는 곧 시다림(屍多林)으로 가서 그곳에 있는 큰 나무에 올라가서 몸을 던지려 하였다. 하지만 떨어지지도 못한 채 크게 근심하고 있었다.
그럴 무렵 옷을 훔쳐 갔던 그 도둑이 시다림에 오더니 제바가 올라가 있는 나무 아래에 와서 땅을 파고 옷을 묻는 것이었다. 도둑은 흙을 덮고 나서 그 위에 대변을 누더니 자리를 떠났다. 나무 위에서 이 광경을 다 지켜본 제바는 도둑이 가 버린 뒤에 나무에서 내려와 그 옷을 파내어 꺼내 들고는 집으로 돌아갔다.
한편 제바의 아내는 집안을 소제하며 여기저기를 쓸다가 집 한 모퉁이가 문득 저절로 꺼져 있어서 고개를 숙여 땅 밑을 들여다보게 되었다. 땅 속에는 붉은 구리 병이 있었는데, 그 속에는 금(金)이 가득 들어 있었다. 뿐만 아니라 두 번째 병에도, 세 번째, 네 번째 병에도 똑같이 금이 그득 들어 있었다. 다시 또 그 밑을 보다가 이번에는 붉은 구리 독을 발견하였는데, 그 속에도 금이 가득 찼다. 그는 금을 보자 곧 크게 놀라 소리치면서 남편에게 그것을 가리키면서 말하였다.
“여보, 빨리 와 보세요. 나는 얻었어요.”제바는 아내가 외치는 소리를 듣자, 이렇게 생각하였다.
‘불쌍한 아내여, 어째서 실성을 하여 저렇게 자기가 얻었다면서 소리지르고 있는가? 무슨 물건을 얻었다는 것인가? 남에게 빌려 온 옷을 잃어버렸다가 내가 이제 그 옷을 찾아서 들고 오니까 그것을 보고는 자기가 이미 얻었다고 소리지르는 것인가?’
그리하여 제바는 옷을 가지고 집에 들어와 아내에게 물었다.
“여보, 무엇을 얻었다는 말이오?”
그러자 아내는 곧 금을 가리켜 보이며 남편에게 말하였다.
“나는 이것을 얻었어요.”
제바 역시 아내에게 말하였다.
“나도 당신이 잃어버린 옷을 찾았소.”
아내는 옷을 받아서 주인에게 돌려주었다.그때 제바 바라문은 이런 생각을 하였다.
‘나는 이 많은 돈을 혼자서 다 쓸 수는 없다.’
곧 5백 전을 가지고 빚을 갚으려고 병장 바라문에게 갔다. 그에게 도착해서 이렇게 말하였다.
“내가 당신에게 빌린 5백 전을 이제 갚겠습니다.”
그러자 병장 바라문은 제바에게 말하였다.
“내 먼저 당신에게 남에게서 돈을 빌려서 갚지 말고 오직 당신의 힘으로 마련하여 갚으라 하지 않았소?”
제바 바라문은 말하였다.
“이 돈은 다른 사람에게 빌린 것이 아닙니다.”
병장이 다시 물었다.
“그럼 어디에서 얻었소?”
“나는 땅에 묻혀 있던 금을 얻었소.”
그러나 이런 제바의 말을 병장은 믿을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제바는 곧 병장을 데리고 자기 집에 와서 그 황금 독을 보여 주었다.그러나 병장이 그 묻혀 있는 금을 보니 그것은 그저 한 무더기의 숯일 뿐이었다. 그래서 말하였다.
“당신 미쳤소? 이 숯을 가지고 나한테 지금 금이라고 말하는 것이오?”
제바는 거듭 병장에게 말하였다.
“이것은 숯이 아닙니다. 정말 진짜 금입니다.”
이렇게 두 번 세 번 말하였다. 마침내 그는 묻혀 있던 그 금을 만지면서 “이것은 금이지 숯이 아니오”라고 말하며 서원을 세웠다.
“만약 나의 선업 인연의 힘으로 이 금을 얻은 것이라면 병장에게 보여 주소서.”
바라문이 이렇게 말하자 숯은 곧 금이 되었다.그때 병장 바라문은 그 땅 속에 묻혀 있던 것이 모두 다 금인 것을 눈으로 보고 나서 다시 제바에게 말하였다.
“당신은 지금 누구에게 공양하였소? 하늘이요, 선인이요, 어떤 착한 사람이오? 누가 당신에게 이런 소원을 들어주었소?”
제바는 대답하였다.
“오늘 우리 집에서는 큰 사문을 모셔다 공양을 베풀었는데 어쩌면 그 공덕의 과보에 감응하여 이런 것이 이루어졌는지 모르겠습니다.”
병장 바라문은 제바에게 말하였다.
“당신이 지금 이런 황금덩이를 얻은 것은, 모두 선업 인연으로 생긴 과보입니다. 아무도 그것을 빼앗을 수 없고 아무도 막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니 당신은 의심을 내지 말고 편안히 사시오.”이때 제바는 이런 생각을 하였다.
‘나는 큰 사문에게 음식을 보시하였기에 이런 큰 공덕의 과보가 생겼다.’
그러자 마음에 기쁨이 일어나 온몸에 한없이 넘쳐 흘러 견딜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다시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가서 부처님을 마주하여 좋은 말로 위로하여 문안을 올린 뒤에 물러나 한편에 앉았다.그때 제바는 거듭 부처님께 청하였다.
“큰 사문이시여, 제가 내일 다시 공양을 받들고자 하니 제발 받아 주소서.”
세존께서는 잠자코 그 청을 받으셨다.
제바는 부처님께서 묵묵히 그 청을 받아들이신 것을 알고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을 세 번 돌고 물러난 뒤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성안의 거리에서 모든 오곡 백과의 익은 것을 팔았다. 모든 것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고, 나아가 부처님께 음식을 올린 뒤에 부부 두 사람이 함께 부처님 앞에 자리를 깔고 앉아 법을 듣고자 하였다.
부처님께서는 그들의 마음에 행하는 체성(體性)과, 모든 번뇌가 엷은 것을 아시고 그들을 위하여 4성제 등의 모든 법상문(法相門)을 설하셨다. 그들은 듣고 나자 20겹의 아견(我見)의 산을 무너뜨리고 곧 수다원과를 증득하였다. 그들은 모든 법의 실상(實相)을 보고 나서 곧 3귀의를 받고 5계를 받들어 가졌다.이때 부처님께서는 자리에서 일어나 마음대로 가셨다.그 뒤 어느 때 모든 비구들은 의심이 생겨나 서로에게 이렇게 물었다.
“저 제바 바라문과 그의 아내는 예전에 어떤 업을 지었기에 이런 과보를 얻었으며 여래 곁에서 모든 성법(聖法)을 증득하였고 또 어떤 업을 지었기에 이번 생에서는 가난하다가 순식간에 큰 부자가 되었을까?”
그리고 모든 비구들은 이런 말을 하고 나서 곧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가서 이렇게 여쭈었다.
“훌륭하신 세존이시여, 저 제바 바라문과 그의 아내는 옛날 어떤 업을 지었기에 이런 과보를 얻었고, 부처님 곁에서 모든 성법을 이루었으며, 다시 어떤 업을 지었기에 먼저는 가난하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이렇게 부귀를 얻게 되었습니까?”그때 부처님께서는 모든 비구들에게 이르셨다.
“너희 비구들아, 만약 듣고자 하거든 지금 자세히 들어라. 저 제바 바라문은 과거의 업도 있고 또한 현재의 업도 있다. 어떤 것을 과거의 업이라 하는가? 모든 비구들은 알아라. 내 생각하건대 지난 옛날 이 현겁(賢劫) 가운데 중생의 수명이 2만 세 때에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셨으니, 이름을 가섭ㆍ다타아가도ㆍ아라하ㆍ삼먁삼불타라 하셨으며, 10호(號) 완전하게 갖추셨다.
그때 가섭불께서는 이미 법륜을 굴리셨으며 생사의 언덕을 건너고 법의 깃대를 세우고 옛날에 세웠던 서원을 모두 이루셨고 가장 위대한 대장부가 되셔서 중생을 교화하여 한량없는 천억의 무리들을 선도(善道)에 머물게 하셨으며, 다시 이 바라나성 옛 성인들이 머물던 녹야원에 들어와 계셨다.그때 바라나성에 한 사람이 부처님에게서 3귀의와 5계를 받았으나 그가 살고 있는 동안 보시를 행하지 않다가 목숨이 다할 때 마음으로 이런 서원을 세웠다.
‘가섭여래에게 수기를 받은 보살의 이름은 호명(護明)이다. 이 보살은 미래에 중생의 수명이 백 살일 때에 부처를 이루리니, 이름을 석가모니ㆍ다타아가도ㆍ아라하ㆍ삼먁삼불타라 할 것이라고 들었다. 나는 그 세존을 만나기를 원한다.’
이 인연이 있었음을 너희들은 알아야만 한다. 그 3귀의와 5계를 받고도 보시를 행하지 않던 우바새가 바로 지금의 제바 바라문이다. 그는 그때에 3귀의를 받고 5계를 잘 받아 지녀 우바새가 되어 목숨이 다할 때 나와 만나기를 원하였던 것이다. 이런 인연으로 지금 나를 만났으며, 또 그때 보시를 행하지 않은 까닭에 금세에 가난한 보를 받았으니, 이것은 과거에 지은 업이다.비구들이여, 마땅히 알아라. 어떤 것을 현재세의 업이라 하는가. 내가 지난날 6년 고행을 할 때 저 제바는 필요한 대로 음식을 가지고 나에게 보시하였으며, 내가 지금 위없는 보리를 성취한 뒤에 다시 나를 자신의 집에 청하여 음식을 보시하였으니, 이런 인연으로 현세의 보를 얻었다. 그러므로 너희 모든 비구들은 불(佛)ㆍ법(法)ㆍ승(僧)을 공경하고 희유한 마음을 내면 마땅히 이런 공덕의 과보를 얻으리니, 마치 제바 바라문이 현세에 그 복을 받음과 같다. 보를 얻지 못하는 것은 인색하고 욕심 많은 사람이 보시를 즐기지 않으므로 금세에 빈천하고 곤궁한 근심을 겪는 것이다. 너희 비구들아, 이렇게 배워야 한다.”세존께서 바라나국에서 우루빈라 촌락에 이르는 그 중간에 8만 명의 사람들이 부처님의 교화를 받아서 모든 법 가운데 들어왔다.
44. 가섭삼형제품(迦葉三兄弟品) ①
그때 부처님께서는 이런 생각을 하셨다.
‘내 이제 먼저 신통을 얻은 한 사람을 교화하여 그를 기쁘게 하리라. 그가 기뻐하고 나면 차례로 널리 많은 사람들을 교화할 것이다.’
당시 우루빈라 촌락에 세 사람의 나계(螺髻) 범지(梵志) 선인이 살고 있었다. 첫째는 우루빈라(優婁頻螺) 가섭(迦葉)이 으뜸가는 이였는데, 5백 명의 나계 제자를 가르치며 선법(仙法)을 닦게 하였는데, 그들의 스승이 되어 인도하며 가장 앞에 있었고, 둘째는 나제(那提) 가섭으로서 3백 명의 나계 제자들을 거느리며 그들의 우두머리가 되었으며, 셋째는 가야(伽耶) 가섭으로서 또 2백 명의 나계 제자들을 거느리며 인도하고 있었으니, 도합 천 명의 무리들이 그 형제들을 따라 선법을 배우고 있었다.이때 세존께서 이렇게 생각하셨다.
‘지금 우루빈라 가섭의 명성이 마가다국에 두루 찼으며 나라 안팎의 일체 인민들이 그를 아라한이라고 일컫고 있다. 그러니 나는 먼저 그 우루빈라 가섭을 교화하여 그를 기쁘게 해야겠다. 그가 기뻐하고 나면 마땅히 많은 사람들이 교법을 받으리라.’
부처님께서는 또 생각하셨다.
‘이 모든 선인들은 무엇을 존중하고 그들은 어떤 것을 행하는가?’
이렇게 생각하다가 그들은 오직 고행을 높이 여기고 그 다음에 대중을 거느리는 것을 소중하게 여김을 아셨다.그리하여 세존께서는 본래 모습을 숨기고 고행하는 몸으로 변화해서 머리에 소라 상투를 틀어 관을 만들고 5백 명의 바라문 동자들을 변화하여 만들어 거느리는 무리들로 삼았다. 그들은 모두 다 어여쁘고 단정하여 비길 데 없었으며 사람을 즐겁게 하였다. 세존께서는 그들에게 좌우로 에워싸여 신통으로 날아서 그 우루빈라 가섭이 사는 곳에서 소리가 들릴 만한 곳에 도착하여 아래로 내려와 머무르셨다.그러자 그곳에 있던 모든 선인들은 이 변화한 대중들을 보고 각기 당황하고 황망하게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자리를 깔기도 하고, 발을 씻어 주거나 초가 암자에 들어가 먼지를 털고 정돈하며, 혹은 풀을 가지고 자리를 만들어 깔거나 세수할 물을 길어 오기도 하면서 또 그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당신들은 지금 어디서 홀연히 이곳에 왔습니까? 당신들은 왜 알려 주지 않았습니까? 왜 먼저 사람을 보내어 우리가 가겠다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우리들이 먼저 알았으면 미리 준비를 하였을 것이 아닙니까? 그러니까 당신들은 잠깐만 기다려 주십시오. 우리들은 가지가지 공양거리를 준비하겠습니다.”세존께서는 모든 선인들이 즐거운 마음을 일으킨 것을 아셨다. 그때 부처님께서는 신통을 거두시고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와서 홀로 서 계셨다. 그 모든 선인들은 세존께서 머리와 수염을 깎고 몸에 물든 가사 옷을 입은 것을 보았다.
그때 우루빈라 가섭은 이런 생각을 하였다.
‘이 큰 사문은 크게 위신이 있고 위덕이 있다. 그러나 오늘 여기에 머물고 있는 나처럼 아직 아라한과를 얻지는 못하였다.’
이것은 여래께서 최초로 먼저 신통법을 나타내신 것이었다.이때 우루빈라 가섭은 곧 부처님께 아뢰었다.
“훌륭하신 큰 사문이여, 당신은 어떻게 먼 지방에서 이곳까지 오셨습니까? 훌륭하신 큰 사문이여, 당신이 지금 우리 사는 곳이 맘에 드신다면 당신이 필요한 것이면 무엇이든 제가 공급하겠습니다. 또 당신은 어느 처소에서 기거하시기를 원하십니까? 이 초암(草庵)이든 이 초당(草堂)이든 마음대로 선택하여 쓰도록 하십시오.”
이렇게 말하자 부처님께서는 우루빈라 가섭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훌륭하도다 가섭이여, 그대가 만약 거절하지 않고 나에게 경의와 존중하는 마음을 보인다면 나는 그대가 불의 신[火神]을 제사하는 처소에서 안거(安居)하고자 하노라.”그때 우루빈라 가섭에게는 오래전부터 설사병에 걸려 있던 제자가 하나 있었는데, 그의 병 때문에 초가 암자가 더러웠다. 그래서 다른 제자들이 초가 암자가 더러워진 것을 보고는 화가 나서 그를 내쫓았다. 그때 그 병에 걸린 동자는 쫓겨나면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암자는 모두 나계들을 위해 지은 것인데 어째서 내가 설사병에 걸린 것을 보고는 나를 쫓아내는가? 원컨대 내가 목숨을 버리고 다른 몸을 얻으면 그들의 이런 처사에 앙갚음할지어다.’
그 병자는 이런 생각을 하고 나서 문득 목숨이 끊어졌다. 목숨이 다한 뒤 곧 이렇게 크게 악독한 용의 몸을 받고 그 초가 암자 안에서 살았다. 그는 사람이나 짐승 누구든 그 안에 들어오면 무조건 물어 죽였다. 이런 인연으로 그 초가 암자는 사람이 살지 않아 비게 되었다.이때 우루빈라 가섭은 이런 생각을 하였다.
‘어떻게 다스려야 독룡을 항복 받을 것인가? 오직 불을 이용해서만이 그 용을 굴복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서 곧 불의 신을 그 암자에 모시고 항상 때를 맞추어 법다이 공양하고 있었던 것이다.
우루빈라 가섭은 부처님께 말하였다.
“훌륭하신 큰 사문이시여, 저는 참으로 거절하지 않겠습니다. 또한 이 초가 암자를 아끼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그 암자에는 매우 악하고 사나운 용왕(龍王)이 있는데, 그 용은 매우 큰 신통력이 있고 너무나 악독하며 너무나 무서운 독을 품고 있어서 당신을 해칠 것이요, 그 일은 나에게도 손해가 될 것입니다.”그때 세존께서는 이렇게 다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그대가 만약 거절하지 않고 그것을 공경하거나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다면 그저 나를 그 암자에 머물게 해다오.”
가섭은 대답하였다.
“저는 당신이 불의 신을 모신 암자에 머무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곳에는 지금 큰 독룡이 한 마리 있는데 몹시 흉악하고 사나워 당신과 내 몸에까지 해를 끼칠까 두렵습니다. 훌륭하신 큰 사문이시여, 이 초가 암자는 본래 저희들 제자들도 오랫동안 버려둔 곳이며 누구든 그곳에 들어가는 사람이 없습니다.”그때 부처님께서는 세 번 거듭 가섭에게 이르셨다.
“그대 가섭이여, 만약 모든 독룡이 그 초가 암자에 가득 차 있다고 하더라도 그들은 나의 털 하나도 건드리지 못할 것이다. 하물며 용 한 마리쯤이겠는가? 그대 가섭이여, 다만 그대가 좋다고만 생각한다면 나는 마땅히 스스로 들어가리라. 부디 그대는 거절하지 말고 그 암자를 중히 생각하지 말아라. 그 독룡은 결코 나에게 해를 입히지 못할 것이다.”
우루빈라 가섭은 부처님께서 세 번이나 은근히 요구하는지라 곧 아뢰었다.
“훌륭하신 큰 사문이여, 저는 거절하지도 않고 또한 암자를 중히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제가 드리는 말씀에 의심하지 않는다면 마음대로 머무시되, 항상 방편을 써서 해를 입지 마소서.”그리하여 세존께서는 가섭의 허락을 받고서 손에 한 줌의 풀을 들고 불의 신을 모셔 둔 암자로 들어가셨다. 들어가 풀을 깔고 승가리를 네 겹으로 접어 풀 위에 펴고 승가리 위에 가부를 하고 단정하게 앉으셨다. 바른 생각으로 흔들림 없이 일체 안팎의 두려움을 버리고 겁에 질려 털끝을 곤두세우는 일도 없이 고요히 선정에 드셨다.바로 그때 그 암자의 독룡은 밖에 나가 먹을 것을 찾느라 여러 곳을 돌아다니다가 배불리 먹고는 돌아왔다. 그리하여 불의 신을 모신 암자로 들어왔는데, 여래께서 암자 안에 앉아 계신 모습을 보고 이런 생각을 하였다.
‘내가 아직 살아 있는데 대체 누가 내 집에 들어왔단 말인가!’
곧 악한 마음을 품고서 독해를 일으키려 입에서 연기와 불꽃을 내었다. 그때 부처님도 삼매에 드신 채 몸에서 연기를 내셨다.그 용은 이렇게 연기를 내는 것을 보고 더욱 화를 내면서 한층 사나운 불꽃을 내뿜었다.
부처님께서는 다시 화광(火光)삼매에 드셔서 몸에서 큰 불을 내셨다. 그래서 부처님과 독룡이 각각 사나운 불을 내자, 이때 그 암자는 사나운 불꽃으로 벌겋게 달아오른 것이 마치 큰 불덩이와도 같았다.이때 세존께서는 다시 이런 생각을 하셨다.
‘나는 이제 이런 신통을 내리라. 그러나 신통을 내도 그 용의 목숨은 해치지 않고 다만 그 껍질과 살과 힘줄과 뼈만 모두 태우리라.’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이런 신통변화를 내셨다. 신통 때문에 그 용왕은 목숨을 다치지 않고 몸만 다 타 버렸다. 그리고 나서 다시 세존께서는 몸에서 청ㆍ황ㆍ적ㆍ백ㆍ흑색의 여러 가지 빛깔의 광명을 내뿜었는데, 광명은 오직 한 발[一尋] 정도만을 비추어 그 용을 환하게 비추었다.이때 우루빈라 가섭은 불의 신을 모신 암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가 그 암자에서 너무나도 사나운 불길이 나오는 것을 보고 이렇게 말하였다.
‘아아, 슬프도다. 이 큰 사문은 이제 그 독룡에게 타 죽었구나. 애석하고도 애석하다. 우리들의 조언을 듣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때 그 대중 가운데 아라타기리가(阿羅陀祇梨迦)수나라 말로는 습수피의(濕樹皮衣)라고 함라는 이름의 동자가 있다가 그 불의 신을 모신 암자를 보고 크게 근심하였고, 그 밖의 모든 동자들도 모두 다 공포에 휩싸여 서로의 이름을 크게 외쳤다.
“가타모니(迦吒牟尼)수나라 말로는 고행선(苦行仙)이라 함ㆍ야마기니(耶摩其尼)수나라 말로는 쌍화(雙火)라고 함ㆍ아리니비사야나(阿唎尼毘奢耶那)수나라 말로는 입화(立火)라고 함ㆍ비라파라파(毘羅波羅婆)수나라 말로는 장부광(丈夫光)이라 함ㆍ사마라야나(奢摩羅耶那)수나라 말로는 잡색안(雜色眼)이라 함ㆍ파라야나(波羅耶那)수나라 말로는 능도피안(能到彼岸)이라 함ㆍ가타야나(迦吒耶那)수나라 말로는 장애행(將愛行)이라 함ㆍ구담성(瞿曇姓)수나라 말로는 암우(喑牛)라고 함ㆍ목건련종(目揵連種)수나라 말로는 백봉(白捧)이라 함ㆍ파사타성(婆私吒姓)수나라 말로는 화주(化住)라고 함ㆍ파라타(頗羅墮)수나라 말로는 중동(重憧)이라 함야, 너희들은 빨리 오너라, 빨리 오너라. 이 큰 사문이 독룡이 토해내는 불에 타고 있다. 우리는 어서 가서 그 분을 도와 용을 쳐부수자.”이때 저 동자들은 이 소리를 듣고 나서 물병을 들거나 사다리를 매고 서둘러 달려왔다. 달려와서는 사다리를 세우고 그 불의 신을 모시는 암자 위로 올라갔다. 그들은 사다리를 올라가서 가지고 온 물을 부어 그 불을 끄려고 하였다. 하지만 그 불길은 세존의 힘 때문에 더욱 사나워졌다. 그러자 동자들은 곧 불의 신 암자에서 내려와 한편에 서서 각각 서로 말하였다.
“이 큰 사문은 단정하고 보기가 좋았는데 저 독룡에게 피해를 입고 말았다.”범본에는 사문들도 와서 거듭 말하였다고 되어 있다.이때 그 대중 가운데 습수피의 동자 선인은 슬픔에 젖어 게송을 말하면서 부처님을 곡하였다.
아아, 슬프다. 미묘하고 단정하신 몸
머리털은 검푸르고 손가락에는 비단 그물
일곱 곳이 원만하고 단정하신 그 눈매가
독룡에게 가려지니 해와 달이 저문 듯하네.
이때 또 다른 동자 한 사람이 거듭 슬픔에 잠겨 부처님을 애도하며 울면서 게송을 읊었다.
아아, 슬프다. 제일가는 왕가에 태어나고
감자종성(苷蔗種姓) 가운데서도 가장 높으신 분
세간에 그 분보다 출생이 더 나은 이 없는데
지금 독룡에게 그 몸이 태워지시는구나.
이때 또 다른 동자 한 사람이 거듭 슬픔에 잠겨 부처님을 애도하며 울면서 게송을 읊었다.
32상(相)으로 장엄하신 몸
스스로 해탈하고 남도 해탈시키며
분노를 조복하여 해를 입지 않는 몸이더니
지금 독룡의 독한 불에 없어지는구나.
이때 또 다른 동자 한 사람이 거듭 슬픔에 잠겨 부처님을 애도하며 울면서 게송을 읊었다.
사지가 가지런하고 반듯한 몸
감자왕들 중에서도 보다 높은 종성
그 몸은 염부단 금 기둥 같더니
지금 독룡의 불에 타고 계시네.
이때 또 다른 동자 한 사람이 거듭 슬픔에 잠겨 부처님을 애도하며 울면서 게송을 읊었다.
모든 선인들이 음성을 들으면 기뻐하였고
보시와 지계는 으뜸가는 복밭이었네.
몸도 부드럽고 크게 길상하시더니
아아, 슬프다 용의 불에 죽고 마네.
이때 우루빈라 가섭도 와서 그 암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서 있었다.그때 한 동자가 우루빈라 가섭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스승님, 한 번 저 큰 사문의 점을 쳐 보십시오. 저 큰 사문이 타고난 별자리 속으로 혹 나쁜 별이 침범하지나 않았는지, 침범하였다면 무슨 별이 이 사문의 타고난 별자리를 침범하였는지를 말씀해 주십시오.”그때 우루빈라 가섭은 허공의 별들을 우러러보고 나서 다시 그 동자에게 말하였다.
“너 동자는 이제 알아라. 이 큰 사문은 귀수일(鬼宿日)에 태어났다. 그 귀수는 다른 별의 핍박이나 침범을 받지 않는다. 동자야, 이 큰 사문의 별은 매우 상쾌하고 밝다. 내가 보건대 별의 모양으로 보아 큰 사문이 지금 용과 싸워 끝내 이길 징조이다. 이 상을 보니, 반드시 큰 사문은 끝내 그 용의 항복을 받을 것이니, 의심할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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