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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4845 불본행집경(佛本行集經) 41권

by Kay/케이 2024.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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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불본행집경(佛本行集經) 41

 

불본행집경 제41권

수 천축삼장 사나굴다 한역

44. 가섭삼형제품 ②
이때 독룡(毒龍)이 불의 신을 모신 사당을 둘러보니 사방이 일시에 환히 비치며 불길이 매우 사나웠으나 오직 여래께서 앉아 계신 자리만은 고요하여 불빛이 보이지 않았다. 그리하여 차츰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가더니 곧 몸을 솟구쳐 부처님 발우 속으로 들어갔다.
게송이 있었다.
어떤 사람이 백천억만 년 동안
일심으로 이 불의 신에게 제사해도
그들은 성냄을 끊지 못하였는데
지금 세존께서는 인욕으로 이기셨네.
일체 천상 인간 세계 안에는
오직 세존만이 대장부시네.
모든 이가 성냄의 중병에 얽혔는데
세존께서는 능히 인욕의 약을 주셨네.
이때 세존께서는 그날 밤이 지나고 아침이 밝아오자 그 독룡을 담은 발우를 들고 우루빈라 가섭이 앉아 있는 곳으로 가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그대 가섭이여, 이것이 바로 독룡이다. 그대들이 두려워 불의 신을 모시던 암자에 들어가지 못하게 만들었던 것이 바로 이것이다. 나의 위신력(威神力)의 불로 그의 독한 불을 없앤 뒤에 지금 가지고 와서 그대들 모든 바라문들에게 보이는 것이다.”
이런 게송이 있었다.
이때 그 밤중이 이미 지나고
세존께서는 가섭의 처소에 나오셔서
발우에 담은 독룡을 보이며
손으로 그의 앞에 놓으시네.
그때 우루빈라 가섭은 이런 생각을 하였다.
‘이 큰 독룡은 제 스스로 큰 사문의 발우 속으로 들어갔을까, 그렇지 않으면 큰 사문의 신통력 때문에 들어가게 되었을까?’
세존께서는 우루빈라 가섭이 이렇게 생각하는 것을 아시고 곧 손에 들고 있던 발우가 저절로 우루빈라 가섭을 향하여 열리게 하셨다. 그러자 거대한 머리 아홉 개를 가진 독룡이 그 목을 들어 그에게 덤벼들려고 하였다.
우루빈라 가섭은 용이 머리를 들고 자기에게 덤벼들려는 것을 보는 순간 크게 놀라고 두려워 곧 몸을 움츠리며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세존께서 우루빈라 가섭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대 가섭이여, 어찌하여 몸을 움츠리며 그토록 놀라느냐? 그대는 겁이 나는가?”
가섭은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대덕 사문이시여. 저는 정말 두렵습니다.”
부처님께서는 가섭에게 이르셨다.
“가섭이여, 그대는 두려워하거나 겁내지 말라.”
그리고 세존께서는 게송을 가섭에게 들려주셨다.
내 간밤에 이 자를 교화하였으니
다시는 남을 겁주지 못할 것이다.
이 자가 그대를 문다는 건
이 세간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네.
하늘이 무너져 땅에 거꾸러지고
대지가 먼지같이 부서진다 해도
수미산을 다른 곳으로 옮겨갈지라도
모든 부처님께서는 절대로 거짓말하지 않으시네.
그때 우루빈라 가섭은 이런 생각을 하였다.
‘이 큰 사문은 큰 위신력과 큰 힘이 있어 이렇게 신통력의 불을 만들어 내어서 저 독룡의 그 악독하고 사나운 불을 껐구나. 하지만 비록 그렇더라도 아직 나처럼 아라한과를 얻지는 못하였으리라.’
그때 부처님께서는 그 독룡을 잡아 큰 바다 밖 철위산(鐵圍山) 사이로 보내 버렸다. 그러자 우루빈라 가섭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대덕 사문이시여, 그 독룡을 지금 어디에 두었습니까?”
부처님께서는 대답하셨다 .
“가섭이여, 그 독룡은 내가 지금 저 철위산 사이로 보내 두었다.”그러자 우루빈라 가섭은 부처님께서 이렇게 신통력을 나타내 보이신 것을 보고 마음에 크게 기쁨을 내어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덕 사문이시여, 부디 항상 이곳에 머물러 주십시오. 제가 항상 음식을 공양하여 받들겠습니다.”
부처님께서 그 우루빈라 가섭이 청하는 것을 묵묵히 받으셨다.어떤 논사는 이렇게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우루빈라 가섭에게 ‘가섭이여, 만약 그대들이때에 맞추어 나에게 식사할 때를 알려 준다면 나는 그대들의 청을 받아들이겠다’고 말씀하셨고, 가섭은 ‘저희는 알려 드리겠습니다’고 답하였다.”이때 색계의 정거천왕(淨居天王)들이 곧 게송을 읊었다.
바로 이 대자대비하신 세존의 힘으로
큰 독룡을 잘 항복 받으셨네.
그 세 가섭이 불의 신을 섬기면서
지녔던 정진의 힘은 이제 없어지리라.
부처님께서는 그 우루빈라 가섭에게 공양을 받으신 뒤에 길을 떠나 차츰 나아가셨다. 우루빈라 가섭의 처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차리니가(差梨尼迦)수나라 말로는 작지즉출유즙(斫枝卽出乳汁), 즉 가지를 베면 진이 나온다는 뜻이다.란 숲이 있었는데, 그 숲에서 경행(經行)하시며 머무셨다.
이때 사방을 지키는 사대천왕이 그날 밤 몸에서 눈부신 빛을 뿜으며 세간으로 내려와서 하늘 몸의 광명으로 그 숲을 두루 비추면서 부처님 계신 곳을 향하였다. 부처님의 처소에 도착하자 부처님 발에 이마를 대고 절을 한 뒤에 합장하고서 물러나 자기들이 온 방위(方位)를 따라 한쪽에 머물러서 부처님을 향하여 몸을 굽히고 머리를 숙이며 절을 하였다. 마치 거대하고 기세 좋게 타오르는 불덩이와 같은 그들의 거대한 광명이 차리니가 숲을 눈부시게 비추었다.그때 우루빈라 가섭은 그 밤이 지나고 새벽이 되자 부처님 처소에 나와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덕 사문이시여, 공양할 때가 되었습니다. 음식이 다 준비되었습니다. 그런데 지난밤에 이곳으로 온 네 사람은 누구입니까? 그들은 누구이기에 몸에서 그런 가장 훌륭하고 미묘한 광명을 내어 한밤중에 이 숲을 비추면서 큰 사문 곁에 와서 절을 한 뒤에 한쪽으로 물러나 머리를 숙이고 합장하여 공경하고 있습니까? 그들은 마치 큰 불덩이 같은 거대한 광명을 내고 있었습니다.”그때 부처님께서는 가섭에게 이르셨다.
“가섭이여, 그 네 사람은 바로 사천왕이다. 그들은 나에게 법을 물으려고 내게로 온 것이다.”
그때 우루빈라 가섭은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였다.
‘이 큰 사문은 큰 위신력과 큰 위덕이 있으므로 사천왕이 내려와 그에게 법을 물으려 하는구나. 하지만 위력이 비록 그러하더라도 다만 지금의 나처럼 아라한과를 얻지는 못하였으리라.’이때 부처님께서는 우루빈라 가섭의 처소로 가셔서 공양을 끝내시고, 다시 그 숲으로 돌아오신 뒤 산책하시며 고요히 머무셨다.
그날 밤 도리천의 제석천왕이 몸에서 가장 뛰어나고 미묘한 광명을 놓아 숲을 환히 비추면서 부처님 계신 곳으로 왔다. 그리하여 부처님 발에 이마를 대고 절을 한 뒤 한쪽으로 물러나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섰다. 마치 불덩이에서 거대한 불길이 빛을 내뿜는 것과 같은 그의 광명은 앞서 사천왕의 몸보다 갑절이나 더 밝고 눈부시게 빛나 견줄 수가 없었다.우루빈라 가섭은 그 밤이 지나고 나서 부처님 계신 곳으로 와서 아뢰었다.
“대덕 사문이시여, 공양할 때가 되었습니다. 음식 준비가 다 되었습니다. 그런데 간밤의 그들은 누구인데 몸에서 그렇게 큰 광명을 내며 여기 이르러 정례하고 합장한 뒤 한쪽에 서 있었고, 나아가 강렬한 불빛은 사천왕의 광명보다 배나 되었습니까?”
그때 부처님께서는 그 가섭에게 이르셨다.
“가섭이여, 그는 도리천의 주인인 제석천왕인데 그가 나한테 와서 법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자 우루빈라 가섭은 이런 생각을 하였다.
‘이 큰 사문은 크게 위덕이 있어 제석천왕까지도 그에게 와서 법을 듣는다. 하지만 위력은 그만할지라도 지금의 나처럼 아라한과를 얻지는 못하였으리라.’세존께서는 우루빈라 가섭의 처소에서 공양을 끝내신 뒤에 다시 그 숲에 나아가 경행하시면서 머무셨다.
그날 밤 야마천왕이 몸에서 가장 미묘한 빛을 내며 부처님 계신 곳으로 와서 합장하고 부처님께 정례하고 물러나 한쪽에 서 있었다. 내지 가섭은 또 이런 생각을 하였다.
‘이 큰 사문은 크게 위력이 있고 크게 위신이 있어 그 야마천왕도 와서 법을 듣게 한다. 하지만 위덕은 그만할지라도 지금의 나처럼 아라한과를 얻지는 못하였으리라.’부처님은 우루빈라 가섭의 처소에서 공양을 끝내신 뒤에 다시 그 숲에 나아가 경행하시면서 머무셨다.
그날 밤 도솔천이 몸에서 큰 빛을 내면서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내려왔다. 내지 가섭은 또 이런 생각을 하였다.
‘이 큰 사문은 크게 위력이 있고 크게 위신이 있어 저 도솔타천왕도 내려와 법을 듣게 하였다. 하지만 위덕은 그러할지라도 그는 지금의 나처럼 아라한과를 이루지는 못하였으리라.’부처님께서는 우루빈라 가섭의 처소에서 공양을 끝내신 뒤에 다시 그 숲에 나아가 경행하시면서 머무셨다.
그날 밤 화락천왕이 몸에서 광명을 놓으면서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내려왔다. 가섭은 또 이런 생각을 하였다.
‘이 큰 사문은 크게 위신이 있어 화락천왕도 내려와 법을 듣게 하였다. 하지만 위덕은 그러할지라도 그는 지금의 나처럼 아라한과를 얻지는 못하였으리라.’부처님께서는 우루빈라 가섭의 처소에서 공양을 받으신 뒤에 다시 그 숲에 들어가 경행하시면서 머무셨다.
그날 밤 타화자재천자가 몸에서 광명을 놓으며 부처님 계신 곳으로 왔다. 가섭은 또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큰 사문은 크게 위신이 있고 위력이 있어 타화자재천자까지 와서 법을 듣게 하였다. 하지만 위덕은 그러할지라도 그는 지금의 나처럼 아라한과를 이루지는 못하였으리라.’부처님께서는 우루빈라 가섭의 처소에서 공양을 드신 뒤에 다시 그 숲으로 나아가 경행하시면서 머무셨다.
그날 밤 사바세계의 주인인 대범천왕이 몸에서 광명을 놓아 그 숲을 두루 비추면서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내려왔다. 도착해서는 합장하고 부처님 발에 이마를 대고 절을 한 뒤에 물러나 한쪽에 서서 부처님을 우러러보았다. 마치 거대한 불덩이처럼 맹렬한 불꽃을 내니, 욕계(欲界)의 모든 천왕들의 광명보다 백 배나 더하였고, 가히 비길 데가 없었다.우루빈라 가섭은 밤이 지나고 나서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덕 사문이시여, 공양하실 때가 되어 음식이 다 준비되었습니다. 그런데 지난밤에 가장 뛰어난 광명을 내어 널리 숲을 비추면서 큰 사문에게 온 사람은 누구입니까? 그는 어떤 자이기에 합장하여 이마를 대고 절을 한 뒤에 물러나 섰으며, 내지 그 광명은 모든 천왕의 광명보다 더 훌륭하였습니까?”부처님께서는 우루빈라 가섭에게 이렇게 이르셨다.
“어진 가섭이여, 그 사람은 사바세계의 주인 대범천왕이었다. 그는 나에게 와서 법을 듣고자 하였다.”
이때 가섭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큰 사문은 크게 위덕이 있고 크게 위신이 있어 사바세계의 주인 대범천왕도 그 앞에 이르러 법을 듣고자 하였다. 하지만 위덕은 그러할지라도 그는 역시 지금의 나처럼 아라한과를 이루지는 못하였다.’부처님께서는 우루빈라 가섭의 처소에서 공양을 받으신 뒤에 다시 그 숲에 나아가 경행하시며 머무셨다.
이때 우루빈라 가섭이 사는 곳에서 해마다 한 번씩 치르는 큰 제삿날이 되었다. 이날은 언제나 마가다국의 일체 인민들이 온갖 종류의 가장 훌륭한 음식을 가지고 오는데, 이른바 씹는 것, 먹는 것, 핥는 것, 뜯는 것들을 다 갖춘 것이었다. 그들은 음식을 가지고 다음날 우루빈라 가섭의 처소에 올 예정이었다.우루빈라 가섭은 그날 밤 자기 방안에서 이런 생각을 하였다.
‘내일은 마가다 일체 인민들이 여러 가지 한량없는 음식을 다 갖추어 들고 나에게 와서 제사를 지내게 된다. 그런데 구담 대덕 사문이 만약 이 모임의 대중들 앞에서 훌륭하고 뛰어난 신통법을 보인다면 나의 모든 이양(利養)과 명성은 그에게 돌아가고 나에게 오는 것은 적어질 것이다. 그러니 어떻게든 이 큰 사문이 내일 오지 말게 해야겠다.’
이때 세존께서는 그 우루빈라 가섭의 속마음을 아시고 그날 밤이 지나자 울단월로 가셔서 그곳에서 걸식하셨다. 그리하여 아뇩달(阿褥達) 큰 못가에서 식사를 하시고 못가에서 잠깐 쉬신 뒤에 다시 본래 계시던 숲으로 돌아오셔서 경행하시며 머무셨다.
그날 밤 우루빈라 가섭은 식사를 마친 뒤에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가서 이렇게 여쭈었다.
“대덕 사문이시여, 식사시간이 되었고 준비도 모두 마쳤는데, 사문께서는 왜 오지 않으셨습니까? 그러나 저는 잊지 않고 당신을 위해 가장 맛좋은 여러 음식들을 한몫 남겨 두었습니다.”부처님께서는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가섭이여, 그대는 지난밤 고요한 방안에서 홀로 앉아 이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았는가?
‘내일은 해마다 항상 거행하는 제삿날이어서 아침이 되면 내가 사는 이곳으로 마가다의 모든 사람들이 온갖 음식을 가지고 올 것이다. 그러나 이 대덕 사문 구담이 그 모임의 대중 앞에서 신통을 나타내어 상인(上人)의 법을 보이면 곧 나의 모든 명성과 이익이 다 저 큰 사문에게 돌아가 나의 몫이 줄어들까 두렵구나. 그가 내일 오지 않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가섭이여, 나는 그때 그대의 이런 생각을 알았으므로 밤이 지난 뒤에 곧 허공을 날아올라 울단월에 이르러 그곳에서 걸식하고 아뇩달 못가에 이르러 법답게 먹은 뒤에 시간 있는 대로 거기서 경행하다가 이 숲으로 돌아온 것이다.”
그러나 우루빈라 가섭은 이런 생각을 하였다.
‘이 큰 사문은 신통력이 크고 위엄이 있으며 방편이 뛰어나다. 그러나 감응하여 변화하는 것은 비록 그렇더라도 여전히 지금의 나처럼 아라한과를 얻지는 못하였으리라.’니사새(尼沙塞)의 말이다.이때 우루빈라 가섭의 거처에는 항상 해마다 커다란 집회가 있었으니, 그 모임의 이름은 익수일(翼宿日)이었다. 그 집회일에는 마가다국에 사는 수천만 명의 사람이 모두 모였다. 그리고 그 집회에는 시장도 열리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필요한 물건들을 사고 팔았다.
그때 우루빈라 가섭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만약 내일 아침 저 사문이 이곳에 온다면 그를 본 인민들은 아무도 나를 위해서 재식(齋食)을 올리지 않을 것이다.’
그는 이런 생각을 하고 나서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가 아뢰었다.
“대덕 사문이시여, 내일 아침 제가 살고 있는 숲의 도닦는 곳에서는 커다란 집회가 열립니다. 그러면 백천 군중들이 모여들어 매우 시끄럽습니다. 그러나 큰 사문께서는 고요함을 좋아하시고 언제나 깨끗하고 텅 비고 한가한 곳을 좋아하십니다. 그러니 사문께서는 이곳에서 옮겨 다른 고요한 곳을 찾아 거기에서 머무십시오.”이것은 마하승기(摩訶僧祇)의 말이다.그러자 세존께서 그곳을 떠나 차리니가 숲으로 거처를 옮기셨다. 그 숲에 도착하시자 저 네 명의 가루라왕을 생각하셨는데, 그 왕의 이름은 가촉(可觸)이었다. 또 네 명의 제두뢰타용왕과 네 명의 수신(水神)인 용, 사대천왕, 제석천왕과 또 욕계의 모든 하늘과 사바세계 주인 대범천왕들을 모두 다 생각하셨다.그러자 그 네 가촉왕의 가루라들은 부처님께서 마음으로 자신들을 생각하시는 것을 알고 큰 바람을 일으켜서 그 우루빈라 가섭의 처소로부터 허공을 날아 곧 차리니가 숲으로 와 부처님 발에 이마를 대고 절을 한 뒤에 합장하고서 한쪽으로 물러났다. 그들은 세존을 멀리에서 우러러뵈며 다시 부처님을 향하여 절을 하였다.그리고 네 명의 제두뢰타용왕과 네 명의 수신왕도 부처님 마음을 알고 큰 구름과 비를 일으키며 우루빈라 가섭의 거처에서 날아올라 차리니가 숲에 이르러 부처님 발에 이마를 대고 절을 한 뒤에 합장하고서 한쪽으로 물러나 부처님을 향하여 공손히 우러러보았다.
사방의 사대천왕들도 부처님의 마음을 알고, 사람들이 보면 누구나 좋아할 만한 아름답고 단정한 모습을 지어냈다. 그리고 눈부시게 위엄 있는 빛을 나타내어 스스로를 비추면서 흰 코끼리를 타고 땅에서 솟아올라 우루빈라 가섭의 처소에서 차리니가 숲으로 나아가 부처님 발에 이마를 대고 절을 한 뒤에 내지 합장하고 부처님을 멀리서 우러러보았다.또 도리천의 제석천왕이며 욕계의 모든 천왕들과 사바세계 주인 대범천왕도 부처님 마음을 알고 몸에서 위엄 있는 빛을 내어 그 땅을 두루 비추면서 그 우루빈라 가섭의 처소에서 허공을 날아 한 번에 차리니가 숲으로 나아갔다. 그리하여 부처님 발에 이마를 대고 절을 한 뒤에 내지 몸을 굽혀 부처님을 우러러보았다.그때 그곳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이와 같은 모든 천왕과 용왕들을 보자 크게 두려운 마음이 일어나 온몸의 털이 곤두섰다. 그리하여 곧 우루빈라 가섭에게 물었다.
“대덕 화상(和上)이시여, 대체 어떤 신(神)이기에 이런 변괴를 짓는 것입니까? 무슨 재난이라도 일어난 것이 아닙니까, 아니면 무슨 전염병이 생기거나 크게 두려운 일이 벌어졌거나, 아니면 큰 전쟁이 벌어진 것이 아닙니까? 그게 아니면 가타부단나(迦吒富單那) 귀신이나 흑암귀(黑闇鬼)가 오는 것이 아닙니까?”이때 우루빈라 가섭은 이런 생각을 하였다.
‘이것은 틀림없이 저 대덕 사문의 위력으로 이런 신통변화를 내는 것이로다.’
그리하여 그는 모든 대중들에게 대답하였다.
“너희들은 일체 두려워하지 말고 겁내지 말고 놀라지도 말라. 이것은 재난도 아니요 전염병이나 전쟁도 아니고, 귀신들이 오는 것도 아니다. 마땅히 두려움 없고 풍년이 들 것이며, 괴이하게 생각할 일이 아니니 겁내지 말아라. 전염병도 없을 것이다. 너희들은 그저 편안한 마음으로 스스로를 위로하라. 괴로운 일이 아니요, 모든 징조가 한결같이 크게 길할 것이다.”그리고 우루빈라 가섭은 이런 생각을 하였다.
‘나는 이제 그 큰 사문에게 찾아가서 이 일을 알아보아야겠다. 그러면 무슨 까닭과 무슨 변화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서 불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갔다. 그런데 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려 하였지만 여래께서 홀연히 신통력으로 높고 험한 큰 산 하나를 앞에 만들어 놓으셨다. 그래서 그는 가려고 하였지만 그 산을 지날 수 없어서 그 산까지 이르렀다가 곧 돌아갔다.
그는 그날 밤이 지난 뒤에 다시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갔다. 도착한 뒤에 그는 이렇게 여쭈었다.
“대덕 사문이시여, 어제는 어찌하여 그와 같은 괴이한 일들을 일으켰습니까? 저는 예전부터 이곳에 살아왔지만 이런 일을 본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그러자 세존께서는 곧 그를 위하여 지난 일을 자세하게 일러 주셨다.
그 우루빈라 가섭은 이 말을 듣고 크게 신기해하고 특이하며 기이하다는 생각을 하였다.
‘내 여러 해 동안 여기 살면서 항상 불의 신에게 제사하였지만 단 한 번의 회오리바람의 조짐조차도 나에게 일어난 적이 없었다. 그러니 하물며 다른 신들이 올 리 있겠는가. 그런데 지금 이 사문 구담은 큰 위덕이 있어 모든 천왕들이 그 곁에 오는구나.’
이렇게 생각하자 곧 부처님을 믿는 마음과 희유한 마음이 생겨 곧 마음속으로 부처님께 청하였다.
‘원하옵건대 큰 사문이시여, 내일 공양 때 다시 저에게 오셔서 저의 조그만 공양을 받으소서. 만약 부처님께서 일체 지자(智者)시라면 저의 마음을 아실 것입니다.’
이렇게 생각하자 부처님께서는 곧 그 우루빈라 가섭의 생각을 아시고 묵묵히 그의 마음의 초대를 받으셨다.그때 우루빈라 가섭은 자기 처소로 돌아와 동자들에게 말했다.
“너희들은 큰 사문에게 가서 그 분이 무엇을 하고 계신지를 잘 살펴보아라. 음식을 구하기 위해 옷을 입으려고 하시는지, 아니면 묵묵히 고요하게 앉아 계시는지를 살펴보아라.”
동자들은 우루빈라 가섭의 지시를 받고 곧 차리니가 숲으로 갔다. 숲에 도착한 그들은 부처님께서 그 숲의 어느 나무 아래에서 고요히 생각에 잠긴 채 앉았는데 몸에서 광명이 나와 그곳을 비추고, 먹을 것에 만족할 줄을 알므로 걸식을 하러 나가지 않고 고요히 앉아 계신 모습을 보았다.
이런 모습을 본 그들은 부처님에게 나아가서 여쭈었다.
“대덕 사문이시여, 당신은 지금 왜 먹을 것을 구하지 않습니까?”그러자 부처님께서는 그 모든 동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동자들아, 나는 이미 초대를 받았다.”
그들은 다시 여쭈었다.
“대덕 사문이시여, 누구에게서 초대를 받으셨습니까?”
부처님께서는 곧 대답하셨다.
“너희들의 화상(和上)이 이미 나를 청하였다.”그때 그 동자들은 희유하고 신기하다는 생각이 일어났다.
‘참으로 신기하고 신기하구나. 이 큰 사문께서는 입으로 말하지 않아도 멀리 남의 마음을 아시는구나.’
그들은 크게 기뻐 뛰놀며 기쁨에 벅차 스스로도 억제하지 못하였다.그리하여 그들은 서둘러 우루빈라 가섭에게 돌아가서 말하였다.
“존자 화상이시여, 저희들은 분명하게 알았습니다. 이 큰 사문은 일체지인(一切智人)이십니다. 화상께서 마음으로 묵연히 그 분을 청하셨는데 그 분은 곧 화상의 마음을 아시고 저희들에게 ‘이미 너희 화상의 마음으로 청함을 받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그때 우루빈라 가섭은 그 말을 듣고서 곧 매우 값진 자리를 깔아 놓고 나서 마음으로 생각하였다.
‘사문 구담이시여, 만약 당신이 일체지자(一切智者)라면 틀림없이 내 생각에 응하여 이 자리에 나타나소서.’
그러자 세존께서는 그 우루빈라 가섭의 마음을 알고 그 자리 위에 몸을 나타내셨다.그때 우루빈라 가섭은 세존께서 자리 위에 단정히 앉으신 것을 보고 크게 기뻐하며 곧 손수 맛좋은 여러 가지 음식을 부처님께 베풀었으니, 이른바 씹어 먹고 빨아먹고 핥아먹는 등의 온갖 음식을 풍족하게 장만하여 마음껏 드시게 하고 또 이런 생각을 하였다.
‘희유하고 희유하도다. 이 큰 사문은 큰 위신도 있고 큰 덕력도 있어 내가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것을 안다. 하지만 위신력은 그렇다 하더라도 여전히 지금의 나처럼 아라한과를 얻지는 못하였을 것이다.’이때 부처님께서는 그 우루빈라 가섭에게 공양을 받으신 뒤에 다시 차리니가 숲으로 가셔서 경행하시며 머무셨다.
한편 당시 세존께서 몸에 걸치신 가사가 다 낡아 찢어졌다. 때마침 저 병장 바라문의 마을에 살던 어떤 사람이 목숨을 마쳤으므로 곧 숲에서 장사를 지냈다. 이때 세존께서는 숲에서 그를 보시고 스스로 그 분소의를 가져다 이런 생각을 하셨다.
‘나는 지금 어느 곳에서 이 분소의를 깨끗하게 세탁할 수 있을까?’이때 도리천의 제석천왕은 세존께서 마음속으로 생각하신 것을 알고, 곧 그곳의 땅을 손으로 파서 못을 하나 만드니, 그 물은 매우 맑고 깨끗하였다. 그는 못을 만든 뒤에 곧 부처님께 아뢰었다.
“장하십니다, 세존이시여. 부디 이 물로 분소의를 씻으소서.”
이때 세존께서는 못의 물을 보시더니 다시 이런 생각을 하셨다.
‘이제 물을 얻었지만 이 옷을 어디에 올려놓고 씻어야 하는가?’그때 제석천왕은 부처님의 마음을 알고 철위산에서 큰 돌을 하나 가져다 부처님 앞에 놓고 아뢰었다.
“오직 원하옵건대 세존이시여, 이 돌 위에서 그 옷을 세탁하소서.”
이때 부처님께서는 또 이런 생각을 하셨다.
‘이제 돌은 구했지만 다시 무엇을 의지하여 이 옷을 씻을까?’
그 못가에는 예전부터 가구바(迦拘婆)수나라 말로는 봉(峰)이라고 함란 나무가 있었는데, 그 나무에는 나무의 신(神)이 깃들어 살고 있었다. 그 신은 부처님의 생각을 알고 나뭇가지 하나를 아래로 드리우고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부디 이 나뭇가지를 휘어잡고 그 분소의를 세탁하소서.”
그러자 세존께서는 다시 이런 생각을 하셨다.
‘이 옷을 빤 뒤에 다시 어느 곳에 널어 말려야 하는가?’이때 제석천왕은 부처님의 마음을 알고 곧 철위산에서 가장 크고 평평한 돌을 하나 가져다 부처님 앞에 놓고 나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돌 위에 옷을 널어 말리소서.”그리하여 부처님께서는 그 바위 위에 분소의를 널어 말리셨다.
그때 우루빈라 가섭은 그날 밤이 지나고 나서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갔다. 그는 부처님 곁에 이르자 이렇게 아뢰었다.
“대덕 사문이시여, 공양하실 때가 되었습니다. 음식을 다 준비하였습니다.”
그리고 또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덕 사문이시여, 예전에는 이곳에 이런 못이 없었는데 오늘 어떻게 문득 이런 못이 생겼습니까? 예전에는 이곳에 이 같은 두 개의 돌이 없었는데, 이 돌은 어디에서 온 것입니까? 가구바나무도 예전에는 가지가 드리워지지 않았는데, 오늘 어떤 인연으로 이렇게 굽어져서 드리워져 있습니까? 무슨 인연으로 문득 이렇게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말하고 나서 조용히 앉아 있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우루빈라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인자 가섭이여, 여기서 나는 분소의를 얻었는데 그때 어떻게 이 분소의를 씻을까 하고 생각을 하자, 제석천왕은 내 생각을 알고 손으로 땅을 파서 이 못 물을 만들어 내고 나에게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이제 이 못의 물로 분소의를 씻으면 됩니다.’
이런 까닭에 지금까지 이 못의 이름은 ‘제석이 손으로 판 못’이라는 이름으로 전해진다.
이 물을 얻고서 나는 또다시 어디에 옷을 올려놓고 빨아야 할 것인가를 생각하였다.그러자 제석천왕이 내 마음을 알고 철위산에서 큰 돌을 하나 가져다 여기 놓고 나에게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이 돌 위에서 옷을 세탁하소서.’
그러므로 이것은 ‘사람 아닌 이가 던진 돌’이라고 이름한다.
나는 그때 다시 무엇을 손으로 붙잡고 이 옷을 빨아야 할까를 생각하였다.그때 저 가구바나무의 신이 내 마음을 알고 손으로 이 가지를 드리워 주면서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손으로 이 가지를 휘어잡고 발로 옷을 밟으소서.’
이런 인연으로 이 나뭇가지가 이렇게 드리워진 것이다.
나는 또다시 어디에 옷을 펼쳐서 말려야 할까를 생각하였다.그러자 제석천왕이 내 마음을 알고 철위산에서 이 널찍한 돌을 가져다 내 앞에 놓고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이 돌 위에 옷을 널어 말리소서.’
이런 인연으로 이 돌을 ‘사람 아닌 이가 던진 것’이라 부른다.”그때 우루빈라 가섭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큰 사문은 크게 위력이 있고 크게 신통이 있어 그 천주인 제석천왕들이 와서 섬겨 받들게 하였다. 하지만 신통으로 변화를 만들어 내는 일은 그렇다 해도 이 큰 사문은 참으로 지금의 나처럼 아라한과만은 얻지 못하였을 것이다.’
이때 부처님께서는 그 우루빈라 가섭의 처소에서 공양을 끝내시고 숲으로 다시 돌아와 경행하시며 머무셨다.
우루빈라 가섭은 그날 밤이 지나자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가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덕 사문이시여, 음식이 다 준비된 줄 아소서.”
그러자 세존께서는 우루빈라 가섭에게 이르셨다.
“가섭이여, 그대는 앞서 가라. 내 곧 뒤따라가겠다.”그때 세존께서는 우루빈라 가섭을 보내고 나서 곧 신통을 타고 수미산으로 향하셨다. 그 산에는 염부(閻浮)나무가 있었는데, 그 염부나무를 말미암아 염부제(閻浮提)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세존께서는 그 나무에 달린 열매를 따 가지고 먼저 우루빈라 가섭의 처소에 도착하신 뒤에 불의 신을 제사하던 암자 안에 단정히 앉으셨다.
나중에 온 우루빈라 가섭은 이미 여래께서 암자 안에 앉아 계신 것을 보고 놀라고 기이하게 생각하였다. 그리하여 부처님께 여쭈었다.
“대덕 사문이시여, 당신은 어느 길을 따라 이곳에 오셨습니까? 당신은 본래 숲에서 저보다 늦게 떠나셨는데, 지금 어떻게 저보다 먼저 오셔서 이 암자 속에서 편안히 앉아 계십니까?”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가섭에게 이르셨다.
“가섭이여, 나는 그대를 먼저 보내고 난 뒤에 수미산에 갔었다. 그곳에는 염부라고 하는 나무 한 그루가 있는데, 그 나무로 인하여 지금 염부제라고 이름한다. 그 나무에 달린 열매를 지금 이곳으로 가지고 왔다.”
그리고 나서 가섭에게 그 염부나무의 열매를 가리켜 보이며 말씀하셨다.
“바로 이것이다. 모양도 매우 좋고 향기와 맛이 아주 좋으며 먹어 보면 참 맛있으니, 그대는 이 과일을 먹어 보아라.”
가섭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덕 사문이시여, 그럴 수 없습니다. 이 달콤한 열매는 당신께서 드셔야 합니다. 저는 먹을 수 없습니다.”
그때 우루빈라 가섭은 마음으로 이런 생각을 하였다.
‘이 큰 사문은 크게 신통이 있고 크게 위력이 있어, 이에 나를 먼저 보내고 나서 그 몸은 스스로 수미산에 가서 염부나무 열매를 따 가지고 이 불의 신을 제사하는 암자에 먼저 와 앉아 있다. 하지만 여전히 지금의 나처럼 아라한과를 얻지는 못하였으리라.’부처님께서는 우루빈라 가섭의 처소에서 공양을 드신 뒤에 다시 그 숲으로 돌아가 경행하셨다.
우루빈라 가섭은 그날 밤이 지나 아침이 되자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가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덕 사문이시여, 때를 아신다면 공양 올릴 준비가 다 되었습니다.”
그러자 세존께서 가섭에게 이르셨다.
“가섭이여, 그대는 또 먼저 가라. 내 뒤따라가리라.”부처님께서는 가섭을 먼저 보내고 나서 곧 다시 수미산으로 가셨다. 그곳에는 염부나무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암바라(菴婆羅)나무가 한 그루 있었다. 그 나무에서 열매 하나를 따 가지고 가섭보다 먼저 그의 처소에 도착하신 뒤에 불의 신을 제사하는 암자 안에 앉으셨다.
가섭은 뒤에 와서 세존께서 암자 안에 편안히 앉아 계시는 모습을 보고 이렇게 말하였다.
“대덕 사문이시여, 어느 길로 오셨기에 저보다 먼저 이 암자에 도착하셨습니까?”부처님께서는 가섭에게 이르셨다.
“그대를 보내고 나서 수미산에 가서 이 암바라 열매를 따 가지고 이곳으로 왔다.”
그리고 나서 가섭에게 먼저 먹기를 권하셨다. 그러나 가섭은 말하였다.
“제가 먹을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우루빈라 가섭은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였다.
‘이 큰 사문은 크게 신통이 있고 크게 위력이 있어 나를 먼저 보내고 수미산에 가서 열매를 따 가지고 나보다 먼저 와서 앉았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여전히 지금의 나처럼 아라한과를 얻지는 못하였으리라.’부처님께서는 그 우루빈라 가섭의 처소에서 공양을 드신 뒤에 숲으로 돌아와 경행하셨다.
우루빈라 가섭은 그날 밤이 지나 아침이 되자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가서 아뢰었다.
“대덕 사문이시여, 만약 때가 된 줄 아신다면 공양 준비가 다 끝났습니다.”
내지 그 염부나무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하리(呵梨)나무가 있었는데, 그 열매를 따 가지고 가섭보다 먼저 불의 신을 제사하는 암자에 도착하셨다. 내지
‘이 사문은 크게 신통이 있으나 여전히 지금의 나처럼 아라한과를 얻지는 못하였으리라.’이때 부처님께서는 공양을 마치고 다시 그 숲으로 가셔서 경행하셨다. 내지 그 염부제에서 가까운 곳에 비혜륵(毘醯勒)이라는 나무 한 그루가 있었다. 그 나무에서 열매 하나를 따 가지고 먼저 불의 신을 제사하는 암자에 도착하셨다. 내지 앞에서와 같으며, ‘이 큰 사문은 크게 신통이 있어 나를 먼저 보내고 과일을 따 가지고 왔으나 그러나 여전히 지금의 나처럼 아라한과를 얻지는 못하였으리라.’이때 부처님께서는 공양을 끝내시고 그 숲으로 돌아가셔서 경행하셨다. 내지 염부나무에서 멀지 않은 곳에 또 아마륵(阿摩勒)이라는 나무 한 그루가 있었는데, 그 나무에서 열매를 따 가지고 불의 신을 제사하는 암자에 가섭보다 먼저 와 앉으셨다. 내지 ‘이 사문은 큰 신통력이 있어서 나를 먼저 떠나 보내고 자신은 열매를 가지고 암자에 와 있으나 여전히 지금의 나처럼 아라한과를 얻지는 못하였으리라.’부처님께서는 공양을 마치신 후에 그 숲으로 돌아와서 경행하셨다.
우루빈라 가섭은 그날 밤이 지나고 부처님 계신 곳으로 와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덕 사문이시여, 만약 때를 아신다면 공양 준비가 다 되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가섭에게 이르셨다.
“그대는 또 먼저 가라. 내 뒤따라가리라.”
그리고 세존께서는 가섭을 보내고 나서 구야니(瞿耶尼)로 가셨다. 그곳에 도착하시자 우유를 발우 하나 가득 빌어 받으신 뒤에 그것을 가지고 가섭보다 먼저 불의 신을 제사하는 암자에 도착하셨다.
그때 우루빈라 가섭은 부처님을 보고 나서 여쭈었다.
“대덕 사문이시여, 어느 길로 오셨기에 저보다 먼저 이 암자에 도착해 계십니까?”
부처님께서는 가섭에게 이르셨다.
“내 그대를 보낸 뒤에 구야니에 가서 이 우유를 발우 가득 얻어서 이곳으로 와 앉았다. 가섭이여, 이 우유는 빛깔도 매우 좋고 향기롭고 달콤하다. 만약 그대 마음에 들면 이 우유를 마셔 보아라.”
가섭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가 어찌 감히 먹을 수 있겠습니까? 사문께서 드소서.”
그러나 가섭은 이런 생각을 하였다.
‘이 큰 사문은 크게 위력이 있고 크게 신통이 있어 나를 먼저 보낸 뒤에 구야니국에 가서 발우 가득 우유를 얻어 가지고 나보다 먼저 이 암자에 왔다. 그러나 여전히 지금의 나처럼 아라한과를 얻지는 못하였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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